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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파리야 파라지 'Csordapásztoroknak(목자들에게)'
"그는 여기에 없소."
쇼모지바르에서 아샤펜부르크까지 찾아간 사절은, 이슈트반 대공의 기대와 달리 빈손으로 돌아왔습니다.
"처자를 부탁한다는 말뿐이었지. 내게도 간 곳을 일러주지 않았소."
나라의 운명이 그의 한 몸에 걸려 있건만, 에버하르트 왕도 바줄의 행방을 알지 못합니다.
"이 말도 덧붙이더군... 더는 그들을 떠돌이 신세로 살게 하지 않겠다고."
아직 어린 그의 아들은, 떠나가는 아버지의 등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아빠, 돈 많이 벌어서 살아 돌아와!'
혹시나 하는 불길한 예감에 뤼네부르크에도 사람을 보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같았습니다.
그가 정말로 처자를 선량한 이웃에게 맡기고 성전사가 될 생각이었다면, 여기가 아니라 이베리아로 갔을 것이라고.
"기사단의 힘만으로는, 하느님께 버림받은 폭군을 몰아낼 수 없습니다."
단장인 하인리히 폰 웅가른도, 그의 곁에 있던 폴란드와 헝가리의 두 왕제(王弟)들도 모두 슬픈 얼굴이었다고 합니다.
크로아티아의 대부분을 점령한 단돌로 가문은 항복을 요구하며 섭정인 카타리나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 모두가 하느님의 징벌이라면서.
"이베리아가 아니라, 세상 끝까지 가서라도 찾아내라. 신성한 왕가의 마지막 황금 가지를!"
아들이 흘린 아비의 피를 억지로 받아 삼킨 땅은, 농부들에게 그 열매를 내어주길 거부했습니다.
용병들의 약탈로 폐허가 된 도시들은, 베네치아인들이 교황의 사주를 받아 저지른 짓이라고 여겨 로마에 등을 돌렸습니다.
'너희들 중 누가 자식이 빵을 달라 하는데 돌을 주며, 생선을 달라 하는데 뱀을 주겠느냐...'
주님의 거룩한 비유도 통하지 않는 이 절망의 땅에는, 칼로 빼앗는 자들과 말로 호리는 자들이 판을 칠 뿐입니다.
반역자의 이름으로 말뚝 끝에 매달린 자들과, 배교자의 이름으로 화형대에 오른 자들의 비명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습니다.
선왕이 아끼던 하나뿐인 공주가 크라쿠프의 안방을 차지했더라면, 이 지경까지 오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더는 의미가 없습니다.
"그대 탓이 아니니, 흔들리지 마시오. 새 날이 올 때까지."
이름없는 사제의 말을 되새기고, 마른 빵에 차가운 국을 억지로 삼키며, 하루를 더 버텨냅니다.
"고작 그따위 방자한 말 몇 마디로, 내가 너를 죽일 줄 아느냐?"
나라를 제대로 다스리는 것도, 백성을 위해 물러나는 것도, 차라리 죽여달라는 간청도 거부하는 왕의 마음은 여전히 알 수 없습니다.
함부로 굴리며 가지고 놀던 장난감이, 완전히 망가지는 건 또 두려운 걸까요? 도대체 무엇을 위해, 왕이라는 이름을 얻은 것인지.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으면서 두 귀를 틀어막고, 가장 깊은 은신처에 잠겨든 그 자신의 나날들도 결코 행복해 보이지 않습니다.
모두가 고통 속에 서서히 말라가는 중에도, 어김없이 고요하고 거룩한 밤은 찾아왔습니다.
양 떼를 치는 이들에게,
양 떼를 지키는 이들에게.
낮에는 숲속에서, 밤에는 들판에서,
그 밤에 들판에서...
그들의 마음은 큰 두려움으로 가득 찼네.
그들의 마음은 커다란 두려움으로 가득 찼네.
하나님의 천사들이 그들 곁으로 다가와, 기쁜 소식을 전했네.
