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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불후(死而不朽)
죽은 후에도 썩지 않고 남아 있는 것이라는 뜻으로, 사람이 죽은 후에도 자신을 알게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는 말이다.
死 : 죽을 사(歹/2)
而 : 말 이을 이(而/0)
不 : 아닐 불(一/3)
朽 : 썩을 후(木/2)
출전 :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양공(襄公) 24年
이 성어는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양공(襄公) 24년 노(魯)나라 대부인 목숙(穆叔)이 진(晉)나라에 가, 진(晉)나라 권력자인 범선자(范宣子)와 대담하는 과정에 나온 말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春, 穆叔如晉.
봄에 노(魯)나라 대부인 목숙(穆叔; 叔孫穆子, 叔孫豹)이 진(晉)나라에 갔다.
范宣子逆之問焉, 曰; 古人有言曰, 死而不朽, 何謂也.
진(晉)나라 권력자인 범선자(范宣子; 士匄)가 맞이하면서 물었다. "옛 사람의 말에 '죽은 뒤에도 없어지지 않는다고(死而不朽)' 했는데, 이 말은 무엇을 말하는 것이오?"
穆叔未對, 宣子曰; 昔匄之祖, 自虞以上為陶唐氏, 在夏為御龍氏, 在商為豕韋氏, 在周為唐杜氏, 晉主夏盟為范氏, 其是之謂乎.
목숙이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범선자가 말했다. "옛날 나(匄)의 조상은 우(虞)나라 이전에는 도당씨(陶唐氏)이며, 하(夏)나라 때는 어룡씨(御龍氏)가 되었고, 상(商)나라 때는 시위씨(豕韋氏)가 되었고, 주(周)나라 때는 당두씨(唐杜氏)가 되었고, 진(晉)나라가 천하의 맹주로 회맹을 주관할 때는 범씨(范氏)가 되어 이렇게 오래도록 관작(官爵)이 이어지는 것을 말하는 것 아니오."
穆叔曰; 以豹所聞, 此之謂世祿, 非不朽也. 魯有先大夫曰臧文仲. 既沒, 其言立, 其是之謂乎. 豹聞之, 大上有立德, 其次有立功, 其次有立言, 雖久不廢, 此之謂不朽. 若夫保姓受氏, 以守宗祊, 世不絕祀, 無國無之, 祿之大者, 不可謂不朽.
목숙이 말했다. "제가 듣기에는 그것은 세록(世祿; 자손 대대로 이어 받는 나라에서 주는 녹봉)이라 하지 불후(不朽)가 아닙니다. 저희 노나라에는 돌아가신 대부 장문중이 있었습니다. 그분은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그분이 남긴 말은 현세에서도 유익하게 작용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일 겁니다. 제가 듣기에 '크고 최고의 것은 덕을 세우는 일이며(立德), 그 다음은 공을 세우는 일이고(立功), 다음 것은 말을 세우는 일(立言)이며. 덕과 공과 말이 오랜 세월을 견뎌 사라지지 않을 때, 그것을 일러 불후라고 한다'라 하였습니다. 자기 성씨와 종묘를 보존하고 제사가 끊어지지 않도록 하는 건 어떤 나라든 다 하는 일이니, 이는 큰 세록일 뿐이고, 불후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연산군은 무오사화(戊午士禍)를 저질러 놓고 이런 말을 했다.
조선왕조실록 연산군 4년 무오(1498,홍치 11) 7월27일 (신유)
김일손 등을 벤 것을 종묘사직에 고유하고, 백관의 하례를 받고 중외에 사령(赦令)을 반포하기를, “삼가 생각하건대 우리 세조 혜장 대왕(世祖惠莊大王)께서 신무(神武)의 자질로 국가가 위의(危疑)하고 뭇 간신이 도사린 즈음을 당하여, 침착한 기지와 슬기로운 결단으로 화란(禍亂)을 평정시키시니 천명(天命)과 인심이 저절로 귀속되어, 성덕(聖德)과 신공(神功)이 우뚝 백왕(百王)의 으뜸이었다. 그 조종(祖宗)에게 빛을 더한 간대(艱大)한 업적과 자손에게 끼친 연익(燕翼)의 모훈(謨訓)을, 자자손손 이어 받아 오늘에까지 이르러 아름다웠었는데, 뜻밖에 간신 김종직이 화심(禍心)을 내포하고, 음으로 당류(黨類)를 결탁하여 흉악한 꾀를 행하려고 한 지가 날이 오래되었노라. 그래서 그는 항적(項籍)이 의제(義帝)를 시해한 일에 가탁하여, 문자에 나타내서 선왕(先王)을 헐뜯었으니, 그 하늘에 넘실대는 악은 불사(不赦)의 죄에 해당하므로 대역(大逆)으로써 논단하여 부관참시(剖棺斬屍)를 하였고, 그 도당 김일손, 권오복, 권경유가 간악(姦惡)한 붕당을 지어 동성 상제(同聲相濟)하여 그 글을 칭찬하되, 충분(忠憤)이 경동한 바라 하여 사초에 써서 불후(不朽)의 문자로 남기려고 하였으니, 그 죄가 종직과 더불어 과(科)가 같으므로 아울러 능지처사(凌遲處死)하게 하였노라.
