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남원시 산내면에 '매동마을'이 있다.
아주 유명한 동네다.
그곳의 민박집에서 숙박했다.
인정 많은 아주머니의 미소와 배려가 좋았다.
그 분이 준비해 주신 맛깔스런 음식으로 주말 저녁식사와
일요일 아침식사 까지 맛있게 했다.
든든했다.
후덕한 쥔장 두 분의 배웅을 받았다.
우리도 그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작별인사를 드렸다.
"자, 이제 다시 지리산 둘레길 트레킹을 시작해 보자"
우리들의 지리산 둘레길 프로젝트.
매년 5월에 한번씩 실시하고 있는데 벌써 4년째 여정이었다.
"렛츠고"
30여년 전,
고교시절에 우리는 같은 교회에 다녔다.
친구들과 사진 한 장 담았다.
사랑하는 친구들이다.
친구들은, 우리가 모르는 낯선 사람들과 각자 예쁜 가정을 꾸렸다.
사는 지역도 모두 달랐다.
남친들은 아내를, 여친들은 남편을 초대했고
우리는 그렇게 한 팀이 되었다.
지리산 둘레길 트레킹,
한 해 한 해 진행하다보니 어느새 4년째로 접어들었다.
세상 일이 다 그렇다.
시작이 반이다.
"매년 한 차례씩 멋진 봄날에 부부동반으로 지리산 둘레길을 트레킹 해보자"
나의 제안에 친구들이 동의했다.
교회친구들은 남녀 합해 약 25명 정도였지만
트레킹에 관심을 보인 사람들은 5-6명 정도였다.
2011년 5월 기준.
지금까지 개통된 구간의 약 80%를 우리 두 발로 걸어 보았다.
부부동반으로 앞으로 몇 년이나 더
그곳에 갈 수 있을 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끝까지 완주해 보고 싶다.
둘레길을 일주할 때까지 모두가 함께 하기로 했다.
파이팅이다.
중간 중간에 쉴만한 곳이 있으면 꼭 휴식을 취했다.
여성들과 자녀들을 위한 배려였다.
군대 행군하듯이 진행할 순 없었고 그럴 필요도 없었다.
구름에 달 가듯이 유유자적한 패턴을 유지했다.
쉼없이 떠들었고 계속해서 유쾌한 대화들이 오갔다.
그야말로 대자연 안에서의 질박한 소통이자 공감이었다.
나이가 들어 중년이 되었어도
친구들은 여전히 고딩 때의 그 감성 그대로 였다.
그래서 더 즐겁고 감사했다.
1박2일 간의 즐거운 트레킹을 마치고 각자의 차량에 탑승하기 전
단체사진을 찍으며 파이팅을 외쳤다.
친구의 아들 2명은 "멋진 아빠들이 많다"며 매번 즐거워 했다.
아이들과도 해를 거듭할수록 정이 쌓여갔다.
친구의 배우자들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세월의 힘이었다.
우리는 점점 하나가 되었다.
다시 내년 5월을 기약했다.
모두에게 건강과 행복이 늘 가득하기를 빈다.
'우정'과 '포도주' 그리고 '장'은 오래될수록 좋다고 했다.
맞는 말이었다.
5월의 지리산 자락은 정말로 아름답고 싱그러웠다.
매번 그랬다.
다정한 친구들, 영롱한 자연, 하나된 마음.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
이 지면을 빌려 친구들과 각 배우자들께 심심한 감사를 전하고 싶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브라보.
2011년 5월 10일.
아침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