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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뺏어봐] 01
S#1 택시승강장, 대학로 도로 (낮)
택시 멎고 문 열리면
새장(문조 두쌍이 든)이 먼저 나오고 남자(바바리 차림)의 다리 내린다.
택시지붕에 새장 올리고 남자 안으로 몸 넣고 거스름 돈 받는다.
남자 : 감사합니다! (문 닫고, 비로소 석찬 얼굴 보이는데)
바로 출발하는 택시
석찬 : 어? 어? (쫓아 달려가며) 스톱! 스톱! 잠깐만요! 거기 좀 서세요 아저씨! 아저씨!
새장 얹고 달리는 택시를 죽을 힘을 다해 쫓는 석찬.
구경하는 사람들.
어느 순간 도로 한가운데를 달리던 택시에서 새장이 굴러떨어진다.
그바람에 뒤따르던 차들 급정거하고,
석찬, 가쁨숨을 몰아쉬며 도로로 뛰어든다.
크락숀소리 울리고.
석찬, 아랑곳없이 다가가 엎어져있는 새장을 세우는데
문이 열리는 바람에 문조 한마리가 인도쪽으로 날아간다.
새장들고 날아가는 문조를 쫓는 석찬.
지나가는 행인들과 부딪히기도...
S#2 대학로 인도
사람들 사이를 둥둥 떠다니는 새장 (문조 한마리 뿐)
석찬 걱정스런 시선으로 새장속의 문조를 내려보며 건든다.
기운없어 뵈는 문조.
S#3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낮)
날아오르는 비둘기떼.
새들 빠진 자리에 구르는 농구공.
청년들 농구경기 중이다.
활발한 공원 분위기 보여지고.
S#4. 혜화역 안
지하철 문 열리면 젊은이들 터져나오고,
그 맨끝에 사람들에게 밀려 겨우 하차하는 여자의 잘 빠진 다리가 보인다.
카메라 위로 훑어 올라가면
(털실로 짠 미니스커트 강조)
예린 질린다는 표정으로 옷을 털고 있다. 스커트도...
예린, 계단쪽으로 걸어나가다 거울앞에서 옷매무새를 바로잡는다.
비스듬히 서서 거울 보다가 근처 가판대의 잡지모델에게 눈이 가고,
유심히 보고는 은밀히 가슴을 모으는 동작 취하며 표정과 미소를 따라한다.
그 미소 그대로 ‘처음 뵙겠습니다, 한예린입니다’ 연습하고..
예린, 스스로가 우스운지 거울 향해 씩 웃는다.
S#5. 마로니에 공원 근처
난희, 들고있던 가방(의상가방)을 기조에게 주며.
난희 : 휴, 신경안정젤 사먹어야 할까봐. 많이 떨리네.
기조 : (귀찮지만) 있어. 내가 사올께.
난희 : 아냐, 아직 시간 있으니까 내가 좀 움직이지 뭐. (가고)
기조, 둘러보다 농구팀 발견하고 그쪽으로 간다.
기조의 가방과 예린이 부딪치면서 가방지퍼에 스커트올이 걸려 풀리기 시작한다.
기조, 걸어가고 예린은 지루한듯 연신 시계 보고있다.
간격만큼 길게 늘어나는 스커트올.
지나가는 행인, 걸려 넘어질 뻔 하는데 두사람 아직 모르고.
날아온 공을 점프해 잡은 기조 골인하는데, 동시에 터지는 비명소리.
기조, 돌아보면
초미니의 예린, 더이상 풀리지 않게 스커트자락을 붙잡고 늘어져있는 실을 모아 당기며 발원지를 찾고 있다.
기조, 자신인 줄 모르고 웃고 다시 게임 하는데, 뭔가가 몸을 당겨서 돌아본다.
예린, 비명지르며 기조 가방을 원망스레 보고 있다.
기조, 가방 보고, 실을 따라 예린의 스커트께로 시선 옮긴다.
예린, 포트폴리오로 가리고 청년들 낄낄거린다.
예린, 당기며 빼달라는 제스츄어 하고
기조 우스우면서도 귀엽다!
장난기가 발동한 기조,
걸린 부분을 빼서 주지 않고 들고있다가 제 쪽으로 당긴다. 실 팽팽해지고
예린, 기조를 쏘아본다.
기조, 미소로 응답하고
예린, 실을 이빨로 끊어버리고
홱 돌아서 걸어나간다.
기조의 시선으로 초미니 스커트로 당당히 걷고있는 예린 뒷모습 보이나,
앞의 예린은 안간힘을 다해 걷고 있다.
석찬(E) : (긴가만가) 예- 린아?
예린 : (석찬 뒤로 가 외투자락으로 다리 가리는)
석찬 : (훑으며 놀라) 예린아?
예린 : (잘 가려지지 않는데) 석찬아! 글쎄말이야! 그게? 저자식- 아휴 미치겠어 정말!
기조, 볼을 튕구며 두사람 관심있게 보고 있다.
석찬 : 왜? 어떻게 된거야?
예린 : 몰라, 모른다니까. 창피해 죽겠단말이야! 열나 죽겠어. (가리기 포기하고 엉엉 울기 시작한다)
석찬 새장 바닥에 놓고 외투를 벗어 입히고
석찬 : 어서 가자. (한손으로 예린 이끌고 다른손으로 새장들고 걸어가는)
기조, 두사람 보다가 한번 픽 웃고는 다시 무리에 합류한다.
S#6. 여자 화장실 안
석찬, 바지를 벗고 있는 모습 위로.
예린(E) : 나쁜자식! 미안하단 말두 한마디 안하구 뻔뻔하게끔, 어휴 생각할수록 분하네! 내말 듣구 있어?
그냥 콰악 한대 줘패주구 오는건데 아깐 그 생각을 왜 못했지?
윤석찬 너두 그렇게 생각하지? 왜 대답안해? 야 듣구있어 안듣구 있어?
예린, 스커트 벗고 있는 모습 위로.
석찬(E) : 어어, 듣구 있어. 예린아! 그냥 위에다 바바리 걸치구 가자! 민수형 옷차림 갖구 따질 사람 아냐!
카메라 나란히 한 화장실 문 두짝 잡는다.
