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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천지. 출처: pixabay
최근 백두산 천지에서 화산 폭발 징후가 나타났습니다. 백두산은 지난해 중국 측을 통해 온천수 온도가 최고 83℃까지 올라가는 이상 현상이 관측됐는데요. 만약 백두산 화산에서 서기 946년 11월의 천년 대분화(Millenium Eruption)와 같은 분화가 일어난다면 주변 80km까지 떨어진 지역까지 화산에서 분출된 고온의 토석인 화쇄류가 밀려나올 것이라고 예측됐습니다. 또한 화산재가 물과 만나서 진흙탕처럼 흐르는 화산이류는 두만강과 압록강까지 흘러들 것이라고 합니다.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깨어나는 백두산 화산,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윤성효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백두산은 2002~2005년에 잦은 지진이 발생하는 등 불안했고, 이후 한동안 안정됐다가 지난해 다시 지진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며 "특이한 기상 조건에 따라서는 서울 등 남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윤수 포항공대 환경공학부 교수는 "화산 분화를 무턱대고 두려워해서도 안 되겠지만, 안전불감증은 큰 피해를 낳을 수 있는 만큼 국제 학계가 동참하는 남북 공동연구가 하루빨리 수행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화산 폭발, 기후변화 부를 수 있어
탐보라 화산의 칼데라. 출처: Wikimedia Commons
왜 화산 폭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걸까요? 화산 폭발은 매우 넓은 범위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기후변화를 부를 수도 있다고 합니다. 화산 중에서 1815년에 일어난 탐보라 화산의 분화는 큰 규모의 폭발과 많은 인명 피해를 입힌 것으로 유명합니다. 전 세계의 기후에도 영향을 끼쳐 농업의 모습도 바뀌었다고 하는데요. 약 50만 제곱미터의 화산재가 성층권까지 올라가 태양 복사 에너지까지 가로막았다고 하는군요.
우승엽의 책 <대기근이 온다>을 보면 탐보라 화산 분화의 영향은 7년이나 계속 되었다고 합니다. 이 시기의 북반구는 기온이 급강하하고, 지구 평균 기온이 1도나 떨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폭발 이후의 해인 1816년을 '여름 없는 해'라고 불렀습니다.
1816년 당시의 여름 기온. 출처: UCAR University for Science Educatio
'여름 없는 해'에 걸맞게 1816년에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미국, 유럽, 그리고 아시아 전국에 이상 기후가 이어졌습니다. 6월이 되었는데도 미국 북동부 지역에는 눈 폭풍이 몰아쳤고, 캐나다에서는 눈이 무려 30cm나 쌓였다고 하는데요. 추위는 7~8월에도 이어져 강과 호수는 여전히 얼어 있었다고 합니다.
기후변화, 백금으로 찾는다
화산 폭발이 불러온 기후변화,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요? <Nature>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촉매나 귀금속으로 많이 사용하는 '백금'을 통해 과거 슈퍼화산의 폭발과 기후변화 사이의 관련성을 찾아냈다고 합니다.
미국 오하이오 주 소재 신시내티대학교 인류지질학과 Kenneth Tankersley 부교수는 화산재에 포함돼 있는 백금입자를 이용해 화산재가 얼마나 멀리 이동했는지 조사했습니다. 그리고 급작스런 기후 변화를 일으킨 시기가 화산이 폭발했던 시기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지난 1천년 동안 격렬한 분출을 일으킨 화산 지역. 출처: University of Cincinnati
연구팀은 재앙에 가까운 화산 분출로 인해 기후변화가 심하게 일어났던 시기의 유적지를 찾아 샘플을 채취했습니다. 미 서부의 오하이오 계곡, 카리브 해, 과테말라 등이 해당합니다.
그리고 각 샘플의 방사성 탄소연대를 측정해 정확한 연대를 측정합니다. 이후 과거 기후변화를 일으킬 만큼 거대한 화산폭발이 있었던 아프리카에서 발생했던 바누아투 섬의 Kuwae 화산(1452년), 아이슬란드에서 있었던 Laki 화산(1783년), 오하이오에 있던 Eldgia(934년) 화산 폭발시기와 대조해봤습니다. 그 결과 이 화산들이 급격한 기후변화를 일으켰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한편 이윤수 포항공대 교수는 발표를 통해 "앞으로 백두산 화산이 어떻게 될 것인지 모르나 그걸 알기 위해 정밀 조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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