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의 음주 보복을 오전 내내 받는다.
점심을 얼른 챙겨 먹고 12시 50분 차를 타러 나간다.
차는 생각보다 빨리와 벌교에서 오는 1시차에 여유가 있다.
군내버스는 고흥의 옛국도를 따라 지그재그 돌아간다.
남양소재지에서는 대곡의 학교 앞을 지나 장담으로 나간다.
고흥병원 앞에 내리니 2시가 다 되어간다.
4시의 만남에 도착하려면 동촌산림욕장 길이 바쁘다.
차가 씽씽 달리는 도로를 걸어 문예회관쪽으로 가니 동초 김연수의 사적비가 하나 더
하얗게 서 있다.
제자들의 모습도 새겨져 있다.
데크 계단을 오르자 등짝에 땀이 배어 양복 자켓을 벗어 가방에 끼운다.
산길은 항상 길고 힘들다.
한 사나이가 라디오를 들으며 뒤돌아 날 확인하고는 재빠르게 달아난다.
나보다 나이가 더 든 듯하다.
전망대를 지나 가파르게 내려오니 한시간 남짓 지난다.
내 마음이 바빴으니 걸음도 서둘렀나 보다.
고흥고 고흥동초를 지난다.
내가 근무하던 때를 생각하며 운동장을 가로질러 본다.
백주면 기념조형물을 보고 후문으로 나오니 청소년문화센터 앞에 송호철이 가고 있다.
같이 2층으로 오르니 이수일 선생님이 벌써 와 계신다.
양이사님도 오시어 이야기를 마치고 이사회장으로 간다.
고흥회관에서 대구탕을 먹는데 호철이가 먼저 술 마시는 이가 없다.
하긴 나도 어제 수릉ㄹ 많이 마셨으니 잘 됐다.
터미널에 가 벌교가는 차를 보니 8시 반이 넘는다.
마륜 가는 차가 없을 거라 바보에게 전화하지만 전화를 받지 않는다.
벌교에 다 와가는데 일 마치고 가는 중이라 한다.
화를 누르고 터미널로 오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