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5일 금요일 저녁.
가야지 가야지 하고서는 아직도 못가본 잔차 속초여행을 드디어
마음을 굳게 가지고 내일 떠나려는 채비를 합니다. 인터넷으로 길도 알아보고
준비할 것들 생각해 보니 딱히 없는것 같고 사야할 것들은 지금 시간이 벌써 12시가 지났기에
내일 사둘 것들을 생각해 보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내일을 위해 잠자리에 듭니다.
26일 토요일 새벽
새벽 5시에 알람소리에 깨어 납니다. 눈꺼풀은 천근만근인지라 눈을 비비며 떠날 준비를 하기
시작 합니다. 주섬 주섬 옷 챙겨 입고 가방엔 물 한통 넣고 집앞에 나오니 5시 반이 되어 갑니다.
상쾌한 새벽공기를 마시며 첫걸음을 시작하면서 출발을 합니다.
'드디어 속초를 가는구나', 하며 설레임과 걱정이 교차되는 듯한 기분이 문득 듭니다.
무사히 잘 다녀오기를 목표로 힘차게 페달을 굴립니다.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출발한지 어느덧 횡성에 도착했습니다. 시간은 한시간이 자나가 있습니다.
첫 목표지는 홍천이라 어느 방향이 홍천인지 두리번 두리번 거리다 이정표를 따라 그냥 가 봅니다.
초행길을 가는 마음에 제데로 된 길을 가는지 걱정하면서 조심스레 가 봅니다.
아직까지 이른 시간이라 차들이 많이 안다니고 다행히 바람도 순풍이어서 기분좋게 아침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아침을 챙겨 먹을 곳을 찾으며 가는데,, 아침식사하는 식당이 안보입니다.
헉,,설마 굶으면서 가는 건 아니겠지? 하며 배고픈 배를 위해 조금이라도 빨리 식당을 찾아 봅니다.
다행이 8시가 조금 지나서야 홍천 휴게소가 나옵니다. 휴게소를 보자 사막 한 가운데 있는 오아시스랄까?
식당에서 식사를 주문하자 또다른 분이 식사를 주문 합니다. 그 분도 자전거로 서울 잠실에서 오는 길이랍니다. 혼자 밥먹기도 좀 그랬는데 다행이 같은 잔차족이라 반가운 마음에 같이 아침을 먹습니다.
'어디까지 가시나요?'라고 묻자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체력되는데 까지 갈 예정이랍니다. 우선 목표는 인제까지이고 체력이 되면 속초도 가볼까 한답니다. 그분도 저에게 어디 가시냐고 묻자 속초 간다고 대답하자 뒤에 다른 분도 속초 가시는 분이 계신다고 합니다. 아직은 도착하지 않았는데 조금 있으면 오실거라면서 창밖을 보면서 맛있는 밥을 먹습니다.
어느덧 아침을 다 먹고서 밖에 나가보니 그 분이 도착해 있습니다. 헉, 젊으신 분인줄 알았는데 머리는 스포츠로 하시고 옆과 뒷머리는 흰머리가 나 있습니다 문득 보아서는 50대 초반으로 보여 집니다.
그분도 속초로 가신다는 말씀하시고 몇마디 주고 받다가 같이 식사하신 분은 일찍 출발해 보겠다면서 먼저 출발합니다. 저도 나이드신 분께 먼저 가보겠다면서 인사 건네고 다시 인제를 목표지점으로 하며 출발해 봅니다.
중간 중간 간단히 쉬면서 계속 달려보니 드디어 인제가 가까와 집니다. 지난 겨울에 놀러 갔다가 마땅히 한것도 없이 돌아왔던 빙어축제장소를 지나갑니다. 조금만 더 가면 인제구나 하는 생각에 좀더 힘을 내 봅니다.
그렇게 열심히 전진하고 있는데 갑자기 무릎이 뜨끔 거리기 시작합니다. '앗,,무릅에 이상이 생겼나?' 하면서 괜찮겠지라는 마음에 계속 달려 봅니다.
하지만 예상 밖으로 무릎옆에 있는 인대가 점점 아파 오기 시작합니다. '앗,,여기까지 왔는데 벌써 이러면 안되는데..' 걱정하면서 인제터널 직전에 잠깐 쉬기로 하고 맛사지도 해봅니다. 그러던 중 아침에 뵈었던 나이 많으신 아저씨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더 쉬어 보려고 했지만 혼자보다는 동행하면 덜 외로울 것 같아 다시 준비하고 터널을 통과합니다.
