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은 일기예보
꽁치젓깔
삼라만상이 겨울 잠에서 깨어난 3월이다.
광활한 대지위에 숨어있는 모든 씨앗에게 생명을 불어넣고, 산천초목의 겨우살이에 묵은 때를 씻기는 봄비가 촉촉이 내린다.
비의 합창 소리에 꽁꽁 닫아두었던 창문을 활짝 열고 화답 하듯 고개를 쑥 내밀어 이리저리 살펴본다.
아직은 바람이 쌀쌀해 몸을 움추려 들게한다.
하지만, 봄은 내 눈앞에 한폭의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겨우내 참고 있었던 갈증을 해소 한듯 함초롬이
봄비를 머금은 개나리와 산수유가 "추운겨울 잘지내셨나요" 인사를 하듯 활짝 웃음을 띄고있다.
창문아래 화단에 심어진 목련나무 가지엔 새 색씨 볼기짝 마냥 하얀 속살을 드러낸 꽃 망울이 수줍게 숨어 배시시 웃으며 인사를 한다.
봄의 향연이 시작 되는 구나.이 아름다운 계절에 내 몸은 만삭의 임부가 되어 천근 만근이다.
지난해 지병인 협착증 으로 대 수술을 두번째 받고 회복중인 내 몸의 세포들이 봄비의 합창에 답가를 보내듯 구섯구석에서 민감하게 반응 하며 리듬을 탄다.
어린시절 흐린 날이면 하늘을 쳐다보며," 아이고 비가 오려나... 온 삭신이 쑤시고 아프노" 나는 그 소리만 들으면 어머님의 시야에서 벗어 나려 도망을 쳤다.어머님의 팔 다리를 주물러 드려야 하니깐...
세월의 무게를 실어 나에게도 그런 시절이 온다는걸 까마득이 생각도 못한채...
그 당시 그 유명하신 김 동환 통보관님의 일기예보가 무색하리 만큼 신기 하게도 비가 내렸다.
하루종일 내린 비가 저녁이 되어도 그치지 않았다.
오늘은 수필 대학에 공부하러 가는 날이다, 나는 어린시절 소아마비와 잔병 치례로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가끔씩은 만학의 꿈도 꿔보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를뿐 드러 나이가 들면서 깜빡깜빡 하는 정신에 자신이 없기도 했다. 나는 늦깍기 학생이된 마음으로 일찌감히 운동을 마치고 함께 공부하는 우리님 들을 만난다는 기쁨과 설레임으로 마음이 들떠있었다.추적 추적 내리는 날씨에도 벌써 많은 님들이 와 계셨다.열의에 찬 강사님의 강의가 끝난고 어김없이 숙제를 내어 주셨다.
가는 날이 장날 이라고 봄비가 촉촉이 내리기도 하니 비나 눈 자연에 관한 얘기나 추억담등 서정적인 글을 써보라신다. 잠시 생각해도 글 감이 많을것 같았다.
봄. 여름. 가을.겨울 사계절이 뚜렸한 대한민국 금수강산이 아닌가? 무슨 말이 필요하랴...
그러나 나는 강사님의 뜻을 거역하고 옛날 어머님 몸의 일기예보 같이 환절기나 비가오는 날이면 똑똑하게 기억하고 알려주는 내 몸을 칭찬 하려한다.
재활 운동 치료를 도와주시는 트레이느 선생님의 항상 하시는 말씀이 생각난다.
수술 부위가 따끔거리고 통증이 심할때는 내몸의 세포들이 살아 있다는 증거라며 열심히 운동하면 빨리 나을수 있다고 하신다. 이 얼마나 위안과 희망이 되는 말씀인가?
