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립도서관에서 2023 '1인 1책 쓰기 프로젝트' 프로그램 운영에 앞서 사전특강을 운영했습니다.
사전 특강 시간에는 글쓰기에 대해서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지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강의가 이어졌는데요.
배지영 작가의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이란 주제의 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전문 작가가 아니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블로그나, 카페, 페이스북, 인스타 등에 크고 작은 글과 댓글을 써본 경험이 있을텐데요.
작가의 반열에 오르려면 용기를 가지고 sns에 올리는 일반적인 글과 다른 차별성과 전문성을 필요로 합니다.
배지영 작가가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결혼 후 잠을 안자는 아기땜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책을 통해 육아법을 배우며 아이의 성장과정을 글로 표현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 글을 오마이뉴스에 투고 하면서 채택도 되고, 청탁도 받으며 원고료도 받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일년 뒤에는 잘했다고 상도 받았다고 합니다.
이후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면서 브런치북 대상을 받고 첫 책을 펴냈다고 하네요.
배지영 작가가 글쓰기란 무엇인지 들려 주었습니다.
작가는 시골에서 자라면서 타잔 놀이처럼 나무타기를 좋아하는 수줍음 많은 아이였다고 하는데요. 타잔 놀이만큼 좋아했던 게 책 읽기였다고 합니다.
시골에 책이 많지 않았지만 장식용으로 진열된 책을 읽는 것이 그림그리는 것보다 쉬웠다고 하네요.
이후 초등학교 때부터 계속 혼자서 자아 도취형 글쓰기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하교 후 글을 쓰고 저녁에 자기 전에 읽으면 내가 쓴 글이 너무 재밌어 글쓰기를 꾸준히 했다고 하네요.
배지영 작가가 비공식적으로 원고료를 받게 된 것은 고등학교 시절이라고 하는데요. 늘 뭔가를 쓰고 있어 친구들의 연애 편지를 대신 써주는 사람으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연예편지를 써주고 받은 사례금은 컵라면과 떡볶이였다고 하네요.
하지만 그 연애편지 써주기는 재미있는 글쓰기를 좋아하는 작가의 글이 공감을 얻지못해 오래가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후 실의에 빠져 하이틴 로맨스와 태백산맥 같은 대하소설을 읽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조지오웰은 글을 쓰는 이유를 네가지로 나눴는데요.
1. 그냥 있어 보이고 싶고, 잘나 보이고 싶고, 사람들의 이야기거리가 되고 싶은 순수한 이기심.
2. 일상의 소소한 것들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은 미학적 열정.
3. 역사적 진실을 알아내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후대에게 전고 싶은 역사적 충동.
4. 내 생각대로 사람들을 끌어오는 정치적 목적.
배지영 작가도 처음에 글을 쓸때는 사람들의 이야기거리가 되고 싶은 수줍은 관종이었다고 하는데요. 이기적인 글쓰기에서 타인을 위한 글쓰기로 넘어 온 계기가 있다고 합니다.
마을의 행정 복지 센터에 20년 차 복지사가 휴경지를 무료로 얻어 감자를 심었다고 하는데요. 그는 감자를 판 돈으로 가을 배추를 사서 김치를 만들어 독거노인들에게 나누어 주려고 했다고 합니다. 이 사연을 알리기 위한 글을 써달라는 남편의 부탁을 받고 글을 썼다고 하네요.
글을 쓰면서 타인의 이야기를 어떻게 전하고, 어떤 눈으로 바라봐야 할 것인가를 고민을 되게 많이 했다고 합니다. 고민끝에 한 편의 다큐처럼 입체적인 글을 썼다고 하는데요.
다행히 그 글이 많은 사람들한테 읽히고 행정복지센터에 후원도 많이 들어와서 그 해에 그 일을 되게 잘 마치게 됐다고 합니다.
배지영 작가가 성인들 대상으로 글쓰기 수업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다고 하는데요.
서점에 와서 상주 작가를 하며 아이들 글쓰기 수업을 했다고 합니다.
그 모습을 본 60대 어르신이 서울로 글쓰기를 배우러 다니고 있는데, 서점에서 글쓰기 수업을 해달라는 간절한 부탁으로 시작했다고 합니다. 학생들 글쓰기 수업할 때와는 달라야 한다는 생각에 "돈이 오가지 않아야 된다. 눈이 반짝여야 한다. 결석을 하지 않아야 된다."는 조건하에 글쓰기 수업을 했다고 합니다.
