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The Royal Rorantists 'Gaude, mater Polonia'
Gaude, mater Polonia, prole fecunda nobili.
기뻐하라, 폴란드여, 고귀한 자손을 풍성히 낳은 어머니여.
Summi Regis magnalia laude frequenta vigili.
끊임없는 찬양으로, 지존하신 왕의 위대한 업적을 기리라.
Cuius benigna gratia
그분의 은혜로운 자비로 말미암아,
Stanislai Pontificis passionis
주교 스타니슬라우스의 수난을 증거하는 표징들이
insignia signis fulgent mirificis.
놀라운 기적과 함께 빛나고 있으니.
Ergo, felix Cracovia, Sacro dotata corpore
그러므로 행복한 크라쿠프여, 그 거룩한 유해를 모신 그대여,
Deum, qui fecit omnia, Benedic omni tempore.
만물을 지으신 하느님을 언제나 찬미하라.
Amen.
아멘.
1205년 가을, 산도미에시. 세 명의 소년이 비좁은 창문에 달라붙어 떨어질 줄 모릅니다.
그들의 시선은- 진흙과 피얼룩으로 엉망이 된 망토를 두른 채, 금빛으로 반짝이는 도끼를 든 거구의 기사에게 쏠려 있습니다.
"멋있다... 나도 저런 도끼가 있었으면 좋겠어."
"들어올릴 수는 있어? 저 도끼가 너보다 큰 것 같은데?"
"놀리지 마! 형도 맨날 검술 스승님한테 혼나잖아!"
"미에슈코, 볼레스와프... 둘 다 조용히 해라."
맏형 카지크에게 한 대씩 사이좋게 꿀밤을 맞은 동생들의 목소리가 잦아들자, 창 밖의 기사가 외치는 말이 또렷하게 들립니다.
"왕께서는 무사하십니다!"
틀림없습니다. 저 무시무시한 그로즈니에 맞서기 위해, 멀리 남쪽에서 찾아왔다는 용병대장.
어린 시절부터 에메리크를 졸라 듣고 또 들었던 이야기. 라슬로 왕이 정말로 나타난다면, 분명 저런 모습일 테지요.
이젠 숫제 뒤엉켜 씨름을 해대는, 동생들의 소란 같은 건 관심 밖입니다.
"바줄...!"
헝가리의 왕자. 아직 나눠받을 몫이 정해지지 않은, 네 번째 바퀴.
순간 무언가 보이지 않는 손길이 스치고 지나간 듯한 느낌을 받았지만, 그 때는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카지미에시 2세의 본대는 칼리시로, 칼라트라바 기사단은 쿠야비로, 바줄의 용병단은 산도미에시로 각각 물러났습니다.
죽은 자를 묻어줄 틈도 없이 살 길을 찾아 달아나야 했던, 남은 자들의 참담함. 먼저 간 이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폴란드는 승기를 잡았습니다.
프러시아인들은 뒤처진 자들을 도륙하는 것으로 대족장의 복수를 했지만, 전쟁이 7년을 넘기면서 그들도 힘이 다했습니다.
"저 괴상한 나무 막대기를 들고 다니는 놈들에게 붙든, 끝까지 남아 싸우든, 각자의 길로 가도록 합시다."
아직 새파란 애송이인 부도의 아들 밀자스는 그들을 묶어둘 힘이 없습니다. 복속을 요구하는 에스토니아를 상대하는 것이 가장 급합니다.
"어찌 그런... 입에도 담기 힘든 끔찍한 일이 일어났단 말인가!"
도브진으로부터 온 소식이, 가슴에 묻었던 해묵은 통증을 다시 불러냅니다.
배고파 우는 아이들을 강물에 던져 죽이고, 나무에 목을 매단 어미의 이야기.
왕실로부터 그동안 많은 후원을 받아온 베네딕토 수도회가 구휼에 나섰지만, 역부족입니다.
'이것은 승리가 아니다. 우리가 한 일이 과연, 진정으로 주님을 위한 일이었단 말인가?'
왕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어도, 모두를 구할 수는 없다...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진실이 그를 더욱 아프게 합니다.
목수 피아스트가 천사를 손님으로 맞아들여 후히 대접했기에 백성의 마음을 얻고, 나라를 세웠다...
그건 어린 아이들을 재울 때나 들려줄 법한, 아름답게 꾸며진 이야기일 뿐입니다.