예린(E) : 이러구 어뜩게 면접을 보냐? 너한텐 친한 선배구 형인지 모르지만 나한텐 짱이자 오너라구.
첫인상이 얼마나 중요한데 그래. 어서 내놔!
석찬(E) : (힘없어) 자.
석찬의 바지 화장실 옆벽에 걸쳐진다. 걷어가고.
예린(E) : 야! 이 바지 단추가 왜 이래?
카메라 화장실 안 부감하면, 예린 바지 입고있는
석찬은 팬티차림이다.
석찬, 칸 적당한 곳에 새장 놓여져 있고.
석찬 : 으으 추워!(손으로 다리 부비며 왜 안주지? 하는) 저기 예린아?
예린 : (입으며) 응, 왜?
석찬 : 바바리 좀 줄래?
예린 : 어? 맞다? 내정신 좀 봐! (벗는)
그때 여자1 들어오고 석찬쪽에 서서 노크하려는데
예린(E) : (웃음기로) 야 윤석찬! 너 지금 빤스만 입구 있겠다아? 안추워? (까르르) 급한김에 들어 왔지만
뭐 그런데루 스릴있구 재밌네 그치?
석찬(E) : 재민? 얼어죽겠다야? 빨리 좀 벗어!
너무 놀라 입이 벌어지는 여자1 화장실 문을 세게 노크한다.
의심의 눈초리 + 불쾌감으로 세게 노크한다.
두사람 일순 긴장하고 석찬 어쩔줄을 모르겠다.
예린 : (바바리 걸치면서 소근대는) 야!
석찬 : (걷는) 응.
여자1 전달되는 바바리 본다
기가 막히다는 표정.
예린(E) : (소근) 많이 추워?
석찬(E) : (소근) 참을만 해. 근데 창피하게 어뜩게 나가지?
예린(E) : (소근) 윤석찬, 셋하면 동시에 문 열고 뛰어나가는 거다! 어? 알았지? 자아, 하나 두울 셋!
동시에 문 열리면서 뛰쳐 나오는 두사람.
S#7. 극단 사무실
석찬(새장을 안은)과 예린(석찬바지 차림) 소파에 앉아있다.
석찬은 연신 맨다리 부비며
민수(30대 중만) 벽에 기대 물구나무 서고 있는데 눈은 석찬의 맨다리에 머물러 있다.
민수 : 레지 시험은?
석찬 : (바바리 자락 자꾸 당기며) 12월 초에 있어요.
민수 : (여전히 맨다리 보며) 요즘 뭐 잘 안풀리는 일 있냐?
예린 : (키득이는)
석찬 : (무안) 아, 아뇨.
민수 : 그럼 사회에 불만 있냐?
예린 : (웃음 억지로참는)
석찬 : 불만은요. (사무실 돌아보며) 막은 언제 올려요?
민수 : 어어, 연말에. (일어나며 다짜고짜 악수 청하며) 정민수요.
예린 : (연습한 표정 지으며 일어나) 처음 뵙겠습니다, 한. (하는데)
민수 : (O.L) 한예린씨 얘긴 저놈한테 귓구녕이 터지도록 들었습니다.
예린 : (이게 아닌데? 입술 깨물며) 아, 네에. 저두 석, (하다가) 오빠한테 말씀 많이 들었어요.
민수 : (책상에 걸터 앉으며) 음 졸업이 이월이니까 일은 삼월부터 하기루 하고 공연 준빈 짬 날때마다
와서 보면 되겠네요. (책상 위 뒤지며) 오리엔테이션이라 생각하구.
예린 : 예. (석찬 향해 키득거리며) 춥지?
석찬 : (끄덕이기만)
민수 : (뮤지컬 대본 건내며) 읽어보구 세트나 소품에 관한 아이디어 있으면 주저말구 코멘트 해주시구.
(일어나며) 난 배우 오디션이 있어서 가봐야 하는데, 시간 있음 구경들 하구!
석찬 : 예, 고마워요. 형!
예린 : (대본 표지를 본다)
S#8. 대학로, 기조차 안
뮤지컬 대본 표지
기조가 얼굴을 덮고 자고 있다.
음악소리 쩌렁하고
S#9 무대
지원자들, 대본에 맞춰 땀 뻘뻘 흘리며 춤추며 노래, 연기중이다.
그속에 난희 보인다.
난희 열심히 하나 뮤지컬 동작과는 거리가 있고..
민수, 지원자들 날카롭게 보며 채점하고 있다.
객석의 예린, 유심히 보고 있고.
석찬은 그런 예린을 보며 미소 짓는다.
민수 : 22, 25, 30, 35, 37번 통과! 다음조!
지원자들 웃으며 실망하며 무대 내려가는데.
난희 : (멍해 그 자리에 서있는)
민수 : (쳐다보는)
어두운 객석에 갑자기 출입구쪽에서 빛이 들어왔다 사라진다.
머리 긁적이며 하품하면서 기조 들어온다.
석찬, 기조 일견하고.
기조 무대쪽 보면 난희만 휑덩그레하게 서있다.
민수 : 다음! 다음조!
난희 : 부, 부탁입니다. (절실한) 한번만 더 기횔 주세요!
민수 : (날카로운 눈빛 번득이다가) 해봐!
난희 대본의 한부분을 춤추며 연기하는데 동작이 잘 안되고..
민수 : 그런 막춤은 집에서 혼자서 춰! 다음조!
기조 : (보다가 나간다)
난희 : (힘빠지고)
S#10. 극단 밖 (오후)
난희, 축처져 나오는데
눈 앞에 아이스크림 두개를 건내는 손이 있다.
기조 : (왼손 올리며) 체리주빌레, 피스타치오 아몬드! (오른쪽 흔들며) 스토우베리, 쿠키앤 크림!
냉수마찰해야지! 넣구 빨리 녹여!
난희 : (쓴 미소로 하나를 받아드는)
기조 : (별표정없이 오직 먹는데 열심인)
그때 예린(다시 석찬의 바바리 차림)과 석찬 나온다.
예린이 먼저 기조를 알아보고, 자신도 모르게 멈춰서서 바라본다.
석찬, 예린의 시선 쫓아 기조를 본다.
