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 이전을 원하십니까?
불붙은 KTX-이음 정차역 유치전
KTX-이음이란 ‘사람·세상·미래를 잇는 대한민국 철도’란 뜻을 담고 있다. 사람과 세상 그리고 미래를 잇는 이음임에도 오히려 KTX-이음의 정차역을 두고 지역 간 주민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부산시 내에서도 구·군들 간에 지역 발전이란 명분하에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현재 해운대구와 기장군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KTX-이음 정차역 문제가 그렇다. 시종점인 부전역을 제외하면 부산시에 할당된 정차역이 한 곳이라 신해운대역과 기장역이 정면으로 한판 붙고 있다. 기장군은 정차역을 유치하기 위해 기장군청을 중심으로 일찌감치 주민 유치전에 나섰으나 해운대구는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난 6월 김성수 구청장이 국토부 철도청을 방문하여 정차역을 해운대구로 해줄 것을 건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들도 거들고 나섰다.
그동안 신해운대역 정차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인 탓인지 굳이 나서서 유치전에 뛰어들 필요가 없다는 주민의견도 있는데 이 역시 일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얼마 전 주진우 국회의원과의 면담 과정에서 주 의원의 발언 중 “최근 중앙부처에서 지역 간 주민의견 대립이 극심할 경우 그 결정권을 지자체 단체장에게 넘기는 경향이 짙다”는 언급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KTX-이음 정차역을 두고 해운대구와 기장군의 유치전이 치열해질 경우 국토부에선 정차역 선정 권한을 부산시장에게 넘길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부산시의 스탠스는 어떻게 될까? 우는 아이 젖 준다는 말대로 누가 더 열렬히 정차역을 원하는지, 드러난 명분이 큰 지역이 어느 지역인지에 따라 손을 들어줄 확률이 높다는 결론이다. 그래서 주 의원도 주민들의 결집된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신해운대역 정차는 군부대(53사단) 이전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군부대 이전의 명분이 신해운대역 정차에 있는 것이다. 현재 신해운대역 주변 여건상 군부대 이전이나 군부대 축소가 불가피한데 이를 KTX-이음 신해운대역 정차가 앞당길 수 있다. 해운대구민의 주민숙원사업 중 하나가 군부대 이전 또는 축소인 만큼 KTX-이음의 신해운대역 정차는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호기 중에 호기인 셈이다.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주민숙원사업을 이룰 수 있는 마중물인 KTX-이음 신해운대역 정차를 위해 주민 모두의 단결된 힘이 필요한 시점이다.
/ 예성탁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