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냄새
박언휘
세상 근심 빗발로 흩날려도
넉넉한 치마폭 벌려주시던,
이젠 거칠고 뭉퉁해진
어머니의 손
내 유년 아직도
그 손금 골골마다 숨어 놀텐데
바다 내음 향기롭던
그 손, 너무 멀어 행여 하여
내 손 펴고 맡아보는
엄마 냄새
박언휘 시인의 시, 「엄마냄새」를 읽습니다. 엄마의 사랑은 무한의 세계입니다. 그래서 神이 인간을 다 돌볼 수 없어 대신 보낸 사람이 엄마라고도 하지요. 그리고 모든 인간은 엄마의 아들이고 딸입니다. 누구나 어려움에 처하거나 힘들 때면 무의식적으로 엄마를 찾습니다. 엄마를 떠올리는 순간, 인간은 평화로워집니다. 새로운 희망을 가집니다. 엄마는 사랑의 표상이며 영원한 그리움의 세계입니다.
시인은 첫째 연에서 “세상 근심 빗발로 흩날려도/넉넉한 치마폭 벌려주시”던이라며 엄마의 사랑을 노래합니다. 세상살이의 고난에 부닥칠 때마다 엄마는 사랑으로 보듬어 주셨습니다. 그런 엄마가 어느새 “이젠 거칠고 뭉퉁해진/어머니의 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모두가 자식을 위해 헌신한 결과입니다. 그런 ‘엄마의 손’에는 “내 유년 아직도/그 손금 골골마다 숨어 놀”고 있습니다. 엄마의 깊은 사랑을 ‘엄마의 뭉툭한 손’에서 절실하게 느낍니다. 이제는 만날 수 없는 엄마입니다. “그 손, 너무 멀어 행여 하여”라고 했습니다. 그럴 리야 있겠습니까만 시인은 혹시라도 엄마를 잊을까 “내 손 펴고 맡아보는/엄마 냄새”를 느낀다고 합니다.
냄새는 후각으로 느끼는 감각입니다. 인간뿐 아니라 모든 동물의 원초적 감각기관이 후각입니다. 태어나 맨처음 사물 인지는 후각으로 감지합니다. 엄마와 자식 사이에도 서로 인지하는 것은 후각입니다. 그래서 시인은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냄새’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늦가을 엄마를 떠올리면 어느새 외로움도 쓸쓸함도 뒷자리로 물러나고 그리움에 젖어 듭니다.
우리 함께 엄마를 불러봐요. 한 순간, 다 같이 어린애가 됩니다. 그리고 행복해집니다.
첫댓글
뭉클하네요~
교수님 고맙습니다.
어제 어머니 뵙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