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나 엿 먹어라!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 참가했던 한국 축구 대표팀이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다고 사람들은 이야기 하는 것 같은데, 도대체 누가 무엇을 잘못했다는가? 홍명보 감독인가? 아니면 선수들인가? 이도 저도 아니라면 대한축구협회나 축구인이라도? 홍명보 감독이 8강에 간다고 이야기 한 적이 있던가? 아니면 선수들이 8강에 오른다고 이야기 했던가? 홍 감독이야 고작 組예선을 통과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을 따름이고, 선수들이야 이런 일에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 할 입장이 아니니 입을 꾹 다물었을 뿐인데, 왜 언제 어디서 16강이며 더군다나 8강 이야기 까지 흘러 나왔는가? 2002년에 열렸던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 팀이 4강에 올랐으니, 이제는 월드컵에 나갔다하면 최소한 8강에 올라야 한다는 말인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한국에 호박이 넝쿨채 굴러들어왔다는 생각인데, Guus Hiddink라는 傑出한 인물을 만난 것이 그것이라네! 그는 한국 사회 구석구석을 지배하는 地緣, 學緣, 血緣의 三緣에서 자유로워서 선수 선발에서는 오로지 資質, 技倆, 可能性, 性品 등이 고려대상이였다네. 한국인 감독이라면 도저히 할 수도 없었던 일을 했기 때문에 朴智星 같은 보배를 얻을 수 있었는데, 박지성은 수원공고에 명지대를 나왔으니, 한국 축구 선수라면 도저히 낄 수 없는 변두리에 속하는 처지였었지만, 그의 타고난 誠實性은 축구 선수로서는 車範根과 함께 大成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겠나. 지성이는 이제 은퇴했지만 앞으로는 한국 축구의 本流에는 合流하기는 어렵지 않나하는 생각. 차범근씨의 입바른 소리가 그러했듯이.
이번 월드컵에 참여한 32개국 중에 FIFA(國際蹴球聯盟)가 정한 랭킹(6월 5일)이 한국보다 낮은 나라가 몇 나라나 되는지 아는가? 오직 한 나라라네! 그것도 럭비나 크릿킷<cricket>이 國技나 다름없는 62위의 호주! 한국은 고작 57위고. 그래서 그런지 호주는 3패가 전부며, 한국은 그래도 러시아와 무승부를 기록하지 않았는가?
한국 사람들이 共有하는 情緖 중에 하나는 너나 없이 백인에게는 굽신거리며 有色人種은 깔보며 업수히 여긴다는 사실인데, 언론은 당연하다는 듯 알제리를 祭物로 삼고 러시아에는 이기거나 비기고 벨기에와는 최대 무승부를 기록하여 16강에 오르는 것이 기정 사실인 듯 호들갑을 있는대로 다 떨어대서 국민들은 경기가 시작도 되기 전에 한국은 이미 16강에 오른 것으로 착각하며 중계를 보기 시작했다네! 첫 단추인 러시아(19위) 전은 예측대로 비기고, 제물로 삼겠다던 알제리(22위) 전에는 힘 한 번 제대로 써 보지 못하고 2:4로 大敗하고 말았다네. 마지막 경기인 벨기에(11위) 전에서 선수들은 젖먹던 힘까지 죄다 짜 냈지만 0:1로 패해, 종합전적은 1무2패에 그치고 말았다네. 피파 랭킹은 다른 나라들의 蹴球力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되니, 아무리 공은 둥글다고 힘주어본들 57위가 이만큼 했으면 제 실력대로 한 게 아닐까?
그러면 왜 알제리 전에는 당연히 이길거라고 언론들은 旣定事實化 했을까? 객관적인 이유는 없다는 생각이고 알제리는 북아프리카에 속한 나라고 경제 규모가 한국보다 못하기 때문에 깔보고 업수히 여기지 않았을까? 이런 우리들의 생각이 陰으로 陽으로 저들에게 전해졌는지 저들은 “아니, 뭐, 네놈들이 우리들을 제물로 삼아 16강에 오른다고? 꿈도 야무지구나! 꿈도 야무져. 우리들이 네 놈들의 꿈이 얼마나 허황된지 한 번 단단히 보여주마! 네 놈들의 코빼기를 납작하게 만들어 줄 테니! 어디 한 번 붙어보자!” 뭐 대강 이런 생각으로 알제리 팀은 한국전에 임했을 게 아닐까? 4:2로 이긴 후에 저들은 “어때, 맛이. 이제 정신이 좀 드냐? 제 처지를 알아야지, 제 처지를!” 한국 언론들의 예측과는 달리 알제리는 러시아를 제치고 벨기에와 함께 16강에 올랐다네.
