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례 논란에 대한 얼음공주님의 글을 읽었습니다. 문체는 다소 거칠지만 진정성 있는 반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박근혜와 박사모에 대한 깊은 애정과 걱정이 글 속에서 묻어납니다. 적지않은 분들이 '정광용 홍위병'이라며 비아냥거리지만 그것은 너무 단편적이고 감정적인 '낙인찍기'입니다. 지금까지 얼음공주가 썼던 글을 잘 읽어보면 결코 그가 박사모에만 함몰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양정례 논란에 대해 논점을 다시한번 정리하겠습니다. 저는 양정례씨가 무결점 무균질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박근혜 지지자들이 양정례, 서청원, 친박연대를 어떻게 바라볼 것이냐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을 모두 이명박계가 접수한 상황에서 현재 박근혜가 정치적 생존을 담보할 수 있는 방법은 박근혜계에 대해 일사불란한 단일대오를 갖추는 길 외에는 없습니다. 당 지도부와 공식기구도 모두 이명박계가 장악하고 있고, 조중동 보수언론도 모두 청와대의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도덕성'과 '명분'에 함몰되면 몰살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1991년 3당 합당 이후 민정계와 공화계가 손을 잡아 김영삼을 숙청하려던 상황에서 끝까지 버티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강력한 결집력으로 무장된 50명의 민주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YS 장학생이라고 불리는 언론인들 덕택이기도 하지요.) 그것이 비주류 정치인이 가야만 하는 숙명적 '가시밭 길'입니다. 대표최고위원으로 노태우 대통령에 이어 명실상부한 2인자였던 김영삼이 왜 탈당을 불사하면서까지 당무 거부 및 마산 칩거에 들어갔을까요? 실제로 당시 김영삼은 민주계 50여명의 의원들에게 모두 탈당계를 작성하라고 지시했고, 모두들 탈당계 제출 대기 모드로 들어갔습니다.
'주류'의 위치에 서 있을 때에는 얼마든지 '도덕성'과 '명분'을 내세울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권력을 이용하여 일정부분 반칙과 편법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정국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습니다. 이번에 한나라당이 '뉴타운 공약'으로 유권자들에게 사기를 치고도 뻔뻔스럽게 버틸 수 있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만일 '비주류'인 박근혜계, 혹은 야당인 민주당이나 선진당이 그와같은 짓을 했다면 아마도 지금쯤 난리가 났을 것입니다. '한반도대운하'와 '영어 몰입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권력을 가진 자들은 손가락 뒤집듯이 할 수 있어도 비주류는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양정례 논란도 마찬가지 입니다. 과연 한나라당 비례대표는 모두 문제가 없는 것일까요? 정옥임 선문대 교수의 경우를 예로 들어봅시다. 제 기억으로는 정 교수가 지난 한나라당 후보경선 당시 검증위원으로 TV에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시 이명박에게는 가벼운 질문을, 박근혜에게는 난처한 질문을 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혹시 그 때에 이미 일정부분 내락을 받은 것은 아닐까요? 뿐만 아니라 TV 토론에 나올 때마다 항상 이명박에게 편향적인 주장을 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중립적이어야 할 사람이 이렇게 노골적으로 특정후보를 편들고 비례대표를 받았다면 과연 거기에는 댓가성이 없을까요?
언론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김소남 당선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선과 대선 기간중 고대 경영대학원 교우회장으로 있으면서 고대가 노골적 '이명박 띄우기'에 나섰던 것과 관련이 없을까요? 혹, 이것과 비례대표 선정 사이에도 댓가성이 있는 것이 아닐까요? 사실 나이가 좀 많다는 것을 빼고는 양정례씨와 김소남씨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는 없습니다. 그 분의 이력을 한번 자세히 살펴보기 바랍니다.