두려워 말라, 두려워하지 말라.
그러니 어서 가거라, 서둘러 마을로 가거라.
그곳에서 보게 되리라,
구유에 누우신 예수님을.
구유에 누우신 예수님을.
그는 침상에 눕지 않고,
화려한 궁전에도 머물지 않네.
건초더미 위에 누워, 남루한 옷가지 속에 쉬고 계시네.
남루한 옷가지에 싸여 쉬고 계시네.
그에게는
부드러운 이불도,
이 마을에서 그를 진심으로 아껴주는 이도
단 한 사람 없어라...
"크라쿠프 대주교라면 네 부탁을 거절하지 못할 텐데."
"내 쓰레기같은 능력치를 보고도 그런 안일한 소리가 나와, 레셰크? 대관식엔 무조건 교황이 와줘야 돼."
"무슨 수로? 간다고 서약한 십자군도 안 갔는데, 파문이나 안 당하면 다행이지."
"하인리히가 너한테 다 불었구나? 신앙심만 슈킹했다고."
"제발, 카지크.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내가 하자는 대로 해."
"그 입 싼 놈이, 야로폴크가 로마까지 가서 삼보일배해가며 애걸복걸한 얘기는 안 해줬나?"
"...솔직히 말해봐. 치트 썼냐?"
"아무리 연재하다 막혀도 그런 짓은 안해."
"네가 뭘 원하는지는 알아. 하지만..."
"하지만?"
"만약 그 조건으로, 헝가리를 치라고 하면 넌 뭐라고 대답할 건데?"
이 세계의 카톨릭 군주에게 대관식은 사실상 필수적이며, 누구에게 대관받았느냐와 행사가 어느 정도 규모였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예루살렘 여왕 시빌라의 경우처럼 전시에 대관식을 열었다면(Battlefield Coronation), 신앙심 감소와 사제 봉신 의견 페널티가 평생 따라다녀요.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하는 건 물론이고, 교황과의 관계가 나쁘면 차라리 대관을 거절해줬으면 싶을 만큼 온갖 무리한 요구를 해댑니다.
돈 내란 건 애교에 속하고, 파문된 군주를 토벌해라, 혹은 아예 평생 순결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이건 디시전을 통한 해제도 안돼요.
저것 때문에 교황 봉신화 꼼수도 몇 세대 못갑니다. 독립시키라는 요구를 언젠가는 하게 되어 있어요.
추천하는 방안은 주교 서임권 내주기. 제일 저렴한 대가지만, 이것도 꼬이면 대관식 협상 카드로 써먹기도 전에 털릴 수 있습니다.
"하인리히랑 약속한 게 있어서, 그렇게는 못해. 까짓거 대관식 좀 미루고 말지."
야로폴크가 큰일 해냈습니다. 목욕하고도 남을 만큼 술을 보내주고 싶지만, 그건 양조장(Brewery)을 갖고 있어야 가능하죠.
"이게 뭡니까?"
"보면 몰라? 뼈다귀지."
"그러니까 이게 무슨 의미냐구요."
"사제들이 뼈다귀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르나? 일단 챙겨. 소소하긴 해도, 위신이랑 신앙심이 복사가 되니까."
"뭐 받아두죠. 제가 온 로마 시내 먼지를 옷자락으로 쓸고 다닌 거 뻘짓거리 안되게, 대관식은 무조건 크고 아름답게 하십시오."
"물론. 아, 튜튼 기사단장은 꼭 불러라. 일 커진 건 죄다 저 입 싼 놈 때문이니까."
대관식을 크고 아름답게 하려면 크고 아름다운 비용이 듭니다.
현재 폴란드 왕국의 연간 순수익이 100골드 언저리인데, 외국 귀빈까지 초청하는 대관식을 열면 250골드가 필요해요.
그 돈이 어디서 오겠습니까. 일하는 자들이 바치는 거지요. 가장 낮은 곳에서 하루치 빵으로 내일의 시간을 버는 사람들이.
