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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소원이 뭐야?”
“소원이랄 것까진 없는데.”
“응.”
“그냥, 너랑 결혼하고 너 닮은 딸, 나 닮은 아들. 하나씩 낳아서 행복하게 사는 것?”
그래.
그게 문제였다.
너의 소원을 들어줄 수 없는 나. 죄책감이라는 늪, 그리고 여자로서의 의미가 없어진 난. 널 떠났다.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끄내는 이유가 뭔데?’
2년 전 너는 말했었다. 피곤한 표정을 얼굴 가득 묻히곤 고개를 푹 수그러뜨린 채 눈물을 꾸역꾸역 참는
내게 화난 음성으로 말했다.
‘말해봐. 대체 왜 이러는데, 너!’
‘…….’
그의 물음에 난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고개를 푹 숙이고 병신처럼
눈물을 참는 것일 뿐. 마음을 굳게 먹었다. 목에 돌이라도 얹어 놓은 것마냥, 고개를 들지 않았던 난 후--
하고 마음 속으로 깊게 심호흡을 하곤 무거운 얼굴을 들어 그의 얼굴을 마주했다.
‘다른 남자가 생겼어.’
의연하게 말하는 내 음성을 들은 그는 우두커니 서서, 나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볼 뿐. 아무런 행동도 취하
지 않았다. 차라리 이성을 잃고 내 뺨이라도 때렸다면, 그랬다면. 다른 남자가 생겼다는 거짓말에 그는 입
술을 힘껏 깨물었다. 턱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주먹이 부르르ㅡ 떨렸다.
그러나 그는, 내게 손찌검 하나 하지 않았다. 나쁜 년, 이라는 욕도 하지 않았다. 아무런,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내게 뒤를 돌아 성난 걸음을 옮길 뿐이었다.
그리고 며칠 뒤, 우린 그렇게 헤어졌다.
3년의 연애. 그리고 1년의 결혼생활. 스물 여덟, 우리는 그렇게 헤어졌다.
* * * *
혹시나, 정말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찾아간 산부인과에선 내게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을 했다. 아이를 가
지지 못한다고 했다.
그 순간, 행복한 웃음을 띄며 자신의 소원을 말하는 그, 서지호의 음성이 귓가를 때렸다. 그리고 나서 한
동안을 울었다. 울고 또 울어도, 현실은 변함이 없었다. 지호에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아이를
가지지 못한다는 사실도 말하지 않았다. 그 며칠, 지호는 엄청난 양의 업무들을 소화하느라 내게 신경을
써주지 못했고, 나는 그것을 핑계 삼아 그와 자주 다투기도 했다.
원래라면 그냥 넘겼을 문제도 하나하나 꼬투리를 잡아 그에게 신경질을 내곤 했다. 달라진 나의 모습에
지호도 많이 당황했고, 이젠 슬슬 지쳐갈 만도 했지만, 나와 싸운 이후 그는 항상 내게 먼저 화해를 청하
곤 했다. 그랬었는데. 그는 내게 그랬었는데. 난 무엇을 해준걸까ㅡ?
아이를 갖지 못하는 몸으로 지호의 옆에 있고 싶지 않았다. 지호는 나말고도 더 좋은 여자가 많았다. 그러
니 내가 없어도, 그래도 괜찮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참 미련한 것 같았다. 그냥, 눈 딱
감고 말할걸. 지호는 그래도 날 사랑해줬을텐데.
“야. 우리가 벌써 서른이다. 이게 말이 되냐?”
“……”
“에휴……. 이진희도 이십대때는 날려줬었는데, 이젠 다 죽었네. 엉?”
“당연히 다 죽었지. 이혼녀한테 뭐 날릴 게 있다고?”
벌써 20년이 다되가는 소꿉친구인 현정은 나의 마주편에 앉아 독한 술을 한번에 들이마셨다.
“근데, 내가 항상 궁금했었는데.”
“뭐?”
“너 진짜 다른 남자 생겨서 서지호랑 헤어진 거 맞아?”
“……”
“아니 뭐, 좀 그렇잖아. 서지호만 바라보던 네가 갑자기 바람이라니. 그게 말이 되냐.”
“사람 일은 다 모르는 거야. 벌써 2년도 지난 이야기를 왜 끄내.”
“미안.”
“됐어. 괜찮아.”
“요즘 지호 소식 들어?”
“들려도 못 들은 척 해야지, 난.”
현정은 내 말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주머니에서 담배곽을 끄낸 현정은 익숙하게 라이터를 끄내 담배에 불
을 붙이곤 쭈욱-- 들이마셨다.
“며칠 뒤에 우리 모임 있는데. 나갈래?”
“무슨 모임?”
“뭐긴 뭐냐. 고등학교 동창회지.”
