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준 날: 2025년 10월 15일 수요일 2:30
*함께한 아이들: 초등1학년 5명
*읽어준 책:
《훔치다》 윤여림 글/ 김고은 그림/ 천개의 바람
《방귀쟁이 며느리》신세정 글.그림/ 사계절
《샘과 데이브가 땅을 팠어요》존 클락센 그림/ 맥 바넷 글/ 시공주니어
긴 추석 연휴를 마치고 아이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벌써 귀가 간지러운 것 같았다.
지루하게 내리던 비가 잠시 그치고 파란 하늘이 나와 기분 마저 상쾌하게 돌봄터로 향했다.
아이들과 추석은 잘 보냈냐며 인사를 건넸는데, 아이들은 그저 그랬다는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솔이네 추석>처럼 한복을 입지도 않았고, 강강술래도 없었다며 그냥 주말 같았다는 아이들의 말에 조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오늘 준비한 책을 소개하는데 아이들은 빨갛고 커다란 제목을 보고는 <훔치다>를 먼저 읽자며 한목소리로 얘기했다.
그럼 그러자며 오늘의 책 읽기를 시작했다
책 표지를 보면서 뭘 하고 있는 것 같냐고 물으니
"신발 끈 묶는 거 아니에요?"
"아니지, 제목이 '훔치다'니까 뭘 훔치고 도망가려는 거지"
"아니면 그냥 똥 누는 거 아니야?"
의견이 분분했지만, 제목 글자에 있는 파란색 반지는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첫 장을 읽자마자 아이들은 아~! 하면서 글자 위에 있던 파란색이 반지라는 걸 알아차렸다.
주인공과 동화되어 마음이 쿵쿵 뛰는 것만 같다고 어쩌면 좋으냐는 아이들을 보니 너무 귀여웠다.
마침내 돌려줘야겠다는 장면에서 " 그럼, 어떻게 돌려주면 좋을까?"라고 묻자
"원래 있던 곳에 놔두면 되죠
"아니지. 미안하다고 해야지!"
두 아이의 의견이 갈렸고, 아이들은 주인공의 선택을 본 뒤에는 잘 됐다며 안도했다.
언니 밥 위에 있던 생선 조각을 훔쳐먹었다는 민채는 자신의 '훔침 '경험을 얘기했고 라임이도 다른 아이가 라임이물건을 모르고 필통에
넣어갔다가 다시 가져와 사과받았던 경험을 이야기해 줬다.
동음이의어 '훔치다'는 아이들에게 조금 생소하고 어려웠는데 그냥 그렇다고 가볍게 이야기하고 넘어갔다.
두 번째는 <방귀쟁이 며느리>
책을 읽기 전에 책의 방향과 글의 쓰인 방향이 어떻게 다른지 먼저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왼손잡이들이 보기 편해지라고 이렇게 만든 거냐는 왼손잡이 친구의 이야기가 신선했다.
위에서 아래로 읽는 방식은 연습을 여러 번하고 왔지만, 글을 찾아 읽기가 조금 어려웠는데 사투리 말로 쓰인 글이라 천천히 읽으며
속도를 맞춰봤다. 이 이야기는 아는 친구들이 많았는데도 재미있게 들어주어 읽어주기가 참 재미있었다.
결국 방귀도 자랑거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 아이들은 나쁜 범죄자들을 처벌할 때 쓸 수 있도록 주인공 며느리에게 비법을 전수 받아야겠다고 농담하며 한바탕 웃으며 책을 마쳤다.
마지막 책은 < 샘과 데이브가 땅을 팠어요>
아이들은 표지 그림을 보자마자 어떻게 올라올 건지 걱정이 가득하였다.
땅을 파고 또 파다가 보석 바로 앞에서 다른 방향으로 갈 땐 큰 탄식으로 안타까움을 표현했고 자기가 주인공이었다면 진짜 짜증 나서
폭발했을 거라고 하자 주완이는 "그럼 보물을 빨리 찾을 수 있겠다."라며 웃었고 다른 아이들은 마치 본인들이 땅속에 있는 것처럼 답답해했다. 그러다 아이들은 어딘가로 떨어지자 "어~! 아까는 배나무 옆이 아니였는데?"라며 어떻게 이렇게 물었고, 아이들은 각자 생각을 말해보며 이야기를 마쳤다.
이야기 속에 빠져 함께 상상하는 그 시간이 아이들에게도 활동가에게도 참 소중한 시간이었다.
첫댓글 아이들의 생생한 반응이 보여서 재밌게 읽었어요.
수고하셨습니다^^
아이들의 상상은 너무나 신선하고 새로워서 참 재밌어요🙂
솔이처럼 한복도 안 입고 강강수월래도 없었다는 아이들 말이 왠지 씁쓸하네요
<훔치다>책 모르는 책인데 한번 봐야겠어요! 수고하셨습니다
그쵸..저도 괜히 씁쓸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