석찬 : (유심히 보며) 아는 사람이니?
예린 : (걸어나가며) 아냐. (스치면서 일부러 핸드백으로 밀치는데)
기조 : (아이스크림 코에 박히고) 뭐야! (하며 보는데)
예린 : (석찬의 팔짱끼며 무서울게 없다는 듯이 걸어나간다)
기조 : (알아보겠고)
예린 : (가다가 돌아보며 놀리듯 혀를 쏘옥 내민후, 나이스 제스츄어!)
기조 : (화가나기는 커녕 귀엽다!)
난희 : 누구.. 니?
석찬 : (뭔가가 있구나? 하는) 누구야?
예린 : 날 이꼴루 만든 자식! 야 샘통이다! 어휴 이제 속이다 시원하네!
석찬 : (돌아보고)
기조 : (보고있는)
S#11. 1호선 지하철 안 (해질 무렵)
펼쳐져 있는 신문.
신문 안쪽을 부감하면, 바바리 여며쥐고 잠든 예린의 머리가 서서히 석찬의 어깨로 간다.
읽다가 예린이 편하도록 어깨를 낮추는 석찬.
포트폴리오 받아들며 저절로 표정이 따뜻해지고...
한곁에 새장 놓여져 있는..
S#12. 인천역 밖
걸어나오는 두사람.
석찬은 새장에다 예린가방이며 물건 매고 들고.
예린 : 무거워? 내가 들까? 이리줘 내가 들게.
석찬 : 됐어.
예린 : 참? 난데없이 웬 새장이야? 샀어?
석찬 : 아니, 퇴원하는 환자가 주구갔어.
예린 : 으응. (별 관심이 없고)
예린이 팔짱을 확 끼면, 석찬, 예린을 바라보는데.
예린 : 왜? 안돼? 귀찮아?
석찬 : (팔짱을 단단히 조이며 걸어나가는)
예린 : (보며 미소짓는데 하품이 터져나오고)
석찬 : (웃고)
S#13. 북성동 주택가
석찬 새장, 가방이며 포트폴리오 무거운데 예린, 매달려 온다.
예린 : 나 썰매 타고싶다! 나 좀 끌고 가자 응? 기운없어?
(바지 허리춤 잡고 미끄럼타듯) 무슨 남자가 이렇게 기운이 없니?
석찬 : 우리 노래 부르며 갈까? 흰눈 사이로 썰매를 타고...
예린 : (석찬 뒤에서 썰매 스케이트 타는 시늉)
석찬 : (즐겁다!)
왕풍각 지나는데 가영 나오고,
석찬과 예린 본능적으로 장난을 멈추고 달려간다.
가영인줄 모른다.
가영 : ...
S#14. 예린집(병원) 앞
먼저 도착한 예린, 벨을 누른다.
한원장(E) : 누구냐?
예린 : (숨가쁜) 한예린 다녀왔습니다!
석찬 : (숨가쁜) 석찬이두요!
문열고 두사람 들어간다.
S#15. 거실
한원장, 흰가운에 앞치마 차림으로 국자 들고 두사람 맞는다.
한원장, 예린 차림 보고
한원장 : 딸! 이젠 오빠옷 같이 입기루 했냐?
예린 : 말두마 아빠! 글쎄 그게 어뜩게 된거냐면, 어휴, 나참 기가 막혀서. 오늘 아빠딸 창피해 죽을뻔 했어!
그게 말야? 어휴...(하다가) 니가 말해. 나 옷부터 갈아입을래! (2층으로 올라가다 킁킁 맡으며)
이게 무슨 냄새야? 또 청국장이야? 아빠? (코 잡고) 어휴! 나 저녁 안먹어!
둘만 좋다구 맨날 꼬릿꼬릿한 청국장이야! (역하다는) 으윽! 냄새!
한원장 : 내 그럴줄 알구 오늘은 된장을 반쯤 섞었다! 맛이 아주 기가 막혀. 둘이 먹다가.. (하는데)
예린 : (O.L) 아빠 한예린, 밥 먹다가 죽구 싶진 않아요. (올라가며)
그리구 설마 청국장만 달랑 내놓으실껀 아니죠?
한원장 : 저런 발칙한! (석찬 보며) 야! 큰일났다! 시장 못갔는데 이거 어뜩하냐? 석찬아?
요즘 장보기가 얼마나 무서운데? (주방으로 가며) 얼른 씻구 와!
석찬 : (웃으며) 예. (2층으로 올라간다)
S#16. 2층거실
창가 선반에 놓여지는 새장.
석찬, 문조를 들여다보는데 문조, 미동도 없다.
소녀(E) : 선생님! 이 샌 혼자선 못산대요. 그래서 같이 살던 짝이 죽으면 나머지 새두 시름시름 앓다간
곧 따라죽는대요. 둘이면서 한몸이구... 그치만 영원히 완전한 하나가 될수없는..
그런 운명을 가진 새래요. 선생님이 키워주세요!
석찬, 손가락을 넣어 새를 움직이게 하려하나 반응없다.
걱정스런 석찬의 표정...
S#17. 주방
식사후의 티타임.
앞치마차림의 석찬, 설거지 막 끝내고 앉고
한원장(앞치마차림) 과일 깎고 있고,
예린은 방향제 뿌리고 있다.
예린 : 으휴! 청국장인지 홍국장인지, 꼬리꼬리한 냄새가 온집안에 진동을 하네! (앉는)
석찬 : (손 비비며 짐짓 심각하게) 큰일났어요, 아버지!
한원장 : (접시에 담으며) 뭐가?
석찬 : 제 손요! 손등은 까칠하구 (예린쪽 보며) 손바닥엔 껍질이 이는게!
한원장 : 너, 너두 그러냐? (보여주며, 역시 예린쪽 힐끔거리며) 여기봐, 여기! 손가락 새!
이게 바루 주부 습진이라는거 아니냐? 밤엔 간지러워서 잠두 못자요!
석찬 : 그정도면 빨리 피부과 가셔야 돼요, 아버지! 주부습진두 세균감염 때문이잖아요?
(예린쪽 보며) 발루 치면 무좀에 걸린건데 여태 그 손으루 음식 만드셨어요?
