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8일 성령강림절후 열 번째 주일예배
성경: 행 1:1-8절(신 187)
제목: 성령이 임하시면(김동섭 목사)
1. 사도행전은 ‘하나님나라의 일’을 기록한 책이고, 사도행전은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사도행전은 초기 기독교의 역사를 기록한 책이지만, 누가는 사도행전을 사복음서, 특히 누가복음의 연장선에서 하나님의 구속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누가는 ‘먼저 쓴 글’ 누가복음에서 예수님의 행하시고 가르치신 하나님 나라의 일, 곧 ‘복음이 무엇인가’를 소개하고, 속편인 사도행전에서 ‘그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 어떻게 전 세계로 퍼져나갔는가’를 서술하고 있습니다. 사도행전은 구약에서부터 이어져온 하나님의 구속사의 연장선 위에서 기록된 책이며, 예수의 십자가 수난과 부활로 성취된 복음이 성령을 통하여 온 세계 만민에게로 확장되어가는 역사를 기록한 책입니다.
누가는 사도행전 첫 머리에서 예수께서 부활 승천하시기까지 40일 동안 제자들에게 보이시면서 ‘하나님 나라의 일’을 말씀하셨다고 시작합니다.(1;3) 또 마지막 28장에서도 바울이 계속적으로 ‘하나님 나라’를 전파하면서 오픈 엔딩(open ending)으로 끝을 맺고 있습니다.(28:31)
사도행전은 초기 기독교 시대로 끝나지 않고, 신약시대를 사는 오늘 우리들에게도 성령께서 주의 제자들과 교회를 통해서 계속적으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확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교훈하고 있습니다.
성도 여러분, 종말을 살아가고 있는 오늘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부활하신 예수께서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는 지상 명령(the Great Mission)에 따라 오늘도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파하는 것이 곧 이 세상 종말을 사는 주의 제자들, 우리들의 존재 이유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2. 하나님은 약속하신 성령을 보내시고, 교회를 세우셔서 복음을 확장해 가십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이 일을 이루시기 위해 제자들에게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 곧 성령을 기다리라고 당부하셨습니다.(1:4, 눅 24:49)
성령을 받은 베드로는 선지자 요엘을 통해서 아버지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성령이 오순절 성령 강림을 통해서 성취되었다고 선포합니다.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말세에 내가 내 영을 모든 육체에 부어 주리니, 너희 자녀들은 예언할 것이요, 너희 젊은이들은 환상을 보고 너희 늙은이들은 꿈을 꾸리라. 그 때에 내가 내 영을 내 남종과 여종들에게 부어 주리니 그들이 예언할 것이요”(행 2:17,18, 요엘 2:28)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시기 전에는 모세나 다윗과 같은 특정한 사람이나(출 3:2), 시내산에서 십계명을 받을 때와 같은 특별한 상황 속에서 일시적으로 성령의 임재가 있었습니다.(출 19:18,20) 그러나,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심으로 시작된 말세에는 하나님의 자녀라면 누구든지 젊은이나, 늙은이나, 남종이나, 여종이나 모두 다 차별을 받지 않고 성령을 받고 하나님 나라에 대한 기대와 소망을 갖게 되었고, 베드로는 오순절 성령 강림의 자리에 모인 유대인들, 예루살렘들에게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 선포합니다.(2:21)
제자들은 자신들이 경험한 하나님의 성령 강림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급하고 강한 바람 같았고, 불의 혀처럼 갈라져 여러 사람이 나누어 받았고,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모든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갈릴리 사람들이었지만 각각 그 나라의 언어로 하나님의 큰 일(복음)을 말하는 특별한 사건이었다. 모인 사람들이 다 신기하게 여겨 “보라, 이 말하는 사람들이 다 갈릴리 사람이 아니냐. 우리가 다 우리의 언어로 하나님의 큰 일을 말함을 듣는도다” 라고 고백합니다.(행 2:1-11)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은 신약시대 교회가 시작되고, 복음이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전파되기 시작한 대전환점이 된 사건입니다. 이스라엘 유대인들이 믿는 유대교에서 온 인류가 믿게 된 기독교로 복음이 확장된 것입니다.
오순절 날 임하신 성령은 부활하신 예수님이 승천하셔서 존귀하심(승귀 昇貴)을 입은 후에, 그가 성부 하나님께 받아서 제자들에게 부어 주신 것입니다. 행 2:33절 말씀입니다. “하나님이 오른손으로 예수를 높이시매, 그가 약속하신 성령을 아버지께 받아서 너희가 보고 듣는 이것을 부어 주셨느니라.”
부활 승천하신 예수님께서는 아버지 하나님이 약속하신 성령을 받아서 이 땅에 남은 제자들이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도록 그들이 보고 듣고 경험할 수 있는 성령을 넘치도록 부어 주셨습니다.
교회를 통해서 온 세계로 복음이 확장되기 위하여, 그리고 말세를 살아가는 우리의 ‘구원 그 이후’(성령과의 연합된 생활)를 위해서 필연적이고 너무나 중요한 사건이기 때문에 삼위 하나님께서 함께 연합하여 역사하신 특별한 사건입니다.
3.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성령이 임하신 후에 바로 권능을 받고 너희는 내 증인이 되리라” 명령하셨습니다.
8절에서 우리말 성경에는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라고 번역됐는데, 헬라어 원문은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신 후에, 너희는 바로 권능을 받는다” 입니다. ‘오직’이라고 번역된 ‘알라 αλλα’ 라는 강조 접속사가 ‘성령이 임한 후’ 앞에 있지만, 원문에는 ‘권능을 받는다’ 앞에 있습니다.
