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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자 김운기박사 수원문인협회장, 매화를 매선(梅仙)이라 부르고 또 매형(梅兄), 매군(梅君)으로 의인화하면서 인격체로 대접했던 퇴게선생 이야기를 열정적이고 구수하게 풀어갔다. 사진 권오철
2024년 7월17일(수)오후3시서울 기독교 청년회관 (YMCA) 2층, 친교실(212호)에서 김운기박사
(수원문인협회장)의 ‘<매화시첩>에 투영된 심경과 지향’이라는 매화 매니아 이퇴계의 시를 읊으며 그 의미를 되새기는 강의가 (사)서울문화사학회(회장 임홍순) 주최로 많은 관심속에 열렸다.
(사)서울문화사학회는 1986년 창립되어 4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서울문화사의 살아있는 증인이다.
이날 열정적인 강의자인 김운기박사는 건축디자이너 출신 한문학자이자 문학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유력 건설회사에서 건축 실무 등을 맡아왔으며 건축회사를 창업해 30여년의 시간을 오직 건축맨으로 살아왔다. 사업을 하며 치열한 시간을 보내던 그에게 헌책방과 고서점에서 책을 읽던 자투리 시간은 이제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 됐다. 김 회장은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 모두 퇴계 관련 서찰을 전공하였으며 현재 퇴계의 생활사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 이제 통섭의 시대에 인문학이야말로 인격의 척도가 되고 고종명의 지침이 되고 있으니 이것이 바로 한류의 원천인 것이다.
매난국죽 사군자의 으뜸은 매화이다. 올봄 백양사의 매화나무의 향기에 활홀한 기억을 다시 느끼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퇴계의 매화시는 그냥 순수한 자연시로 보자는 것이 김박사의 의견이다. 180수의 매화시가 있으니 다양하기 그지 없다는 것이다. 그의 매화시에 대한 태도는 주자의 매화시 운을 빌어 쓴 것이 있고. 현실과 이상의 경계에서 주자가 매화를 가녀린 여인으로 보듯이 차운하여 쓰기도 하였다.
의령의 백암마을에서 동갑나기 첫 부인과의 생활, 두아들과의 긴 떨어짐과 수백통의 서신 이야기,매화와 결혼했다는 임포와의 비유, 예천 관아에 핀 매화 그 고졸하고 애절한 생각. 소동파ㆍ주자ㆍ퇴계로 이어지는 매화, 굴원의 난초 도연명국회 염계의 연꽃이듯이 주자와 퇴계의 매화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주자의 애련설도 유명하다.
매화는 여성성이고 이는 두번째 띠동갑 아내 권씨보다 첫 아내 김해 허씨(허찬의 딸)이다. 이둘에 대한 생각은 퇴계의 휴머니스트 적인 생각을 고려하면 상당히 대비되는 측면이 있을 것이다. 둘다 칠팔년, 십여년 같이 살고 이후 40세 후반 부터는 홀로 살아왔다.
도교 냄새라고 시를 비난한 사림의 문제는 사족에 다름아니다. 서거전 3월에 ‘군옥산..’ 시를 남기니 마지막 구절 ‘빙설같은 그 자태 어찌 매년 보겠나!’라는 구절은 모두를 숙연하게 한다.
그의 유언의 마지막 말은 ‘매화에 물을 주어라.’라고 한 것에서 그 절정을 느끼고, 병석에서 실수로 변을 보자 매화보기 부끄럽다고 밖으로 내어 놓으라는 말에서 매화는 곧 그의 벗이며 반려라는 것을 나타내고 또 그의 그 자연과 인간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겸손을 볼 수있다.
퇴계의 근엄하지만 열정적인 남녀지정의 애정관은 이율곡과는 전혀다른 식이었다. 실제 그가 누린 부의 정도도 대단 하였다. 율곡이 학문은 개방적이나 애정관은 보수적이었으니 이 또한 기이한 일이다
매화는 고절하고 요염함이니 설중매(雪中梅)는 누구나 꺽고 싶어하나 함부로 하기 어려운 것이라, 이것이 청심양기(淸心養氣), 천일합일(天人合一) 의 절대자유를 추구한 그의 사고체계를 보여주는 상징적 문구이다.
이렇듯 참된 韓流는 설중매의 그 차가운 향기 속에서 피어났던 것이다.
그는 로맨틱.겸손.의리라는 컨셉에 그 꼭 맞는 대상이 바로 매화인 것이었다
32세에 사별 6년뒤에 방문한 처갓집 그 마음은 40년간 변하지 않았다.
퇴계와 매화 그리고 두향의 이야기는 이 시대의 로망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강의자 김운기 박사는 허구라고 일갈 했으나 그것도 후인이 따져 볼 일이다. 이렇듯 낭만의 한류는 매화향 처럼 그윽하다.
이 서울문화사학회는 2024년7월 356차 문화문화답사로7월25일(목) 오전8시 종로3가역 6번 출구에서 모여 경기 파주 지역 문화유적답사(회비5만원, 40명 선착순)가 있다고 한다.
제123차 문화강좌후 기념촬영 40년을 이어가는 문화의 향기는 바로 한류의 진정한 저력이다. 사진 서을문화학회보
退陶醉惚梅香 진허吟 김운기 강연중
梅香妖媚難接深 매화향 요염하다 해도 그리 쉽게 범접하기는 어려우니
桃杏甘酷乏雅心 복사꽂 살구꽃 감미롭긴 하다지만 그윽함은 없는 것이라
宜寧妻家前當美 의령의 첫아내와 그 아름다운 시절 그리웁기 한이 없고
兒少滴水最後襟 아이야 매화에 물을 줘라 옷깃 여민 마지막 말씀이라
(글 권오철 기자)
도산서원에 만개한 매화, 퇴계가 매화에게 바라는 글귀. 玉雪淸眞共善藏 옥설청진공선장 옥설처럼 참된 맑음 함께 간직해 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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