당나라 한유(韓愈)가, 이원빈(李元賓) 묘명(墓銘)에 이런 말을 남겼다.
辭曰; 已虖元賓!
壽也者, 吾不知其所慕.
夭也者, 吾不知其所惡.
아아 원빈아! 오래 사는 것이 좋은 것인지 나는 모르겠다. 요절을 싫어해야 하는 것인지 나는 모르겠다.
生而不淑, 孰謂其壽.
死而不朽, 孰謂之夭.
살아서 훌륭하지 못하면 누가 오래 살았다고 하겠는가? 죽더라도 썩지 않을 덕행을 남긴다면 누가 요절했다고 하겠는가?
已虖元賓, 才高乎當世, 而行出乎古人.
已虖元賓, 竟何為哉, 竟何為哉.
아아 원빈아! 그대의 재능은 당세에 드높고, 덕행은 선인의 위에 있구나. 아아 원빈아, 대체 어찌된 일인가, 대체 어찌된 일인가.
(李元賓墓銘 / 作者; 韓愈)
■ 사이불후(死而不朽)
죽어서도 썩지 않고 남는 것
썩지 않는 것이 불후(不朽)다. 불후의 명작은 옛날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 문학 고전이나 예술 작품이다. 그것을 낳은 작가들은 오래 전에 세상을 떴어도 작가의 이름이나 작품은 빛을 발한다. 불멸(不滅)의 이순신(李舜臣) 장군의 공로는 우리 역사에 영원히 남아 그 불후의 업적을 기린다.
죽어서도 영원히 변치 않고 없어지지 않는 작품이나 업적을 말하는 이 성어는 사용된 역사도 오래돼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서 유래했다. 노(魯)나라의 학자 좌구명(左丘明)이 공자(孔子)의 춘추(春秋)를 해석한 책 중 역사적인 해석과 인물묘사가 뛰어나 문학작품으로도 훌륭하다는 평을 받는다.
이 책의 양공(襄公) 24년 조에는 세상에서 썩지 않는 세 가지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노나라의 대부인 숙손표(叔孫豹)가 진(晉)나라에 사신으로 갔을 때 그곳 권력자 범선자(范宣子)가 맞으면서 물었다. "옛 사람이 한 말에 죽어도 썩지 않는다는 말이 있던데 무엇을 뜻할까요(古人有言曰, 死而不朽, 何謂也)?"
언뜻 답을 못하자 범선자는 자기의 조상이 순(舜)임금 때부터 높은 벼슬을 했으니 이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의견을 구했다. 숙손표가 그것은 가문이 대대로 세습되는 세록(世祿)이라며 썩지 않는 것 세 가지를 이야기한다. 바로 삼불후(三不朽)다.
大上有立德(대상유립덕)
其次有立功(기차유립공)
其次有立言(기차유립언)
가장 뛰어난 것은 덕을 세우는 일이고, 그 바로 뒤는 공을 세우는 일이며, 그 다음으로는 말을 세우는 것입니다.
雖久不廢(수구불폐)
此之謂不朽(차지위불후)
오래 되어도 없어지지 않는 이것을 썩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숙손표의 이 말에 집안 자랑을 하려던 범선자가 그만 말문이 막혔다.
여러 곳에서 썩지 않는 것을 기린 글이 많은 중 당(唐)나라의 문장가 한유(韓愈)의 묘명이 자주 인용된다. 진사 시험의 동기생 이원빈(李元賓)이 29세에 요절하자 애통해하며 썼다.
生而不淑(생이불숙)
孰謂其壽(숙위기수)
사는 동안 깨끗하지 못했다면 누가 오래 살았다고 기릴 것이며,
死而不朽(사이불후)
孰謂其夭(숙위기요)
죽어서도 썩지 않는 이름 남겼다면 누가 요절했다고 슬퍼할 것이랴.
