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녹색연합은 지난 토요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한국의 갯벌> 생태기행 첫 번째 시간으로 고창갯벌을 만나고 왔습니다. 전북지역뿐만 아니라 창원과 인천에 사시는 분들께서도 함께 하셨어요.
먼저 람사르고창갯벌센터에 방문했는데요. 고창갯벌 생태해설사이신 김진근 선생님이 갯벌 전시관 안내를 해주시고, 고창갯벌에 대해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틀에 박힌 전형적이고 형식적인 전시관이 아니라 활동가들이 마음을 써가며 정성들여 고창갯벌의 생태를 알리고자 노력한 모습들이 감동적으로 다가온 전시관이었습니다.
바닷물이 세게 드나드는 곳은 모래갯벌로, 세기가 점점 약해질수록 무거운 모래보다는 가벼운 진흙 퇴적물이 많이 쌓여서 펄갯벌이 형성되고 중간에 모래갯벌과 펄갯벌이 섞여있는 혼합갯벌로 이루어진다고 해요. 명사십리로 유명한 고창의 개방형 갯벌은 모래갯벌이고, 곰소만 갯벌은 만입형 갯벌로 형성되어 있는데 보호막 없이 바닷물이 직접적으로 들이치는 명사십리 갯벌은 일자형으로 형성되었고, 만입형의 펄갯벌일수록 갯골이 많아지는 특징이 있다는 걸 들을 수 있었어요. 바닷물이 밀려오고 나가는 세기, 또 이동되는 퇴적물의 종류와 지형에 따라서 갯벌의 형태와 종류가 달라진다는 이야기가 흥미로웠습니다.
‘한국의 갯벌’을 처음 세계자연유산에 등재신청했을 때는 생물다양성으로 신청했는데 보류되었고, 다시 신청했을 때는 전 세계 이동철새들의 서식지로서 가치를 인정 받아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다는 말씀을 들었어요. 김진근 선생님은 생물다양성의 측면에서도 한국의 갯벌은 세계자연유산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하셨어요.
고창갯벌을 세계자연유산에 등재시킬 때 어민들이 유산에 등재될 경우 규제가 생겨 피해를 입는 거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고 해요. 그런 우려들은 어민들과의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해소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예전엔 당연하게 갯벌에 쓰레기를 버렸던 어민들 스스로 갯벌을 더 보호하려고 애쓴다고 해요.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인해 해안선 변화가 심해졌고, 고창갯벌의 퇴적환경에도 영향을 주어 피해가 크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갯벌의 감소와 저서생물의 감소는 새들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니 새들의 입장에서 하나의 서식처에 해당하는 수라갯벌이 매립되어 없어진다면 고창갯벌에게도 또 다시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습니다.
오후에는 갯벌센터 앞에 펼쳐진 갯벌로 이동했어요. 탐방한 곳은 갯벌식물원과 철새쉼터였는데요. 간척사업으로 훼손된 갯벌을 방조제를 없애고 복원하여 다양한 염생식물이 자리잡을 수 있는 갯벌과 철새쉼터로 만든 곳이었습니다. 새만금을 생각하면 방조제를 없앴다는 말씀만으로도 얼마나 반가웠는지 몰라요. 철새쉼터는 천적이 이동하지 못하도록 배치하였고, 새들이 쉬기에 적합한 환경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새들의 속성을 잘 이해하고, 그들이 잘 쉴 수 있도록 고려하여 복원하려고 애쓰는 노력들을 볼 수 있어서 무엇보다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 새만금 갯벌 복원에도 중요한 참고사례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어새, 마도요, 흰목물떼새, 청둥오리, 말똥가리, 청다리도요, 논병아리, 노랑부리 저어새, 왜가리, 백로, 민물가마우지, 따개비, 고둥, 칠게, 해홍나물, 칠면초, 퉁퉁마디, 갯개미취, 갈대 그리고 이름 모를 많은 목숨들. 고창갯벌에서 만난 소중한 생명들입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바람이 차가웠지만 하늘은 맑고, 저 멀리 부안의 멋진 산들을 배경으로 펼쳐진 고창갯벌은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따뜻해지면 또 만나려고요. 추운 날씨에도 함께 하신 참가자 여러분, 고창갯벌을 복원하고 지키기 위한 노력들과 갯벌의 생태를 생생하게 전달해주신 김진근 선생님, 손이 많이 시려우셨을 텐데 열심히 사진으로 담아주신 은숙 선생님 모두들 고마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