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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봉이 보이는 서부두 방파제!
서부두 방파제는 바다로 1키로이상 나 있는 방파제이다. 이 서부두방파제를 중심으로 전면엔 제주항이 있고 그 뒷면에는 탑동 방파제가 있다. 여름밤 열대야로 잠못 이루는 날이면 친구들 몇몇 불러 모아 이 서부두 방파제 길을 거닐었다. 방파제 주변으로 나 있는 횟집들의 야경과 여름밤 바다 위에 떠있는 어선들의 집어등을 바라보며 이 길을 걷는다면 모든 이는 시인이 아닐 수 없다. 나 역시 이 길을 걸었던 젊은 날엔 방파제 길을 거닐며 김민기의 '친구'를 불렀던 곳이다."검푸른 바닷가에 비가 내리면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물이요..."라며 시작했던 친구노래 그 시절 같이 걸었던 제주 비바리는 어디 있으며 그 친구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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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일찍 일어나 탑동방파제에서 봐라 본 수산물 공판장!
이곳에서 제주시민들에게 올라가는 모든 수산물이 공급되는 곳이다. 고등어,갈치,백조기, 그리고 잡어들....
때 마침 어디서 날아온 해조가 나의 카메라에 포착되 순식간에 잡았던 모습이다.혹여나 날아갈까 살며시 핸드폰의 샤터를 찰카닥 찍었는데 다행이 찍고나니 보기에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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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수협공판장에서 경매가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기 위하여 나는 수협공판장으로 바쁜 걸음을 놀려야했다.
바쁜 걸음으로 공판장 선착장으로 가서보니 지난 밤 근해에 조업하러 나갔던 배들이 새벽 경매를 위하여 부리나케 제주항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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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잘 받아야할텐데... 밤새 어두운 바다에서 채낚기로 걷어올린 갈치 몇 마리 안되더라도 좋은 값을 받아야 기름값 대고 집에 있는 마누라 입 크게 벌리게 하는데 지난 밤의 어황은 그리 좋지않다. 통통통 기관실에서 울려퍼지는 엔진소리는 포구가 다가 옮을 느겼는지 점점 발동기 소리가 잦아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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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주인지, 상인인지 다가오는 발동선을 바라보는 모습이 그리 밝지가 않다. 많이 잡았을까? 갈치가 많이 잡혀야 수입도 좋고 또, 갈치가 많아야 경매가 싸게 구입할텐데....
선주와 상인이 다가오는 어선을 바라보는 염원은 그저 많이 잡고 돌아오는 어선이길 고대하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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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소, 받으시오.지난 밤 우리가 잡은 갈치요."라며 선원들은 포획물을 육지로 건내준다. 그날의 내가 바라본 갑판 위의 갈치는 몇 괘짝이 안돼 보였다. 이 배는 제주 앞바다 가까운 곳에서 전날밤 조업하러 다녀온 배이다. 제주의 갈치잡이배는 당일 조업 나가는 배와 연근해에 나가 잡는 어선으로 나눠져 있다. 당일치기로 들어오는 배들은 아무래도 육지와 가까워 갈치의 씨알도 적고 그 잡는 고기도 많지가 않다. 그러나 연근해에 나가는 갈치잡이 배들은 15일이상 먼 바다로 나가 조업을 하며 그 잡은 고기들은 급속냉동으로 들어 가거나 잡은 고기를 수거하러 가는 연락선이있어서 제주 은갈치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 할수가 있다.
이들은 장시간 선상생활을 해야한다. 전문적으로 갈치를 잡는 배들은 깊은 바다에서 낚시로 갈치를 잡기에 냉동을 하더라도 갈치비늘이 벗겨지지 않고 신선한 상태로 냉동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이들이 돌아와 수협 공판장
에서 경매를 거치더라도 우리들 식탁에 올라오는 갈치는 생물갈치를 먹는것 처럼 신선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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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판장에 나온 중매인들이 보다 좋은 물건을 사기 위하여 경매가격을 조심스레 적어놓은 자그만한 수첩모양의가격판을 경매사에게 들어 보이고 최고가를 적어놓은 중매인이 낙찰을 받는다.
