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기독교인들이 교회 안에서만, 그리고 주일날에만 훌륭한 신앙인이 되고…….
기독교인의 삶의 터전은 바로 이 세상이다. 기독교인이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할 무대가 곧 이 세상이란 뜻이다. 여기서 말하는 ‘세상’은 믿지 않는 세상을 포함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독교인이 교회 안에서만 빛과 소금이 되어서는 안 된다. 믿지 않는 세상 한복판에서 참된 그리스도인의 빛을 발해야 한다.
많은 기독교인들이 교회 안에서만, 그리고 주일날에만 훌륭한 신앙인이 되고 교회 밖에서는, 그리고 주일날이 아닌 나머지 엿새 동안에는 훌륭한 신앙인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어느 독일 교회 목사님의 경험담에 귀를 기울여보자.
독일 교회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발츠 목사가 미국을 방문하던 중, 어느 교회에 들렸을 때 있었던 일이다. 미국 교회 목사님께서 자기 교회 교인 한 사람을 이 독일 목사님에게 소개했다.
“이 사람은 우리 교회 평신도 챔피언입니다.”
무슨 뜻인지 잘 알아듣지 못한 발츠 목사가 “그게 무슨 뜻이냐?”고 다시 물었다. 이때 그 교회 목사님이 자랑스럽게 설명을 시작했다.
“이분은 한 주일 저녁 모두를 교회에서 지내는 분입니다. 월요일에는 청년 집회에, 화요일에는 교회 회의에, 수요일에는 재정부 모임에, 목요일에는 친교모임에, 금요일엔 장년회 모임에, 그리고 토요일엔 성가 연습에, 그리고 일요일은 주일이니 온종일 교회에서 지내는 분입니다. 이 분의 열심과 헌신에 도전할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분을 평신도 챔피언이라고 부릅니다.”
그는 자못 훌륭한 교인을 갖고 있는 것으로 자랑하고 있었다. 늘어놓는 자랑에 더욱 혼돈에 빠진 이는 독일 교회 목사님이었다.
“아, 그래요? 그러면 이분은 가족이 없습니까?”라고 물었다.
“왜요! 그분에게 아이가 셋이나 있는데요.”
“그렇다면, 그는 직장이 없습니까?”
“왜요! 사업을 하고 있지요.”
“그렇다면, 그는 전혀 다른 사회생활은 하지 않습니까?”
“왜요! 그는 공화당 당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때였다. 손님으로 왔던 발츠 목사는 정중하게 말했다.
“죄송하지만 나는 이분을 평신도 챔피언이라고 인정할 수 없습니다. 이분은 앞으로 적어도 이틀 저녁은 가족과 함께 지내고, 하루 저녁은 직장 동료들과 지내고, 또 다른 하루는 정치하는 분들과 지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분이 정말 그렇게 훌륭한 평신도 챔피언이라면, 한 주일 동안에 이틀 정도만 교회에서 봉사하게 하고, 그 나머지는 기독교인 아버지를 필요로 하는 가정에서, 그리고 기독교인 정치인을 필요로 하는 정치 세계에서 지내셔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불러 제자로 삼으셨을 때, 우리를 ‘세상으로부터’ 불러내신 것이 아니라 ‘세상에로’ 불러내신 것이다. 그런 고로 하나님께 대한 우리의 봉사는 “교회 안에서” 보다 오히려 “세상 안에서” 더 잘 수행될 수 있으며, 그렇기에 세상 안에서 제자된 직분을 더 잘 감당해야 할 것이다.
무엇이 삶을 아름답게 하는가
김득중
삼민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