예전 같았으면 얼굴 가득 미소를 품곤 가겠다고 흔쾌히 승낙했을 것이다. 그리곤 그 날밤, 집에 들어가서
동창회때 뭘 입을지 고민하고, 그러다 입을 옷이 없으면 인터넷 쇼핑을 했었겠지.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난 2년 전부터 동창회엔 발도 들이지 않았다. 현정을 뺀 나머지 동창과는 연락도
하지 않았다. 모두들 나를 비난할 것이다. 다른 남자가 생겨 지호를 매몰차게 버린 나를. 그래서 가고 싶
지 않기도 했지만, 동창회를 간다면 그가 있을 것이 분명했기에. 그랬기에 가지 않았다.
현정의 물음에 나는 항상 그랬듯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언제까지 그럴래?”
“뭘.”
“언제까지 그렇게 숨어있을 건데.”
“내가 거기 가서 뭘 해?”
“뭘 하긴. 애들이랑 신나게 노는거지, 야.”
“됐어.”
“서지호 보는게 불편하겠지, 그래.”
“……”
“서지호도 동창회 안 나온지 꽤 됐어.”
“……”
“그러니까 이번엔 네가 꼭 와. 알겠어?”
이번에는 절대로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그녀의 결의가 내 눈에도 보였다. 난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동창회 당일 휴대폰을 꺼놔야겠다는 생각만이 머릿 속을 가득 지배하고 있었다.
* * * *
‘내가 다 잘못했어.’
‘…….’
‘내가 더 잘할게. 잘할게, 진희야.’
이혼 도장을 찍기 며칠 전이었다. 술에 만땅 취한 지호는 이사한 내 집으로 와선 아이처럼 눈물을 펑펑 흘
렸다. 내 앞에서 무릎을 꿇곤 엉엉 울었다.
‘니가 한 말, 그거 안 들은 걸로 할게. 내가 미워서 그랬지, 그치, 진희야.’
그와 함께 하는동안 이렇게 절절하던 목소리는 정말이지 처음 들었다. 내게 와서 눈물을 계속해서 흘리던
그에게 난 말했었다.
‘서지호.’
‘너 구질구질하게 왜 이래. 동네 사람 창피하게 하지 말고 당장 돌아가. 이럴수록 너 더 보기 싫어져.’
나쁜 년이었다. 내가 생각해도 난, 참 나쁜 년이었다.
하. 동창회 당일날 휴대폰을 꺼놓으리라--- 생각한 날 어떻게 안건지, 현정은 그 날 퇴근을 하곤 바로 우
리집으로 달려왔다.
“니 속셈을 내가 모를 것 같냐, 이년아?”
현정의 말에 난 한숨을 푹 내쉬었다. 진짜 가기 싫은데.
가기 싫은게 내 얼굴에 가득 드러난 것을 알면서도 현정은 날 놓질 않았다. 무엇을 입을지 정해주기까지
했다. 무슨 선이라도 나가는 것도 아닌데, 이 옷을 입을까 저 옷을 입을까, 나 대신 고민까지 해주었고, 긴
생머리인 내 머리에 웨이브까지 넣어준다.
“왜 이래?”
“야. 몇 년만에 가는데, 꾸질꾸질하게 갈래? 예쁘게 나타나야지! 나 서지호랑 이혼했어도 이렇게 예쁘다,
이년들아! 하고.”
“……현정아. 나.”
“이진희. 너 안 간다는 소리 하기만 해. 니 욕하는 년들은 내가 그 자리에서 즉시 머리채 잡고 안 놔줄테니
까, 걱정 말고 가자고. 어?”
주먹을 쥐곤 내 앞에서 보이는 현정을 보고 피식, 하고 웃음을 흘렸다. 내 손을 이끌고 차를 탄 현정은 입
안에 박하사탕을 물곤 쉴 새 없이 떠들었다.
참 이상하지.
2년만에 가는 동창회인데 이렇게 가슴이 두근거린다. 두근, 두근. 누군가를 만나는 듯한 착각에 휩싸일
정도로---.
2년만에 발을 들인 동창회의 분위기는 예전과 다름 없었다. 내 소식을 들은건지 안들은건지 친구들을 내
게 지호에 관한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 절대로.
내 걱정과는 달리 지호는 그림자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긴장은 점점 풀려갔고, 친구들
이 건네는 술잔을 하나도 거절하지 않고 그대로 입 안에 넣고, 넣고 하다보니 내 주량을 넘겨 이미 술에
취해 눈 앞에 모든 것이 두 개로 보였다.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내 옆에 앉은 경지는 내 어깨에 친근하게 팔을 올리더니 원망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요, 나쁜 계집애. 동창회도 한번 안오고. 우리가 너 얼마나 보고 싶었는 줄 알아!”
“미안. 이젠 자주 올게.”
“야. 진희야.”
“응.”
뭔가 목소리가 심상치 않았다. 제발 지호 이야기는 아니길.
“2년 전 말이다.”
“……”
“내가 잘 못 봤나. 모르겠는데.”
