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평소 인터뷰 읽는 것을 좋아해서요. 그동안 인상깊었던 말들을 모아봤어요.
흔히들 헐리우드의 무슨 배우의 말을 인용하곤 하는데,
실은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멋진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작가나 감독의 인터뷰도 있습니다.)
연기라는 건 평생 '오버'와의 싸움이예요. 오버는 가짜죠. 얘랑은 계속 싸워야 해요. 김윤석

뻔한 '클리셰'는 인간을 너무 쉽게 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것이 나쁜 이유는 상투적이라서가 아니라, 사람을 그정도로밖에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이 카메라 앞에서 기계적으로 다뤄진다는 점에서 사악하기까지 하다.
이윤정 pd

나는 이성이 발달한 사람이라 영화를 찍으면서 눈치를 본다. <달마야 놀자>를 찍을 때는 스님들 눈치를 봤고, <황산벌>은 김해 김씨 문중 눈치를 봤다. 그런데 연산은 눈치를 볼 필요가 없더라. 그렇게 외로운 사람이었던 거다.
정진영

내가 우울을 떨친 건 대단한 경험이 아니야. 애인한테서 전화가 안 와서 짜증내다 전화가 오는. 인생은 그런 건 줄로만 알았어. 근데 어느 날 그 전화라는 게 원래 없는 거구나라는 걸 안 거야. 언젠가는 전화가 오는 게 아니라! 김창완

연기하지 마라, 매순간 열연하려 하지 마라. 드라마가 널 채워줄 거다. '비열한 거리' 때 유하감독이 조인성에게

박준형씨와 연락요? 전혀 안 해요.
좋아하던 사람을 사랑할 순 있지만, 사랑했던 사람을 좋아할 순 없는 노릇이죠.
한고은

다음 판을 감당할 실력이 없으면 어짜피 그 판을 다 잃게 마련이다. 판돈은 지켜가면서 해야 한다. (역할을 감당하는 연기력에 대해) 감우성

짝짓기 프로그램에서 여자연예인과 쌀가마니를 들고 앉았다 일어나는 게임을 비와 한 적이 있어요. 오기로 둘이 마지막까지 남아서 계속 하기는 하는데.. 분명 나는 노래 부르는 가수인데, 대체 쌀과 여자를 안고 이게 뭘하는건가... 그러면서 비와 눈을 마주치는데 그때 느꼈던 일종의 동질감, 씁쓸함, 멍함.. 그게 잊혀지질 않아요..
성시경
편해보일 수 있게 쉴새없이 디테일을 찾는 거예요.
안 그래 보이지만 거기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고 집중하고 있죠. 연기를 그저 '슬쩍슬쩍'하는 것같다는 얘기가 저한테는 욕이예요, 그게. 양동근
음악떄문에 이 길에 들어섰고, 지금은 날 일어서게 해 준 연기에 빠져있다. 하지만 음악은 내게 첫사랑이자.. 가슴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마지막 꿈같은 것이다.
이동건

저는 인물의 말투나 습관, 한숨은 어떻게 쉬는지, 머리는 어떻게 넘기는지.. 성격을 토대로 모든 걸 만들어서 끝날 때까지 몸이 기억하게 해요. 이번에도 작가님한테 처음 얘기할 때, 딱 당신이 쓰려는 인물이 눈앞에 나타나도 당황하지 마라..(웃음) 안재욱 <미스터 굿바이> 종영 후

한쪽 발만 들여놓는 거예요. 그게 제가 냉정을 유지하는 방법이죠. 열정과 그 열정에 휘둘리지 않으려는 이성을 1:1로 유지하는 방법 말이예요. 감우성

요즘 시대의 부자들은 말이야, 부를 세습하면서 좋은 교육을 받으니 착하기까지 한 거같아.
반면에 잘 살지 못하는 사람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더욱더 꼬여가고. 근데, 그들을 한번 시험해보자 이거지, 어떻게 되나. 그들의 잘 다듬어진 매너 속에 감추어진 악마성을 끄집어 내보자 이거야..
(쓰리 몬스터를 만든이유) 박찬욱 감독

