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뜨는 단독주택 마을①」
여유로움이 배어나는 연희동 베버리힐스
예술과 융화된 서교동 단독주택 마을에 가다
서래마을, 평창동, 한남동과 함께 강북을 대표하는 부유한 동네로 자리잡고 있는 서교동과 연희동 일대를 다녀왔다. 마포 서교동 일대와 서대문 연희동 일대 단독주택은 서로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홍대와 가까운 서교동 단독주택촌은 젊은 사람들이 거리를 활보하면서 공연, 미술, 카페가 하나로 융합한 아기자기한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반면 연희동 일대는 높지 않은 언덕 위로 고풍스러우면서도 매력 있는 고급 단독주택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어 조용하면서 차분한 공기가 흘렀다.
개성있고 다양한 주택들이 넘치는 서교동 단독주택 마을
홍대 젊은 예술인들과 융화된 문화 생활권
서교동 주택들은 어쩐지 옛스러운 느낌이 있다. 아주 고풍스러운 느낌은 아니지만 각각의 색깔을 담은 단독주택들이 어울리며 하나의 색깔로 융화되고 있었다. 이런 독특한 특색 때문인지 화보촬영, 영화, TV드라마 장소로 자주 활용되기도 한다. 얼마 전 개봉한 건축학개론 포스터도 서교동 거리에서 촬영했다.
단독주택촌을 조금만 나오면 아기자기한 개인 카페들이 모여 있는 상수동 카페거리와 길거리 공연으로 가득한 홍대거리를 접할 수 있다. 그리고 소형 갤러리들과 개성 있는 상점들을 즐비해 있어 생활권 내에서 젊은 예술인들의 감각을 느끼며 살 수 있는 특권이 있다. 그렇다고 시끄럽거나 정돈되지 않은 느낌은 아니다. 주거지가 시끄러운 클럽이나 술집들과는 거리가 있어 조용하게 카페에 앉아 차와 독서를 즐기는 사람들, 공연과 음악에 빠진 사람들은 많았지만 술취해 고래고래 노래를 부르는 아저씨는 보이지 않았다.
홍대 카페, 갤러리, 사무실 등 다양한 형태로 이용 중
서교동 일대 단독주택촌은 1960년대 서울의 가장 부촌으로 자리잡았던 과거 시절을 뒤로하고 이제는 새롭게 개조된 주택들이 많이 자리잡고 있다. 높은 담장에 둘러 쌓여 부유함의 위엄을 자랑하는 주택들은 물론, 낮은 담장으로 공간감을 살려 모던한 느낌으로 탈바꿈된 주택들로 뒤섞여 있다.
현대적으로 탈바꿈된 주택들 문패에는 스튜디오, 출판사, 겔러리, 카페 등 다양한 상호가 걸려 있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젊은 예술인들이 몰려 있는 홍대거리와 밀접하다 보니 서교동 주택단지는 거대한 예술인의 집단을 품은 것 같은 느낌이다. 과거 전통적인 부자동네라는 인식은 퇴색되어 가지만 젊은 활기를 끌어안고 가고 있다. 가까운 곳에 문화와 예술을 즐기면서 단독주택의 쾌적한 주거환경을 꿈꾸는 "젊은 문화인"이라면 서교동이 주거지로 가장 적합해 보인다.
또한 단독주택이 주거용이 아닌 다양한 수익형 상품으로 이용되기 때문에 오피스텔과 상가 등 정형화된 수익형 상품에 흥미가 떨어진 투자자도 관심을 가져 볼 만한 지역이다.
홍대 서교동 대지면적 330㎡ 기준 20억 원 가량
서교동에 자리잡은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서교동 주변 단독주택을 소유한 사람들이 이를 개조하거나 재건축을 통해 임대사업을 하는 분들이 늘었다. 특히 도시형생활주택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늘어 최근 용적률 200%가 나오는 단독주택 부지는 모두 팔려 건축 중에 있다."고 전했다. 서교동 일대 주택은 대지면적 기준으로 3.3㎡당 2000만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풍요로운 부촌 연희동 베버리힐스
높은 담장만큼 연희동 부촌의 프라이드 느껴져
반면 연희동은 과연 부촌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은 동네다. 안산과 궁둥산 자락에 위치한 "연희동 베버리힐스"는 높은 담과 넒은 마당이 있는 2~3층 규모의 고급주택들이 즐비해 있다. 고급 공무원이나 사회 지도층이라 불리는 각계 부유층, 유명인들이 모여 살기 때문에 이곳에 산다는 것 만으로도 프라이드를 가질 만한 동네다.
연희동 베버리힐스 주택들은 대부분 벽돌이나 각기 다른 석재로 쌓아 올려 진 높은 담장으로 둘러 쌓여 고급스러운 소재로 마감된 현관문, 기와식 지붕, 잔디와 깔끔하게 다듬어 진 수목들로 꾸며 진 마당을 갖추고 있다. 반면 담장 사이 골목은 어린 시절 뛰어 놀던 70~80년대 골목을 연상케 한다.
안심하고 자녀들을 교육할 수 있는 조건 갖춰
연희동은 높은 소득계층이 사는 동네인 만큼 교육 시설 수준도 높다. 고급단독주택 부지와 서울외국인학교, 연희초등학교, 서연중학교, 한성화교고등학교, 연세대학교가 맞닿아 한적한 분위기가 흘러 활기가 넘치는 서교동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학부모들이 카페에 앉아 자식 교육에 대한 토론을 펼치고, 길거리에는 초등학생 꼬마들이 엄마 손을 잡고 하교하는 모습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각 집에 보안시설이 설치되어 있고 다른 주택지와 다르게 주택 사이사이 이차선 도로도 넓은 편이라 안심하고 동네를 돌아다닐 수 있을 것 같았다.
한편 연희동 주택가를 거닐다 보면 건축가 김중업이 설계한 카페나 전직 노태우 대통령 사저도 만날 수 있다. 단독주택 사이사이로 음식점과 조그만 인테리어 소품점, 카페, 미용실, 슈퍼와 같이 정말 필요한 상점들만 들어서 있다. 연희삼거리에서 연희고가차도 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사러가쇼핑센터도 눈에 들어온다. 사러가쇼핑센터는 잘 정비된 주차장에 카페와 독특한 간판이 걸린 아기자기한 소품점, 생선가게, 식품점이 입점해 있다. 사러가쇼핑센터 주변으로도 특색있는 카페, 원단가게, 이불집이 들어서 다채로운 풍경을 연출했다.
연희동 단독주택 가격은 15억~20억 원 대
연희동 단독주택 가격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주로 연세대 위치한 지역의 가격이 높다. 매물로 나온 주택들 대부분은 330㎡규모 내외로 15억원~25억원 가량으로 파악된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의 매물로 나온 단독주택도 꽤 많은 편이어서 다양하게 고를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