예수님은 성령세례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제자들에게 너희가 알아야 할 것은 하나님 나라의 회복의 때와 시기가 아니라, 성령이 임하신 후에는 ‘바로’(알라 αλλα) 권능이 임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복음 전파를 위해서 ‘권능을 받는 일’이 필수적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성령 강림을 받은 후에 바로 받는 ‘권능’은 무엇입니까? 권능(뒤나미스, δυναμισ)은 위로부터 내려오는 성령의 능력, 예수님의 능력입니다. 병든 자를 고치고, 귀신을 쫓아내고, 죽은 자를 살리는 능력입니다. 바울은 ‘십자가의 도’, ‘복음’ 그 자체가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라고 설명합니다.(고전 1:18, 롬 1:16) 누구든지 성령을 받으면 ‘새 사람’(고후 5:17)으로 변화시키는 복음의 권능을 받습니다.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고전 1:18)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 이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라”(롬 1:16)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래 새 것이 되었도다.”(고후 5:17)
사도행전은 성령을 받은 후, 복음의 권능을 받은 사람들의 역사입니다.
성령을 받은 후, 베드로와 요한은 나사렛 예수의 이름으로 나면서부터 걷지 못하던 사람을 일어나 걷고 뛰게 하였습니다.(3장). 베드로는 이 사건 때문에 유대 법정에 잡혀 갔지만, 성령이 충만하여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이 사람이 건강하게 되어 너희 앞에 섰다”고 증언합니다.(4:10) 베드로는 스승이 잡히시던 날 밤, 두려워 도망치던 사람이었지만, 성령을 받은 후, 그에게 담대히 복음을 선포하는 권능을 받았습니다.
평생을 걷지 못하던 사람, 그 사람이 앉아 있던 장소는 화려한 성전 미문입니다.(3:2) 외식하는 경건과 열심은 있으나, 무능한 유대교와 우리 죄를 구속하시려고 낮은 자리로 오신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 이름이 대조되고 있습니다.
성령을 받은 후, 예루살렘 교회가 세워졌습니다. 믿는 무리가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자기 재물을 조금이라도 자기 것이라고 하는 이가 하나도 없었습니다.(4:32) 날마다 성전에 있든지 집에 있든지 예수는 그리스도라고 가르치기와 전도하기를 그치지 않았습니다.(5:42) 성령께서는 역사적인 예루살렘 교회를 통해서 이 땅에서 가장 이상적인 교회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어려움 없이 순탄한 가운데 성장한 것이 아닙니다. 스데반이 순교하는 큰 박해로 인해 예루살렘 교회는 유대, 사마리아로 흩어지게 되었습니다.(8:2) 그런 핍박 속에서도 빌립 집사의 전도로 세워진 사마리아 교회는 예루살렘에서 온 베드로, 요한에게서 성령을 받아 예루살렘 교회와 동일한 하나의 교회가 되었습니다.(8장) 성령은 빌립을 사마리아 성에서 머물게 하시지 않고, 이스라엘 남쪽 끝 가사(Gaza)로 가는 광야 길로 인도하여 에디오피아 순례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였습니다.
성령께서는 교회 핍박에 앞장 서 오던 사울을 찾아 오셔서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라”(9:5) 말씀하시고, 교회와 함께 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깨닫게 해 주시고, “이방인을 위하여 택한 나의 그릇”(9:15) 으로 삼아 주셨습니다.
사도행전은 복음의 권능을 받은 자들이 성령의 인도함을 따라 행한 역사를 기록한 성령행전입니다. 성령을 받기 전에는 세상의 핍박과 어려운 환경이 크고 두려운 광야처럼 두려움과 걱정으로 그들을 사로잡았지만, 성령을 받은 후로는 복음의 권능으로 능동적으로 필연적으로 성령이 인도하신대로 복음을 전파하였습니다.
복음의 주인이신 예수님께서 먼저 능동적으로 반드시 가셔야 할 길, 십자가 수난의 길을 가시고 부활하셨습니다. 베드로가 예수님이 그리스도이심을 고백할 때, 많은 고난을 받고(파스코) 죽임을 당하고 제삼일에 살아나야(데이) 할 것을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마 16:21)
복음의 권능을 가진 사도 바울도 그리스도를 본받아 예수의 이름을 위하여 기꺼이 많은 고난을 받아야 할 것을(파데인, 파스코와 데이 합성어) 성령께서 그에게 보이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행 9:16)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성령께서는 종말을 사는 우리에게도 사도행전의 길을 걸어가라고 명령하십니다. 누가가 ‘하나님 나라의 일’을 기록한 사도행전처럼, 삼위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능동적으로 필연적으로 행한 복음을 전파한 각자에게 부여 하신 사명의 역사를 기록하실 것입니다. 임박한 죽음 앞에서 사도 바울은 고백합니다.
“전제와 같이 내가 벌써 부어지고 나의 떠날 시각이 가까웠도다.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주실 것이며,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도니라.”(딤후 4:6,8)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포도주가 제단에 부어지는 순간처럼, 바울이 자신의 피가 하나님께 바쳐지는 죽음의 순간을 맞이했을 때, 나의 달려 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상급을 주실 것이라고 고백한 것처럼, 우리도 다시 오실 주님을 만날 그 날에 동일한 고백을 하는 주님의 증인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찬송 191장(내가 매일 기쁘게)을 부르신 후에 기도하며 축도로 예배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