장 담을 준비를 했다.
장은 그 집안의 기운을 나타낸다고 했고
그 집 음식맛은 장에서 나온다고 했다.
요즘이야 간장을 안담고 사 먹으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난 고집스럽게 장 된장은 내 손으로 아직가지는 해 온다.
작년에는 콩알메주라고 해서 메주를 안 만들고 콩을 삶아서
그냥 청국장 띄우듯이 해서 장을 담았더니
된장은 괜찮은데 장이 얼마 나오지 않았다.
물론 항아리를 작은 것 사용해서 그런 점도 있다.
그런데 어딘지 모르게 장이 맑지를 않았다.
하여 올해는 메주를 만들기로 했다.
내가 메주를 만든다고 하자 남편 지인이 콩을 좀 보냈다.
10키로를 보냈는데 콩이 어찌나 좋은지 가지고 놀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
내가 콩이 좋다고 하니 누군가 콩을 종자하려고 농협 납품용을 샀는데 그냥 안 심고 나눴다고 했다.
해야지 해야지하다가 12월 말쯤이 되어서야 메주를 만들었다.
1월 10일 여행을 가야 해서 만들어 놓고 가야 내가 여행을 하는 동안 메주가 발효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콩을 조금 남기고 메주를 만들었다,
그렇게 만든 메주가 8키로다. 장을 담을 때는 소금 비율이 중요하다.
장 담그기
재료준비
1. 메주 8키로 준비 (내가 콩 삶아서 뜨운 메주)
2. 소금 10년된 천일염 4키로.
(장르 담기 전 살짝 볶아서 독성을 뺀다. 10년이 지났지만 소금을 볶으면 코가 아플만큼 독한 기운이 날아간다.)
3. 물 20리터 (올해는 문학관 작가실 수도에서 받아 왔다. 장 맛은 물맛이라고 할 정도로 물이 중요하다)
4. 재래식 항아리(어머니때부터 쓰전 항아리, 씨간장 보관하던 항아리를 간장을 조금 많이 만들까 싶어 비웠다.)
재료가 준비되면 날을 잡는다.
어머니는 늘 1월 말, 손없는 날을 잡았다.
오늘 담을까 하고 보니 음력 26일로 하필 항아리를 두어야 하는 서쪽에 손이 있는 날이다.
(1,2일은 동쪽에, 3,4일은 남쪽에, 5,6일은 서쪽에, 7,8일은 북쪽에 손이 든다. 9,10일은 이 손이 붕 떠서 어디론다 가고 지상에 머물지 않는다고 했다.)
손이 없는 방위에 그냥 담을 때는 12 띠 중 장담기 좋은 띠 날은 말날, 닭날을 꼽았다.
어떤 분은 호랑이날 장을 담으면 좋다고도 했다.
그럼 손없고 호랑이날이면 2월 26일이다.
그날은 일정이 정해져 있는 날인데 어쩌지? 했는데 다른 서울 가는 일을 미루었다. 장도 담고 여기서 처리해야 할 일이 많다.
하여 재료만 준비를 해 두고 26일 담기로 했다.
점심 먹고 소금 볶아서 두고, 항아리 씻어 준비해 두고
메주 손질해서 두었다.
그러니까 26일
뚝딱 항아리에 메주 넣고 물 부어두면 된다.
숯이 있으면 발갛게 불에 달궈 치지직 소리가 나게 항아리에 넣어주면 되는데 숯이 없다.
숯을 불에 달궈서 넣는 일은 혹시 모르는 균이 있을까 하여 소독을 하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빨간 통고추를 넣는 이유는 부정타지 말라고 넣는다고 했다.
그리고 왼쪽으로 꼬아 만든 새끼줄로 항아리 테를 둘러두기도 했다.
난 메주 만들 때 잘 뜨라고 벼를 몇 포기 키워서 쓰기는 하나 새끼줄까지 두르지는 않는다.
이것이 다 장을 신성시 하는 이유다,
그 만큼 장이 가족에게 미치는 영향이 컸던 이유다.
올해도 장을 잘 담아서 아프지 않게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