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 K동과 공수특전사령부 전경, 지금은 상전벽해로 변해간다..)
푸른 산장
남한 산성 입구에 있는
생고기집 식당이다
동네 친목회 모임과 회식을
그 식당에서 많이들 한다
산을 조금 올라서 좋고
야외 분위기 살려줘서 좋다
행정 구역은 하남이지만
서울 송파구 끝이라
멀리서 오는 단체 등산객이
전철역에서 내려 산을 오른다
휴일 오전 8시 쯤 보면
전국서 오는 수많은 등산객이
온 동네가 시끌벅적거리며
삼삼오오 줄지어 산을 오른다
이전 등산 다니던 모임이
시간이 가고 세월이 흘러
이리 저리 뿔뿔이 흩어져
이제 카톡으로나
소식 전하고 있으니
무심한 세월이 무상하구나
2023년 4월 23일
'하늘이 맑고 화창한
일요일 아침에'
푸른 돌(靑石)
첫댓글 1.겨울이 훌쩍 물러가고 화창한 봄 날이 되었다. 온 산과 들이 날로 푸르러지며 녹색이 짙어만 간다. 나무마다 새 잎이 돋아나 봄바람에 살랑대며 흔들거린다. 작은 골목엔 그동안 잘 안보이던 참새도 몇 마리가 재잘거린다. 간혹 삐익 삐익 울어 쌓던 직박구리는 이제 새끼 치느라 바쁜지 조용하다. 제비도 올 때가 지났는데 금년에도 우리 동네를 찾지 않는 것 같다. 바로 옆 위례 신도시가 여기 저기 건물을 지으니 그 영향이 클 것이다. 이전에 텅텅 빈 땅일 때는 집 짓기도 좋고 새끼 키우기도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빈 땅이 점점 줄어드니 자기 네가 살 자연 환경이 아님을 알고 오지 않는 것 같다.
몇 년 전에 옆 건물에 제비 한 쌍이 새끼를 키웠다. 봄에 집을 부지런히 짓더니 네 마리가 태어났다. 동네 사람들은 경사 났다며 모두 좋아했다. 그 때 제비의 육추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봤다. 시골서 자라면서도 그만큼 가까이서 제비가 육추 하는 과정을 자세히 보지 못했다. 어릴 때라 해마다 보니 무심코 예사로 봤던 것이다. 처음 네 마리가 자랐는데 한 마리가 밀려나 바닥에 떨어졌다. 주변에 있던 길 고양이가 물어가는 걸 보고 동네 아주머니가 보고 알려줬다..=>
2. 금년 들어서는 아직 제비를 못 봤다. 우리 동네는 한 마리도 얼씬거리지 않으니 볼 수가 없다. 시내를 벗어나 서울 근교에도 제비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공기가 나쁘고 환경이 맞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전에 시골 초가 지붕 처마 끝에 어떤 해는 두 쌍이나 세 쌍까지 집을 지었다. 그래도 사람들은 제비를 쫓지 않고 잘 보살폈다. 마당에 쳐 놓은 빨래 줄에 여러 마리가 앉아 재잘거리면 꽤나 시끄럽다. 그래도 시끄럽거나 귀찮아 하는 사람이 없다. 흥부네 제비가 복을 물어다 줬다는 전설로 길조(吉鳥)라 여긴다.
지금은 시골에 초가집이 없어 제비 집 짓기가 더 힘들 것이다. 초가집 처마 만한 좋은 장소가 없다. 간혹 보면 일반 건물 외벽 코너나 베란다 밑에 집을 짓기도 한다. 우선 비를 피할 수 있어야 하고 사람들이 보이는 곳이 좋을 것이다. 그래야 고양이나 다른 동물의 공격을 받지 않고 새끼를 무사히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새끼들이 한창 자랄 즈음엔 비 오는 날도 부지런히 먹이를 잡으러 나간다. 비 오는 날도 뭔가 날아다니는지 한 시도 쉬지 않는다. 참새나 비둘기처럼 아무거나 먹지 않고 날 것만 잡아 새끼를 키우는 걸 보면 신통하다...=>
3.지금도 옆 건물엔 이전 제비집이 그대로 있다. 그 건물 1층에 뜻밖에 오토바이 가게가 들어왔다. 이런 곳에 웬 오토바이 가게가? 했더니 최근 몇 달 동안 주인이 가게 문을 닫고 보이지 않는다. 다른 데 가서 일하고 여기는 창고처럼 쓰는 것 같다. 별 관련 없는 분이라 명함만 한 번 주고 받았지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온 동네가 조용하다. 부동산 경기도 좋은 시기가 아니고 경제 사정도 녹녹치 않다. 잘 나가던 수출도 내리막이다. 이렇게 장기간 수출이 역진한 적이 없다니 경제가 위기로 달리는 것 같다. 우선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야 모든 경제가 선순환의 활기로 넘칠 것이다. 그런데 정 반대로 달리니 불황이 깊어지며 오래 갈 것 같다니 모두 걱정이다.
