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경기는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통영대회만 매년 참가키로 마음먹고 있었는데,
이번 통영대회가 4월말(4.27)로 당겨졌고, 그날은 다른 행사가 겹쳐, 어쩔 수 없이 대구
대회에 참가 하게 되어, 대회 한 달 여를 남겨두고 여편네에게 인터넷 신청을 부탁 했더니,
“그날이 당신 생일인데?” “생일하고 무슨 상관인노?” “요새 피곤하다면서 생일날 하루라도
집에서 시이~소!” “내가 쉴 팔자가? 그라고 종일 당신 얼굴 보고 있는 건 고문당하는 기분일텐데.”
대회 하루전날은 죽마고우 10쌍이 년례 행사로 하는 야유회 날이어서 월연정 뒤 양잠 하는
친구의 잠실에서 시끌벅적 보내다, 점심을 먹고는 대구 행사장으로 출발했다. 본인 친필로
서약서에 서명날인도 해야 하고, 자전거도 사전 검사를 받아야 한다. 통영대회(국제대회)와
달리 검차장도 복잡 하지 않았고, 서약서도 대기자 없이 금방 끝낼 수가 있었는데, 옆에 있든
마누라 왈, “내용도 안 일그보고 싸인 하나?” “일그보나 마나 아이~가? 경기 하다 죽어도 본인
책임 이라능 거 아이가~” “출전비에 보험료도 포함되 있으니 돈은 좀 나올끼~구 마는.
“당신은 내 죽으마 별씨리 답답을 끼~ 인나, 생일날이 제삿날 대마 주위사람 입에도 오르내릴
테고, 보험금에 또 좀 벌어 놓았겠다, 불행 끝 행복 시작 된다는 것 아잉 가베?” 꼭 말을 해도!“
유원지가 되어 놀러 나온 인파와 내일 대회 준비로 부산 한걸 보고 일단 마산으로 내려 와 아침에
다시 올라 가기로 작정 하고 서둘러 내려 왔다. 아무데서나 숙면을 취할 수가 없어 집으로 왔는데,
석탄일 이틀 전부터 잠도 못 자게 법석들을 떤다. 아무렴은 부처님의 뜻일 테니까 하찮은 중생이
달리 방법도 없다.
생일 밥은 저녁으로 미루고, 5시에 일어나 대충 챙겨, 6시에 대구로 향했는데, 외부온도가 1도를
가르 킨다. “물이 찹겠는 데”, 예상이 빗나가는 일이 잘 없다. 물은 탁하고 차거 웠다, 수트 속의
런닝 복이 가슴을 조여 오고, 찬물에 머리박기가 두려울 정도 여서 포기하고도 싶었다. 싸이클
코스가 무난했든 관계로 작년 보다는 5분여 빨리 들어 온 것 같았다. 저녁 행사 때문에 머뭇거릴
시간도 없어 연가님 부부와 점심식사만으로 내 달려 오고 말았다.
샤워를 끝내니, 4시가 넘었다. 어시장의 생선회와 주문한 케익을 찾아 에델님을 태우고 연가님댁
도착이 5시, 조망권 좋은 아파트에서 한참이나 집안 구경에, 주방에선 음식준비가 바쁘고, 모처럼
귀국 하신 보또랑 님을 비롯한 밀양팀 들 도착을 선두로 해서, 금새 스무남은명이 한자리에 앉았다.
방금 삶아온 삼겹살 과의 홍어 삼합의 맛은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홍탁이 한 순배 돌고, 보또랑
님의 귀국선물인 꼬냑 과 후배들이 준비 해온 스카치로 거나 하게 취한 기분에 노래방 까지 들러,
모처럼 흥겨워한 하루였다고 여겨진다.
