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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에서 하룻밤이라도 머물러본 경험이 있다면 겨울이 깊어질수록 절절 끓는 온돌방 생각이 간절해진다. 한지 창문으로 스며든 아침 햇살에 저절로 눈이 떠지고 너른 앞마당에 소복이 쌓인 낙엽마저 고즈넉하게 느껴지는, 머무름 자체가 휴식이 되는 한옥 숙소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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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 한옥, 선음재
서울 가회동에 위치한 선음재는 옛 정취를 잘 간직한 한옥이다. 대문을 열면 오른쪽으로 앞마당이 보이고 안채와 부엌, 사랑채, 누마루가 ‘ㅁ’ 자 형태로 연결되어 있다. 대문을 지나자마자 사랑채 후원으로 이어지는 중문이 보이는데, 이 문을 이용하지 않고도 사랑채 대청마루에서 미닫이문을 열면 바로 후원으로 내딛을 수 있다.
선음재의 모든 공간은 이런 식으로 신발을 신지 않고 한 번에 통과할 수 있으면서도 각 공간의 문을 닫으면 프라이빗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또 안채 내부에는 비밀스러운 공간이 숨어 있다. 큰방의 위쪽에 있는 다락 대청마루 안쪽 문에서 연결되는 지하 오디오 룸이 그것이다.
사실 선음재는 서울시 건축상 리모델링 부문 수상 경력이 있는 유명한 한옥이다. 1934년 지어진 이곳은 한옥 건축가로 유명한 조정구 대표에 의해 2008년 선음재로 다시 태어났고 8년간 건축주 가족이 가정집으로 사용했던 곳이라 구석구석 잘 정돈돼 있다. 안채와 사랑채를 따로 빌릴 수도 있고 독채로 사용할 수도 있다.
위치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94-14
가격 별도 문의
문의010-2799-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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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식 한옥 리조트, 구름에
1976년 안동댐 건설로 수몰될 위기에 있던 400년 전의 고택이 경북 안동시와 행복나눔재단, 문화관광부의 힘으로 다시 태어났다. 안동시에 있는 7개 채의 고택을 선정해 전통 한옥의 건축미를 살리고 현대적 설비를 갖춘 리조트로 개조한 것. 이곳이 매력적인 이유는 일반 한옥과 달리 고택 하나하나가 저마다의 사연과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중 대표적인 고택인 계남고택은 퇴계 이황의 8세손 이귀용이 지은 종가이다. 구름에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고택으로 4개의 방이 있는 안채와 2개의 방을 갖춘 사랑채, 하나의 방이 있는 중간 방으로 구분되어 있다. 안마당을 가운데 두고 총 3개의 객실이 연결된 구조다.
구름에의 오르막길을 따라가다 보면 2개의 방이 있는 박산정이 보인다. 박산정은 조선 선조 때 공조참의를 지낸 이지가 학문 수양을 위해 건립한 정자라고 한다. 이렇듯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고택을 기둥, 서까래는 물론 기와 한 장, 문고리까지 그대로 재현했다. 새벽에는 고라니의 걸음 소리가 들릴 만큼 조용하고 아침이면 볼 수 있는 물안개도 장관이다.
위치 경상북도 안동시 성곡동 745
가격 별도 문의
문의054-823-9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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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브랜드 한옥, 경원재
초고층 빌딩 일색인 인천 송도 한복판에 나지막하게 지어진 한옥이 눈에 띈다. 바로 글로벌 호텔 체인에서 만든 첫 번째 한옥 호텔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인데, 세련된 신도시의 모습과 묘하게 잘 어우러진다. 경원재는 조선 시대 사대부 집의 건축 양식을 적용해 불필요한 장식과 의장 요소를 덜어냈다. 중요 무형 문화재 제74호 최기영 대목장과 김성호 칠장, 이근복 번와장 등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한옥 명장들이 각 공정에 참여해 건축적으로도 높은 가치가 있다.
총 30개의 객실 중 독채형 객실은 12채의 디럭스 스위트룸과 2채의 로열 스위트룸으로 마당과 대청마루 등을 갖춰 고즈넉한 한옥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특히 로열 스위트룸은 독립된 담장이 있어 조용히 사색하며 거닐기 좋고 모든 객실은 회랑으로 연결되어 있어 눈과 비를 막아준다.
한옥 호텔답게 제대로 된 한식을 맛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 한식 레스토랑 ‘수라’에서 단품 요리부터 임금님 밥상에 올랐던 궁중 요리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위치 인천시 연수구 테크노파크로 200
가격 별도 문의
문의032-729-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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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해송에 둘러싸인, 호안재
호안재는 강원도 강릉에 위치한 씨마크 호텔의 한옥 별채로 호텔 본관과 독립된 공간에 자리 잡아 타인에게 방해받지 않으며 온전한 휴식을 누릴 수 있다. 전통적인 건축 양식을 따른 한옥이지만 특급 호텔의 최고급 스위트 객실답게 현대식 생활을 수용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것이 특징. 대표적인 도시 한옥 건축가 황두진이 설계를 맡았고 대목장 세 명의 손을 거쳐 완성된 한옥인 만큼 그 품질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동해안의 절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본관과 달리 해송에 둘러싸인 호안재는 자연의 아늑함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 객실 문을 열면 각기 다른 얼굴의 해송과 마주하게 된다. 호안재는 안채와 별채, 사랑채 3개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저마다 독립된 마당이 딸려 있다.
가장 안쪽에 있는 안채 누마루 앞마당에는 지역 식생으로 꾸민 작은 정원이 있으며, 별채 마당은 쪽마루에 앉아 햇살을 받으며 언덕 아래 대나무 원경을 즐기기엔 이만한 명당이 없다. 비질이 잘된 사랑채 마당을 거닐다 보면 역사극의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총 3개의 객실과 회의실이 있으며 현재는 독채로만 빌릴 수 있다.
위치 강원도 강릉시 해안로406번길 2
가격 별도 문의
문의033-650-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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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체험 한옥, 황남관
경북 경주시 황남동에 자리한 한옥 스테이 황남관은 신라 시대 고분군인 대릉원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에 위치해 있다. 휴식 공간인 ‘월성루’를 포함해 총 7채의 한옥이 하나의 마을처럼 형성돼 있으며 복층 구조로 43개의 객실과 조식 레스토랑, 카페 등을 갖췄다.
객실은 2인실과 3인실, 스위트와 패밀리스위트, 누마루 스위트까지 선택의 폭이 다양한데 이 중 스위트 객실은 온돌방 구조로 되어 있어 한옥의 멋을 즐기면서 호텔의 편리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2층 객실의 경우 유리창 너머로 푸른 잔디와 왕릉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오직 경주에서만 즐길 수 있는 특별하고 이색적인 풍경이다.
투숙객을 위한 한복 입기 체험과 무료로 즉석 사진을 인화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유리창 너머로 대릉원 전체가 보이는 월성루 2층은 빔 프로젝트가 마련돼 있어 워크숍이나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때 요긴한 공간이다. 경주 여행을 계획한다면 합리적인 가격대의 한옥 숙박을 체험해보는 건 어떨까.
위치 경상북도 경주시 황남동 포석로 1038
가격 별도 문의
문의054-620-5000
기획_이미주 | 사진_양우상(AP Studio), 김용훈(스튜디오 주인장)
출처 여성중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