“……”
“너. 산부인과 앞에서 펑펑 울었던 적 있어? 그게 항상 마음에 걸렸거든.”
누가 들을까 싶은 목소리로 경지는 조곤조곤, 조용하게 내 귀에 대고 말했다. 그래, 그 날. 그 날. 벼락이
라도 맞은 듯한 그 날.
아이를 더 이상 갖지 못한다는 몸이라는 소리를 들었을때 난 그렇게 길거리에서 펑펑 울었다. 그 빌어먹
을 소식을 들려준 산부인과 앞에서 그렇게 펑펑--- 울었었다.
“무슨……. 내가 무슨 그런, 쪽팔린 짓을 해.”
“그렇지?”
“……”
“그랬으면 좋겠다. 야.”
‘니가 거짓말 한다는 거, 다 알고 있어.’
라는 듯한 음성이었다.
더 이상 동창회에 있고 싶지 않았다. 이러다 정말 알게 될까봐 무서웠다. 먼저 가봐야겠다고 말하곤 자리
에서 일어나려고 하자, 친구들 모두가 술에 취한 음성으로 야! 쟤 붙잡아라~ 죽는다 진짜, 이진희ㅡ! 라는
거친 음성이 귀에 들려왔다.
아직 내게 동창회는 불편한 자리였다. 휴---. 한숨을 쉬곤 진짜 가봐야해. 라고 말을 하려는 찰나였다.
룸의 문이 열린다.
그 룸의 문이 열리자마자 내 팔을 잡고 있던 친구들의 힘이 모두 없어졌다. 나 몰래 짠 것처럼.
룸의 문이 열림과 동시에 미친듯이 손이 떨려왔다. 심장이 자꾸만, 자꾸만 두근거렸다.
지호였다.
2년이 지남에도 그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변화라고 하면 눈빛이랄까. 그런 것이 달라졌다. 예전엔 유
하고 부드러웠던 그 눈빛이 지금은 사나운 맹수와도 같아보였다.
짧게 자른 머리 때문에 그의 이미지가 더 거세보였다. 깔끔한 수트를 입고 들어온 지호는 저를 멍하니 바
라보는 나를 바라보았다.
“…….”
순간 그 넓은 룸안엔 아무런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숨소리 조차도 들리지 않는 정적만이 가득한 그 곳
에서 난 빠져 나가고 싶었다.
“가볼게.”
그렇게 난 그의 옆을 지나쳐갔다. 이번에도 내가 먼저 떠났다.
술집을 나오자마자,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아, 왜 이럴까 정말. 이진희.
이젠 다 끝난 사이임에도, 지호를 보면 마음이 아프다. 저리다. 아리다. 이 놈의 눈물을 마르지도 않는 건
지 집을 걸어가는 걸음마다, 눈물이 얼굴을 적셨다.
아직까지도 기억이 난다. 머릿 속에 그의 얼굴이, 그 눈물이 가득한 그 얼굴이.
‘행복해.’
라고 말하는 그의 음성이. 자꾸만, 자꾸만 귓가에 맴돈다.
차라리.
차라리 그를 껴안고 엉엉 울면서, 미안해 지호야. 미안해. 라며 사실을 말했더라면, 너와 내 모습은 달라
져 있었을까, 지호야.
* * * *
그리고 2주. 난 현정이의 연락을 필사적으로 피했다. 집에도 간간히 들어갈 뿐이었다.
경지의 그 말이 자꾸만 마음에 걸린다.
산부인과 앞에서 엉엉 울던 내 모습을, 그저 잊어주었다면.
“…….”
“야, 이진희!”
회사에서 나오자마자 성난 현정의 목소리가 들리자 난 한숨을 푸욱- 하고 내쉬었다. 결국 이렇게 걸릴 거
였는데. 현정은 날 보자마자 내 손을 꽉 잡곤 차에 억지로 태웠다. 거친 운전과 함께 차가 부웅-- 하고 떠
났다.
“너 미쳤어, 이진희?”
“……”
“사람 걱정되게 왜 연락을 안 받아!”
“너 왜 그랬어, 유현정.”
“뭐가. 서지호 안 온다고 구라 친거?”
“……”
“그래, 거짓말 좀 했다. 등신처럼 아직도 서지호 못 잊고 2년동안 끙끙대는 니 모습 보니까 답답해서 그랬
어, 왜!”
“유현정. 내가 뭘 끙끙대? 난 2년동안 걔 잘 잊고 잘 살았어! 내가 만약 끙끙댔다면 그건 서지호한테 미안
해서였을 뿐이야. 딱 그것 뿐이야, 알아?”
“뭐가 미안해? 남자 생겼다고 뻥치고 헤어지자고 했던 게, 그게 그렇게 미안하든?”
뭐?
현정의 말에 난 꿀 먹은 벙어리마냥 입을 꾹 다물었다.
“병신.”