경매사는 물건이 앞에 진열되어 "자, 40만원부터 시작하겠습니다."라고 그 물건의 기준값을 매겨 놓으면 중매인들은 잽싸게 적정 구입가를 적어 경매사에게 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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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최고 씨알을 보이던 갈치이다. 총중량 13K, 가격은 76만원이 나왔다. 참 갈치가 비싸다.
상자 한짝에 76만원이라니....
몇 마리인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20마리 내외는 됨직은 한데 너무 비싸다. 옛날에 어머니는 손가락 네개를 붙이는 두께의 갈치를 동문시장가서 18,000원 20,000원 내외면 사다가 갈치국 끓여 올려 놓으셨었는데 이젠 어림도 없다. 갈치값이 금값이 되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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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받은 갈치를 크기별로 작업을하여 직접 팔기도하고 대도시의 시장으로 보내진다. 그날의 제주수협 공판장은 매회 경매가 끝나면 펼쳐지는 모습이다. 손가락 두개 정도의 갈치는 한 상자당 36만원이 나갔다. 그런데 간혹 서울 동네에 오가는 이동판매상들은 하얀 스티로플 상자에 어름을 쳐"갈치가 왔어요, 싱싱한 제주 은갈치가 한 상자에 만원, 만원에 한 상자 드릴테니 빨리빨리 갖고 가세요."라며 온 동네를 쑤셔놓는데 아마도 이런 실갈치를 사서보내주면 이처럼 소매를 하는 것 같다. 그런데 그 실갈치 후라이판에 튀기면 먹을 살점이나 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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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경매가 끝나 공판장 앞에 나가 보았더니 전날 야간작업을 하고 돌아온 어선들이 십 여척 정박 되 있었다. 어선 한 가운데 환한 집어등 불빛 아래에서 배 좌현과 우현에 줄을 이어 앉아 낚시 줄을 바다에 던져 입질 하는 갈치를 한 두 마리 잡아 올리던 어부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나는 지난 가을 이 갈치잡이배에 승선하여 직접 어로현장을 보고 싶어 지인들을 통하여 동승여부를 타진했었는데 그것 역시 녹록치가 않았다. 어선은 위험 하다고, 그리고 선원들이 싫어한다고 하여 거절 당했지만 여러 지인들에게 부탁한 결과 갈치잡이 철이 다 끝나던 어느날 드디어 승선 허락이 떨어졌다고 연락이 왔었다. 하지만 그때에 나는 이미 서울에 돌아와 그 기회를 놓친 적이 있었는데 올해에는 반드시 이 갈치잡이배에 타서 이들의 모습을 보고 그 기록을 남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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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배 저 배 부둣가를 걸으며 배들을 바라보는데 한 쪽구석에 좌변기를 발견하게 되었다. 배를 타는 선원들도 사람인지라 먹으면 내 보내야 하듯 어선이 협소했는지 독립된 화장실을 만드는게 호사였을까? 선미 부분에 사진과 같이 간이화장실이 설치되 있었다. 전편에서 제주 화장실'통시'를 얘기 했었는데 선상의 통시를 보게 된 것이다. 그나 저나 저 위에 엉덩이 까 발리고 앉아 용을 쓰게되면 다른 선원들이 볼텐데...