질투와 폭력으로 얼룩진 채 삐걱대며 굴러가는 우리의 수레는, 다음엔 어디를 향해야 할까요?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시몽 드 드뢰가 신의를 지킨 탓인지, 그의 모든 노력이 실패한 탓인지는 몰라도...
프랑스의 제랄드가 무사히 성인으로 자라났습니다. 파리의 가을 바람이 여전히 차가운지, 폐렴으로 고생하고 있지만.
그의 어머니인 마리아는 나바라의 왕비로 즉위했습니다. 이베리아의 기독교 왕국들 중에서도 가장 작고 약한 곳. 위태로운 자리.
그녀가 나바라 국왕과의 사이에서 낳은 두 아들 중 장남은 운 나쁘게도 개에 물려 죽었습니다.
"나는 당신이 내 어머니의 아버지라는 것밖에 모릅니다. 우리의 모든 것은 끝났습니다."
폴란드로부터 전해진 사려깊은 안부 인사와 막대한 예물에도, 프랑스 국왕은 슬픈 빛을 감추지 못했다고 전해집니다.
비록 정식 동맹을 맺고 있다 하지만, 나바라 국왕 또한 장인의 도움을 바랄 수 없다는 사실 정도는 잘 알고 있습니다.
애초에 시몽에 의해 주도된 국혼이라, 폴란드는 결혼 협상에서 한 마디도 목소리를 못 냈으니까요.
프러시아는 메멜을 내주는 대가로 항복했습니다. 애초에 원했던 스클라보니아 공국 전체를 합병할 수는 없었습니다.
루스인과 에스토니아인들이 본의 아니게 폴란드를 도와준 것도 있으니, 독식은 안 될 말이죠.
어쨌든 기다리고 기다리던 남편이 이기고 돌아왔으니, 엘레오노르는 그저 기쁨의 눈물을 흘릴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쁨의 순간은 너무도 짧았습니다.
주신 자도 여호와시요, 거두시는 자도 여호와시니, 주님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지어다.
훗날 그의 아버지를 대신해, 카지미에시 3세로서 왕좌에 오른 카지크는 그 날을 이렇게 적었습니다.
밤새 울었다. 잃어버린 목마는 끝내 찾지 못했다. '더 좋은 새 것을 사다주마.' 어른들은 말했다. 하지만 그들은 모른다.
내가 찾는 건 '그 목마'라는 단순한 사실을, 애써 모른 척한다. 모르고 싶어하고, 끝내 모르게 된다.
세상에서 하나뿐인 것을 영원히 다시 볼 수 없다는 그 거대한 절망을.
잠들 수 없는 밤이 꼬박 지나고, 시간이 더 많이 흐른 뒤에야 알게 되었다.
우리는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던 시절의 기억을, 그 느낌을 잃어버리는 순간, 불행해진다.
그래서 더 많이 원하고, 남의 것마저 빼앗으려 한다.
불행한 사람은 자꾸만 늘어나고, 우리는 아무것도 갖고 가지 못할 죽음의 날이 되어서야 후회한다.
그 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아직 모든 것이 그대로 거기에 있던 날들로!
"우리는 늘 죽음을 맞이하는 게 서툴다. 항상 준비는 덜 되어 있고, 모든 사람들은 죽기 너무 이른 때에 세상을 뜬다."
"폴란드의 왕자 카지미로는 하느님의 종임을 선포한다."
소식을 전해들은 교황 호노리우스 3세는 주저않고 명을 내렸습니다.
하느님의 종이란, 복자로 인정하기 위해 그 삶과 업적을 조사하고 있는 보편교회의 구성원을 말합니다.
다음 단계는 영웅적 덕행이나 순교 등에 대한 법령에 따라, 가경자로 선포되는 것입니다.
그 후에는 시복이 이어질 수 있는데, 이는 지역 교회에서 복자를 공경하는 것을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시성될 수 있으며, 성인으로 선포된 사람은 보편교회 전체의 공경을 받게 됩니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헬레나 즈노옘스카의 아들을 잃은 후, 왕의 웃는 얼굴을 본 자는 아무도 없었다 전해집니다.
첫댓글 끝인 줄 알았던 바줄은 살았는데, 뒤를 이을 줄 알았던 아들이.. ㅜㅜ
한동안 잊고 있던 주인공 고문의 시간이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