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명시 >
진달래꽃 / 김소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아랫쪽의 사진은 절정기의 부천 원미산 진달래동산 이미지를 캡쳐한 것입니다
사진을 크게볼려면 폰을 가로로 눕혀서
보세요
<시 해석 및 의의 >
한국을 대표하는 민족시인
소월의 진달래꽃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고 많이 읽히고
애송하는 시가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 서정시의 백미라 할
소월 시에는 한의 설움이 운율 따라
흐르듯 전편에 녹아들어 있다.
특히 진달래꽃이란 시에는
절제된 아픔이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사로잡는 것 같다.
소월은 밝고 환한 진달래꽃이
님 가시는 길에
뿌리고 싶은 꽃이었을까.
나를 싫어해서 가는 님이라도
가는 길에 고운 꽃을 뿌려
보내고 싶을 만큼 사랑했던 걸까!
못내 보내고 싶지 않은 님을
보내는 마음이 오죽하랴마는
그 마음 떨쳐 버리고 가시는 님은
발걸음이 제대로 떨어졌을까.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신다면 말없이
고이 보내겠다는시인의 말이
너무나 애달파 가슴이 저릿저릿하다
그토록 사랑하는 님을 아무 말 없이
보내겠다는 것은 어쩌면
죽어도 보내기 싫다는 반어적 표현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시는 길에
꽃까지 뿌려 주겠다는
마음을 어떻게 다 이해할 수 있으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보통 사람들의 마음이라면 죽
어도 헤어질 수 없노라
떼를 쓰거나 화를 낼 법도 하건만
그저 말없이 보내려 하고 가는 길에
꽃도 뿌려주고
죽어도 눈물 흘리지 않겠다고 하니
이보다 더 처절한 외침이 또 있을까.
조용히 시인의속내를 들여다
보노라면 알뜰히도 못 잊겠다는
그 마음을 스스로 달래면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는듯하다
아마도 시인의 기억 속에 있는 것 중
가장 아름답고 기억에 남는 꽃이
영변에있는 약산 진달래꽃인가보다
그 곱고 아름다운 꽃을 가시는 길에
흩뿌려 놓을 테니
사뿐히 즈려 밟고 가라신다.
죽어도 남자답게 눈물 흘리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오히려
안쓰럽게 다가온다.
고운님 그리는 마음만큼이나
시어의 선택도 무척 곱다.
시인의 시 중에서도 가장 많이
회자되는 시가 아닌가 싶다.
우리 모두 이런 사랑을 꿈꾸고
이런 사랑을 받고 싶어한다.
부디 바라건데 독자들께서도
각자 나름대로 아름다운 사랑을
꿈꾸고 이뤄 가시길 바란다.
- 출처:한국시인협회지에서 -
<옮긴이 /옥천>
Music : 진달래 꽃 (반복재생됨)
노래 : 소프라노 송광선
<시낭송 / 조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