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부박, 식용박, 바가지 만드는 그박
키우시나요?
여름까지는 달려도 크지 못하고 다 떨어지더니
10월 들어서는 여기저기 막 달리내요.
더 안기다리고 안 열리면 뽑아버리겠다고
협박은 해왔습니다.
저에겐 소울푸드
제가 박나물을 워낙 좋아해
어머님 치매입원 전까지 추석 때 내려가면
꼭 박나물을 해주셨습니다.
어머님은 볶음이 아닌 대부분 찜으로 해주셨습니다.
겉껍질 칼 들어갈 때 따야하고 겉껍질 벗기고
속 파내다 보면 먹을꺼라곤 수박껍질 정도로
빈약합니다.
이렇게도 깎아보고 저렇게도 깎아보고..
어떻게 하든 모양이 썩 이쁘지 않습니다.
어릴 때 바가지만드려고 삶아놓으면 그향이
너무좋아 버리는 속 먹겠다고 수저들고
달러 들었는데 절대 못먹게했습니다.
허파에 바람든다고 하신 거 같은데
그런지는 모르겠고 미백효과가 매우 뛰어난
식물로 화장품- 마스크팩 쪽에 들어가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미련을 못버리고
계속 징징대면
어머니께서
바가지 부분 살 조금붙어 있는 거
긁어서 간장에 타주셨습니다.
벌새보디 큰 진짜 왕따시 박각시나방이
밤에 찾아 드내요.
1차 박고지이고 햇볕에 말리는데 3일 걸리내요.
이 박고지 묵나물도 물에 불려 반찬만들면
사람들이 뭔지도 묻지도않고 다른 반찬 손안대고
이반찬 떨어질 때까지 서로 먹더라구요.
그때서야 뭐냐고..
문어숙회도 소고기도 꽃게찜도 후순위로 밀릴
정도의 반응이라 모임때 기회되기만 하면
무쳐 내갑니다.
요즘은 틈만나면 박나물을 만들어 먹고 있습니다.
박은 워낙 순수한 식재료라 일체의 양념없이
소금간에 들기름이든 참기름 약간만 가미해도
충분합니다.
백종원님 식의 상업적 음식-달고 짜고 맵고
미원범벅에
치즈듬뿍 요리에 길들여진 경우는 맹탕에
가깝게 느껴질 것기에
딜리셔스하고 미식가분들에게만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