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근교 트레킹 명소 ② 파주 심학산 둘레길
도심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경기도 파주시에는 잠깐이나마 복잡한 도시 생활을 잊고 숨을 고르기에 적당한 공간들이 곳곳에 있다. 그중 지난해 겨울에 조성한 심학산 둘레길(교하읍 동패리 산 284-3 일원)은 걷기 완만한 코스로 돼 있을 뿐 아니라 주변에 소소한 볼거리 등도 함께 있어 반나절 나들이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 ▲ 남북통일의 염원을 담아 세워진 약사여래대불.
◆약천사에서 약수 마시고 출발, 낙조전망대에서 한강 낙조 감상
"전체적으로 흙길인데다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는 코스여서 주부들이 많이 찾아와요. 인근에 있는 파주출판도시의 직장인들은 종종 점심시간에 와서 구두를 벗어두고 맨발로 둘레길을 한 바퀴 '휘~' 돌고 내려가기도 한답니다." 파주시청 시설팀 손한식씨의 말이다. 심학산 둘레길은 일부 가파른 구간에 데크길을 짤막하게 조성해놓은 것 외엔 능선을 따라 최대한 자연 지형을 살려놓은 식이어서 코스가 대부분 흙길로 돼 있다. 걷다보면 이따금 바위나 돌계단도 만나지만 맨발이라도 크게 위험할 건 없다. 지나가던 김재현(42·일산동구 마두동)씨는 "지금 막 떨어진 낙엽을 맨발로 밟는 느낌이 참 묘하다"고 전한다. 코스 내내 나무 그늘이 드리워 햇볕 강한 시간대에도 걷기 부담 없다.
- ▲ 약천사 경내에는 약수터가 있다.
2009년 12월에 조성된 심학산 둘레길은 해발 192m 심학산의 6~8부 능선을 따라 걷는 코스다. 총 6.8km로 성인이 보통 걸음으로 걸으면 1시간 30분 이내면 돌아볼 수 있다. 산의 '둘레' 또는 '언저리'를 걷는 개념과는 약간 다르지만 민가가 발 아래로 지나가거나 전원 풍경, 배밭을 내려다보며 걷는 즐거움이 있다. 코스가 원점회귀형으로 돼 있어서 어느 쪽에서 진입하든 한 바퀴 다 돌고나면 제자리다. 진입로가 여러 곳에 있는데 그중 특히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은 '약천사' 부근이다. 손한식씨는 "약천사에서 주차 공간을 개방해놓은 데다 진입로가 주차장과 바로 연결돼 있어 많은 사람이 약천사를 시작점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한다. 약천사(031-942-1252)는 1932년에 설립된 절로 이곳에서는 높이 13m 규모의 청동 약사여래대불이 인자한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는다. 본격적으로 둘레길로 진입하면 완만한 코스가 이어진다. 10분 정도 걸으면 수투바위와 배밭정자 등을 차례로 만난다. 배밭정자 부근에는 계단길과 나란히 '바위 구멍'이 나오는데 그 사이로 장난스럽게 지나가는 것도 재미있다. "다만 말벌이 많이 몰리는 곳이니 조심하는 게 좋다"는 게 시설팀 직원의 설명.
- ▲ 약천사 담벼락의 담쟁이길. 짧은 길이지만 가을 정취를 느끼기에 부족함 없다.
- ▲ 타조 관련 이색 체험을 할 수 있는 우농타조체험장도 둘레길 인근에 있다.
교하배수지 진입로를 이용하는 방문객들도 많다. 교하배수지 진입로는 "안개가 피어오르는 이른 아침에 걷는 맛이 일품"이라는 게 인근 주민 김동규(55·파주시 교하읍)씨의 설명이다. 약천사 진입로부터 시작했다면 배수지 공원은 사실상 중간 지점으로, 팔각정이나 벤치에 앉아 잠깐 시장기를 달래는 사람들이 많다. 바짝 붙어 있는 우농타조농장(031-942-6272)은 1만7000㎡의 타조 체험장으로 타조 먹이 주기와 타조오일 비누 만들기 등 이색 체험 등을 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