“……”
“너 기억 안나지? 몇 달전에, 니가 술 만땅 취해서 나한테 했던 말.”
“……”
“그때가 너랑 서지호 결혼 기념일이었어.”
“……”
“술도 잘 못 마시는게 진짜 정신 잃고 마시더니 엉엉 울면서 나한테 말하더라. 지호한테 미안해죽겠다고.
2년 전에 왜 그렇게 난 미련했을까. 그냥 말할걸, 그냥 말할걸. 하고 그렇게 펑펑 울더라.”
“……”
술이 웬수다, 라는 그 말이 왜 이렇게 딱 맞는건지. 한 술집 안에 다다르자 현정은 내 손을 이끌곤 한 조
그마한 룸 안으로 들어갔다.
독한 양주들이 테이블 위에 정갈하게 놓여있었다. 그 룸 안에 현정과 나, 그 둘 밖에 없었다. 자리에 앉은
나는 현정을 향해 말했다.
“이건 다 뭐야. 나 술 못 마시는 거 알잖아.”
“다 말해.”
“…뭘?”
“다 말하라고, 이 등신아.”
“……”
“니가 그렇게나 후회하고 말 안한거, 그거 서지호한테 다 말해!”
“됐어.”
이제 와서 그런게 다 무슨 소용인데.
몇 달전, 내가 그 결혼기념일날 그렇게나 미치도록 술을 마셨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원래 결혼기념일이
되면 너무너무, 정말이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우울했지만 그 날은 더욱 더 그랬다.
한 친구로부터 들은 지호의 소식 때문이었다.
이젠 나를 잊고, 선을 본 여자와 2달 째 연애를 하고 있다는 지호의 소식 말이다. 들어도 안 들은척, 해야
했지만 그게 되지 않았다.
현정을 앞에 두고 술을 왕창 마시며 말했던 게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내가 왜 그랬을까.’
‘내가 왜 등신천럼, 미련하게.’
‘그냥 말할걸. 그냥 말할걸…….’
‘뭘 말하는데, 뭘!’
‘그냥, 눈 딱 감고 말할걸. 그래도 지호는 날 사랑해줬을거야, 그치 현정아.’
‘야, 이진희!’
이제 와서 후회를 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며, 이제 와서 말한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체념이었다.
체념.
오늘따라 속이 참 쓰리다. 조그마한 술잔에 가득 차 있는 양주도 오늘따라 참 쓰리다.
“이제 와서 그런게 다 무슨 소용이야.”
“……”
“내가 말하면, 뭐가 달라져?”
“……”
“서지호도 날 잊었고 나도 서지호 잊었어.”
“누가 그러든? 누가 서지호가 너 잊었대?”
“좋은 여자 만난다며. 그럼 됐지. 내가 왜 그 사이를 끼어들어?”
“어떤 미친년이 그딴 말을 해준거야? 좋은 여자 만난다는 소식은 나도 서지호가 말해줘서 들었어. 그런데
얼마 안되서 헤어졌어. 서지호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여자랑 헤어졌다고, 나한테 똑똑히 말했어.”
“…….”
“너 서지호 잊었어? 정말 잊었어?”
아니.
단 하나도, 하나도 잊지 못했어.
현정의 말에 난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고개를 푹--- 수그러뜨리고 끅끅- 하며 눈물을 참았다. 소리
없이 자꾸만 눈물이 쏟아진다.
“그래도 나 지호한테 못 가.”
“왜?”
“그냥, 못 가…….”
“그딴게 어딨어?”
“…….”
“여기로 지호 오기로 했어.”
“유현정!”
“경지한테 들었어. 지호도 들었고. 너 2년전에 뭔 일 있었어?”
…….
말을 잇지 않았다. 입에 뭐라도 발라놓은 것마냥, 난 입술을 떼지 않았다. 그냥 앞에 있는 독한 양주만 계
속해서 마셨을 뿐. 답답함에 가슴을 쾅쾅 치대는 현정은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매캐한 담배 연기가
룸 안 가득 찼다.
술기운이 점점 올라왔다.
가슴이 답답---하다. 2년동안 이 사실을 숨겨온 내 마음도 문드러질대로 문드러졌다.
“…나.”
“……”
“난 지호를 못 잊었어.”
“……”
“정말, 미련하게도 단 하나도, 하나도.. 못 잊었어.”
2년 전, 날 찾아온 지호에게 매몰찬 말을 하고 난 나 혼자 집 안으로 들어와 소리 없이 울었다. 혹시나 현
관 밖에서 여전히 날 기다리고 있을 지호에게 내 울음소리를 들려주고 싶지 않았다. 현관에서 가장 먼 방
안으로 들어가 이불 밑에서 입을 막고 엉엉-- 엉엉, 그렇게 울었다.
하나도 잊지 못했다는 내 말에 현정은 다시 한번 담배를 물고 내 말에 더 집중했다.
“2년 전에.”
“……”
“그냥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산부인과에 갔어.”