본래 좋고 훌륭한 것은 비록 상해도 그 본질에는 변함이 없다고 '썩어도 준치'라는 속담이 생겼다. 준치는 생선 중에 가장 맛있다며 '참다운 물고기'라며 진어(眞魚)로도 불리고, 높이 솟아 우뚝한 준치(峻峙)를 연상하기도 해 가치를 인정받는다.
하지만 준치도 아니면서 자기가 제일인양 하고, 불법 부정으로 일군 지위나 부를 자식에게 물려주려 하는 경우를 흔히 본다. 썩지 않는 세 가지 중 덕이나 공은 없이 세인의 가슴을 후벼 파는 독설만 날린다. 이런 사람도 썩지 않는 것을 남기니 유취만년(遺臭萬年) 계속되는 냄새다.
▶️ 死(죽을 사)는 ❶회의문자로 죽을사변(歹=歺; 뼈, 죽음)部는 뼈가 산산이 흩어지는 일을 나타낸다. 즉 사람이 죽어 영혼과 육체의 생명력이 흩어져 목숨이 다하여 앙상한 뼈만 남은 상태로 변하니(匕) 죽음을 뜻한다. 死(사)의 오른쪽을 본디는 人(인)이라 썼는데 나중에 匕(비)라 쓴 것은 化(화)는 변하다로 뼈로 변화하다란 기분을 나타내기 위하여서다. ❷회의문자로 死자는 ‘죽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死자는 歹(뼈 알)자와 匕(비수 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匕자는 손을 모으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다. 그런데 갑골문에 나온 死자를 보면 人(사람 인)자와 歹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시신 앞에서 애도하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다. 해서에서부터 人자가 匕자로 바뀌기는 했지만 死자는 누군가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는 모습에서 ‘죽음’을 표현한 글자이다. 그래서 死(사)는 죽는 일 또는 죽음의 뜻으로 ①죽다 ②생기(生氣)가 없다 ③활동력(活動力)이 없다 ④죽이다 ⑤다하다 ⑥목숨을 걸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망할 망(亡)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존(存), 살 활(活), 있을 유(有), 날 생(生)이다. 용례로는 죽음을 사망(死亡), 활용하지 않고 쓸모없이 넣어 둠 또는 묵혀 둠을 사장(死藏), 죽음의 원인을 사인(死因), 죽는 것과 사는 것을 사활(死活), 사람이나 그밖의 동물의 죽은 몸뚱이를 사체(死體), 죽음을 무릅쓰고 지킴을 사수(死守), 죽어 멸망함이나 없어짐을 사멸(死滅), 죽어서 이별함을 사별(死別), 죽기를 무릅쓰고 쓰는 힘을 사력(死力), 죽는 한이 있더라도 서로 저버리지 않을 만큼 절친한 벗을 사우(死友), 죽을 힘을 다하여 싸우거나 목숨을 내어 걸고 싸움 또는 그 싸움을 사투(死鬪), 죽음과 부상을 사상(死傷), 수형자의 생명을 끊는 형벌을 사형(死刑), 태어남과 죽음이나 삶과 죽음을 생사(生死), 뜻밖의 재앙에 걸리어 죽음을 횡사(橫死), 참혹하게 죽음을 참사(慘事), 쓰러져 죽음을 폐사(斃死), 굶어 죽음을 아사(餓死), 물에 빠져 죽음을 익사(溺死), 나무나 풀이 시들어 죽음을 고사(枯死), 죽지 아니함을 불사(不死), 병으로 인한 죽음 병사(病死), 죽어도 한이 없다는 사무여한(死無餘恨), 죽을 때에도 눈을 감지 못한다는 사부전목(死不顚目), 죽을 고비에서 살길을 찾는다는 사중구활(死中求活), 죽는 한이 있어도 피할 수가 없다는 사차불피(死且不避), 죽더라도 썩지 않는다는 사차불후(死且不朽),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이라는 사생지지(死生之地), 다 탄 재가 다시 불이 붙었다는 사회부연(死灰復燃), 이미 때가 지난 후에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죽고 사는 것을 가리지 않고 끝장을 내려고 덤벼든다는 사생결단(死生決斷), 죽어서나 살아서나 늘 함께 있다는 사생동거(死生同居), 죽어야 그친다로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사이후이(死而後已) 등에 쓰인다.