예린 : (깎여진 과일 보며 찌푸리는)
한원장 : 뭐 하루 치료 받는다구 뭔 소용 있겠냐? (예린 보며 큰소리로) 구조적인게 해결이 안되는데!
구조적인게! (하는데)
예린 : (짐짓, 과일 집어 맛있게 먹으며) 야 꿀이다 꿀! 아빠 잡수세요! 석찬아 너두!
한원장 : (포기하고 석찬과 건배하는)
석찬 : (웃고 마는)
한원장 : 아빤 낼 백령도 들어간다! 며칠 걸릴거야.
예린 : 또요? 낼 석찬이 (하다가) 아니 석찬오빠 생일이잖아요 아빠?
한원장 : 윤석찬!
석찬 : 넷!
한원장 : 아버진, 미리 해피 버스데이 투유다! 서운하냐?
석찬 : 아뇨, 잘 다녀오세요.
예린 : 나 혼자 어뜩게? 미역국두 못 끓이는데!
한원장 : 한예린!
예린 : (걱정인) 네에.
한원장 : 아빠 없는 동안 우리 공주님이 실력발휘 한번 해봐! 정성만 있음 뭐든 된다!
(앞섶에서 메모지 꺼내 건내며)
예린 : (받고)
한원장 : 요대루 사서 꼬옥 요대루만 하면 돼요! 요대루만! 거기 밑줄 쳐놓은 거 보이지?
미역국은 소고기 말고 홍합 사다 해라! 예린아! 홍합이다? 홍합?
예린 : (펴 읽으며 난감해하는)
한원장 : (석찬 향해 윙크)
석찬 : (웃는다)
S#18. 한원장 방
이부자리를 까는 석찬.
한원장, 얼굴 닦으며 들어온다.
한원장 : 됐어, 인석아! 쯧쯧, 누구한테 팔려갈지 걱정이다 걱정!
석찬 : 다 됐습니다. 새벽같이 일어나셔야 되니까, 자 주무세요. (일어나는데)
한원장 : (서랍을 열며) 좀 앉아봐. 사내끼리만 심야회담이다!
석찬 : (앉고)
한원장 : (마주앉아 뭔가를 건내는) 꺼내봐! 아버지 생일선물이다!
메스홀더 케이스다!
석찬 : (열면 ‘메스홀더’이고) 이건?
한원장 : 그래, 메스홀더다. 첫 수술때 잡은 거니까 벌써 한 삼십년 됐구나.
석찬 : ...
한원장 : 편한거, 쉬운거, 말썽 적은거만 찾는 세상이다.
난 내 아들이 시류에 편승않구 소신대루 외괄 선택했다는게 뭣 보다두 기분 좋구 든든해.
지금 맘 그대루만 해라.
석찬 : (감동, 신뢰의 눈빛) 아버지!
한원장 : 니가 힘들 때, 삼십년 전에 품었던 애비맘 하나가 너한테 조그만 버팀목이래두 된다면
이 애빈 더 바랄게 없다.
석찬 : (젖은) 고맙습니다, 아버지! 아버지 말씀 명심할게요.
한원장 : 석찬아!
석찬 : 예, 아버지.
한원장 : 나한테 니녀석... 알지?
석찬 : (글썽)... 예에 아버지.
한원장 : 그래, 나가봐라.
석찬 : 안녕히 주무세요, 아버지! (일어나고)
한원장 : (눕는)
석찬 : (불 끄고 나가는데)
한원장 : (돌아누우며 중얼) 윤석찬인 언제나 한은석 아들이었다. 언제나.
석찬 : (내려다보는)
S#19. 예린방
예린, 탁구공에 석찬을 캐리커쳐하고 있다.
바닥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석찬의 표정들..
예린, 탁구공 들어보면서 미소를 흉내내어 본다.
S#20. 2층거실
조그만한 실내등만 켜져있다.
계단을 올라오는 석찬, 예린의 방에 시선이 가고
한원장(E) : 윤석찬인 언제나 한은석 아들이었다. 언제나.
석찬,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고 문 닫긴다. (F.O)
S#21. 인천항 (이른 아침)
S#22. 선착장
배에 오르는 한원장, 앞서 승선하는 젊은 여자 가리키며 석찬 향해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며 씩 웃는데
예린 : (힐난조) 아빠!
한원장 : (바로 엄지손가락 거꾸로 내리며 고개 끄덕끄덕)
석찬 : (미소) 다녀오세요!
한원장 : (손 들어보이며 들어가고)
석찬과 예린, 한동안 보다가
예린 : (툭치며) 가!
석찬 : (돌아서 걸어나가고)
말이 없는 두사람..
S#23. 인천항 주변 (해안도로), 달리는 차 안
예린 : ....
석찬 : ... (창밖 풍경만 바라보는)
예린 : (힐끗 보고) 내친김에 학교까지 데려다 줘?
석찬 : (시선고정하고) 됐어, 임마. 11시에 실기 있다며? 전철역까지만.
예린 : (짐짓) 아빠 의료봉사 좋은건 (차 핸들 탁탁 치며) 이 차밖에 없네! 내가 쓴다 오빠? 오빠 불만없지?
석찬 : (시선 고정) 맘대루. (바라보며) 왜... 갑자기 오빠야?
예린 : (찔끔)...
석찬 : ...(그맘 알고 짐짓) 한예린! 드디어 오늘은 작품 시작하는 거니?
예린 : 어. 조교말룬 한모델 한다는데 수업 들어오는 모델들 하루 이틀 겪나?
석찬 : 괜찮으니까 괜찮대겠지.
예린 : (바램) 제발!
석찬 : 그러구보니까 진짜 얼마 안남았네, 졸업전?
예린 : 요즘 거의 죽을 맛이야.
석찬 : 잘 될거야.
예린 : 제발! (예린 테입 작동시키는데)
간들어지는 뽕짝 흘러나온다.
예린 : (테입 빼며) 어휴! 하여간 못말려 우리 아빠! 수준이 이게 뭐니?
여자보는 눈만 수준 이한줄 알았더니 음악 듣는건 더해요 더해!
석찬 : 수준차가 아니라 기호찬데 뭘?