“……”
“…근데 의사가 나한테 그러는거야. 나보고 아이를 못 가진대. 불임이래.”
“……진희야.”
“난 죄인 같았어. 지호가 그때 말했었거든. 나한테. 그랬어. 나 닮은 딸, 자기 닮은 아들. 그렇게 둘이 낳고
행복하게 사는게 소원이래. 난 그런 소원 못 들어줘. 나 닮은 딸 아들, 그런 예쁜 애기들 낳지도 못하는 몸
이야. 여자로서 의미가 사라진 것 같았어.”
“……”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참 미련하고 바보 같지만. 그게 난 최선이라고 생각했어. 지호는 나 말고도 좋은
여자가 많으니까, 나 따위 없어진다고 해서 괜찮을거야.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래서 헤어지자고 했어.”
아이를 갖지 못한다는 내 말에 현정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끄곤 한숨을 푹 내
쉰 현정은 나를 꼭 껴안아주었다.
눈물이 펑펑--- 쏟아진다. 2년만이었다. 그렇게 소리를 내며 울었던 것은.
겨우 눈물을 그치고 정적이 가득한 룸 안에서 술을 홀짝홀짝 대고 있을 때였다. 룸 문이 열리더니 지호가
보였다. 긴 다리로 휘적휘적 내 앞에 다가온 지호의 얼굴이 보인다. 2년만에 가까운 거리에서 그의 얼굴
을 보자 눈물이 눈 가득 차올랐다.
“이진희.”
“……”
“……”
“미안해, 지호야.”
미안해.
정말, 미안해.
2년만에 만난 우리는 그 단 두마디를 하곤 서로를 꼭 껴안고 그렇게 울었다. 얼굴 가득 눈물이 적셔질 정
도로.
* * * *
그의 차에 올라탄 것도 2년만이었다.
조수석에 탄 나를 보던 지호는 휴- 하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왜. 그랬어?”
“……”
“왜, 나한테 남자가 생겼다고. 그렇게 거짓말 했어, 너.”
“……”
원망 어린 목소리가 들리자 난 그를 더이상 바라보지 못했다. 애써 시선을 다른 쪽으로 돌렸다.
“말해.”
“……나.”
“……”
“아이 못 가져.”
순간, 차 안엔 정적이 흘렀다. 운전석 쪽으로 조심스레 고개를 돌리자 지호는 그저 핸들을 꽉 잡고 입술을
앙 다물고 있었다.
“그래서, 나보고 헤어지자고 했어?”
“……응.”
“너 진짜.”
“……”
“왜, 왜 그랬는데. 네가 아이를 못 가진다고 해서, 내가 달라질 것 같았어?”
“……미안해.”
“그냥 말하지, 그냥, 나한테 말해주지. 왜. 왜.”
“……미안해. 미안해, 지호야.”
연신 미안하다며 계속 우는 나를 한참동안이나 바라보던 지호는 내 쪽으로 몸을 기울이더니 흔들리는 내
어깨를 꽉 잡고 안아주었다.
몇 분이 지나도록, 내 울음이 그칠때까지 내 옆에 그렇게 앉아있었다.
겨우 울음이 그치자, 지호는 시동을 걸어 차를 운전했다.
“집 어디야? 이사했어?”
“응.”
“어디야?”
“……”
“이진희?”
술에 취해서였을까.
술기운이 가득 오른 나는 대답을 하지 않는 나를 쳐다보는 지호를 향해 말했다.
“오늘은, 너랑 같이 있을래.”
“……”
내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던 그는, 내 집과는 정 반대의 방향으로 핸들을 돌렸다. 2년전보다 조금 더
큰 오피스텔로 이사를 왔다고 했다. 한 차에 탄 나와 지호는 2년 전 헤어진 사람 같지 않게 그냥 익숙하게
대화를 이어 나갔다. 참 이상하다고 느낄 정도로.
한 오피스텔 앞에 도착한 지호는 조수석에서 날 내려주곤 내 손을 꽉 붙잡았다. 다시는 놓지 않겠다는 듯
이. 엘리베이터로 올라가는 내내, 우리는 아무런 대화도 하지 않았다. 그저 손에 땀이 차도록 꼭 잡았다.
12층입니다- 라는 목소리가 들리고, 엘리베이터 문이 활짝 열렸다. 현관문 앞에 선 그는 비밀번호를 익숙
하게 누르곤 그 안으로 들어갔다. 나도 걸음을 옮겨 그 안으로 들어갔다. 하얀 벽지와, 연한 하늘색 벽지
가 눈에 먼저 띄였다. 거실 안으로 들어가자 푹신한 검은색 소파와 텔레비전 밑에 놓여진 조그마한 서랍
위로 양주병 하나가 놓여져 있었다.
“어제 술 마셨어?”
“아……. 어. 까먹고 안 치웠네.”