'부~~우~~웅~~~부~~우~~웅~~~' 엄청난 굉음이 들려 옵니다. 마치 괴물로부터 도망치는 기분,,,
하긴 터널을 그냥 지나가 보지 않으신 분들은 모를 일입니다. 터널내에 차가 지나가는 소리가 얼마나 크고 무서운지를,,,더욱이 인제터널은 여지껏 보아왔던 터널 가운데 제일 기분나쁜 터널이었던것 같습니다. 터널 안이 얼마나 어둡던지,,정말 앞이 캄캄해서 아무것도 안보일 정도인지라,,혹시나 사고가 나지 않을까하며 걱정된 마음에 빨리 지나치고 싶은 마음으로 힘껏 달려 봅니다.
터널을 통과하고서 탁 트인 세상을 보니 정말 세상이 아름답다라는 생각이 절로 납니다. 바람도 순풍인지라 정말 자전거 타기 좋은 날씨구나 하며 그 분을 뒤따라 가 봅니다.
한 참을 가보니 어떤 놀이기구가 있는 휴게소에 쉬시고 계십니다. 저도 지친 상태라 잠깐 쉬어 가기로 하고서 다시 인사를 건넵니다.
이런 저런 주고 받던 말들중 속초를 왜 가냐는 질문에 '그냥이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정말 내가 왜 가나 생각해보니 마땅히 생각이 나질 않더군요. 저도 다시 같은 질문을 해보니, 예전에 이렇게 길이 좋아지기 전에 속초를 갔었는데 며칠전 온라인에서 아줌마들이 서울에서 속초를 갔다는 글을 보고서 깜짝 놀랬답니다. 그래서 속초가 이렇게 만만한 건가? 하고 다시 속초를 가게 되었다네요,,그러면서 4차선으로 길이 나기 전에는 정말 꼬불꼬불길에 언덕이 많았다는데 이제는 자전거 타기 좋아졌더라고 하십니다.
그렇게 오고가며 쉬다가 다시 출발해 봅니다. 평속25km/h로 가다보면 미시령쯤 도착할 것을 목표로 출발합니다.
아까전부터 아파오던 무릎이 점점 아파오기 시작하면서 자전거를 타기 힘들 지경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가는도중 앞에 가시는 분이 타이어가 펑크가 나버렸습니다. 난감한 상황입니다. 저같은 경우는 펌프와 튜브를 준비했지만 그분자전거타이어는 사이클용이라 가져온 튜브와는 안 맞고 펑크를 때우는 패치도 없으시답니다.
근처 자전거포가 있는지 주위분들께 물어보니 오던길로 1km전쯤에 있을 거랍니다. 같이 가겠다고 하니 그분이 먼저 출발하랍니다. 그럼 미시령 고개 올라가는 곳에서 기다리겠다고 전한뒤 그곳에서 다시 만날 약속을 하고 출발해 봅니다.
조금도 지나지 않아 무릎이 점점 아파오기 시작합니다. 도저히 탈 수 없는 상황이 되어 갑니다.
무릎뿐만이 아닙니다. 엉덩이도 얼마나 아파오는지,,안장을 바꾸고 장시간 타보기는 처음이라 아직 적응이 안되서 그런 듯 싶습니다. 전립선도 눌려서 혈액순환도 안되고,,ㅠㅠ
그렇게 쉬엄쉬업 타다가 걷다가 해보니 백담사에 도착해 갑니다. 초등학교때와 고등학교때 백담사에 온적은 있었지만 백담사가 여기에 있다는것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계곡물도 시원하게 흐르고 바람도 점점 세차 집니다. 한동안 걷다가 아픈 무릎을 다시 참아가며 전진하기 시작합니다. 백담사를 지나고서는 계곡 옆으로 길을 낸 터라 차선 끝이 아예 없습니다. '헉,,이거 조금만 실수하면 바로 사고 나겠네'하며 조심스레 운전해 봅니다. 특히나 관광버스가 얼마나 얄밉던지,,차폭이 큰 지라 바짝 옆으로 지나가는게 정말 무섭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가고 나서야 길이 확보되기 시작 합니다. 무릎이 지칠데로 지쳐서 이제는 더이상 못탈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미시령고개를 3km남겨놓고 잔차를 끌면서 천천히 걸어가 봅니다.
