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산을 타자니 같이 탈 사람이 없다
사무실에서 이번주 일요일 나랑 산에 갈 사람?
하니까 아무도 안 쳐다보더라
어떤 사람이 우리 동네 시루봉 갔다와도
다리 안뭉칠 정도만 되면 산탈 다리가 되었고
시루봉에서 안민고개갈 정도만 되면 다리와 호흡
다 된거니 전국 산 다 탈수있다고 했다
나는 그걸 목표로 나혼자 산을 탔다
몸이 뚱하고 담배도 피우고 하니까 첨엔
머리에 모락모락~ 찐빵도 찌고 오바이트도 나오고
내가 이게 뭔 미친짓일까 싶기도 하고
뱀을 보게 될까봐 무섭기도 했다
나는 드뎌 안민고개를 갔고 심지어는 왕복도 했다
나는 내가 너~무 자랑스러웠다
지리산 한라산 설악산이 다 우습게 보였다
인터넷에서 야간 등산을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주변 야등산악회를 찾으니 창원에 한산악회가 있더라 수요일 퇴근후 가기로 신청했다
그때 여름이었는데 오전에 비가 왔었다
드뎌 창원 대암산을 가기로 하고 먹거리와 물을 챙기고 마빡에는 헤드란탄도 하나 매고 반바지입고
들이댔다 사람들이 매우 환영해주더라
나는 속으로 오늘 니들에게 등산이 뭐라는걸 보여주겠어!! 하면서 득의만만했다
서울말씨 쓰는 여자총무가 미인은 아니지만 내게
아주 친절하더라
쟤는 미남 전문산악인은 귀신같이 알구나!!
하면서 혼자서 꼴깝질과 오만질을 떨었다
드뎌 출발!! 나는 대암산은 처음가는 산이다
어느 정도 올라가니 사람들이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내가 꿀릴순 없다 나도 속도를 냈다
중턱 이상 올라가니 어둠이 오는데 처음 오는 산이니까 어느 정도왔고 어디가 깔딱고개고 정보가 하나도
없는데다 사람들을 따라가려니 너무너무 힘들다
숨은 끊어질듯 가푸고 다리는 천근만근이다
보태서 비온뒤 길은 완전 미꺼덩이다
제일 후미에 쳐져서 미끄러지고 자빠라지고
완전 모양새 엉망진창으로 꾸겨졌다
산행대장이 쳐져서 나를 데리고 갔다
이런 굴욕이 있나? 자칭 전문산악인인데
알고보니 이산악회 남녀는 전국산을 타고다니는 꾼들이었으며 수요일 야간산행은 속도전 연습하는 산행이었던거다
거기에 나홀로 촌 산 쫌 탄 우물안 개구리가 잘난척하려고 오바페이스했으니 안죽기 다행이다 싶더라
그후 그산악회에 정식가입해서 한동안 헥헥~대며
따라다녔고 산행기술도 배웠다
그여자총무는 나보다 한살 적은데 그냥 친구로 지냈다 다들 연식이 올드하니 산악회도 흐지부지되고
걔는 산악자전거로 전환했다
대단한 강철녀라고 할수있겠다
비박도 많이 하고 아마도 전국 산은 다 탔을거 같다
새해도 바꼈으니 얼굴보고 밥이나 한끼 먹자는데
내가 사람 또 여자 만날 자신이 없어서 응답을
못해주고 있는데 마음에 걸린다
그 마음걸림 때문에 지나간 시간이 떠올라서
이글을 쓰는거 같다
길면서 지루한 이야기^^
오늘은 바닷길 쫌 걷고 도서관가서 책 보고 오려했는데 해양공원에 도착하니 강풍이 장난이 아니더라
사고날거 같은 예감
도서관에서도 왠지 컨디션이 안좋아서
집에 와서 잤다
해풍에 떨고있던 동백꽃
하필이면 화장실앞에서 만개했지만
가성비 완전 갑일 만큼 많은 꽃이 피었어요
성난바다 사진만 찍었다
이 강풍에도 바다로 나가는 배
간이 쳐부우셨어요?^^
첫댓글 전문산악인 따라 댕기며 산행을 했으니
산행 고수 다름아니어라~ㅎ
뇨자가 밥한끼 먹자는데
몸사리는 몸부림님은
머꼬??