글쓰기 수업에 오면 처음에는 '평소에 글을 써보고 싶었다.', '페이스북에 좋아요 10개 한번 받아보고 싶다.' '블로그 시작했는데 인기인이 되고 싶다.' 등 단순한 동기로 글쓰기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이후 글쓰기 수업을 3개월 정도 하면 이분들의 욕망은 '내 책을 내고 싶다'라는 욕망으로 단일화 된다고 하네요. 왜냐하면 사람들은 자기를 표현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글쓰기가 시작되고 한 두 편의 글을 내 마음에 잘 쓸 때가 있는데요. 하지만 지치지 않고 좋은 글을 계속 쓰는게 오래 가지 못한다고 합니다.
배지영 작가는 누구나 자기 마음이 뜯어 먹기 좋은 풀밭을 몇개쯤 갖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 당시에는 지긋지긋했지만 이제 그 기억은 뜯어먹기 좋은 풀밭 풀밭이 되었다'는 문장을 읽어주며, 어릴적 기억이나 경험들이 좋은 글감이 된다고 합니다.
우리 인생의 1/3을 차지하는 일터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쓸 것을 권고했는데요. 일터 이야기를 안 하고 자기를 표현하려고 하면 자기 인생의 3분의 1이 없어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작가는 항상 일에 대해, 일을 하고 있는 자기에 대해서 쓰는 것이 좋은 글감이 된다고 합니다.
또한 울면서도 써야 하는 이야기가 있다고 하는데요. 상처 입은 뒤에 올라온 딱지 같은 지난날은 떼어내면 또 피가 흐른다고 합니다. 어린아이 달래듯 아픔을 어루만지며 쉴새 없이 들고나는 파도같은 글을 쓰다보면 깨진병 조각 같은 상처들을 마모시켜 둥글둥글해진다고 합니다.
생각만 해도 배시시 웃음 나는 이야기 그거에 대해서 한번 써보는 것도 좋은 글쓰기라고 합니다.
커피를 좋아하면 그 카페 메뉴를 다 돌아가면서 하나씩 먹으면서 왜 좋은지 써보는 것도 좋다고 하는데요. 좋아하는 드라마를 볼때도 왜 좋아하는지 깊이 있는 글쓰기를 하는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이때 타인의 관점이 아닌 자기만의 시각으로 나만이 쓸 수 있는 글을 쓰는 것이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고 하네요.
배지영 작가의 첫 책이 잘 된 것도 작가만 쓸수 있는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매력적인 글쓰기에는 재미, 감동, 쓸모 세가지가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첫째, 재미는 웃는 글이 아닌 끝까지 읽을 수 있도록 독자를 끌어가는 글을 말합니다. 둘째, 감동은 교훈이 아닌 진정성 있는 경험을 울림있는 글로 쓰는 것입니다. 셋째, 쓸모는 누구나 검색해서 나오는 글이 아닌 정보로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를 써야 한다고 하네요.
글쓰기 할때 세가지 체크포인트가 있다고 하는데요.
첫째, 자신을 드러내야 합니다. 독자는 글을 쓴 사람이 구체적으로 보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예요.
둘째, 악플에 흔들리지 말고 자신의 글을 계속 씁니다. 매체에 글을 쓰면 필연적으로 악플을 만나게 되는데요. 악플에 상처받은 작가는 절필을 선언하지만 우리는 자신의 글을 써나가면 된다고 합니다.
셋째, 브런치, 블로그, 매체에 글을 노출 하세요.
출판사 편집자는 늘 새로운 글을 찾아 다닌다고 합니다. 꾸준하게 쌓아올린 작가의 콘텐츠는 책이 될 수 있다고 하네요.
강의실 한쪽에는 배지영 작가 글쓰기 수업을 통해 발간한 책들이 전시되어 있어 살펴 보았습니다. 책 한권 한권 작가들이 한땀 한땀 정성을 들여 써내려간 진솔함이 엿보이는데요. 배지영 작가 글쓰기를 통해 현재 23명의 작가와 30여권의 책을 발간했다고 합니다.
2시간의 강의를 마치고 작가 친필 사인을 받는 시간을 갖었습니다.
당진시립도서관은 올해 시책사업으로 시민들에게 글쓰기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중앙도서관과 송악도서관에서 각각 ‘1인 1책 쓰기 프로젝트’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요.
구본휘 시립도서관장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읽기, 쓰기, 말하기 등 복합 독서문화 사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며 “1인 1책 쓰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은 당진시립도서관 홈페이지에 게시된 참여 신청서 및 내 글 소개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됩니다. 중앙도서관은 2월28일 오후 5시까지, 송악도서관은 3월2일 오후 5시까지 이메일로 신청하면 됩니다. 이번 글쓰기 프로그램을 통해 나오게 될 당진시민들의 재능이 듬뿍 담긴 작품을 기대하고 있습니다”며 많은 참여를 독려했습니다.
제출된 신청서는 작가의 심사를 거쳐 중앙도서관 3월3일, 송악도서관 3월9일에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하니 관심있는 시민들은 참여해 보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