이런 식의 의혹 제기는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그러나 현재 검찰은 오직 친박연대 양정례씨와 창조한국당 이한정씨에게만 수사의 칼끝을 향하고 있습니다. 이한정씨의 경우 후보 결격사유에 해당되는 전과를 감춘 것이 논란이 되고 있지만 양정례씨의 경우 '공천헌금'에 대한 뜬구름 잡기식 루머만 있을 뿐 확증도 없는데 말입니다. 이런 식이라면 한나라당, 민주당 및 자유선진당 비례대표 대부분을 수사해야 형평성이 맞을 것입니다. 더욱이 양정례씨의 불법 혐의가 객관적으로 드러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서청원 전 대표의 가택을 압수수색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그러니 앞뒤가 안 맞는 것이고 '야당탄압'이라는 말이 나오는겁니다.
이제 박사모 문제로 논점을 옮기겠습니다. 제가 보는 견지에서는 지난 한나라당 후보경선에서 박근혜가 이명박에게 승리를 빼앗긴 이유는 크게 세가지 입니다. 첫째, 박근혜 캠프 및 외곽 지원조직의 폐쇄성 때문이고, 둘째, 여론조사 지지율만을 부각시키는 언론들의 무책임한 보도행태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고, 마지막으로, 이명박 캠프에 비해 현저하게 자금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둘째와 셋째의 경우 이미 많은 분들이 인식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따로 설명을 드리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첫째 요인에 대해서는 이제라도 통렬하게 반성해야 합니다. 특히, 박사모의 폐쇄적 운영은 이제라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만 합니다. 그것 없이 '박근혜 대통령'은 결코 나올 수 없습니다.
이것은 정광용 박사모 대표의 거취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정광용 대표 때문에 박사모가 폐쇄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전략적인 마인드도 뛰어나고, 유연함과 순발력도 훌륭합니다. 정광용 대표의 능력을 의심하시는 분이 있다면 박사모와 MB연대를 비교해보시면 알 것입니다. 훨씬 더 많은 자금과 권력이 투입이 된 MB연대는 성공하지 못한 반면 훨씬 더 열악한 상황에서 고군분투한 박사모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물론, 많은 박사모 회원들의 헌신과 노력 때문이지만 정광용 대표의 리더쉽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조금 떨어져있는 입장에서 제가 박사모를 바라볼 때에 크게 두가지 아쉬움이 남습니다. 첫째, 박사모 조직운영에 있어서 정광용 대표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강하다는 점입니다. 한때 온라인 조직을 운영해본 입장에서 저 역시 박사모가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인정합니다. 5만명의 회원이 있다고는 하지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평상시에는 정광용 대표가 동원할 수 있는 인원이 대단히 제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모든 것은 자신이 스스로 헤쳐나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러한 압박으로부터 스스로 벗어나야 합니다. 말 그대로 팬클럽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잘했을 때에는 열광하고, 잘못했을 때에는 감싸주고...
기본적으로 팬클럽은 어지간해서는 실력행사를 하지 않습니다. 물론, 일부 과격한 팬들이 사고(?)를 칠 수도 있겠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대단히 예외적인 상황입니다. 팬클럽 운영자 및 지도부는 가급적 이와같은 돌발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늘 주의를 기울이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인물이 순탄한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되는 데에 주력해야 합니다. 바로 이 점에 있어서 현재의 박사모는 다소 지나친 부분이 있습니다. 회원들의 자연스러운 의견 제기와 공론화의 광장으로 머무르기만 하면 되는데 성명서를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빈번히 갖는 등 이미 정치단체 혹은 시민단체처럼 되어버렸습니다. 이것은 박근혜에게 도움을 주기보다는 도리어 부담을 줄 가능성이 갈수록 높습니다.
노사모가 초기에 민주당 대의원들과 유권자들을 향해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을 알리고 그들이 노무현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호소력있게 풀어내는 데에 주력할 때에는 대단히 큰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정치세력화되어 민주당 내 헤게모니에 끼어들고 '살생부'까지 작성하는 상황으로 비화되자 여론의 몰매를 맞았습니다. 어찌보면 노무현 정권이 몰락한 배경에 노사모의 파행적 운영도 단단히 한 몫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다보니 유권자들의 박사모를 바라보는 시각도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노사모를 통해 정치인 팬클럽이 권력화되는 것이 어떠한 상황을 초래하는지에 대해 생생하게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 박사모의 스탠스가 중요합니다.
