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가족(家族)들과
4월의 문턱에 들어서면서도 꽃샘추위가 기승(氣勝)을 부리던
어느 날 갑자기 봄꽃들이 피었다
아무래도 봄꽃의 대명사(代名詞)라면 자연스레 벚꽃이지만
올해는 어느 해보다 보름 정도 일찍 피었나 보다
늦게까지 꽃샘추위 때문에 날씨가 너무나 얄밉다고 한 것이
하늘도 심술(心術)을 부렸는지 모른다
하다못해 열흘 이상이라도 벚꽃 구경이라도 하면 좋을텐데
불과 며칠에 불과하니 안타깝다
겨울에 흰 눈이 내리듯이 봄바람에 우수수 떨어지는 벚꽃잎을
바라보니 운명(運命)이란 슬프기 그지없다
화개작야냉(花開 昨夜冷)이요
화락 금조풍(花落 今朝風)이니라
어젯밤 찬바람에 꽃이 피더니
오늘 아침 봄바람에 꽃이 떨어지는구나
어찌 보면 봄바람에 연약한 벚꽃이 떨어지고 마니 상춘(賞春)의
계절(季節)은 잔인(殘忍)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며칠 사이에 벚꽃이 모두 떨어질 것 같아서 오랜만에
가족(家族)들끼리 나들이를 했다
벚꽃이 핀 거리마다 봄꽃의 향연(饗宴)에 상춘객(賞春客)들이
붐비니 너무나 좋은 계절(季節)임을 실감이 나게 만든다
봄을 즐기는 여인(女人)들은 흐르는 시간(時間)보다도 떨어지는
꽃잎이 빠른 것을 알기라도 하듯이 추억 사진(追憶寫眞)에
담기도 바쁘다
꽃이 피니 나비들도 찾아드는가 하면 연녹(軟綠)색으로 곱게
물들어가는 수양 버드나무에 앉은 까치 두 마리가 다정해
보인다
요즘 아내가 싱글벙글한 것은 가까운 이웃 나라 日本 여행을
앞두고 있으니 좋은 듯하다
아름다운 벚꽃이 문제(問題)가 아니다
꽃이 핀 아름다운 계절에 조금 큰돈을 쓰기로 마음먹고서
고속버스 터미널 상가(商歌)로 갔다
옷 한 벌 사주고 밖에서 저녁을 먹고 오니 내 마음도 좋다
나는 해외여행(海外旅行)이란 무덤덤하게 받아들이게 되는데
아내는 봄꽃이 핀 것보다 좋은가 보다 ...... 飛龍 / 南 周 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