서부 아프리카인 나이제리아의 Lagos(당시 수도)에 일 년간 살아 보아서 알지만 아프리카인들의 타고난 體格은 한국 사람들을 압도한다네. 다리는 길고 엉덩이는 위로 붙었고. 그래서 그렇겠지만 100m에서 마라톤에 이르기까지 달리기라면 아프리카인들이나 그네들의 後孫들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지 않은가?
6월 30일 귀국한 축구 대표팀들이 인청공항에서 사진 촬영을 위해 堵列한 선수들에게 온 라인 카페 회원들이라는 사람들이 “이게 너희들을 향한 국민의 마음이다. 엿 먹어라”고 외치며 엿을 던졌다고 하는데, 7월 1일자 동아에는 엿이 날아오는 사진을 동그라미로 표시해서 올렸고 같은 날 조선에는 선수들이 서 있는 바닥에 엿이 어지럽게 딩구는 사진을 올렸는데, 정치권이 입만 열었다하면 국민을 앞세워 국민을 戱弄하다못해 愚弄하는 게 이제는 버릇이 되더니, “꼴뚜기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고 이제는 이런 철부지들까지 국민을 팔아먹는 지경에 이르렀다네!
이 장면을 보면서 생각나는 일은 1966년에 잉글랜드 월드컵(당시는 16개 국이 참가하여 예선없이 경기를 치룸)에서 북한은 첫 경기에서 이태리를 1:0으로 꺾으니 이태리 대표팀은 로마로 입국하지 못하고 밀라노로 몰래 입국하다가 성난 팬들의 던진 토마도와 계란 세례를 받았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는데, 이때 북한이 보여주었던 競技力은 아주 대단해서 8강전에서 포르튜갈을 전반전에만 3:0으로 앞서가다 후반전에 내리 5골을 먹고 3:5로 패했는데, 같은 해인가 다음해에 영국을 방문한 宣明會 어린이 합창단이 女王을 謁見한 자리에서 여왕은 남.북한을 구분 못하고 “한국”이 축구를 아주 아주 잘한다고 칭찬했다가 口舌數에 오른 적이 있다네. 이때 포르튜갈 팀에는 그 유명한 모잠비크 출신의 에우제비오가 뛰었었는데, 그때까지 커튼뒤에 숨었던 북한의 실력을 알 기회를 맞았다고해도, 이태리 狂fan들이 자국 선수단에 토마도.계란 세례를 퍼 부은 것은 이해?가 되지만 한국 팬들이 제 실력?을 발휘하고 귀국한 자국 선수단에 엿세례를 퍼 부은 것은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네.
기회 있을 때마다 한국 축구의 문젯점을 이야기 하는데, 우리 축구는 그간 많이 발전했다고하더라도 아직도 뒤로 패스가 體質化 되지 않았나 할 정도로 지루하게 자주 일어나는데 축구 경기란 상대방의 골문안으로 더 많은 골을 넣은 팀이 이기는 경기이니 뒤나 옆으로 패스만 일삼다가 어느 세월에 골을 넣을 수 있겠는가? 물론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의 전략이야 왜 모르겠는가. 세 살 적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고 이런 체질화는 하루 이틀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初.中.高.大를 거치면서 몸에 배었으니 쉽게 고쳐질 수야 있겠는가? 이들을 가르친 지도자도 이렇게 배웠고, 그 지도자의 지도자도 그렇게 배웠으니 그 배움이 지금까지 대물림 한 셈이 아닌가? 이번 대표팀의 막내며 독일 분데스리가의 레버쿠젠에서 활약하는 22세의 손흥민孫興(敏+心) 선수가 40대에 지도자의 길로 들어서고, 그 때에 손흥민 감독에게 배운 선수들이 20대에 이르자면 앞으로 40년 전후가 걸릴 테니 급하더라도 K-league를 활성화하면서 그 때까지 기다려야 할 터. 물론 그 사이 홍명보 감독 같은 훌륭한 지도자들이 유소년 축구를 이끈다고하니 이렇게 길러질 선수들은 또 다른 代案이 아니겠는가. 더하여 대학 4년을 다니면서 강의실에는 한 번도 들어간 적이 없는 대학교육도 함께 고쳐져야할테고.
또 하나 언론에서 제기되는 문젯점은 홍 감독을 교체하라는 주문인데, 그 사람이 그 사람인데 오늘은 이 감독 내일은 저감독으로 바꾼다고 한국 축구가 하루 아침에 先進 蹴球의 班列에라도 오른다던가? 홍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012년 런던 올림픽 3.4위 전에서 숙적 일본을 2:0이라는 快勝을 거두고 동메달을 땄는데, 이전에 이런 결과를 가져온 감독이 과연 있었던가?