바로 이같은 이유 때문에 얼음공주님이 박사모와 정광용 대표를 옹호하면 옹호할수록 사실은 박사모와 정광용 대표는 더더욱 위기 국면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비록 100%는 아니더라도 60% 정도 정치세력화 혹은 권력화된 박사모에 대해 무비판적 옹호를 하면 결국은 그들로 하여금 100% 권력화로 나아가는 길을 열어주는 꼴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5년 후 대권을 바라보아야 하는 박근혜 입장에서도 대단히 불행한 시나리오이며, 어떠한 정치적 이해관계도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박사모를 통해 박근혜를 지지해온 많은 사람들에게도 결코 바람직한 시나리오가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은 모두가 초심으로 돌아가는 자세를 보여야 할 때입니다. 다시 말해 2003년 박근혜가 당대표로 선출된 시점으로 회귀해야 합니다. 그래야 박근혜도 살고 박사모도 살 수 있습니다.
물론, 정광용 대표와 박사모 입장에서는 저의 의견이 지극히 비현실적이라고 반박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박근혜는 아직 대권을 거머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제부터 박사모가 해야 할 일이 진짜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소한 이 지점에서 만큼은 박근혜와 노무현을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노무현의 경우 도저히 '대통령'이라는 상품으로 내놓을 수 없는 경우에 해당되었기 때문에 대통령이 되는 순간까지 노사모의 강력한 드라이브가 필요했지만 박근혜의 경우 이미 대한민국 유권자의 60% 이상이 '대통령'이라는 상품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훨씬 더 빠른 시점에 박사모와 지지자들의 숨고르기가 필요합니다. 다시말해 이제는 박근혜를 믿고 맡겨야 합니다. 그것은 박근혜 뿐아니라 박근혜를 보좌하는 모든 의원들과 실무자들을 믿어줘야 한다는 것과 같습니다.
이같은 차원에서 친박연대의 문제는 친박연대에게 맡기고, 무소속 친박의 문제도 그들에게 맡겨야 합니다. 박근혜, 서청원, 홍사덕, 김무성 모두 정치판에서는 백전노장들입니다. 이미 국민이 총선을 통해 박근혜의 손을 들어준 만큼 이제부터는 그들이 충분히 광야를 헤쳐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 합니다. 대다수 박사모가 공감하는 내용입니다. 당연히 정치는 정치인들에게 맡기고 박사모는 성원해주고 지지해주는 수준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박사모인 것은 뭔가 이덕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고 오로지 이나라를 올바르게 인도할 수 있는 분이 박근혜님 뿐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첫댓글 동감...~~!!!!!!!!!!!!!!!!!!!!!!!!!
공감합니다~! 저도 2004년도에 박사모에 가입하여 박사모의 지나온 발자취를 조금은 알고 있습니다! 열열히 활동하시던 수많은 닉들이 하나둘 사라져가는것을 볼때 마음 아플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덧셈의카페가되어야지 뺄셈의카페가 되지 말아야 할것같습니다!! 게시판에 자기주장의 글을 쓰시는분보다 마음으로 사랑하고 참여하시는 회원님들의 수가훨씬많쟎습니까?
감사 합니다. 대다수 박사모가 공감하는 내용입니다. 당연히 정치는 정치인들에게 맡기고 박사모는 성원해주고 지지해주는 수준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박사모인 것은 뭔가 이덕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고 오로지 이나라를 올바르게 인도할 수 있는 분이 박근혜님 뿐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우리회원들이 늘 유념해야될 귀한 말씀입니다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지금 박사모회원 모두가 꼭 새겨들어야 할 좋은 지적같습니다. 초심으로 되돌아가는 것만이 박사모, 나아가 박대표님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