아까 그분은 도착하실때가 된것 같은데 '설마 아직도 펑크를 못 메우신건 아닌가?' 하며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미시령을 1.5km남겨두고 쉬기 좋은 곳을 발견하였습니다. 시원하게 나무그늘로 되어 있어 여기서 쉬고 가려고 짐을 다 풀어 놓습니다. 속초가는 이유중 하나가 시원한 바다도 보는것이겠지만 무엇보다 끊임없는 업힐 구간인 미시령을 넘는 것이었는데,,갑자기 속상해 집니다. 이상태로는 더이상 탈 수 없다는 생각에 양양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해 데리러 오라고 SOS쳐 봅니다. 다행이 바쁘지 않은 상태라 한시간 후에 보기로 하고 미시령으로 다시 출발하려는 중 뒤에서 어느 한 분이 오십니다. 가까이 보니 그 아저씨가 오시는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같이 또 반갑게 맞이 하며 여태껏 기다린 것이 아니냐며 미안해 하십니다. 그게 아니고 무릎이 안좋아서 그렇다고 하고 저는 어쩔 수 없이 속초를 못갈 것 같으니 먼저 출발하시라는 인사를 건넵니다. 그 아저씨도 아쉬워 하면서 그럼 다음에 인연이 되거든 다시 보자면서 속초를 향해 가십니다.
잔차를 끌고 가니 어느덧 미시령 옛길로 진입하는 휴게소가 보입니다.
지난 겨울에도 양양에 놀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여기서 잠깐 쉬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언젠가 다시 애마(잔차)함께 올 것이라는 마음을 가졌는데 드여 오늘 이루게 되었지만,, 아쉽게도 바로 코 앞에 있는 미시령 옛길을 두고 못올라 가는 마음이 씁쓸하기만 합니다.
바람도 세차게 불고 다리도 아프니 서글프기 그지 없습니다. ㅠㅠ
대략 한 시간 정도 기다리다 보니 친구녀석이 도착했습니다. 쉬었다가 일어나니 제데로 걸을 수 도 없게 되었습니다.ㅠㅠ 잔차를 분해하고서 차에 실고 원주로 다시 향해 갑니다. 아쉽게도 여기서 마쳐야하는 마음에 오던 길들, 풍경, 사람들을 회상하면서 오늘 잔차기행을 마무리 지으렵니다.
첫댓글 진짜 굿이에요~~굿 멋있습니다.....
ㅎㅎ담에 같이 가는겨?
무릎은 좀 괜찮아? 대단하다~ ㅋ 내동생도 예전에 잔차타고 춘천에서 포항까지 여행갔다온거 봤는데 정말 나로서는 엄두도 못낼일이여.. 난 친구들이랑 기차타고, 버스타고 얘기하면서 가는게 좋은데..ㅎㅎ
ㅋㅋ엄두 함 내보지 그래? 시간이 다 해결해 주더라~~
와~저도 자전거 안타본지 쫌 된듯 싶은데...ㅎㅎㅎ 즐거운 여행 되셨나요?? 저도 기회가 되면 한번 도전해보고픈 육구가 마구마구~+_+
도전!~젊음의 특권이니 함 해봐~+_+
전 남자들 다른건 안부러운데...혼자만의 여행은 너무부러워요,,여자는 가능못하잖아요..
친구들하고 가면 좋지 않을까요?
형님 책오 입니다~!! 멋져 멋져~ 나도 어딘가로 떠나고 싶당.....ㅜㅜ
ㅋㅋ 당분간 참아 ㅋㅋ
웅. 넘 멋지지 않나요? 왜 일케 멋진 거야... >.< 몸만 안 망가져 왔다면 참 좋았겠지만, 다리가 많이 다쳐서... 살짝 속상하답니다. 그래도 수고했떠. 얼렁 나아서 전국 일주도 잘 다녀와~
헉,
하하..전국일주 압권이다. ㅋㅋ
넘 멋지네여 ^^ 기억에 남는 여행이었기를......
감사합니당~^^
드디오 갔다 오셨군요 ㅅㄱ하셧습니다 ^^
ㅋㅋ 담엔 같이 가죠?^^
정말 정말 멋지다~정말 가신다더니만,,^^ 고생 하셨어요,, 저두 체력즘 키워서,, 도전함 할려 합니다,, 그때 응원즘,,^^
넵~하루 빨리 그날이 오길 ,, 금붕어님 응원 할께용~^^
예전 인도여행할 때 인도 자전거 사서 한달간 여행한적 있었는데.....기억이 새록새록^^...그 이전 군포에서 춘천까지 간적도 있고....할 때는 죽을거같아도 하고 나면 뿌듯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