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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풋볼뉴스(Football News) 원문보기 글쓴이: 블루문
덥고 습한 여름이 왔다. 밖에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고 지치기 쉬운 계절이다. 하지만 축구는 여름에도 계속되기에, 이 시기에는 컨디션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하겠다. ONSIDE가 현장 지도자와 현직 피지컬 코치에게 유소년 선수들을 위한 ‘무더위 슬기롭게 이겨내는 방법’을 물어봤다.
최근 한국의 여름은 기후 이변으로 인해 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으며, 온도와 습도도 동시에 오르는 중이다. 특히 7~8월에는 열대야가 반복되면서 밤에도 덥다. 그러다 보니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유소년 선수들이 적지 않다. 시즌 초에 좋은 경기력을 보였던 선수들이 이 시기 고전하는 이유도 날씨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여름에도 각종 전국대회가 열리는 등 축구 시계는 바쁘게 돌아간다. 결국 무더운 여름을 이겨낼 수 있는 선수 맞춤 컨디션 관리 방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팀에서의 관리도 중요하지만, 가정에서의 관리도 병행되어야 한다. ONSIDE와 인터뷰한 이들은 ‘덥고 힘들수록 기본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여름철 잊지 말아야 할 수분 섭취
무더위 이기기 #1. 잘 먹어야 한다
무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잘 먹는 것이다. 간단한 방법인 것 같지만, 사실 요즘 아이들은 입맛이 천차만별이기에 쉬운 일이 아니다. 이창현 대한축구협회(KFA) 전임지도자는 “우리 때는 삼계탕이나 장어구이와 같은 스테미너 음식들을 많이 먹었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이러한 음식들을 잘 먹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낙영 서울중앙고 감독도 “우리가 운동할 때는 축구부 숙소에서 일주일에 두세 번씩 고기를 먹었지만, 지금은 수업을 받고 학교 식당에서 식사를 해야 하기에 그렇게 하는 것이 힘들다”라고 이야기했다.
더운 날씨에 경기를 뛰면 수분이 빠지고 근육량도 감소한다. 이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잘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황진성 풋볼A 감독은 “우리는 에너지바, 바나나, 초코우유 등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들어가 있는 음식들을 활용한다. 훈련이나 경기가 끝난 직후에 바로 먹을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데,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를 오래 놔두게 되면 회복이 그만큼 느려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영양제, 보충제도 적극 활용한다. 최근에는제품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고, 컨디션 관리에 실제 도움을 주는 경우도 많다. 이낙영 감독은 “인터넷만 검색해도 영양제, 보충제에 관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우리 때는 그런 정보가 부족했기에 몸에 맞지 않아도 그냥 먹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이어 “나는 비타민 C, D의 섭취를 권유하는 편이다. 비타민C는 아이들이 과일을 많이 먹지 않기에 필요하고, 비타민D는 햇빛을 계속 받아도 항상 부족하기에 영양제, 보충제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또 “수분이 가장 많이 빠지는 시기인 만큼 훈련과 경기 중간중간에 계속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물을 많이 마시게 되면 식사를 제대로 못할 수 있으니 적절하게 조절해야 한다”고 했다.
이재홍 남자 축구국가대표팀 피지컬 코치는 날이 더워질수록 유소년 선수들이 식사를 잘 챙겨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일요일에는 아침을 안 먹고 계속 잠을 자는 친구들이 많은데, 피곤하더라도 아침은 꼭 챙겨 먹기를 권장했다. 이 코치는 “더운데 운동 끝나고 나면 입맛이 사라지고 밥도 잘 안 넘어간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안 먹으면 그게 쌓이고 쌓여 컨디션 저하로 이어지니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입맛이 없을 때는 냉국수와 같은 시원한 음식들을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요즘에는 보충제가 워낙 잘 나와있다. 액체 형태이기 때문에 먹기도 쉽고 흡수도 빠르다. 보충제를 먹을 때는 탄수화물뿐만 아니라 단백질 함량이 포함되어 있는 것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창현 전임지도자는 가정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나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라 잘 안다. 아이들은 맛없으면 잘 안 먹고, 맛있으면 결국 먹게 된다. 부모님이 가정에서 어떻게 요리를 해주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맛있는 음식에 필요한 영양소를 넣어 어떻게든 먹게 만들어야 한다. 체질적으로 마른 선수들도 잘 먹다 보면 결국 변한다. 입맛이 없으면 수박처럼 수분이 많은 과일을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바나나는 탄수화물이 풍부해 여름철 에너지 보충에 좋다