한국 축구를 한 단계 높이자면 학교 축구 특히 初中高의 축구를 지금의 이기는 축구에서 즐기는 축구에 基本技를 탄탄히하는 基礎 다지기에 重點을 두어야하지 않을까? 오래 전에 읽었던 어느 유명한 피아니스트의 유럽 유학기에는 같은 곡을 계속 반복해서 치라는 스승의 지시 때문에 지루하고 또 지루해서 정말 혼이 났다면서, 오늘의 내가 있게 한 스승의 가르침이 바로 반복 연습에서 오는 기초다지기였다는 글이였다네.
스페인의 Barcelona FC에서 활약하며 FIFA Ballon D’or(발롱 도르) 트로피를 네 차례(2009-2012)에 걸쳐 수상한 아르헨티나 출신의 Lionel Messi는 축구 선수로서는 67cmx67kgs의 다소 矮小한 體軀이지만 이 선수가 상대방의 골 문전으로 볼을 달고 殺到하는 場面을 보노라면 저절로 감탄이 쏟아지는데 볼과 사람이 일체가 되어 함께 구르는데 어떤 때는 볼이 구르는지 사람이 구르는지조차 구분이 안된다네. 이런 세계적인 대선수도 어렸을 때 기초 닦기에 하루를 보내고 또 하루를 보내고를 반복하지 않았다던가?
겪고 또 겪었지만 이번에도 예외없이 축구를 좀 안다는 사람들은 죄다 한 마디씩 하는데 이렇게 했어야 했고 저렇게 했어야 했다는 게 그 診斷인데, 우리 자신을 한 번 돌아보세. 한국에 푸로 축구가 도입된지 33년 째(1982년)인데 축구장 관중이 평균 얼마나 되는지 아는가? 6-7000명이라고하네. 6.7000명! 왜 관중이 이처럼 적겠는가? 축구 경기가 재미 없기 때문이라네! 관중들의 눈높이는 EPL(English Premier League) 級인데 푸로 선수들의 기량은 대학교? 수준이니 누가 돈내고 아까운 시간을 관중석에서 하품이나하다 돌아오겠는가? 그래도 33년 전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구? 물론 많이 달라졌다네. 운동장 시설이 2002년 한.일 월드컵 덕분에 국제화 되었고, 선수들의 몸값도 엄청나게 올랐지! 競技力은? 다른 나라가 앞서가는데 우리는 제자리에 머물렀으니 퇴보했다는 게 맞는 표현일거네.
축구보다 1년 먼저 出帆한 야구장에는 왜 젊은 관중들이 끼리끼리 닭튀김에 맥주를 마시면서 목이 터져라 좋아하는 팀을 응워하겠는가? 지난 2006년에 선보인 후 3년마다 개최되는 WBC(World Baseball Classic)에서 한국 야구는 늘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3.4위 전에서 宿敵 일본을 꺽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김경문 감독(현 NC Dinos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예선 경기를 全勝으로 준결승전에서 또 숙적 일본을 完破했고 결승전에서는 아마 야구의 最高峯(푸로 팀이 없는 나라)이라는 쿠바를 손에 땀을 쥐게하는 接戰끝에 3:2로 이겨 대망의 금메달을 차지했다네. 야구장에 관중들이 들어찰 이유가 충분하지 않는가?
언론에 휘둘려서 勞心焦思해서 돌아오는 선수단에게 罪人 취급을 하면서 엿이나 던지지 말고 우리 수준이 한국이 속했던 “H조”에서 왜 그렇게 초라한 성적을 거둘 수 밖에 없었는지를 먼저 돌아보고, 무엇이 부족한지 그 부족한 점을 長短期的으로 어떻게 보완해서 대처할 것인지를 먼저 고민하고 찾아야하지 않을까?
홍 감독은 결국 여론에 휘둘려 지난 10일에 자진사퇴를 하던데, 그래, 홍 감독이 사퇴했다고 한국 축구에 뭐가 달라지겠는가? 대한축구협회라고 三緣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우리나라는 부문에 관계없이 무슨 일만 터졌다하면 사람을 바꾸고 보는 게 能事로 여기는 傳統, 歷史, 文化, 慣習, 情緖가 오랫동안 이 나라를 지배해 왔는데, 이번에도 이런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 틀 안에서 헤매고 있다네.
2014년 7월
夏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