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쇼팽 '화려한 대왈츠'
폴란드 전설에 따르면, 이 이름은 레히테스 부족을 창시한 자의 이름이었다고 합니다.
이 이름은 아마도 폴란드어로 렌지아니에(Lędzianie)라고 불리는, 고대 슬라브 부족인 렌디안족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애칭은 레셰크(Leszek)로, 이 이름 또한 여러 명의 폴란드 공후들이 사용했습니다.
"프락시다 미하일로브나. 짐의 판결에 불만있나?"
울고불고하며 억울해할 줄 알았던 그녀는 의외로 잠잠합니다. 믿는 구석이라도 있는 걸까요.
곱슬머리왕 볼레스와프 4세의 영지였고, 그 아들 레셰크 볼레스와보비치와 딸 리크사, 외손자 미하일을 거쳐 프락시다에게 상속된 땅.
폴란드 왕국에서 군주가 반역자와 범법자의 세습 작위를 몰수하는 것은 이제 합법입니다. 단, 세임의 동의를 거쳐야 하죠.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이 안건은 누군가의 외침과 함께 한 표 차이로 부결되었습니다.
"나는 허락할 수 없소!"
모두의 시선이 의장에게 쏠립니다. 그럼 그렇지. 류리크는 류리크 편이라는 반응들.
프락시다의 침묵이 뭘 뜻하는지 깨닫는 순간. 굳은 얼굴을 한 국왕을 등지고, 하나 둘씩 회의장을 떠납니다.
할아버지도 욕심냈지만 끝내 갖지 못했던 땅을, 마자르...아니 머저리같은 손자도 군침을 흘리다 닭쫓던 개 꼴이 되었다.
말의 날개를 타고 퍼져나간 왕의 첫 패배 소식은, 나라 전체의 씹을거리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나는 믿습니다. 저 막돼먹은 놈은 끝내 바른 임금이 될 것이라고요.
백성을 섬기는 것은, 왕좌에 앉은 자만 하는 일이 아니니까요.
"아무리 내가 꼴보기 싫어도, 벌써 짐싸서 가버리게? 회기도 아직 다 안 끝났어."
"참관인 하나 자리 비운다고 뭐 달라질 거 있냐? 나는 크라쿠프에 얼씬대지 않는 편이 나아."
"흑흑, 야속해... 그단스카도 차버린 판에 너한테 위로받으러 왔는데, 이젠 날 사랑하지 않는 거니?"
"알았으니까 좀 떨어져... 징그럽게."
"그럼 손에 든 그 짐부터 내려. 앞으로 내가 뭘 할지 기대하라고."
정의로운 내 아버지와 복된 내 형을 빼닮은 그의 푸른 눈이, 반전의 실마리를 찾은 듯 빛나고 있습니다.
'네가 내 삼촌이야? 웃기시네. 거짓말 마.'
'다들 그렇게 부르는데, 그럼 어쩔거야?'
'너나 나나 까치발로 서봤자 에메리크보다 작은 건 똑같아.'
'그럼 친구할래? 이건 비밀인데... 난 우리 아버지랑도 친구거든.'
"내가 거기 있지 않아도, 내가 주인 되지 않아도...
내 몫을 감당한다면, 주님은 다 아시네.
내 눈이 높지 않고, 내 마음이 교만치 않고,
어린아이 엄마의 품에 잠든 그 모습처럼...
더 나은 내가 되기보다, 이대로 주님 따라가리."
더는 들을 수 없을, 그리운 자장가. 병마의 고통은 더 이상 그 분을 괴롭히지 못합니다.
마녀를 찾아가 남은 날을 캐묻던 내 어머니는, 불길한 예언에 감춰진 음모를 눈치채고 그녀를 단죄했습니다.
"안타깝게도, 당신의 하얀 아들이 다 자라 옥좌에 앉는 날을 보지 못하실 것입니다."
"맹세컨대, 당신의 몸에서 난 아들이 피와 장미의 왕관을 쓰고 모두의 위에 군림할 것입니다."
그녀의 예언은 모두 빗나갔습니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먼저 가신 뒤에도 5년을 더 사셨으니까요.
또한... 아들이 아비를 죽이고, 형이 아우를 핍박한 헝가리에 어떤 불행이 찾아왔는지는 다시 적지 않겠습니다.
낳아준 어머니보다도 더 어머니같은 분이었다며, 카지크는 나보다도 더욱 슬퍼했습니다.
불리한 조건으로, 원치 않은 결혼을 억지로 강행하게 만든 그의 생모는 왕대비가 되지 못했죠.