▶️ 而(말 이을 이, 능히 능)는 ❶상형문자로 턱 수염의 모양으로, 구레나룻 즉, 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을 말한다. 음(音)을 빌어 어조사로도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而자는 ‘말을 잇다’나 ‘자네’, ‘~로서’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而자의 갑골문을 보면 턱 아래에 길게 드리워진 수염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而자는 본래 ‘턱수염’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지금의 而자는 ‘자네’나 ‘그대’처럼 인칭대명사로 쓰이거나 ‘~로써’나 ‘~하면서’와 같은 접속사로 가차(假借)되어 있다. 하지만 而자가 부수 역할을 할 때는 여전히 ‘턱수염’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한다. 그래서 而(이, 능)는 ①말을 잇다 ②같다 ③너, 자네, 그대 ④구레나룻(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 ⑤만약(萬若), 만일 ⑥뿐, 따름 ⑦그리고 ⑧~로서, ~에 ⑨~하면서 ⑩그러나, 그런데도, 그리고 ⓐ능(能)히(능) ⓑ재능(才能), 능력(能力)(능)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30세를 일컬는 이립(而立), 이제 와서를 이금(而今), 지금부터를 이후(而後), 그러나 또는 그러고 나서를 연이(然而), 이로부터 앞으로 차후라는 이금이후(而今以後), 온화한 낯빛을 이강지색(而康之色)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부적절(不適切), 부당한 일을 부당지사(不當之事),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부정부패(不正腐敗), 그 수를 알지 못한다는 부지기수(不知其數), 시대의 흐름에 따르지 못한다는 부달시변(不達時變) 등에 쓰인다.
▶️ 朽(썩을 후)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나무 목(木; 나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丂(교, 후)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朽(후)는 ①썩다, 부패(腐敗)하다 ②늙다, 쇠(衰)하다 ③소멸(消滅)하다 ④썩은 냄새 ⑤구린내, 악취(惡臭)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썩을 부(腐)이다. 용례로는 낡고 썩어서 못 쓰게 됨을 후락(朽落), 썩은 뼈를 후골(朽骨), 나이가 많아 기력이 쇠약해짐 또는 그러한 사람을 후로(朽老), 썩은 나뭇잎을 후엽(朽葉), 썩어 문드러짐을 후패(朽敗), 썩어서 파괴됨을 후괴(朽壞), 썩어서 없어짐을 후멸(朽滅), 나무 같은 것이 썩어서 헒을 후손(朽損), 썩은 토양을 후양(朽壤), 썩어서 폐물이 됨을 후폐(朽廢), 썩고 더러움을 후예(朽穢), 썩어 없어지지 않음 또는 어떤 것의 가치나 의의가 언제까지나 길이 전하여 없어지지 않음을 불후(不朽), 어떤 물체나 시설 등이 오래되고 낡아 사용하기 어려운 상태에 있음을 노후(老朽), 마르고나 시들고 썩음을 고후(枯朽), 쇠하여 낡음을 쇠후(衰朽), 썩은 나무에 조각한다는 뜻으로 일이 값어치가 없음의 비유하는 말을 조후(雕朽), 썩은 것을 부순다는 뜻으로 어떤 일을 하기가 쉬움을 이르는 말을 납후(拉朽), 썩은 나무에 조각하거나 썩은 벽에 고쳐 칠해도 소용이 없다는 뜻으로 지기志氣가 썩은 사람은 가르칠 수 없음이나 탁하고 게을러 쓸모 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후목분장(朽木糞牆), 영원히 썩지 않거나 없어지지 아니함을 천고불후(千古不朽), 영원히 썩거나 사라지지 아니함을 만세불후(萬世不朽), 명성이 후세에 전하여 없어지지 아니함을 명수불후(名垂不朽), 죽더라도 썩지 않는다는 뜻으로 몸은 죽어 썩어 없어져도 그 명성은 길이 후세에까지 남음을 사차불후(死且不朽), 마른 나무 꺾기와 썩은 나무 부러 뜨리기라는 뜻으로 일이 쉬움을 이르는 말로 쉽사리 상대를 굴복시킴을 이르는 말을 최고납후(摧枯拉朽), 초목과 함께 썩어 없어진다는 뜻으로 해야 할 일을 못 하거나 이름을 남기지 못하고 죽음을 이르는 말을 초목구후(草木俱朽), 마른 나무와 썩은 등걸이라는 뜻으로 쓰이지 못하는 사람이나 물건을 비유하는 말을 고목후주(枯木朽株)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