"그래, 아무렴 어때 다 배위엔 남자들 밖엔 없는데, 그러는 니들은 안 싸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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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판장을 나와 서부두 방파제로 향하려는데 주위에 새벽시장이 판을 벌려 놓고 있었다. 이곳엔 그날에 나온 생선 이외에 동태,오징어, 가자미, 냉동어류등 다양하게 여느 수산시장처럼 온갖 해물들로 길가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어느 노부부가 아침 상에 갈치국을 만들어 먹으려는지 손가락 세개겹친 두께의 갈치 한마리와 다른 생선 몇마리 곁들여 5만원권을 꼬불쳐둔 지갑에서 꺼내어 상인에게 건낸다. 늙은호박 듬성거려 썰어놓아 입안 얼얼한 청양고추 몇개 집어넣어 끓여놓은 갈치국 생각에 나의 입안은 침이 고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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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판장을 나와 서부두방파제를 향하는데 눈 앞에 펼쳐진 제주 반 건고등어 작업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어린 시절 11월 경이면 제주 앞바다에서 잡힌 고등어 한 양동이에 500원 1,000하던 그때에 어머니는 이 고등어를 사서 배를 가르고 틀어논 수돗물에 고등어 깨끗이 씻어내 왕소금 팍팍뿌려 작은 항아리에 차곡차곡 져며두셨다가 눈 내리는 겨울날에 한두 마리 꺼내어 연탄불 석쇠에 올려 구어냈던 고등어를 맛있게 먹었는데 이제는 햇볕에 반나절 말려놓았다가 냉동실에 보관해 후라이펜에 튀겨 먹고있는 고등어다.
이제는 서울시내에는 이 제주산 고등어보다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더 많이 식탁에 올려지는데 나는 노르웨이산보다 제주산을 더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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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리는 고기는 고등어가 아니고 제주산 옥돔이다.
제주 하면 옥돔이 아닌가?
제주에선 옛부터 이 귀한 옥돔을 가지고 제수용품으로 쓰였고, 고마운 사람들에게 선물용으로
쓰였다. 법성포의 굴비가 육지 사람들에게 더 알려져 있지만 굴비의 맛보다 이 옥돔은 맛이 더 하다.
옥돔은 금방 낚아 올린것은 국으로 끓여 먹고 또, 내장을 제거하여 햇볕에 말려두었다 제사음식 때 구워내면 어느 음식 보다도 더욱 맛이 있다. 나는 지금도 이 옥돔 구워낸 것은 머리부터 눈알까지 튼튼한 이를 가지고 다 내 위장 속으로 내려 보낸다.
나는 한 동안 이 작업을 하는 아주머니들 곁에 서서 그녀들이 작업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지난 날의 제주의 옛 추억을 나누다 돌아섰다. 그녀들 역시 어려웠던 그 시절이 그리웠던것이 아닐까? 작업을 하는 내내 이방인인 내가 건내는 말에 싫다는 얘기없이 서로간에 두런두런 이야기를 주고 받았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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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두 방파제 횟집거리를 지나면 조립식 컨테이너가 두어 채 놓여있는 곳에 이 잠녀들의 장비를 놓아두는 곳이 있다. 제주의 어촌에 가 보면 해녀의 집이라하여 그녀들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식당들이 있고 보다 더 세련된 잠녀들 대기실이 지어져 있는데 제주시의 잠녀들은 이런 곳을 이용하고 있었다. 컨테이너 벽에는 잠녀들이 물질할 때 쓰는 태왁이 수십개 걸려 있었다. 원래 이 태왁은 잠녀들이 물질하며 물속에서 나와 잠시 숨을 고르려고 '숨비소리'를 낼 때 물 위에 떠 있는 이 태왁에 의지한다. 원래 태왁은 커다란 박을 따 그 속을 긁어내어 채집한 해산물들을 담아두는 망태기를 엉켜 놓은 그물에 쌓아 쓰였는데 지금은 하얀 스치로플을 둥그렇게 만들어 사용하고 있었다. 이 태왁은 어찌보면 제주 잠녀들의 생명줄이다. 거친 파도를 헤치며 두 다리 허느적 거리며 앞으로 헤엄쳐 나갈 때 이 태왁에 의지하면 거친 물쌀도 두려워하지 않게 했던 해녀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물질 도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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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물질하러 나온 잠녀 한분이 작업하러 나가기 전 장비를 손질하고 있었다. 그것은 작살인듯 싶은데 당겼던 고무줄을 놓아 물속을 헤쳐 나갈 때 겨냥했던 방향으로 작살이 나가지 못함에 대나무의 균형을 잡으려고 필요없는 부분을 칼로 볏겨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곁에 힘이 좀더 있는 낭군이나 자식들이 있었으면 대신 해달라 부탁도 했으련만 제주의 여인들은 이처럼 모든 일을 자신이 혼자 도맡아 했었음에 이 어찌 제주의 여인들이 강하다 하지 않으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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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을 마친 잠녀는 아까 손질했던 작살을 손에 들고 곁에는 태왁을 옆에 끼고 바다로 뛰어 들기 전 먼 바다를 바라 보고 있었다. 오늘은 어느 바다 밑을 기울여 보나?, 수십 년간 해 왔던 물질 어느 때에 그만 두어야하나? 항상 바다에 들어서기 전 이 생각 저 생각을 수 천번 , 수십 년을 해왔었지만 그 날도 그 잠녀는 그 답을 찾지 못한 채 어제의 그 바닷길에 들어서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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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님!!! 곹이 가게 마씸. 오늘은 어느 바당에 가잰 험수꽈?"