그녀를 어디로 보냈느냐는 질문에 돌아온 답은 이랬습니다.
"동쪽의 용이 어찌 생겨먹었나 궁금하다시기에... 여행을 보내드렸지. 아, 참고로 편도다."
그 마음은 이해하기 어렵지만, 이유가 있겠죠. 이미 충성하기로 맹세한 이상, 그는 내 왕입니다.
기울어가는 프랑스를 살리기 위해 외롭게 싸우던, 나의 또다른 조카 제랄드에게는 너무도 빨리, 비극적인 결말이 찾아왔습니다.
권모술수에 능했던 그의 아버지와는 달리, 모두에게 공평하고 자애롭게 대하려 애쓰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했던 그는...
어느 날 피곤에 지쳐 잠든 채, 영영 눈을 뜨지 않았습니다. 카페 왕조가 다시 잿더미 속에서 날아오르기란 이제 힘들어 보입니다.
얼굴도 모르는 나의 이복누이이자 그의 모후인 나바라의 마리아는, 이로써 세 아들을 모두 잃었습니다. 그 고통은 짐작조차 가지 않습니다.
“착한 순서대로 왕 노릇 해먹을 거였으면, 이 세상에 남아나는 나라가 있겠냐?"
카지크가 아무렇게나 내뱉은 그 말은, 내게 들으라고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납득시키려는 위악일 뿐입니다.
"반역자 프락시다 미하일로브나의 처분에 대한 건은 찬성 4표, 반대 3표로 가결되었다.
따라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영지인 쿠야비 공국을 몰수한다. 네 먼 친척이 몸값을 지불하기로 했으니, 지체 말고 그리로 떠나라."
"이건 시작에 불과해! 너희도 모든 걸 빼앗기고 내쫓기는 그 날에, 내 얼굴이 생각날 것이다. 똑똑히 잘 봐둬라!"
어린아이들도 아는 달걀 놀이의 규칙. 승자가 패자의 깨진 달걀을 가져간다. 한번 깨진 달걀은, 되돌릴 수 없다.
뭐, 왜, 뭐? 썩은 달걀처럼 불쾌한 낯짝을 한 놈들만 가득하군. 아아, 역시 왕이랍시고 거들먹거리는 건 내 취향에 안 맞아.
"황금의 자유? 대놓고 먹이를 달라고 짖어대는 걸, 너희들은 그리 고상하게 돌려부르더군?
그래, 황금을 달라기에 줬다. 뭐가 잘못됐나? 왕은 평등한 무리들 중 조금 더 높은 곳에 앉은 자일 뿐이다, 그따위 말이 하고 싶나?
그럼 잘해봐라. 혈육의 정에 호소하든, 납치를 해서 묶어놓고 협박하든. 아, 프락시다만큼의 용기를 가져보는 것도 추천한다.
어떤 방법을 써도 좋지만, 그 대신 나한테 지면 네놈들 주머니에 황금은커녕 동전 한 푼도 남겨두지 않겠다."
돌아가신 선왕께서는 이.러.지.않.으.셨.습.니.돠! 하이고. 내가 진짜 이 말까진 안 하려고 했는데.
내게 선왕을 닮으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떠들던 너희가, 뒤에서는 내 흰둥이 친구가 선왕을 닮지 않은 사생아입네 떠들던 걸 모를 줄 아나?
마지막 경고다. 날 더 빡치게 하지 마라. 네놈들이 원하는 저 세상으로 훅 가버리기엔, 아직 심하게 젊으니까.
구린 짓거리 안하는지 지켜보라고 파견한 내 첩보관을 죽여버리고, 피해자의 가족에게 준 피값이 아까워서 반란을 일으키고,
반역죄를 더블샷으로 끼얹은 자를 핏줄이라고 감싸고 돌고... 눈물나게 아름답군. 네놈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니까, 나도 내 맘대로 하겠다.
포모제 공작 레흐(Lech)를 내 후사로 삼겠다. 내 결정을 무효로 만들고 싶으면, 너희끼리 똘똘 뭉쳐서 대안을 내놔. 이유가 있으면 받아줄테니까.
또다시 그의 혈통에 대해서 앞에서건 뒤에서건 함부로 떠들었다간, 잉글랜드 직수입 교수척장분지형의 맛을 알려주겠다.
정의로우신 선왕께서도 시전하신 형벌이니까 불만들 없겠지?
그 얼굴들은 뭐야. 혹시 레흐가 뭔지 모르나? 흰꼬리수리의 가호를 받는, 우리 조상님 이름이라고!
미래의 왕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어딜 건방지게 그따위로 서 있나? 뭐해, 박수 안 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