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주말은 정말 신난다니...
2024년 甲辰年 2월 4일 일요일
음력 癸卯年 섣달 스무닷샛날
立春大吉 建陽多慶(입춘대길 건양다경)
봄이 시작된다는 첫번째 절기 입춘(立春)날
대문에 써서 붙이는 입춘축(立春祝) 문구다.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기를 기원합니다" 라는 의미이다.
절기와 실제 자연현상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그래도 입춘이라니 마음엔 봄이 가까운 느낌,
그런데 이른 아침 기온은 영하 6도로 차갑다.
어제는 나무정리 작업 4일차,
요며칠 한낮으로 햇살이 좋고 따스하여 눈이
많이 녹았다. 이서방과 함께 작업하는 이틀째,
아무래도 카페에서 잘 보이는 더덕, 두릅밭부터
정리하는 것이 어떠냐는 이서방 의견에 그렇게
하자고 했다. 너무 커다랗고 굵은 나무들이 사방
자빠져있는 것이 영 볼상사나워 먼저 치워야했다.
잣나무 , 참나무, 은사시나무는 가지가 꽤나 많다.
특히 잣나무 가지는 더 그렇다. 마을 아우가 자를
때 통나무를 너무 길게 잘라놓아 밑으로 굴리기도
힘들어 결국 한번 더 잘라 두 토막으로 내야했다.
나무정리를 하는 것은 통나무 정리보다 잔가지를
정리하는 것이 더 일이 많고 힘도 더 드는 것이다.
둘이서 눈이 꽤나 쌓여 푹푹 빠지는 비탈진 밭에서
가는 잔가지를 아랫쪽 빈터로 옮기고 통이 커다란
통나무를 아랫쪽으로 굴려서 내려보냈다. 얼마나
했을까? 카페에 사우디아라비아의 외교관인 듯한
젊은 부부가 아이들과 함께 손님으로 오는 바람에
이서방은 카페로 가고 또 혼자 작업을 해야만했다.
엔진톱으로 크고 작은 잔가지를 자르고 좀 길다란
통나무는 반으로 토막을 내느라 땀을 뻘뻘 흘렸다.
버섯목으로 사용할 참나무는 넉 자(약 120cm)의
크기로 잘랐다. 일부는 마을 아우가 잘라놓았기에
그 정도 크기로 자른 것이다. 참나무는 표고버섯을
기를 용도이며, 은사시나무는 느타리버섯을 기르는
버섯목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그런데 느타리버섯을
기르는 은사시나무는 길이가 표고와 다르다고 하여
그냥 놔두었다. 마을 아우에게 물어보고 자르려고...
오후에 마을 아우들이 올라와 작업한 것을 살피며
상당히 많이 했다면서 칭찬이 자자했다. 아우들이
오는 바람에 작업을 끝냈다. 급할 것이 없으니까...
주말 이틀은 청바지클럽 아낙들 취미교실이 열린다.
처제가 퀼트 수업을 하는 날이다. 처제의 재능기부,
산골살이를 하는 아낙들에게는 아주 좋은 시간이다.
아낙들만 좋은 것이 아니다. 남정네들 또한 덩달아
좋은 시간이다. 벽난로에 장작 가득 넣고 불을 지펴
불멍을 하며 오손도손 모여 앉아 화기애애한 시간을
갖게 되는 것이다. 또한 파티가 벌어진다. 막내 송이
엄마가 온갖 먹거리를 준비해 왔다. 닭발볶음탕에다
가래떡구이와 과일은 한라봉을 가지고 올라왔다.
아내는 마들렌을 구웠다. 이렇게 즉석 청바지클럽의
모임이 되었고 맛있는 음식으로 신나는 파티가 열려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안주가 너무 좋아서 소주도
세 병씩이나 비웠다. 음주운전은 없다. 아우들 중에
술 안마시는 아우가 있고 두 제수씨가 운전을 하여
전혀 걱정을 않는다. 이렇게 정겨운 시간을 가질 수
있음은 모두가 고운 심성을 가지고 있기에 가능하다.
참으로 소박하고 정겹고 고마운 청바지클럽이다.
일요일인 오늘은 또 어떤 시간, 어떤 모습이려나?
♧카페지기 박종선 님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 ♧
첫댓글 멋지십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맛,
이런 재미에
산골살이를 합니다.
@뽀식이 좋습니다
행복한 시골살이 대리만족하며 응원합니다.
읽는 이도 흐뭇하네요. ㅎㅎ
대리만족 하신다니
고맙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신나는 주말
즐거우셨네요.
표고와 느타리 버섯을
준비하시는 모습에서
새 봄이 오고 있음이
느껴집니다.
입춘대길! 건양다경!
하시옵소서.
남다른
산골살이의 즐거움이죠.
봄이 오는가 했더니
또 눈이 펑펑 내립니다요.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