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6월 23일 (목)
밤새달린 기차가 드디어 쾰른에 도착하였다.
사실 중간에 일어나서 버튼과 에이미한테 작별인사를 하려고 했는데, 이노무 잠은 어찌나 많은지~ ^^;
원래 계획대로라면 우리의 여행은 어제 코펜하겐에서 막을 내려야 했지만, 나중에 합류한 임양의 강력한(?) 권유로 그리스까지 가기로 한 것!!
이미 짜여진 루트대로 저가항공도 예약해 놓고 했기 때문에 루트를 크게 바꾸진 못하고, 이래저래 검색하던 중에 독일국적의 저가항공인 Germanwings가 쾰른에서 아테네까지 운행하기 때문에 코펜하겐에서 야간기차를 타고 쾰른까지 오게 된 것!!
우리는 내일 아침 6시 35분, 쾰른-본 공항에서 출발하는 아테네행 비행기를 타야했는데 너무 이른시간이라 고민을 좀 했다.
공항에서 노숙을 해야할 것인가...아니면 기차역 근처의 숙소에서 하룻밤을 잘 것인가!!
우선 공항에 가보고 노숙을 할 수 있는 분위기인지를 보고 결정하기로 하고 쾰른-본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이니 보안이나 철저하다고 생각할수는 있지만, 편안히 노숙할만한 장소는 보이질 않는다. 게다가 쾰른 중앙역의 짐보관소는 특이하게도 어느 구멍으로 짐을 밀어넣으면 갯수당 돈이 부과되는 그런 시스템이라 보관료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공항까지가는 기차 시간표를 보니 새벽부터 기차가 다니기도해서 그냥 역 근처의 호스텔에 숙박을 잡고 조금이라도 편안히 잠을 자기로 했다.
공항에서 다시 쾰른 중앙역으로 돌아와 근처에 있는 호스텔을 찾아 나섰다.
역에서 도보로 5분가량 떨어져있던 호스텔은 새벽에도 체크아웃이 가능하다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었는데, 새벽에 우리끼리 좀 더 편안하게 움직이기 위해서 3인실로 결정하였다.
엘레베이터가 없어 짐을 들고선 힘들게 4층에 있는 방까지 가긴 했는데, 그닥 청결해보이진 않는다...=ㅁ=
그래도 거액의 짐보관소 보다는 짐도 맡길 수 있고, 잠도 잘 수 있고, 씻을수도 있는 숙소가 더 좋지 않나 싶다.
방에 짐을 두고, 가슴한켠에 자리잡고 있던 운동화를 사러 브뤼셀로 항했다.
사실 예전에 브뤼헤에 가서 구경을 하던 도중에 쇼윈도로 le coq sportif에서 나온 예쁜 운동화를 봤었는데, 그걸 안산게 여행내내 가슴한켠에 자리잡았었단 말이지...(여행도중 이쁜 물건을 만나면 사야한다!! 다음에 그 물건을 보게될 가능성은 거의 없으므로...ㅠ.ㅠ)
나만 그런게 아니라 같이 그 운동화를 봤었던 임양과 쏭양도 무지하게 미련이 남아있던지라, 쾰른관광도 포기하고 브뤼셀로 가는 ICE에 몸을 실었다.
사실 브뤼헤로 갈까~ 했었다가 시간도 더 오래 걸리고, 쾰른-브뤼셀간의 ICE가 하루에 한대씩 밖에 없었기 때문에 수도였던 브뤼셀에 당연히 그 신발이 있을것으로 판단하고 방향을 잡은 것!!
브뤼셀 미디역에 내려 다시 쾰른으로 돌아가는 기차시간을 알아 본 후에 우선 브뤼셀의 관광 중심지라할 수 있는 그랑 쁠리스로 향했다. 물론 도보로...ㅋㅋ
그런데 브뤼셀 중앙역에서 그랑 쁠리스로 가는 길이 왜케 우울하던지~ 날이 너무 더워서 그런지 지나다니는 사람도 거의 없고, 그나마 보이는 사람들은 이민자들로 추정되는 사람들이었는데 가지고 있던 선입견 때문인지 상당히 긴장하면서 걸었다.
10분정도 걸었나?? 갑자기 관광지에 온 듯 음식점들과 관광객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소문으로만 들었던 그랑쁠리스는 다른 여느 광장과 달리 상당히 화려했다. 왠지 야경으로 보면 더 멋있을것 같은데...우리에겐 시간이 없구나!
▲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그랑쁠리스!!
그랑쁠리스에서 나와 우리의 목적인 신발을 사기위해 번화한 쇼핑거리를 찾기 시작했다.
신발가게가 나올때마다 들어가서 보긴했는데, 아무래도 2개월전의 물건이라 그런지 보이질 않는다...ㅠ.ㅠ 그냥 브뤼헤로 갔어야 했나??
쇼핑을 하다가 지친 우리는 패스트푸드점인 Quick에 들어갔는데, 여태까지 봐왔던 찬사와는 달리 가격도 비싸고 맛도 다른 여느 햄버거집과 다르지 않다. 완전 실망!!