"감사 합니다. 선생님"
나는 마음속으로 다짐을 했다. "그래 긍정의 힘은 부정을 이길수 있다" 머잔아 고향 친구들 과의 만남, 대구 의료원 웰빙센타의 호스피스 봉사자들의 야유회, 웰빙대학 어르신 들과의 미팅겸 야유회, 부족한 나를 좋아라 따르고 내가 사랑하는 아우님들 과의 맛집 탐방, 수필대학의 기행문 여행등 즐겁고 바쁜시간을 보낼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온 산천초목이 싱거로운 여름이 지나면 자신의 옷 매무새를 자랑이라도 하듯이 채색된 나뭇잎들의 패션쇼 를 즐기고 나면 온 천지가 하얀 설국의 장대 함이 기다리고 있다.
또한 똑똑한 내몸의 세포들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알려 줄 것이다.
나의 심기를 알아 차린 것일까? 딸과 백년손님이 바람이나 쐬려 가잔다.
우리는 가까운 경주로 여행을 떠났다.
그기에도 봄은 성큼 다가와 있었다. 이곳저곳 매스컴을 탄 맛집을 찾아 시장기를 면한 뒤 신라시대 조상들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불국사를 돌아 교촌마을로 향했다. 마을 입구에는 주말을 맞아 봄 나들이 나온 어린 꼬마들이 부모님의 손을잡고 옛날 우리의 놀이 문화중 친숙한 널뛰기며 활던지기, 마루등 깔깔대며 즐기고 있었다.
교촌마을의 단아한 기와집 담넘어 망울을 활짝 터트린 벗꽃과 옹기종기 모여있는 장독대는 나를 신분상승까지 시켜 주었다. 하얀 앞치마를 두르고 장독대와 안채를 드나드는 대 가댁 안방 마나님이 되었다 구중궁궐 가채를 올린 중전마마에, 마마앞에 다소곳이 고개숙인 무수리 하며, 장안에서 절세가인으로 소문난 기생이 되기도 했다.
구수한 냄새를 따라 들어간 교동된장 집에선 신토불이 된장과 청국장도 샀다. 하루의 해는 그리 길지 않았다. 쌀쌀한 날씨였지만 안압지의 야경은 그날의 하이라이트가 되었다. 아름답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가끔 벗꽃축제가 열리면 들리고 하던 곳 이지만 그날 따라 아름답게 느껴지는건, 나의 긍정적인 생각에 엔돌핀과 다이돌핀의 작용이 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돌아오는 길은 달콤한 황남빵과 구수한 보리빵 맛을 음미하며 추억이될 한페이지를 고속도로란 도화지 위에 새기며 요즘 유행하는 "내 나이가 어때서" 란 노래에 흥을 돋우며 깊어가는 밤을 달렸다.
마음은 소녀시절 수학여행 에서 돌아오는 18세 순이가 되어...
그리고 나는 잊지않고 마음속으로 내 몸에게 감사하며 부탁 한다.
"주인을 잘못만나 고생하는 내 허리 다리야!! 남들 보다는 더 건강하지는 못하드라도 비가오나 눈이오나 따라 다니며.나를 즐겁게 하는구나.고마웡!!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때 마다 똑똑하게 기억해 알려주는 내몸의 세포들아!! 나는 너희들이 있어 정말 행복하고 고맙단다. 항상 나와 함께해 주어서...
재활운동과 권력운동을 열심히 해서 예전처럼 살도 빠지고 몸짱이 되는날, 너희들을 편하게 해줄께... 그날까지 조금만 더 힘 내어서 나를 보필해 주렴. 나의 즐거움이 곳 너희들의 즐거움이 아니겠니??
내몸이 늙어 움직일수 없을때 까지 우리같이 희노애락을 함께하며 행복하게 잘살자.
아자아자!! 화~이~팅!! "
첫댓글 님 ! 오랜간만이에요 잘지내셨지요 반가워요 감사해요 !
좋은글에 머물다가요 ~
순간마다 기쁘시구요 건강하시길 빕니다 ~~~
그렇죠. 너무 오랜만이죠?
잘지네셨죠. 이제 자주 뵐게요.
만사 형통하는하셔요.
잼있게 읽었습니다. 아자아자 화이팅!
감사합니다..즐거운 저녁 시간 되셔요.
늙어가는 서러움에../.
시향에 머물어 ..잘 감상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즐거운날 행복한 시간만 가득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