기다란 머리가 거슬려 한 쪽으로 정리를 하곤 양주병을 들곤 부엌으로 들어갔다. 가득찬 설거지 거리가
눈에 보인다.
“설거지 좀 하지.”
“그것도 까먹었네.”
여전히 결혼생활을 하는 부부처럼, 난 참 익숙하게 그에게 잔소리를 했다. 빨간 고무장갑을 손에 끼곤 설
거지를 하는 내 모습이 참 우스웠다. 2년만에 만난 전 남편 집에 와서는 설거지를 하는 꼴이라니.
그것도 술에 취해서 말이다.
설거지 거리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뒤에서 지호의 온기가 느껴진다. 내 허리를 뒤에서 안곤 어깨에 얼굴
을 묻는 그의 목소리가 들린다. 말할때 느껴지는 숨이 목을 건들여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만해.”
“……”
“2년만에 와선 설거지나 하고. 잔소리 하고.”
“내가 생각해도 웃기긴 하다, 그치.”
빨간 고무장갑을 손에서 떼곤 그를 향해 다시 몸을 돌리자 살짝 미소를 짓는 그의 얼굴이 보인다. 얼마만
에 보는 얼굴인지. 지호의 얼굴에 두 손을 올리자, 내 허리에 감싼 손에 힘이 더 들어갔다.
더 가까운 거리에서 지호를 바라보자 가슴이 쿵쾅쿵쾅, 자꾸만 뛰어댔다. 내 입술에 지호의 입술이 닿자
심장은 더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처음엔 부드럽게 시작했던 키스도, 점점 더 노골적이고 진해지고 있었다. 치열을 고르게 훑던 그는 자꾸
만 뒤로 도망가려는 나를 붙잡고 놓아줄 생각을 않았다. 혀와 혀가 얽히고 섥혔고, 그 사이에 내 입에선
이상야릇한 신음소리가 들렸다.
날 가볍게 들어올려선 여전히 입술을 맞추며 그는 자신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 내 뒤로 푹신한 매트리스
의 느낌과 함께, 옷 안으로 차가운 그의 손이 느껴졌다. 가슴을 움켜쥐는 그의 손이 무언가 조심스러웠다.
블라우스를 입은터라 단추가 여러개가 많았다. 그 큰 손이 조그마한 단추를 풀려고 하니 여간 힘든 것이
아닌 모양이었다. 겨우 단추를 풀어 헤친 그가 블라우스를 벗기곤 그 위로 손을 뻗었다.
“…괜찮아?”
“…응.”
걱정스런 음성에 난 그저 미소를 지었다. 예전엔 이런 것도 안 물어봤으면서.
그의 손길에 옷이 하나둘 벗겨지기 시작했고, 차가운 공기가 피부에 와닿았다. 긴장 때문인지 아니면 차
가운 공기 때문인지 몸이 으슬으슬 떨린다.
방 안엔 밝은 불 때문인지 그와 나의 표정이 너무나도 잘 드러나보였다.
이마 부근에 그의 땀이 보인다.
그 모습까지도 섹시해 보인다면, 내가 미친 걸까?
그는 내 몸 구석구석에 자신의 흔적을 남겼다. 목 옆에도 가슴 부근에도, 모두 그의 흔적이었다.
방 안 가득, 이상한 긴장감과 더운 기운이 찼다.
은밀한 부분에 그의 것이 들어오자 입술을 이로 살짝 깨물었다. 지호는 여전히 조심스러웠다. 괜찮다는
듯, 내가 미소를 살짝 짓자 그는 그제서야 안심한 모양인지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천천히 움직이던 몸
은 점차 빨라지기 시작했고, 흔들리는 내 몸과 그의 몸이 부딪혀 야릇한 소리를 냈다.
“아…….”
하는 소리와 함께 몸 안에 뜨거운 것이 느껴졌다.
지호는 하- 소리를 내며 내 몸 위로 떨어졌다.
.
.
.
알몸인 상태에서 이불을 뒤집어 쓴 우리는 2년만에 서로를 마주보며 아무런 티 없는 미소를 지었다. 지호
는 내 허리를 꽉 붙잡곤 놓아줄 생각을 안했다.
“나 숨 못 숴.”
“이게 몇 년만인데, 더 붙고 싶어서 그렇지.”
“…그래도 좀만 힘 빼봐.”
그제서야 허리를 꽉 잡던 손의 힘이 조금 풀렸다. 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감싸쥐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서지호?”
“그냥.”
“……응.”
“그냥, 맨날맨날 니 생각하면서 지냈어.”
“내 생각?”
“나쁜 년, 나 떠나고 잘 사나. 이런 생각.”
“……”
“어디 아프지는 않나, 혹시 그 말이 거짓말이진 않을까. 아니면 정말 남자가 생겼나? 그럼 잘 살아야할텐
데. 나보다 더 좋은 남자 만나야 할텐데. 그런 생각.”