점심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하다가 다시 신발을 찾아 나섰는데, 아무래도 신발을 포기해야할 듯...
대신 퀵 근처에 있던 대형 쇼핑몰 지하에 마트가 있었는데, 쾰른에 빈손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에 그곳에서 우리가 맛나게 먹었던 체리맥주를 사가기로 했다.
시간을 보니 기차 출발시간까지 1시간 정도 남았다. 우선 맥주코너에 가서 그 수많은 맥주중에 우리가 마셨던 체리맥주를 찾는데 당최 보이질 않는다.
비슷한것을 찾긴했는데, 나오는 회사는 똑같지만 우리가 먹었던 그 맥주가 아니다!! 비슷한 맥주옆에 빈 칸이 있었는데, 우리가 찾는것은 이미 다 판매된 모양...
이거라도 사가자며 그것들 들고 밖으로 나온 시간은 기차출발시간 30분전!! 헉!! 큰일났다...그거 놓치면 쾰른으로 어떻게 돌아가야할 지도 모르는데...
시간이 없어 지하철을 타고 브뤼셀 미디역으로 가려고 하는데, 지하철역도 보이질 않는다. 지나가던 애들한테 물어보니 지네끼리 머라머라하더니 알려주긴하는데 뭐라하는지 모르겠네...ㅠ.ㅠ
아휴~ 어쨌던 겨우겨우 지하철을 타고선 미디역으로 갔는데, 우리가 타야한 ICE는 이미 떠났다.
우리가 알고 있던 시간자체가 잘못 된것!!
이제는 어떻게라도 쾰른으로 가야하는 상황이다!! 안그럼 그리스도 끝이고, 한국에도 어떻게 돌아가야할지 막막하니깐...
시간표를 쭉~ 뽑아보니, 기차를 갈아타고 갈아타면 4시간정도 걸려 쾰른에 도착할 수 있을것 같다.
첫번째 기차를 타러 플랫폼으로 올라가긴 했는데, 기차들이 계속 연착하고 있다. 젠장~ 다른 기차들은 연착하고 있는데, 왜그리도 ICE는 정확히 떠났는지~ ㅠ.ㅠ
우리가 타야할 기차보다 전에 출발했어야하는 기차가 계속 연착되는 바람에 플랫폼에 서 있어서 그냥 그 기차를 탔다.
ICE타고 2시간이면 갈 거리를 무려 4시간이나 걸려서 쾰른에 도착한 것!! 그래도 도착한게 어디냐...ㅠ.ㅠ
숙소로 돌아가서 유럽에서의 마지막 세탁을 하기 위해서 지하에 있는 세탁실로 갔더니, 다행히 아무도 없다!!
세탁기 돌려놓고, 번갈아 가면서 샤워도 하고~ 아까 사온 체리맥주를 마시는데, 우리가 원하던 그 맛이 아니다...결국 오늘은 하루종일 뻘짓만 하고 건진게 없네...=ㅁ=
다된 빨래 다시 건조기에 넣어서 건조기 돌리고, 방에 가져와 캐리어에 깨끗히 정리해놓으니 어느덧 자야할 시간...
내일 아침 4시 30분에 일어나야하는데, 잘 수 있는 시간이 4~5시간밖에 없다. 내일 늦지 않게 일어나야 하는데~
■ 지출내역
1. 숙소비 : 19.0 (3인실)
2. 아침(샌드위치+음료수) : 3.83 (11.5/3명)
3. 점심(Quick) : 6.97 (20.9/3명)
4. 장보기 : 1.78 (5.33/3명)
5. 지하철표 : 1.5
6. 세탁비 : 1.17 (3.2/3명)
∴ 34.25 (약 45,300원)
첫댓글 뜨아...그래도 여행중에 더이상..삽질은 안하시겠네여... 근데 체리맥주는 맛이 좋은가봐여..먹고싶네여.. 글구 기차,, 열받죠.. ㅠㅠ
체리맥주도 맥주 나름입니다...전에 브뤼헤에서 마셨던 체리맥주는 정말 쥬스같이 맛있었는데, 브뤼셀에서 산건 별루더라구요...ㅋㅋ
아...질문.. 여행기 처음에 샹그리라를 즐기시던데..샹그리라가 몬가여?
샹그리라는 스페인에서 파는 칵테일 와인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와인에다가 쥬스랑 과일은 섞어서 마시죠!! 레스토랑가면 어디든지 다 팔아요~ ㅎㅎ
브뤼헤가 그렇게 이쁘다던데.... 안 가셨어요 신발도 못 사시구요 (어째, 이거 놀리는거같다요.^ ^) 여행기 미롭게 잘 읽고 있습니다. 쌩유
음~ 브뤼헤는 이미 여행초반에 다녀왔구요...신발은 결국 못사고, 체리맥주도 이상한거 사오고, ICE도 놓치고...ㅠ.ㅠ
브뤼셀은 지금 봄인가?? 여름인가?? 제가 갔을때는 겨울이라서 너무 추웠던 기억밖에...
아마도 겨울일것 같은데요...무지 추울듯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