예린 : 오빠안? (라디오 주파수를 맞춘다)
석찬 : (창밖 보는, 또 오빠니? 하는 심정)
은은한 클래식 흘러나오고 해안을 따라 달리는 예린의 차.
은영(E) : 얘는! 석찬씨 선물 사야지이? 같이 가자? 응?
S#24. 미대 실기실 (오전)
예린 : 싫어. 나두 안사는 선물을 니가 왜 사니?
은영 : 좋아하니까! 이런때 공식적인 외굘 터놔야 비공식적으로 접근을 하지?
예린 : 건 니맘이니까 건 알아서하구, 백화점엔 혼자 가셔.
은영 : 야아!
조교, 들어오고 가운차림의 모델(아직 얼굴 안보이게) 뒤따른다.
학생들 데생준비 하면서 힐끔 거린다. (8등신이다! 마스크 좋은데! 등등)
조교 : 새 모델분이야. 인사들 해.
학생들 : (목례, 잘 부탁합니다! 등등)
예린 : (이젠 위치 잡으며 건성으로 목례)
술렁이는 학생들
(‘어머머! 목에 깁술 했나/요즘 모델 다 저러냐?자식 되게 건방지네’ 등등)
예린 : (일견하고)
목을 숙여 화구통 여는데 화구들 쏟아지면서 목걸이알 하나가 데굴데굴 굴러간다.
조교(E) : 그럼 수고들 하구. 제출은 각자가 윤교수님 방으루 한다!
목걸이알 모델의 발 아래서 멈춘다.
모델의 발 그것을 덮는다.
예린, 일어나 안타깝게 목걸이알 찾는다. ‘어디갔지 이게?’ 중얼거리며
조교 : 왜 질문 있나?
예린 : (앉으며) 아, 아뇨. (정면 보는데)
기조(금속의 목걸이 착용, 무표정)다!
너무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예린!
은영과 학생들 무슨 일인가 예린을 보고
조교 : 질문 있으면 해?
예린 : ... (힘없이 앉고)
기조 : (무표정)
예린 : (뻥해서 바라보고)
S#25. 몽따쥬
화지에 그려지는 구도며 선들 다양하게..
단위의 기조 프로답게 포즈 (웅크리고 누운 자세) 취하고 있다.
S#26. 미대실기실
은영 : 꿈틀꿈틀하는 게 짜릿하지않냐? 왜 우리 실기땐 저런 물건이 없었나 몰라?
예린 : (기조를 보고 있는)
은영 : 2학년 수업 냅두구 따루 모델 불렀음 어쩔뻔했냐?
예린 : 후배들 보기 민망하지두 않니?
은영 : (삐죽이며) 민망해!
몰두해 작업중인 학생들,
기조 가까이 가보면 목걸이알 만지작거리고 있다.
순간, 예린쪽으로 시선 가는데,
아까부터 보고있던 예린의 시선과 부딪친다.
예린, 무안해져 피한다.
기조, 계속 쳐다보나
예린은 이젤 밑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어 기조쪽에선 볼 수가 없다.
예린의 꼼지락거리는 발동작만 보인다.
기조, 고개를 조금 움직여 예린 보는데 그 바람에 포즈가 흔들린다.
여학1 : 어머머 뭐야? 어뜩게 해?
여학2 : (지르는) 뭐하는 거예요 지금? 갑자기 바꾸면 어뜩해요?
예린 : (고개들고 보는)
기조 : (예린 응시하고, 별표정 없이)
남학1 : 다시 포즈 잡아요! 거 목걸이두 좀 빼구요!
기조 : 없다구 생각해!
남학1 : 뭐요? 장난해요 지금?
기조 : 어이! 담배 한 대만 피자? (아예 가운 걸치며 걸터앉는다)
학생들 : (기막힌, 웅성웅성)
남학2 : 야 가자! 돈받치구 눈치보구 더러워서 못해 먹겠다!
학생들, 챙겨서 나가고.
은영 : 쟤 왜 저러냐 예린아? (하고 예린 보는데)
예린 : (기조를 쏘아보는)
기조 : (그 시선 받다가 일어나는)
은영 : (툭치며) 야!
예린 : (시선 고정)
은영 : (예린 시선 쫓아 기조를 보는데)
기조, 목걸이알 던져받으며 나간다.
예린 : (놀라) 어, 어.
S#27. 간이탈의실
옷을 입는 기조. 외투를 걸치려다 테이블쪽에 시선간다.
목걸이알이 놓여있다.
가서 목걸이알 들고 던져보는 기조.
마로니에 공원에서의 첫만남이 떠오르고...
목걸이알을 락커안에 던져넣고 문을 닫는 기조, 재밌다는 듯 미소가 일고..
S#28. 1층잡화코너 (넥타이, 보석코너)
은영 : (두개 견주며 들떠서) 석찬씬 얼굴이 하얗구 귀티가 나서 뭘해두 어울릴거야! 어느쪽으루 할까?
예린 : 걔 넥타이 안해!
은영 : 석찬씨 3월이면 레지던트 들어가잖아. 가운입구 액센트 줄 데라군 넥타이밖에 더 있니?
(점원 향해) 이걸루 주세요! 이것두요!
예린 : 너 말끝마다 석찬씨 석찬씨 하는데 눈 씻구 봐두 넌 걔 타입 아냐!
우리오빠 너같은 타입 안 좋아해. 그러니 꿈 깨셔?
은영 : 너 참, 말 길게두 끝난다? 그럼 어떤 타입인데? 까짓거 내가 바꾸지 뭐?
예린 : 암튼 넌 아니니까 우리오빠한테 관심 끄셔? (다른쪽으로 가는)
예린, 보석코너 앞에 멈춰선다.
목걸이들 눈에 들어오고.
S#29. 비젼
예린의 손바닥에 목걸이알을 올려놓는 석찬.
석찬 : 상술로 만든 얘기란 거 뻔히 알면서두 선뜻 사게 되더라. 지니구 있음 순결한 사랑을 얻는데.
순결한 사랑, 그 말이 난 참 좋더라.
소중하게 목걸이알을 들여다보는 예린.
실기실 바닥을 구르는 목걸이알을 덮는 기조의 발,
무표정한 기조의 얼굴.