앞서 바다에 들어선 선배 잠녀를 따라 부지런히 물갈퀴질을 해대며 뒤좇는 잠녀!
그녀들은 그렇게 바다에서 물질하며 우리 자식들 키워왔고 가정을 일궈왔던 강인한 제주의 여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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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두 방파제 너머로 어디로 떠나는지 아침부터 커다란 화물선 한 척이 제주를 떠나고 있었다.
제주는 제조공장이 전무한 곳이다. 그래서 굴뚝이 없고 항상 청정해역, 맑은 공기를 자랑한다. 그러나 모든 생활용품을 육지에서 조달 받기때문에 이러한 화물선들이 하루에도 수십척씩 제주항을 들낙거리고 제주항의 하역장에는 이것들이 싣고 온 화물들로 북적거린다. 앞으로 제주의 상주인구가 65만에서 70만, 100만에 이르게 되면 이러한 화물선들은 이보다 더 많은 배들이 들락 거릴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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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바다 제주의 갈매기들이 먹이를 찾다 힘이 들었는지 방파제를 만들때 쌓아놓는 콘크리트 조형물 위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른다. 그러나 방파제 안을 들어서는 어선의 통통거림을 들었을 땐 생선 한 토막이라도 건져볼까하고 후두둑 하늘로 날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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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의 서부두 방파제는 길이 한곳으로만 나 있었는데 이제는 방파제 모양이 바뀌어 두 갈래로 나 있다.
제주의 강태공들은 밤이 오면 갈치며 한치 낚시를 이곳 방파제 위에서 하기 위해 몰려 든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러나 내가 어렸을 적 태풍이 오던 어느 날 나의 중학교 동창 아버지가 이곳 방파제 위에서 낚시를 하다가 방파제를 치고 오른 파도에 휩쓸려 행방불명이 된 적이 있었다. 태풍이 물러가고 몇일이 지난 어느 날 이곳 방파제에서 멀리 떨어진 어느 어촌에서 친구의 아버지의 주검을 발견했던 것 처럼 많은 사고들이 있었던 곳이다.
나의 아버지 역시 이곳 방파제에 나와 낚시를 즐기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하늘나라에 가셔서 은하수에 낚시바늘을 들여 놓으시지 않으실까 여길 정도로 낚시에 취미를 말년에 갖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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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두 방파제너머로 육지를 오가는 대형카페리가 정박해 있고 그 뒤로 사라봉이 우뚝 서 있다.
나의 어린 시절 한 때 가슴에 응어리진게 있으면 이곳 서부두 방파제에 나와 검푸른 바다를 보며 목청껏 울부짖었던 바다, 술한 잔 친구들과 나누어 들어간 술 깰 량으로 고래고래 노래를 부르며 거닐었던 서부두 방파제, 어쩌다 만난 이쁜 여학생 구애한번 해보려 동행했던 제주바다!
11월의 제주바다는 그날도 의구히 창창한 에메랄드빛을 발하며 내 앞에 펼쳐 놓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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