아이를 사산한 후, 동진을 바라볼 때 손예진의 그 표정. 너무 출중한 연기였다. 여자로서 약간의 죄의식도 있으면서 절대적인 위안을 받고 싶어하는 허공에 뜬 얼굴.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끼친다.
노영심

명환이형이 '놀라 고통으로 일그러지다 슬픔에 젖어들며' 이런 복잡한 지문은 어떻게 표현하냐고 김갑수선배님께 여쭈니까 이러셨대요.
"그냥 이 감정들을 하나씩 떠올리고 가만히 있는 거야.. 그럼 얼굴에 저절로 배어나와."
나경민

내 좌우명이 “내일이 없다”에요. 미래가 없는 거죠. 오늘밖에 없으니 남은 돈을 다 써서 후회 없는 음악을 만드는 거에요. 이제 음악하는 사람에 대한 경외의 눈길은 사라지고, 딴따라로만 보던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요. 이승환

현실에서는 이성을 잃은 상태가 아니라면 누구나 우는 걸 참으려고 하고
닦기도 하는데, tv는 눈물을 그대로 내요. 영화쪽에서 드라마를 경멸하는 게 그런거죠. 그런 걸 리얼하게 가려고 애써요. 윤여정

웃는 모습이요? 새로운 세계에 상처받지 않고 적응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했어요. 저는 아무 재능도 없고 어쩌다 여기까지 온 상황이라.. 웃음은 제게 하나의 보호막이었던 거같아요. 서민정

사람들이 나한테 원하는 건 멋있는 연기나 음악이 아니라 이거지. 목숨. 뭔가 그럴싸한 결과물을 바란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관객들은 그렇게 어리석지 않아요. 그들이 정확하게 원하는 건 생명이거든. 그래서 배우나 가수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한테 그 두려움이 얼마나 무서운 건지 알려주고 싶어. 김창완
제가 출연한 단막극 <제주도 푸른 밤>이 방영한 날, 누나(엄정화)가 방송을 보고 전화해서는 말은 못하고 계속 울기만 하더라구요. 그러다 힘들게 겨우 한 마디하는 거예요.
"너 이제 됐다.. 이제 됐어.."
엄태웅

<쇼바이벌>에서 독하게 쪽 주고 그런 걸 좋아하니까 어느 누군가는 해야할 역할이예요. 그래놓고 전 프로그램이 끝나기 전에 황급히 빠져나가죠. 후배들 볼 낯이 없어서. 하지만 저는 거기서 제 인간성에 대해 변호할 수 없어요. 착한 신해철을 어따 쓰겠어요,이제 와서. 제가 선택한 캐릭터인걸요. 신해철

'드라마틱 일루전'이라는 말이 있는데..
드라마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동시에 작품에 홀리는 거거든요. <발리에서 생긴 일>를 잊으려고 그렇게 애를 썼는데.. 3년이 지나서도 보고 있어요. 근데 출연 배우에게 전화를 하면, 자기도 그거 보고 있다는 거예요. 김기호, 이선미 작가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 다만 정말 하고자 한다면 매일 써야한다는 거다.
대부분 말로는 죽도록 열심히 한다지. 뻥치지 말자. 목숨 걸고 해야한다.
노희경
저는 개인적으로 김창완씨의 전화 이야기가 가장 섬뜩했어요.
우울함을 떨칠 수 있었던 게 희망에 대한 집착을 버렸기 때문이라는..
각자 마음에 새길 말들 많이 얻어가셨음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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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해갈께요~~^^ㅎㅎ
좋은 자료 정말 감사해요, 플래닛에 비공개로 담아갑니다!^^
뻥치지 말자..죽도록 해야 한다............전..미련만 갖고 있고 죽도록 글 쓰려고 노력해본 적이 없는 듯..ㅠㅠ모든 일에 그런 것 같았음. 열심히 한 건 맞지만 죽도록 열심이..맞았을지...아..왜 이렇게 눈물이 날까요?..음악도 슬프게 하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