아마도 중성세제는 절대 아니고
중성쯤인가 봅니다
설레임이 없네요
누군가를 만나러 가고 만나고 하는게
귀찮을뿐^^
전문산악인 따라 다니다 혼줄 납니다
저도 잘난체 하고 산악회 놀러갔다가 다친다리가 아직도 부실합니다
여성분이랑 식사 잘못했다간 혹시나 하는 오해 받기싶상이죠
오늘 직장근처에 맛집인 짬뽕집이 이전개업해서 집사람과 식사하는데
2년전 직장녀를 짬뽕집에서 우연히 만나 인사하는데도 뻘쯤해가지고
그여성분과 2년전부터 식사하기로 했는데 못하고 오늘 만났는데도 이상하던데요^^
그산악회랑 무박으로 북한산 태백산 지리산
등등 많이 탔어요 대암산 입구에 어떤 회원
비닐하우스집이 있어서 정기모임도 했었구요
근데 왜 탈퇴했는지 하구선 또 다른 산악회랑
제법 전국을 누볐지요 도둑질도 하면 는다구
한때 제법 잘탔어요 복숭아뼈가 안에서 조각으로 튕겨나가서 살에 박혀서 붕와직염인가 하는 병명으로 제거수술하는 바람에 일단은 브레이크가 걸렸더랬어요 그땐 노는 날 산에 안가면 불안했어요 낙오자가 된 기분 ㅋㅋ
제가 다닌 산악회도 100대명산 기본, 대간, 정맥, 비탐구간까지 뛰는 빡센 산악회였죠
우리도 매주수요일은 워밍업이었구요. 그런데 훨씬 더 빡센 산악회도 많더라구요
그여자분 만나서 옛이야기하며 소주한잔 하시길 바랍니다 ^^!
그후 백수가 되면서 수요일 날가는 산악회로 갔는데요 장사하는 사람내지는 은퇴자들로 구성되었는데 이곳도 만만치 않게 빡세게 탔어요
여기도 여자가 총무했는데 나보다 한살 많았는데 진짜 귀신같이 산 잘탔어요
수요일 야등시에는 정상 정자에선 라면은 기본이었고 집에서 싸온 음식과 술 내놓으면 완전 잔치집이었어요 내려와서 호프집에서 또 한잔하고
걔는 그때 독한술 잘마셨는데 이젠 술 안마신다고 하더라구요 만나서 수다떨면 재미났었는데
저는 이젠 그런게 재미가 없네요
혼자서 사진이나 찍으면서 말없이 돌아다니는게
편해요^^
저도 30여년전 처음 산에 다닐때
길위에 퍼질러 누워 보기도 했고 토해보기도 했어요.
매주 한번도 안 거르고 여름철엔 1주일에 한번 정도 야긴 산행을 했더니
조금씩 나아지기는 히더군요. 1년에 평균 80회 정도 산에 올랐던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1년에 80회 등산이면 상당한 산꾼이십니다
저는 한때 괴로워서 산으로 숨었지요
이곳은 평일날 낮에 산에 가면 진짜로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육체가 고통스러우면 정신은 괴로울새가 없더군요 육체를 학대하면서 안식을 얻었어요 어떤때는 일주일에 3일을 5시간 이상씩 산타고 다녔어요 그래서 몸이 많이 망가졌어요^^
뒷산인 금정산도 못 올라가는 저로서는
매일 이렇듯 산이든 바다든 열심히 운동하는 몸부림님을 존경합니다.
동네 운동만 가끔 하고 있습니다 ㅎㅎ
금정산은 크게 나누어서 동래와 북구 화명 만덕
호포에서 타잖아요
스틱 두개 짚고 배낭에 먹을거 조금넣고
사부작사부작 걸으면 재밌지만
이제와 새삼 산을 타실 이유는 없다싶습니다
부산 갈맷길 조금씩 걸어도 좋지요
운동 많이 한다고 더 오래 사는건 절대 아니더군요 무리하지 말고 그냥 살던대로 사는게 최고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