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의 진폭
崔 秉 昌
잠깐동안 생각해 보았지
지도책에 나와있는
나라들이 어찌 그리 많은지를
얼굴도 다르고 피부색도 다르고
언어와 소리도 다른 이유는
다 그럴만한 이유와 까닭을 지녔다는데
하기야 동족 간에도 같은 사람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데
들판에 풀 한 포기 산중에 나무 한 그루도 같은 모양새가 하나도 없다는
것은 하나도 이상하지 않았네
그런데도 세상 떠나갈 것같이 요란을 떨고 있고 소리는 붉은 소리는
가라앉는 날 없이 이방인도 여기저기 소리를 따라 공중으로 흩어지고
있네
당신들은 알지 못하네
소리는 손가락이 없어 크면 클수록 진폭의 농도가 깊어진다는 것을
중복된 소리도 한껏 높아진다네
소리 한번 높여본 일 없다는
지구 한쪽 귀퉁이
제 식구를 감싸며
오순도순
소리 없이 살아간다는 어느 종족처럼.
< 2014. 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