무더위 이기기 #2. 에어컨은 적정 온도, 수면은 충분히
더위에 꼭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에어컨이다. 요즘처럼 더운 시기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 에어컨을 틀어 놓는 경우가 많다. 중요한 것은 적정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온도가 너무 낮으면 감기에 걸릴 수 있고, 아예 안 틀면 더위 때문에 컨디션 조절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유소년 선수들의 효과적인 컨디션 관리를 위해서는 에어컨을 슬기롭게 사용해야 한다. 이재홍 피지컬 코치는 “제일 좋은 것은 창문을 열고 선풍기를 틀어 놓는 것이지만, 요즘처럼 더운 시기에 에어컨을 아예 안 틀 수는 없다. 26도 정도로 유지하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다만 온도가 너무 낮으면 감기에 걸릴 수 있고 면역력도 떨어진다. 어쩔 수 없이 낮은 온도를 설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얇은 점퍼를 입길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창현 전임지도자도 적정 온도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바깥 온도와 실내 온도가 크게 차이가 나면 일반인은 괜찮지만, 선수들은 운동할 때 심폐 능력이 제대로 유지되지 않을 수도 있다. 운동장에 나갈 때 더 힘들고 퍼질 수 있으니 온도 관리를 잘하는 것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수면 또한 중요하다. 열대야가 시작되면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설치게 되며, 다음 날 일어났을 때 몸이 무겁거나 머리가 멍하다. 또한 에어컨을 틀어 놓은 상태에서 잠을 자다가 감기에 걸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것이 쌓이면 유소년 선수들은 컨디션, 경기력 저하로 이어지기 쉽다. 가정에서 수면 환경 관리를 잘해줘야 하는 이유다.
이낙영 감독은 “여름철에는 평소보다 조금이라도 수면 시간을 늘리는 것이 좋다. 30분 만이라도 일찍 잘 수 있도록 가정에서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팀은 대회에 나갈 경우 훈련이나 경기를 하기 전에 조금씩 쪽잠을 자도록 유도한다. 수면을 충분히 취해야 더위를 안 먹고 어지럼증과 같은 문제도 덜 생기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재홍 피지컬 코치는 “더위를 잘 버티려면 잠을 제대로 자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자기 전에 휴대폰을 만진다. 자기 전 최소 30분 정도는 휴대폰을 꺼 놓거나 멀리해야 한다. 낮잠을 자는 것도 좋지만, 30분 이상은 자지 않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갈수록 덥고 힘들어지는 여름, 현명한 컨디션 관리가 필요하다
무더위 이기기 #3. 운동량은 어떻게 조절해야 할까?
그렇다면 더운 여름에는 팀 훈련이나 개인 운동 시간을 무조건 줄이는 것이 좋을까? 사실 이 부분은 감독과 선수의 스타일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하면 된다. 황진성 감독은GPS 장비를 활용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근거로 운동 시간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고 했다. 황 감독은 “훈련할 때 선수들에게 GPS 장비를 달아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 결과를 보고 훈련 시간을 조금 줄이거나 휴식 시간을 조금 늘리는 쪽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낙영 감독은 더위를 이기기 위해 휴식과 회복에 평소보다 더 집중해야 하지만, 훈련 강도를 줄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우리는 날이 덥다고 해서 강도를 일부러 줄이지는 않는다. 프로 선수들도 더위 속에서 정해진 훈련량을 채우지 않나? 마찬가지다. 다만 덥지 않은 시간을 피해서 훈련할 필요는 있다. 강도보다는 시간을 늦추는 것이 좋다”고 했다.
여름철 운동량에 대해서 딜레마를 이야기한 이도 있다. 이창현 전임지도자는 “일본이나 동남아 쪽 선수들은 날씨를 따져가면서 훈련하지는 않는다. 스포츠이기 때문에 환경이 좋지 않아도 이겨내야 할 것은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더울 때 운동하면 인내심과 정신력을 기를 수는 있겠지만, 훈련 효과는 미지수인 것 같다. 지도자로서 이 시기 선수들을 어떻게 이끌고 가야 하는지 나 역시도 고민 중”이라고 표현했다.
이재홍 피지컬 코치는 운동량에 있어 적절한 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요즘에는 실내 구장이나 센터가 많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이 개인적으로 운동하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다”면서도 “쉬어야 하는 일요일까지 시간을 내서 개인 레슨을 받는 친구들이 있는데, 회복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우리 몸은 쓰고 남은 에너지를 저장해야 하는데, 운동을 추가로 하면 남은 에너지마저 고갈된다. 이 경우 아무리 보충제를 먹어도 쉽게 채워지지 않는다. 특히 성장기로 몸이 커지고 근육이 많아진 친구들은 운동을 하면 할수록 피로 회복이 안 된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이 글은 KFA 기술리포트&매거진 ONSIDE 7월호 ‘FEATURE’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글=안기희
사진=대한축구협회, FAphotos
첫댓글 이번 여름이 최고입니다.
좋은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