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롤랜드 리조 'Poland(The Medieval Era)'
"새 의회는 자신들의 힘을 과시해, 혈연적 왕위 계승자가 자신들이 통치자를 선출하는 권한을 침해하지 않도록 만들었다.
(중략) 이제부터는 죽은 왕의 외아들이라도 세임의 동의 없이는 왕위에 오를 수 없게 되었다."
- 아담 자모이스키
헝가리 순회공연을 마친 마당... 보구발을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칼리프의 부름에 호응하는 자들이 너무 적었습니다."
"그럼 편지에 적힌 그 치열한 무용담은 다 무엇이란 말인가?"
'또다시 혈투가 벌어지고, 나를 둘러싼 충성스러운 마자르인 기사들이 말했지.
속히 여기를 벗어나십시오! 이 곳은 저희들이 맡겠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들과 함께 끝까지 싸웠다.
네가 먹이를 줘가며 키우는 프랑스인, 독일인들과는 차원이 다른 자들이라, 내 대신 사지로 밀어넣긴 미안했거든.'
"머릿글자만 다시 한번 읽어보십시오..."
'또...속...네?'
이 쿠만족보다 못한 놈의 얘기는 애초에 걸러 들었어야 하는 건데.
어쨌거나, 지하드는 실패했습니다.
편지에는 저 따위로 장난을 쳤을지언정, 사라센의 반격을 막겠다는 판단은 훌륭했고, 또 진심이었을 겁니다.
"실레시아의 볼레스와프는 미에슈코보다도 끈질긴 자입니다."
1177년의 실레시아가 어떤 꼴이었는지를 돌아보면, 납득 못할 일은 아닙니다.
모든 권력을 크라쿠프로 집중시키고자 했던 미에슈코는 주화에까지 '전 폴란드의 군주'라는 호칭을 새겨넣었습니다.
아들과도 권력을 나누기 싫어했던 그의 초강경 정책은 큰 반발을 샀지만, 갈라진 것은 미에슈코의 영지였던 대폴란드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실레시아 또한 미에슈코를 지지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으로 갈려 힘이 빠진 상태였습니다.
'당신이 우리를 이끌어 주셔야겠소!'
실패하면 반역, 성공하면 혁명 아닙니까! 라고 외쳐대던 볼레스와프였죠. 다 해줄 것처럼...
응하지 않는다면, 나부터 묶어다가 미에슈코에게 바치겠다던 말은 기억 못하는건지.
그런데 내가 정말로 성공을 거두자,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던 그의 얼굴은 참으로 볼만했습니다.
하나로 뭉쳐 그 힘을 다 쓸 수 있었다면, 자신은 지금쯤 실롱스키가 아니라 전 폴란드의 왕으로 불렸을 테니까요.
물론 미에슈코가 다 틀렸다는 건 아닙니다. 고만고만한 힘을 가진 자들끼리 한 토막이라도 더 갖겠다고 싸워댄다면, 모두가 망할 때까지 끝이 나질 않겠죠.
뒤로 구르는 바퀴를 되돌리기 위해선 힘이 필요합니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고, 그 과정도 떳떳해야 함은 물론이고요.
"프랑스와의 전쟁이 끝나는 대로, 세임을 소집하여 나라 안의 모든 유력자들을 한데 모으도록 하라. 그들의 얘기를 들어야겠다."
왕국을 지탱하는 세 기둥, 일하는 자, 싸우는 자, 그리고 기도하는 자.
그 가운데 기도하는 자들의 요구에 먼저 귀를 기울여 봅시다. 새로운 성당을 지어달라는군요.
레셰크의 영지였고, 지금은 그 누이 리크사가 다스리는 쿠야비아에 주교령을 신설하기로 합니다.
이 결정을 통해 나는 베네딕토회에서 더 높은 공헌도를 인정받고, 내게 절대적으로 충성하는 그녀는 새로운 봉신을 얻게 됩니다.
베네딕토회 가입과 사업 또는 통치 포커스의 결합은 관리력에 날개를 달아줍니다.
일하는 자들, 도시 봉신은 교회 봉신이나 봉건 봉신보다 훨씬 많은 세금을 냅니다. 이들과의 관계가 나쁘면 순식간에 금고가 비어버리죠.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건 전쟁도, 건설도, 정치적 로비도 전부 돈으로 이뤄진다는 사실입니다.
크라쿠프로 몰려든 장인들은 향후 10년간 도시 세금을 늘려주며 번영도를 상승시킬 것입니다.
베네딕토회는 상급 단원이 될수록 관리력을 올려주지만, 가임력을 깎습니다.
물론 분할상속제라면 사실상 가족계획 치트인 정결서약 디시전이 좋은 선택지.