안 울려고 했는데, 밀려오는 미안함에 자꾸만 눈물이 났다.
“또 운다.”
“……미안해.”
“미안하면 더 잘해. 나도 잘할거야.”
“미안해, 지호야……. 그때 너 나 찾아왔을때 말야, 내가 그렇게 매몰차게 굴었던 거, 그것도 미안해.”
“……다 지난 일이야. 그런거 생각말고 지금을 생각해, 알겠어?”
“…응.”
“아, 근데 넌. 어떻게 우는 것까지 예쁘냐?”
우울한 분위기가 싫었던 모양인지 지호는 짧은 농담을 했다. 우는 것까지 예쁘냐는 그의 말에 울다가 푸
핫-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웃기에도 바쁜데, 우리 울지 말자. 이진희.”
“응. 이제 안 울게. 아, 피곤하다. 우리 이제 자자.”
손을 뻗어 그의 허리를 꼭 감싸안고 눈을 감으려는 찰나였다. 고개를 숙인 지호가 내 가슴에 얼굴을 묻곤
탁한 목소리로 말했다.
“자기 싫은데.”
“피곤해.”
“나 못 자.”
“에휴.”
고개를 든 그가 다시 내 입에 입술을 맞추며 내 위로 올라왔다.
“사랑해.”
그 말을 잊지 않고.
* * * *
“다시 시작하자, 우리.”
“……”
“아이는 입양하고. 그렇게 행복하게 살자, 진희야.”
아침에 일어난 그는 내 뒤에서 날 꼭 껴안고 말했다.
어깨에 얼굴을 묻고서.
그 말이 나올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물론 마음 같아선 그와 다시 시작하고 싶지만, 한편으론 그게 되지
않았다. 그를 향해 등을 지고 있던 몸을 돌려 지호와 눈을 마주쳤다.
“지호야.”
“이진희. 난 그런거 문제 안된다고 했잖아.”
“넌 괜찮다고 해도, 너희 부모님은.”
“알잖아. 우리 부모님, 너 딸처럼 여기시는 거.”
“…그래도 어머니 아버지는 다르셔. 며느리가 불임이라고 해봐. 어른들은 아니야. 결혼이 너랑 나만 하는
건 아니잖아. 지호야.”
“그래서. 너 이렇게 나랑 예전천럼 돌아갈거야? 아님 죽을때까지 평생 연애만 할거야?”
조금 화가 난 모양인지, 그의 얼굴에 주름이 가득 잡혔다. 휴-- 한숨을 푹 쉬곤 손을 뻗어 그의 미간에 잡
힌 주름을 손으로 펴주곤 말했다.
“어머니 아버지한테 말씀을 드려야지, 지호야.”
“……”
“난 어머니 아버지가 안되신다고 하면, 나도 너랑 다시 못 시작해.”
나의 말에 지호는 착잡하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둘만 좋으면 됐지 부모님이 무슨 상관이냐는 것처럼
보였다. 벌써 서른이나 되었으면서 아직도 아기 같았다, 지호는.
* * * *
3년 뒤ㅡ.
2년만에 다시 어머니 아버지를 보러 간 나는 그 자리에서 펑펑 눈물을 흘렸다. 지호의 어머니는 내 손을
따뜻한 손으로 잡고 놓지를 않으셨다. 아버지 또한 날 보고 눈물을 흘리셨다. 모든게 다 괜찮다고, 그렇게
말씀하셨다. 다른 것 다 필요 없으니 그저 지호의 옆에만 있어달라는 신신당부를 하셨다.
그렇게 부모님께 허락을 받은 우리는 곧바로 혼인신고서 작성을 했다. 다시 결혼식을 하자는 지호의 말에
도 불구하고 다시 결혼식을 올리지는 않았다. 이미 결혼식 한번 올렸는데 뭐하러 하냐는 내 핀잔에 지호
는 아쉽다는 듯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지금.
서른 셋이 된 우리는 예쁜 아이와 함께 살고 있다. 한 우편함에 버려진 아이는 고아원에서 홀로 지내고 있
었고, 우리는 생후 3달도 채 안된 아이를 입양했다. 귀여운 아들이었다.
이름은 ‘담’으로 짓기로 했다. 서 담.
모두들 담이를 보고 어쩜 엄마 아빠를 이리 쏙 빼닮았냐는 말도 했었다. 비록 내 뱃 속에서 태어난 아이는
아니었지만, 담이는 내가 봐도 우리를 닮은 것 같았다. 예뻤고, 또 예뻤고 귀중한 내 아들이었다.
칭얼대는 담이를 겨우 재우곤 침대에 올라 노곤한 몸을 뉘였다. 내 옆에 누운 지호의 팔을 베개 삼아 몸을
뉘이자, 지호가 내 쪽으로 몸을 돌리며 말했다.
“너 진짜 너무하다, 이진희.”
“뭐가?”
“그래. 우리 담이가 무지 엄청, 예쁜건 나도 아는데.”