베네딕토 수도회는 선왕 때부터 많은 후원을 받아왔고, 그들이 주는 영감은 노동의 가치를 깨닫게 해줍니다.
어차피 왕비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더 얻기는 글렀으니, 가임력 페널티는 문제가 안 됩니다.
쓰레기같은 능력치 중에서도 유일하게 두 자리인 게 관리력이니, 그 쪽으로 가속페달을 밟아보죠.
"아, 장사하자~ 먹고 살자~ 오늘도 방실방실 밝은 크라쿠프의 하늘~"
"중요한 얘기 한다고 불러놓고선, 또 무슨 괴상한 노래야..."
"네 얼굴만 봐도 벌써부터 금가루가 날리니까 신나서 그렇지. 너, 내 재무상이 돼라."
"잊었어? 내가 포모제 공작 소리 듣고 다니지만, 진짜 공작은 내 아내야."
"그러니까, 네 마누라한테서 너 좀 빌리자고."
"도대체 뭔 소리야... 읽는 사람도 좀 알아듣게 말해봐."
남작령 건설에도 돈이 들어가죠. 나라를 다스리는데 필요한 세 가지. 첫째, 돈. 둘째, 많은 돈. 셋째, 더 많은 돈.
그단스크 백작령에 새로 건설한 투헬 남작령은 내 직할령이 됩니다. 내 돈 썼는데 당연하지... 도브라바 여공작은 자기 땅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아내 밑에서 땅 없는 가신으로 살던 레셰크에게 남작령을 수여하면 내 직속 봉신이 되므로, 자문회에 임명이 가능해져요.
도브진의 일로 가슴아파하다 돌아가신 내 아버지보다도 더 뛰어난 능력을 지닌 그가, 이제 세임의 상석을 얻습니다.
당장 내일 밥에 수상한 게 섞이거나, 갑자기 헛간이 폭발하거나, 난간이 무너지거나, 침실에 뱀이 들어와도...
뭐, 잠깐 아프고 말겠죠. 내가 이루지 못하면, 다음 왕이 될 그가 해낼 겁니다. 이젠 두려울 게 없어요.
수많은 신하들이 완전한 침묵 속에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가운데, 나는 교황 그레고리우스 8세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교황은 나에게 축복을 내리고, 내 머리에 왕관을 씌워주며, 신의 은총으로 내가 폴란드의 국왕이 되었음을 선포하였습니다.
다음에 만날 때는, 너나 나나 왕의 모습을 하고 있길 바란다.
꿈의 절반은 이루어졌습니다. 나머지 절반은, 행방불명이 된 바줄의 몫.
Bóg, Przygotuj, ja.
Istenem, készíts fel engem.
하느님, 저를 준비시켜 주소서.
End title: Bóg się rodzi
하느님 나시니 온 권능이 떨고
하늘의 주님, 영광을 벗으셨네
불길은 잦아들고 광채는 희미해지며
무한하신 분이 이제 한계를 지니셨네
멸시받으시나 위엄으로 감싸이신,
세대를 초월한 필멸의 왕이시여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네
하늘이여, 땅에는 없는 무엇을 그대는 가졌는가?
하느님께서 당신의 복락을 뒤로 하고 떠나셨으니,
그 분은 사랑하는 백성 가운데 오셔서
그들의 수고와 고난을 함께 나누셨네
그 분은 고통받으셨네, 참으로 깊은 고통을
우리 자신의 죄 때문에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네
거룩한 아기여, 손을 들어
이 소중한 조국을 축복하소서!
지혜로운 다스림과 번영 속에서
주의 권능으로 그 힘을 굳건히 하소서
우리 가정과 모든 땅을 축복하시고,
모든 마을과 도시를 축복하소서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네
첫댓글 드디어 정식으로 폴란드의 왕이 된 카지미에시 ㄷㄷ... 교황청 권력의 원천을 알게 된 기분이네요(?)
솔직히 야로폴크한테도 왕관 한번 씌워줘야해요... 고성능 주정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