계속 아이들을 낳아 직할령이 n분의 1로 찢겨나가는 걸 막아줍니다.
관리력을 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는데, 리크사의 영지인 쿠야비 백작령에서 반란이 터집니다.
내게 잘 보이기 위해 농민들을 쥐어짠 탓일까요?
더구나 그녀는 자신의 재무관이자 봉신인 리프 백작 토마시와 불륜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여봐란 듯 그와의 사이에서 아들까지 두었고요...
가뜩이나 악덕이 주렁주렁 달려서 마녀 취급을 받는 리크사를 우정의 이름으로 비호해주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남편의 빈자리가 견디기 어렵거든, 혼인해라. 어째서 자신을 함부로 대하느냐?"
그녀의 답장은, 함께 마음으로 죄를 지었던 나에 대한 원망이 가득합니다.
"당신이 아닌 어떤 사내를 곁에 두어도 이 목마름은 풀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냥 이대로 두세요..."
물론 말만 저럴 뿐, 정부의 도움으로 공국을 다스리는 데엔 한계가 있음을 그녀는 잘 알고 있습니다. 벌써 몇 번이나 죽을 뻔했으니...
이젠 싸우는 자들을 향해 카메라를 비춰봅니다.
"시몽,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덴마크와의 전쟁 때 맹활약했던 햄프셔 공작, 정의로운 볼드윈의 부대가 폴란드군과 합류했습니다.
1만이 넘었던 프랑스군은 이제 3천도 되지 않습니다. 이건 전쟁이 아니라 그냥 학살입니다. 낙엽만도 못한 신세.
잉글랜드인인 볼드윈보다 프랑스인인 아메데가 더 격렬히 싸워주는 걸 보고 있으면 참 기분이 뭐랄까...
어쨌거나 이미 저질러버린 이상, 빨리 끝내야 합니다. 세임을 소집하고 새로운 계승법을 제안하기 위해선 평화상태여야 하거든요.
왕세손 카지크에게 두 살 아래의 동생 볼레스와프가 태어났습니다.
분할상속법은 장자의 권위를 존중하지만, 동생들이 덤빌 때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인 힘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빼앗고, 내쫓고, 속여서 가두고, 눈을 뽑아버리는 이 잔혹한 일들을 적어도 우리 세대에는 되풀이해선 안됩니다.
1190년 가을, 엘레오노르의 오빠인 청년왕 헨리가 잉글랜드-아키텐의 국왕으로 즉위했습니다.
폴란드-잉글랜드 동맹은 다음 세대에도 유효합니다. 두 나라를 이간질해 살 길을 찾고자 했던 프랑스의 섭정, 시몽 드 드뢰에게 남은 건 굴욕적인 항복뿐입니다.
군주와 각 하위 봉신(즉, 군주가 왕인 경우 공작)은
자신과 군주의 적자 및 형제자매 중에서 후계자를 지명할 수 있습니다.
공작은 왕국과 제국 모두에서 유효한 선거인입니다.
선거 계승은 봉신들에게 매우 인기가 있지만,
주군이 개인적으로 너무 많은 선거인 작위를 보유하면 승인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독식도, 폭거도 아니오. 모두를 위해 일할 권한을 달라는 요청일 뿐."
크시보우스티의 다섯 아들 중, 넷째인 헨리크는 자녀 없이 순교했고 둘째인 볼레스와프는 남계 후손이 끊겼습니다.
남은 것은 첫째 브와디스와프(실레시아), 셋째 미에슈코(대폴란드), 막내 카지미에시(소폴란드) 계열.
폴란드 왕국 법적 권역 안에서 공작위를 가진 자는 스스로를 국왕으로 추천할 수 있지만, 포메랄리아의 수비스와프는 복속된 지 얼마 안되었으므로 선거권도 피선거권도 없습니다.
실롱스키와 오돈 미에슈코비치 사이에 몇 번 눈짓이 오가더니, 아니나다를까 저런 결과를 내놓습니다.
그 때...
"나, 쿠야비아와 마조비아의 여대공 리크사는 헬레나 즈노옘스카의 아들, 현 국왕의 적법한 장자이자 나의 사촌인 카지미에시를 다음 계승자로 지명한다."
투표 결과가 동점일 경우, 현 국왕의 직계에게 우선권이 있습니다.
세임에 모인 사람들의 환호와 야유가 교차하는 가운데, 왕세자 소 카지미에시는 폴란드 왕국의 후계자로 공인받았습니다.
"양골담초의 독과 장미의 가시가
흰수리의 둥지를 에워쌀지라도,
너는 마음을 담대히 하라(Chrob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