그동안 동네서 형 동생하며 친했던 부동산 사장이 업계를 떠났다. 3년 여 전에 동네 친목회 회장을 하던 아우가 갑자기 넘어져 골반을 크게 다친 후유증으로 결국 세상을 떠났다. 또 한 아우는 부인이 병원에 입원을 하는 바람에 가게를 정리하고 이 업계를 떠났다. 그 아우네 가계를 인수한 젊은 사장이 개업 했다며 인사하러 다녔다. 드디어 아우가 완전히 우리 업계를 떠났구나 하고 쓸쓸한 감회에 젖었다...=>
4.벌써 낮 기온이 초여름 날씨를 향해 달린다. 금년 봄은 더운 날씨가 평년보다 늦게 오는 것 같다. 이전에 4월 중순이 넘어 가면 벌써 초여름 날씨로 달렸다. 그런데 금년은 아직 낮 기온이 30도 가까이 가지도 않고 여름이 금방 올 것 같지 않다. 상일이는 더위보다 추위를 더 잘 탄다. 그래서 더운 여름이 추운 겨울 보다 낫다. 원래 좀 약한 체질이라 겨울이 더 힘들다. 더우기 무릎 신경통 때문에 더 그런 것 같다.
새파란 총각이 무릎이 시리다 하면 고향 형수나 아주머니들이 막 놀렸다. 아이를 낳은 아주머니들이 대개 산 후 조리를 잘못해서 얻는 병이 무릎 신경통인데 "총각이 뭔 일이 다냐?"며 놀렸던 것이다. 언젠가 한 해 겨울에 구들장이 내려앉아 전혀 연탄 불을 피우지 못한 냉방에서 겨울을 나고서 얻은 병이다. 그러나 증상은 겨울에만 무릎에서 찬 바람이 분다. 그러니 참을만한 정도라 무슨 병이라 여기지도 않았다.
그런데 그 증상은 은근히 평생을 괴롭혔다. 책상에 앉으면 무릎이 시려서 항상 손으로 무릎을 만지거나 비볐다. 병 같지도 않은 병이 피곤하고 힘들게 했다. 학창 시절에 고향을 가면 보약도 해주고 침도 맞았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5.며칠 전에 고향의 한 동네 친구가 전화가 왔다. 초등학교 동창인 그 친구는 오랜 객지 생활을 접고 귀향을 했다. 아마 친구가 귀향을 한지 벌써 20여 년이 다 돼 가는 것 같다. 그 친구는 시골에 부모님이 계셨기 때문에 고향 집과 전답이 그대로 잘 보존되고 있었다.
동네 안에 있는 선산을 20여년 전에 납골묘로 조성했다. 중학교 교장으로 계셨던 분이 퇴직하고 집안 종친회를 만들어 스스로 회장을 맡았다. 벌써 20여년 전이니 앞 날을 내다 보시고 산소는 점점 없어질 것이니 납골묘를 조성하자니 집안 어르신들이 처음엔 모두 반대했다. 그 당시만 해도 화장 문화가 태동하기 전이라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10년도 지나지 않아 화장 문화가 전국을 휩쓸었다. 우선 산소를 쓸 곳이 없어졌다. 그리고 산소 관리가 가장 힘든 일이었다. 해마다 성묘철이면 벌초 하느라 자손들이 가장 힘들어 했다. 추석 전에 더운 날씨에 높은 산의 산소를 다니며 벌초를 해야 하니 쉬운 일이 아니었다..^*^
덕분에 좋은글 고맙습니다
행복한 밤 보내세요
밤이 깊어 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멋진
새 봄이 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