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경찰청, 진주 LH 본사 등 4곳에 수사관 16명 보내
선운 2지구 관련 박스 1개 확보…4시간 45분 만에 종료
양산 사송 2곳 배당 경남경찰청, 내주부터 수사 본격화
경찰이 아파트 단지 ‘철근 누락’과 관련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남 진주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면서 LH가 내부적으로 뒤숭숭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LH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지 12일 만에 수사가 본격화한 것이다. 경남 양산 사송단지 사건을 배당받은 경남경찰청도 다음 주 관련자 소환 등 수사에 착수한다.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16일 오전 11시 경남 진주 LH 본사를 비롯한 4곳에 수사관 16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압수수색 대상은 LH 본사 건설안전처, 주택구조견적단 사무실, LH 광주·전남본부, 설계업체 등 4곳이다. 이들 부서는 LH 발주아파트 단지 철근 누락 사태 15개 단지와 관련된 곳이다. 압수수색은 ‘광주 선운2지구 공공주택 지구 개발 사업’ 관련 아파트 철근 누락 의혹 관련 수사의 하나로 진행됐다.
앞서 LH는 지난 4일 경찰청에 무량판 구조 부실시공이 확인된 15개 아파트 단지의 설계·시공·감리 관련 업체와 관련 업무를 담당한 내부 직원들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이후 경찰청은 8개 시도청으로 사건을 배당해 수사가 진행됐고 광주청에서 광주 선운2지구 아파트 단지 철근 누락과 관련해 수사를 진행하던 중 관련 증거 확보를 위해 이날 LH 진주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LH 직원은 “경찰이 이날 LH 본사 압수수색을 위해 들이닥치자 직원들은 착잡하다,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지만 대체로 차분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한준 LH 사장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LH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집행돼 오후 4시 15분께 끝났다.
압수물은 박스 1개 분량으로 선운2지구 관련으로 보이는 서류 봉투 8개가량이 담겨 있었다. 수사관들은 압수수색 내용물은 무엇이냐, 몇 명을 투입했느냐, LH 직원 소환 계획이 있느냐 등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변 없이 철수했다.
LH는 압수수색이 시작된 뒤 LH는 본사 본관 입구에 출입 통제선을 설치하고 외부인 접근을 막았다. 대다수 직원은 압수수색이 시작된 뒤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등 바깥출입을 자제했으며 일부만 굳은 얼굴로 본관을 오가며 업무를 봤다.
경찰 관계자는 “광주에 배당된 사건 수사의 진행 속도가 가장 빨라 압수수색을 먼저 실시한 것이다”며 “발주처인 LH 본사 압수수색을 통해 아파트 공사 도중 철근 누락, 설계·시공 하자 관련 증거 확보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기된 의혹을 두루 살펴 명명백백 사건 실체를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경남경찰청도 수사를 준비 중이다. 양산 사송A2와 사송8지구 등 15개 철근 누락 단지 중 2건을 배당받은 경남경찰청은 고소인 진술 확보 이후 사건과 관련된 시공·설계·감리 업체 등 12곳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이들 업체는 서울과 울산, 진주 등에 소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LH 관계자 4명이 전국 지방청을 돌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 경남경찰청은 다음 주쯤 일정이 잡혀 있다”며 “수사 전이라 자세한 내용을 밝힐 수 없지만 필요하면 압수수색도 벌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