S#30. 엘리베이터 안
예린 : (중얼) 어떡하지? (꼭 찾아야 하는데 하는 얼굴)
은영 : (삐진채) 예린이 너 모르지? 오빠 오빠하면서 석찬씨한테 너 유난 떠는 거,
옆에 꼭 달라붙어 딴 여잔 접근두 못하게 하잖아!
예린 : 그럼 오빨 오빠라구 부르지 너처럼 석찬씨 해?
은영 : 호칭만 오빠라구하면 뭐하냐? 대하는 건 석찬씨처럼 하면서.
두 사람 보구 있음 가끔씩 나두 헷갈린단 말야!
예린 : 대체 무슨 말이 하구 싶어서 그러실까?
은영 : 한예린과 윤석찬은 절대루 친남매가 될 수 없다는 말이 하구 싶어서 그런다 왜?
예린 : (당황)
그때 8층에 서고 문 열린다.
난희 : 8층 식당, 커피숍 코넙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은영, 먼저 나가고 사람들 내린다.
뒤늦게 예린이 내리려는데 문이 닫히면서 문 사이에 예린이 낀다.
예린 : 어머!
은영 : 예린아!
S#31. 백화점 8층
난희, 황급히 오픈버튼 누르고 문 열린다.
예린 내리고.
난희 : 죄송합니다. 어디 다치신데는 없으세요?
은영 : 이봐요? 손님이 내리지두 않았는데 닫으면 어뜩해요? 나참! 무슨 일을 이딴식으루 하는거야?
난희 : (낮은 어투로) 내가 일부러 그랬니?
은영 : 뭐라구요? 지금 뭐라 그랬어요? 나참 기막혀서.
이봐요! 그래서 아가씨가 잘했다는 거예요 뭐예요? 예?
예린 : 됐어 은영아, 가자.
난희 : (목례하고 문 닫는다)
S#32. 하강하는 엘리베이터 안
난희, 한숨 내쉬다가 입 앙 다물고 기대선다.
하이힐 벗고 발가락을 푼다.
정지신호음과 함께 문 열리면 고객들 언뜻 보이나 난희, 얼른 닫힘버튼 눌러버린다.
난희, 승차거부한 채 만사 귀찮다는 얼굴로 지하로 내려간다.
힐을 벗은 두 발.
지하 주차장, 문 열리고 무심코 닫는데,
기조가 기대 서있다.
문 열고.
난희 : (나오지 말고, 반가우나 평상심으로) 웬일이야, 여기까지?
기조 : 그냥.
난희 : (미소) 그래, 그냥.
기조 : (벗겨져 있는 힐과 난희의 맨발을 깊게 본다)
난희 : (느끼고)
기조 : (안으로 들어가 무릎을 세워 앉으며) 올려봐.
난희 : ... (올리고)
기조 : (감정 담지말고 말 없이 풀어주기만)
(F.O)
S#33. 예린집 (병원) 앞 (오후)
저쪽에서 예린 차 들어와 멎는다.
S#34. 예린집 현관 거실
전화벨 소리 요란하고, 가슴 가득 장바구니 안은 예린, 급하게 들어온다.
예린 서두르다 식료품 봉투 떨어뜨린다.
데굴데굴 구르는 과일이며 채소들을 발로 열심히 막으며 전화를 받는 예린.
예린 : 여보세요?
석찬(F) : 막 들어온 모양이구나?
예린 : (달아나는 귤 하나에 발을 최대한 뻗치며) 아직까지 안들어오구 뭐하니?
석찬(F) : 집에 내 호출기 있나하구? 갖구 나온줄 알았는데 없다?
예린 : (소파에 손 고정하고 다리 뻗쳐 귤 포착, 제 쪽으로 굴리며) 3만원, 2만원, 만원! 골라봐!
S#35 인턴방
석찬, 이곳저곳을 뒤지며.
석찬 : 내용은 알아야지.
예린(F) : 책상 만원, 니방 2만원, 거실 주방 욕실까지 3만원, 맘대루!
석찬 : 3만원, 하지만 성과급이다!
예린(F) : 으흥! 빨리 들어오기나 하셔! 나 기다리는거 싫어!
석찬 : (미소) 그래 알았어. (끊고)
상철, 들어온다.
상철 : 야 뭐하구 있어? 호출 받구두 안튀어 나온다구 레지들 난리부르슨데! 너 확실하게 찍혔어 임마!
백번 잘해두 한번 찍히면 (목 자르는 시늉) 그걸루 끝인거 몰라? 지겹두룩 볼 면상들 아니냐?
석찬 : (머리 긁적이며 나가는)
상철 : 하여간 짧은 인생 오래 살구 볼일이다! 천하의 성실맨 윤석찬한테 이런 날이 다 오구!
삐삐 호출음 요란하게 울린다.
S#36 북성동 주택가 길 (북성의원 - 왕풍각)
호출음 이어지고, 교복차림의 가영과 친구들, 자전거 타고 하교한다.
가영, 주머니에서 삐삐 꺼내 확인한다.
친구 : 니꺼 아니잖아? 또 샀니?
가영 : 아니! (주머니에 넣고)
영미 : 서방님 꺼라잖니?
친구 : 서방님?
영미 : (북성의원쪽 턱짓으로 가리키며) 이웃집 닥터!
또 다시 호출음 터지고 가영, 미소 지으며 확인한다.
영미 : 무슨 삐삐가 웬 종일 징징거리니? 지겹다 지겨워!
가영 : 병원일이라는 게 원래 좀 그래. 촌각을 다투는 일 아니니? 하긴 의사애인이 없어 모르겠다 넌?
S#37 대리점
영미, 호출기 구경하고 있고
가영은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가영 : 비밀번호 0502루 해주세요!
직원 : 거기 기재해요.
영미 : 남의 삐삐에 왜 니 생일 날짤 비밀번호루 박어?
가영 : 너두 니 남자 생겨봐. (하는데)
석찬 삐삐 다시 울고
가영, 건전지 빼며.
가영 : 이건 취소 하려구 하는데 어뜩게 해야돼죠?
S#38 가영의 방
새 삐삐 들고 흐믓해하는 가영.
수화기 들고 번호 누른다.
안내 목소리 들리고, 해당 번호 누르고..
