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강원도 양양군 설악해변에 낙뢰가 떨어져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들은 서핑을 끝내고 해변에 앉아 있거나, 우산을 쓰고 있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낙뢰는 뇌우 구름과 지표면 사이에서 일어나는 번개 현상으로, 여름철에 주로 발생한다. 기상청의 ‘2022 낙뢰연보’를 살펴보면 지난 한 해 발생한 낙뢰의 약 90%가 여름철(6~8월)에 발생했으며, 가을(9~11월) 5.7%, 봄(3~5월) 4.1%, 겨울(12~2월) 0.2%가 뒤를 이었다. 월별로는 8월에 가장 많은 낙뢰가 관측되었다.
낙뢰에 맞으면 신체 내의 신경, 심장, 혈관 등에 손상을 입고, 심정지가 발생할 수 있다. 전기화재가 발생하여 재산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처럼 우리의 생명과 재산에 큰 피해를 입히는 낙뢰, 어떻게 대비할 수 있을까. 국민재난안전포털의 자료를 토대로 낙뢰 발생 전∙후 행동 요령을 알아본다.
낙뢰|출처: 클립아트코리아
낙뢰가 예상될 때
낙뢰 예보가 있다면 외출하지 말고 집안에 머물러야 한다. 혹, 외출을 해야 한다면 우산보다는 비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낙뢰가 발생했을 때
집에 있을 때 낙뢰가 친다면 전화기나 전기 제품 등의 플러그를 빼두고, 전등이나 전기제품으로부터 1m 이상 멀리 떨어져야 한다. 창문은 닫는 것이 좋으며, 샤워나 설거지 등은 감전 우려가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야외에 있는 경우, 번개를 본 후 30초 이내에 천둥소리를 들었다면 건물이나 자동차 안, 물이 없는 움푹 파인 곳으로 신속히 대피해야 한다. 나무는 자연적인 피뢰침 역할을 할 수 있으므로 키가 큰 나무 밑은 피한다. 같은 이유로 전봇대 밑도 피해야 한다. 하천 주변도 피해야 하는데, 이는 낙뢰가 대개 산골짜기나 강줄기를 따라 이동하는 성질이 있어서다. 혹 금속을 들고 있다면 즉시 몸에서 떨어트려야 한다. 골프채, 삽, 괭이, 낚싯대 등이 대표적이다. 안전한 장소에 대피했다면 천둥소리에 귀 기울이고, 마지막 번개 및 천둥 후 최소 30분 정도 지난 후에 움직인다.
등산 중 낙뢰가 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낙뢰는 높은 곳에 먼저 떨어지는 특성이 있으므로 신속히 낮은 지대로 하산해야 한다. 이때 동굴이나 물이 없는 움푹 파인 곳으로 몸을 옮겨야 하며 정상부 암벽 위나 키 큰 나무 밑은 위험하므로 피한다. 아울러, 등산용 스틱이나 우산을 가지고 있다면 신속히 몸에서 떨어트려야 한다. 매트리스나 로프, 침낭 등을 가지고 있다면 이를 깔고 몸을 웅크리고 앉는 것이 도움 된다. 단, 땅이 젖어있다면 위험하므로 피한다.
낙뢰에 맞았을 때
주변인이 낙뢰에 맞았다면, 의식이 있는지 살피고 즉시 119에 신고한다. 의식이 있다면 환자를 편한 자세로 안정하도록 한다. 아울러, 환자의 몸에서 낙뢰가 들어가고 빠져나온 부위의 화상과 골절, 청각과 시각의 손상 등을 체크한다. 환자가 흥분하거나 떠는 경우에는 말을 걸어 환자가 침착해지도록 도우며 구조요원을 기다린다.
의식이 없다면 호흡과 맥박의 여부를 확인하고, 호흡이 멎어있다면 인공호흡을, 맥박도 함께 멎어 있다면 인공호흡과 가슴 압박을 병행한다. ‘가슴 압박 30회→인공호흡 2회’의 순서로 구조요원이 올 때까지 반복해서 시행한다.
유념해야 할 점은 낙뢰에 맞는다고 모두 사망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따라서, 단념하지 말고 처치를 지속해야 한다. 또 하나 기억해야 할 사실은 환자의 의식이 분명하고, 이상이 없어 보여도 몸의 안쪽에는 화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낙뢰에 맞았을 때는 환자가 이상 증상을 호소하지 않더라도 빨리 병원을 방문하여 응급 진찰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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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