개인적으로 생일이라 이렇게 많은 사람과 식사를 하고 떠들며 보낸 적이 없었다. 보통 사람들과는
달리, 생일이라고 별스럽게 보내려는 사람들의 행태가 좀은 이상할 정도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는 태어남과 동시에 고생문이 활짝 열려 있는 사회 이므로 축복받을 땅이 아니라는 생각
에서다. 역설적으로는 모든 시름 다 털고 죽음에 이르는 게 축복 받을 일이 아닌가도 여겨진다.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힘든 경기를 하며 보람과 용기, 행복함을 느꼈으며, 이후의 내 바램
은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세상을 하직 할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바램 도 가져 보았다.
제가 <밀양사람> 카페에 와서 제일 먼저 통화한 분이 촌님이었는데...., 처음으로 목소리를 들었던 그 때나 지금이나 늘 한결같은 분......글따로..말씀따로..행동따로..이신 분들 너무 많은 이 시대에 자신만의 삶의 철학이 실한 분, 언제나 글과 말씀, 행동이 일치하시는 분....밀양카페를 알게 되어서 당신이 얻은 것이 무어냐고 누가 묻는다면 이제는..정말 이제는 주저않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람을 알게 되었다.."라구요.... 단순히 알게 된 정도가 아니라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그 사람의 내면이 (물론 아직 병아리 눈물만큼이지만..^^) 조금씩 보이더라구요..촌님 존경합니데이
첫댓글 까탈님을통해 정신력이나 삶의 방식들을 많이 배웁니다....근데 주로 하고 싶은말은 다하고 사시지예? 특히 사모님한테....
마누라 아이고~, 카페 여자분들 한테도 하고 싶은말 다 해뿐다 아이요! 그렁게 공주병내지 왕비병 증후군 환자들은 죽을 맛일껄? 낄~낄~낄~
이 꼬리글 읽는데 왜 그 날 저녁 일이 생각나는지... 제가 사실 후기글 반틈 쓰다 말았거든요..마무리는 촌님께서 몰라서언니께 마지막으로 한 말씀으로 할려고 했는데......,-.-
생일날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이래 저래 기억에 남을만한 날이 되실테고 한마디로 대단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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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잘 알겠스므니다.
놀라움 그 자체 입니다...지는 따라 할라케도 못 따라 갈것같습니다/....ㅎㅎㅎ
부인말 좀 들어주는것도 이잰 괜찮을 텐데말야. 무뚝뚝한거 그거 좋은거 아니니까. 있을때 잘해란 말도 있응게. 무지바쁜 하루였지만 기분은 만땅이었겠다. 축하한다.
에효.. 재밌었겠다.. 정말 가고싶었는데.. 쩌업..
제가 <밀양사람> 카페에 와서 제일 먼저 통화한 분이촌님이었는데...., 처음으로 목소리를 들었던 그 때나 지금이나 늘 한결같은 분......글따로..말씀따로..행동따로..이신 분들 너무 많은 이 시대에 자신만의 삶의 철학이 실한 분, 언제나 글과 말씀, 행동이 일치하시는 분....밀양카페를 알게 되어서 당신이 얻은 것이 무어냐고 누가 묻는다면 이제는..정말 이제는 주저않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람을 알게 되었다.."라구요.... 단순히 알게 된 정도가 아니라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그 사람의 내면이 (물론 아직 병아리 눈물만큼이지만..^^) 조금씩 보이더라구요.. 촌님 존경합니데이
삼촌친구맞나?
야~야~, 니~좀 심한것 아니가? 짜고 치는 고스톱 같이......
담에 연보라 만나면 그 잘 먹는 소주 한 잔 필히 더 줘야 겠구마는..
정말 정성과 수고가 넘 많았어요 아직도 내속에서 인사가 남아있는데 그날 이후로 할 기회가 없어서리~여하튼 멋진 남자~!!! ㅎㅎㅎ^^*
내 한테 관심 갖이면 곤란 합니데이~, 까딱하마 멀꺼~디이~ 깔찌~뜨낄일이 생길 끼구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