카세트 Play키를 누르면 음악 흐르고.
가영 : 안녕하세요? 윤석찬, 왕가영의 삐삐입니다. 호출 감사하구요, 받는 즉시 우리 석찬 오빠가
연락 드릴거예요. 손가락이 이쁘시면 1번, 목소리가 이쁘시면 2번을 눌러주세요.
아참 여자는 빨랑빨랑 깐땅깐땅 끊어주세요.
가영, 완료버튼 누르고 수화기 놓는다.
회심의 미소 짓는 가영. 새 삐삐 들고.
가영 : 윤석찬! 오빤 오늘부터 다시 태어나는거야. 나 왕가영의 남자루! (하는데)
왕현철(E) : 가우야! 야! 왕가우! 후딱 내려와 빨라당 배달 못나가냐?
가영 : (창문 열고 고개 내밀고) 2층에 오빠 없어요, 아빠!
예린집 보이고
S#39 왕풍각 밖
왕현철 : 뭐어? 언제 내뺐어? 미꾸라지 같은 자식! 내 이눔의 자식! 들어오기만 해봐라!
오토바이? 압수야! 압수!
S#40 도로(저녁 무렵)
정체중인 도로를 속력내며 멋있게 질주하는 가우의 오토바이.
S#41 엘리베이터걸 룸
유니폼 벗으며 퇴근 준비하는 여직원들.
슬립만 걸친 맨몸으로 청바지를 꿰입으며 화장대로 향하는 난희
원피스 지퍼를 올리는 직원1 보고 얼른 올려주고.
직원1 : 고마워. 난희언니!
난희, 살짝 웃으며 직원1의 엉덩이 톡톡 쳐주고 화장대로.
거울보며 한손으로 메이컵 지우고, 다른 손으로 브래지어 패드를 빼며 서두른다.
직원1 : 참, 이상하단말야! 화장 지우는거 보면 애인 만나러 가는 것두 아니구, 대체 매일 어딜 가는 거야?
S#42 백화점 후문 (직원 출입구)
후문 일각,
가우, 오토바이 세워놓고 나오는 사람들 살피고 있다.
가우, 웨스턴부츠 안쪽에서 빗 꺼내 사이드미러에 비춰보고 머리 빗는다.
구강 청정제 꺼내 뿌리고.
가우 : (깃 세우며 오토바이에 기대, 터프하게) 야! 타! 타라니까?
(정지된 표정에서 바라보고 웃으면서) 야! 홍난희! 오늘밤은 너 내가 책임진다. 타, 어서. (하는데)
난희, 나온다.
가우, 재빨리 오토바이 몰고 난희 앞으로 가서 선다.
난희 : (보는)
가우 : (기죽은) 타세요!
난희 : (귀찮다는 듯 보고 가는)
가우 : 데려다드릴게요 제가!
난희 : ...(무시하고 걷는)
가우 : (오토바이 몰고 따라간다)
난희, 가우 거슬린다. 멈추고.
가우 : 어디 가는지 알아요. 앞에까지만 딱 입구까지만 데려다줄게요.
난희 : 이봐요 난.. (하는데)
가우 : (간절한 눈빛으로) 한번만 타줘요. 낼부턴 안그럴게요.
난희 : (한숨 쉬고)
S#43 도로
달리는 가우의 오토바이.
가우, 신이나고,
난희, 역시 몸에 와닿는 속도감이 점점 유쾌해진다.
S#44 달리는 전철 안 (밤)
문에 기대선 석찬, 뭔가 마음이 급한 듯 연신 시계 보며 어디쯤인가 창밖 내다본다.
S#45 2층계단 거실
막 귀가하는 차림으로 계단을 황급히 뛰어오르는 석찬, 새장쪽으로 다가간다.
문조 미동 없고,
석찬, 새장 안에 거울을 단다.
잠시 후 미동도 않던 문조. 날개를 파닥이기 시작한다.
번지는 석찬의 미소.
문조, 모이를 쪼기 시작한다.
예린(E) : 야 윤석찬! 안내려오구 뭐해? 생일파티 나 혼자 하란 말이야?
석찬 : (한 번 더 눈길 주고 내려간다)
S#46 예린작업실 겸 창고 안
캄캄하다.
성냥불을 시작으로 하나씩 켜지는 촛불.
케익을 마주하고 있는 석찬과 예린의 얼굴,
탁구대 위에 양반다리 하고 있는...
예린 : 윤석찬의 스물여섯번째 생일을 축하합니다!
석찬 : 고마워.
예린 : 빨랑 꺼!
석찬 : (후하고 불고)
잠시 깜깜해지다가, 예린 머리 위의 갓등 켜면,
탁구대 위에 조촐하게 차려진 음식 보이고,
창고 한켠에는 예린의 작업실이 마련돼 있다.
예린 : (선물 건내며) 빨간건 은영이꺼 파란건 내꺼!
석찬 : 고맙다.
예린 : (초빼며) 기집애 선물 고른다구 종일 난리쳤는데 은영이꺼부터 풀어봐!
석찬 : (예린선물에 손이 가 있다가 은영꺼 푼다)
심풀한 디자인의 넥타이다!
예린 : 은영이가 너, (하다가) 오빨 엄청 좋아하나봐! 좀 덜렁대긴 해두 걔, 꽤 괜찮아.
석찬 : (옆에 놓고 예린 선물 푸는데)
예린 : (무심한 척하며 기척 살피는)
석찬 : (생일카드가 먼저 보인다. 펼쳐보려다 주머니 속에 넣는다)
예린 : (하는양 힐끔 보며) 오빠가 괜찮으면 추진해보구! 어때 오빠?
석찬, 상자 열면 다양한 표정의 캐리커쳐 탁구공이 들어있다!
석찬 : (하나 하나 살펴보는, 감정 들키지 않으려고 점점 고개를 숙이며)
예린 : 은영이...(하는데)
석찬 : (O.L 고개 숙인채) 선물... 고맙다 예린아!
예린 : (멋쩍은) 어. (어색한 미소)
석찬 : (하나들고 탁구대에 튕귀며) 그 날... 어버이날이었어.
미술시간에 만든 종이카네이션 두개를 들고 집에 왔는데 첨보는 탁구대가 있더라. 아버지 선물이었어.
