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을 마치고
부안에 있는 고마제(고마저수지)에 냉큼 달려갑니다.
예전에는 저수지와 주변에 논밭이었지요.
요즘 수변공원을
만들면서 둘레길을 조성한다는 정보를 얻고는
쏜살같이 갔습니다.
일본에 엄청난 태풍이 오고 있기에 이곳 역시 바람이 꽤
불어옵니다.
참으로 넓고 탁트인 저수지입니다.
저 멀리에는 연밭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요.
산행에서 흘린 땀들이
일순간에 뽀송뽀송 드라이크리닝이 됩니다.
자...다소 쌀쌀해진 날씨를 감안하여 텐트를 준비했습니다.
이 텐트...참으로 역사가
깊습니다.
33년된 텐트입니다.
33년전 어머니께서 사주셨어요.
그 당시 최고급으로요.
제가 당시 갖고 다니던 텐트를
눈여겨 보시던 어머님이
"그런 텐트 갖고 다니다가 죽어요!!"
그리하야 선물을 받았습니다.
모두들 너무도
훌륭한 텐트라고 박수 세례를 퍼붓습니다.
아...옆에 말(馬)은 뭐냐고요?
아...글쎄 도윤님이 타고
오셨어요(?)
바람이 엄청 불기에 이 녀석 곁에 텐트를 치니
꽤 바람을 막아주더라고요.
자...오늘의
메뉴는
수삼백숙입니다.
집에서 들통에 푹 끌여 왔어요.
수삼향에 편식대마왕 도윤님도 아주 잘 드십니다.
그러더니
"배가 찌져질것 같아요!" 라는 무시무시한 멘트를 던지십니다.
역시 시골 처자 답습니다.
아무튼 백숙을 먹으며 도윤님이
준비하신 갑오징어을 투하하여
갑오징어 샤브샤브로 변신을 시킵니다.
역시 다 해치웠지요.
이번에는 의령님이 좋아하시는
칼국수로 닭칼국수를 합니다.
역시 의령님 다 해치우셨고요.
제가 좋아하는 족발을 준비하신 도윤님에게
먹을 것 많은 데
뭐하러 사왔냐고 핀잔을 주고는 정확히 1시간 후에
제가 다 해치웠습니다.
이제 끝나려나 했는데...
세상에 도윤님이
누룽지를 꺼냅니다.
순간 모두를 눈빛이 반짝이는 동시에 물을 붓고 끓입니다.
누른밥까지 모두 해치웁니다.
정말 배가 불러
쓰러질 지경입니다.
아...어느새 여지 없이 어둠이 밀려옵니다.
칠흑이 따로 없습니다.
아...달빛에 넘실대는
물결을 보며
배(腹) 마사지를 살살 하면서 그저 웃습니다.
그나 저나 밤길에 도윤님이 말을 잘 타고 가셔야
할텐데...(?)
걱정입니다.
보정
올림
카페 게시글
길따라맛따라
'고마제' 텐트에서
보정(寶貞)
추천 0
조회 35
20.08.11 08:48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