“……”
“어떻게 니 신랑은 한번도 안 보살펴줘?”
“어떻게 보살펴줘? 넌 나 없이도 잘 하잖아. 나 없으면 밥을 못 먹어, 아님 샤워를 못해, 잠을 못 자?”
“너 없으면 잠을 못 자.”
“어휴, 서지호.”
능글맞은 미소를 짓더니 내 품으로 그 버거운 몸을 낑낑대며 들어온다. 어휴, 못 산다 못 살아 내가.
입을 맞추며 능숙하게 내 몸 위로 올라탄 그는 내 목에 쪽쪽- 하며 뽀뽀를 퍼부었다. 티셔츠를 말아올려
손을 안으로 넣으려는 찰나, 담이의 방 안에서 으아앙ㅡ! 하고 우는 소리가 들렸다.
“담이 운다!”
“……아.”
“나중에.”
벌떡 일어난 나는 지호의 입술에 가볍게 뽀뽀를 해주곤 담이의 방 안으로 후다닥 들어왔다. 칭얼대는 담
이를 안곤 등을 토닥여주자 언제 그랬다는 듯이 다시 평화롭게 잠에 든다.
담의 방 안으로 들어온 지호는 불평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서 담, 요거 지금 괜히 이러는거야.”
“애기가 뭘 안다구.”
“괜히 엄마랑 나랑 같이 있다는 거 알고 요러는거야, 요 못된 놈.”
“으휴, 아들한테까지 질투야?”
“이 눔의 시끼. 언제쯤 내 마음을 알려나 모르겠네.”
담이를 원망스런 시선으로 바라보던 지호도 담이가 입을 오물오물거리며 자는 모습에 마음을 푼 모양인
지 내 품에 안겨 자고 있는 담이를 보고 말했다.
“그래도 예쁘긴 진짜 예쁘다.”
“그치?”
“응. 근데, 진희야.”
“응?”
“애기 안고 있는 니 모습이 섹시해보이면 나 미친 놈이지.”
“미친 놈이지, 그래.”
“담이도 예쁘지만 너도 무지하게 예쁘다, 이진희.”
그의 말에 난 얼굴 가득 미소를 피웠다.
아이를 못 가진다는 사실은 가끔씩 떠올라 나를 괴롭혔지만, 담이를 재우고, 먹이고, 그리고 지호와 사랑
하고, 함께 아이를 키우는 이 현실을 생각하면 다시 괜찮다는 듯이 웃을 수 있었다.
담이를 침대에 눕히곤 한참동안이나 담이를 바라보다, 여전히 뾰루퉁한 모습으로 날 바라보는 지호를 향
해 말했다.
“지호야.”
“왜.”
“사랑해.”
“…어?”
“못 들었으면 말구.”
“지금 나 사랑한다고 했지, 이진희?”
“그래~ 빨리 가서 자자, 나 피곤해.”
“안돼. 넌 오늘 나를 불질렀어. 사랑한다는 말을 하면 안됐었어, 이진희 너~”
“으휴, 인간아!”
“사랑한다는 말 백배 천배 내가 더 많이 해줄거야.”
라는 말을 하더니 나를 가볍게 두 손으로 안아들고는 방 안으로 재빨리 들어가는 지호다.
“사랑해, 사랑해, 진희야.”
방 안엔 지호의 사랑한다는 그 목소리가 가득했다.
그냥 끄적여본 글입니다.~
머릿 속ㅇ ㅔ 떠오르는대로 그냐 ㅇ후다다다닥 쓴거라
괜찮을지는 모르겠지만,,^^;;
잘 보셨따면 댓글 하나 달아주세요 ~!
첫댓글 재밌어요. 너닮은딸이랑 나 닮은 아이 놓고 행복하게 살자는 지호 말에 그럴 수 없어 아파한 진희. 이해가 가요. 다행이 서로를 여전히 그리워하다 다시 맺어져서 다행이예요.
잘 읽고 갑니다.
여자에게 불임이란 하늘이 무너지는것같은 기분일껏같아요. 그래서 그때 그말을 들은후 지호와 헤어질 생각을 한 진희의 맘을 조금은 이해할수있을것같아요. 특히나 지호에게 자신을 닮은 아기를 갖고싶다는말을 들었을때... 진희는 속으로 얼마나 혼자 아파했을까요? 그래도 마지막엔 두사람 잘되는 모습 보니까 참 보기 좋은것같아요
잘보고갑니닿ㅎ
잘봤어용 재밋엇어용
잘보고 가요! 마지막에 엄마미소 짓게 되는 ㅎㅎ
해피앤딩! 너무 재미있게 보고 갑니다. 감사 ^^ (콜록 ~! 그리고 개인적으로 수위 높은 장면이 마음에 들 콜록!)
여자에게 불임이라.. ㅠㅠ 잘 보고갑니다~
너무잘쓰니네요 재밌어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