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엔가 고흥읍에서 충현이가 주선한 저녁식사를 하며
고흥에 사는 초등 선후배 모임 이야기가 잠깐 나왔다.
충현에게 미루는데 내 욕심이 발동했는지 산에 한번 가자고 연락을 했다.
그 범위도 애매하다.
내 친구이자 동기인 경호는 고흥에서 태어나 고흥에서 거의 전교직기간을 근무했고
지금도 오마 바닷가에 집을 가꾸며 살고 있다.
그와 후배들 관계를 짐작해보면 따르고 신뢰하는 사이인 사이도 있으나
서로 껄끄러운 관계도 있다.
중초로 온 후배들도 연락하기가 어중간하다.
결국 그날 저녁 모인 후배와 녹동의 곽충섭한테 연락했더니
충섭이와 용태만 갈 수 있다고 응답을 했다.
복현이와 선경 충현이도 못오니 조금 서운하다.
날씨를 보니 흐리고 비도 온다해 충섭에게 전화해 취소하려고 하니
비가 쏟아지지 않으면 가자고 한다. 그냥 지 차로 둘이라도 다녀오자 한다.
당일 아침에 무거운 몸을 끌고 일어나 아침을 때운다.
지난 밤 우리가 중국여행 턱으로 웃골에 낸 4미리의 치킨 안주에 술이 취한 바보는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유둔까지 걸을 작정으로 군내버스 시각을 보니 8시 20분 차가 있다.
여유있개ㅔ 걸어나와 마서 입구의 당산나무를 보려는데 금방 차가 온다.
유둔에 대와가는데 계매쪽으로 차 한대가 가 버린다.
9시까지 만나자 했으니 마음이 바쁘다.
다음 차는 9시에 벌교를 출발해 거의 10시에 닿는다.
개인택시로 가 탄다.
점암 천학이 고향이라는 김사장과 이런저런 동강의 여론을 물으며 간다.
미터기에 3만 5천원 이상이 찍힌다.
전화를 하니 충섭이는 보건소 앞에 온다하고 용태는 홍교앞을 걸어오고 있다한다.
거의 동시에 둘이 도착해 충섭의 차를 타고 나로도로 간다.
9시 40분이 지나 송신소 앞에 주차하는데 차가 몇 대 있다.
능선쪽으로 지그재그 오르니 길 가에 몇 개의 복수초가 보인다.
충섭이는 사진을 찍고 용태는 걷는다.
난 잘난 척 혼자 후적후적 앞서간다. 충섭이는 비탈에서 숨을 헐떡이며 산에 간지 오래니 힘들다고 한다.
전망이 열리는 곳에 서서 사방을 설명한다.
바위 꼭대기에 서서 손죽열도를 설명하고 2봉으로 가는 동안 또 복수초를 만난다.
정상에서 바람을 피해 맥주를 딴다.
바람이 차가워 용태가 손이 시리다 해 배낭에서 장갑을 꺼내 준다.
시름재를 지나 편백숲에서 담양에서 오신 어른들을 만난다.
2시간 남짓에 산행을 마치고 고흥으로 오는 길에 비가 더 굵어진다.
고흥회관에 가 대구탕을 먹는데 용태의 딸이 초등 임용고시에 합격했다고 한다.
충섭이는 운전하고 난 퇴직자니 자기가 밥값을 내겠다고 한다.
난 술까지 사라고 해 잎새주를 부른다.
낮술을 사양하는 용태에겐 한잔만 권하고 내가 마신다.
비가 계속 내려 용태 집앞에 데려다 주고 날 터미널에 내려준다.
벌교에 오니 3시가 다 되어간다.
마륜으로 가는 버스는 4시 지나 있고, 15분에 온동 금곡을 지나 대서로 가는 버스가 있어
그 차에 오른다. 버스는 미니로 20인승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