예린 : 그랬어? 몰랐네 난!
석찬 : 어버이날... 내가 힘들까봐... 아버지가 맘을 쓰신거야.
예린 : 그래서 오빠가 탁굴 좋아했구나? 매일 여기서 살았잖아 우리?
(아련한) 내기 탁구 치면 맨날 (자기도 모르게) 석찬이 니가 일부러 져주구... 벌칙이 뭐였더라?
석찬 : (따뜻해지고) 이긴 사람 업고 2층까지 올라가기!
예린 : 맞어! 솔직히 탁군 니가 더 잘 치는데 끝나구 등에 엎히는건 맨날 (하는데)
석찬 : (O.L) 너! 예린이 너 등에 엎히는거 무지 좋아했어!
예린 : 그래! 엎히면... 항상 따뜻하구 편안했거든..
석찬 : (보다가 내려서서 주위를 뒤지며 뭔가를 찾는)
예린 : ?
석찬, 라켓 찾아 먼지를 털고 건낸다.
석찬 : 봐주기 없구 실력껏! 어때? 벌칙은 옛날 그대루!
예린 : (받으며) 좋았어! 어디 한번 실력을 보까? (폴짝 내려서고)
S#47 피아노 바
댄스음악과 조명 아래 춤추고 있는 두서너 명,
난희 모습 눈에 띈다.
가우, 입구 한곁에 서서 담배 피우며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기조, 들어서고
가우, 인상이 구겨진다.
기조, 지나가는데
가우, 슬그머니 발을 건다.
기조, 무표정으로
그발 밟고 지나가고
가우, 아파서 펄쩍펄쩍 뛴다.
난희, 무대에서 나오고 두 사람 테이블로 간다.
(E) : 예린과 석찬의 웃음소리
S#48 예린작업실 겸 창고 안
코트를 왔다갔다 하는 탁구공.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석찬, 공을 받지 못한다.
예린 : 한국 탁구계의 여왕 한예린 선수. 한 포인트 추가! 에게! 실력 많이 줄었는데?
석찬, 공을 줍다가 이젤 위의 누드 스케치 힐끗 보고 위치로 간다.
예린 : 현재 스코아 7대 5!
석찬 : 오늘 모델은 맘에 들었어?
예린 : 어? 글쎄 그게...
석찬 : 또 아냐?
예린 : 아니 그게 아니구...모델은 뭐 괜찮은데 인간이 영 못됐어!
석찬 : 모델 서는데 인간성까지, 건 좀 너무하다?
예린 : (다소 복잡한) ...암튼.
석찬 : 그래두 니입으루 모델 괜찮단 얘긴 첨이네! (서브자세) 자 간다!
예린 : (받는 자세)
다시 왔다갔다 하는 탁구공
S#49 피아노바
피아노 연주하고 있는 기조.
평소때와는 달리 진지하고 열정적인 모습.
연주 길게 보여지고...
난희, 한곁에서 기조를 보고 있다.
연주 끝나면 박수와 환호 터지고
난희, 기조 곁으로 간다.
난희 : 멋있다! 역시 서기존 피아노 앞에 있을때가 가장 서기조다워!
기조 : 춤출 때의 홍난희처럼?
난희 : 난 서기조완 다르지. 평소때두 보호색 같은건 필요없으니까.
기조 : ...
난희 : 가.
S#50 경인도로, 달리는 기조의 차 (밤)
창문 열어놓고 날아갈듯 전속력으로 달리는 기조와 난희.
거리를 두고 뒤에서 거의 울상인 채로 달리고 있는 가우의 오토바이.
난희 : (창밖보고 고함) 나 다시 시작할거야! 홍난희, 다시 도전할 거라구!
기조 : (고함) 축하해!
난희 : (창밖보고 고함) 뭘?
기조 : (고함) 하루만에 재기한거!
난희 : (창밖보고 고함) 고마워!
기조 : (고함) 뭐가?
난희 : (창밖보고 고함) 어제 냉수마찰! (기조의 볼에 입맞추는데)
가우의 오토바이 기조차에 바싹 붙어서 지나간다.
가우, 글썽이고 있다.
모르는 기조와 난희는 기분이 상쾌한데...
S#51 예린집 거실 - 계단
석찬이 예린(선물을 손에 쥔)을 업고 계단을 오르고 있다.
예린 : 무겁지?
석찬 : 아니!
예린 : 솔직히 말해두 돼! 나 팔백그람이나 불었단말야.
석찬 : 안무거워!
예린 : ...
석찬 : ...편안하니?
예린 : 어.
석찬 : 옛날처럼?
예린 : (머리를 등에 대며) 어, 편안해.
석찬 : ...
예린 : ...
S#52 2층거실
올라서고,
석찬, 선뜻 내리지 못하고 멈춰 서있다.
석찬 : ...
예린 : (등에 얼굴 묻은채) 여기 한바퀴만 더 돌래?
석찬 : (말없이 돌고)
예린 : 천천히.
석찬 : (따르는, 반바퀴쯤에서) 예린아?
예린 : 어? 왜 오빠?
석찬 : ...
예린 : 왜?
석찬 : 어, 아냐.
예린 : ...
석찬 : ..난 가끔 니가.. 진짜 내동생이였음 좋겠다.
예린 : 오, 오빠두? 도, 동생 맞잖아, 나?
석찬 : ...
예린 : (내리는)... (새장 발견하고 짐짓, 허둥대며) 새, 새이름이 뭐랬지? 오빠?
석찬 : (씁쓸한)...
예린 : (들여다보며) 무슨 샌데?
석찬 : 문조.
예린 : 어어! 맞다! 문조랬지, 문조!
석찬 : ...
예린 : (다소 과장된) 퇴원환자가 준거랬지? 여자환자구나? 그치!
석찬 : (어색한 미소)
예린 : (거울보고 의아해서) 거울은 왜? 얘두 거울 보면서 모양내구 그래?
석찬 : 문존 혼자선 오래 못산대. 이녀석두 원랜 한쌍이었는데 어제 한마리가 날아가버렸거든.
예린 : 그거하구 거울하구 (하다가) 아하-!
석찬 : 그래. 그게 제모습인지두 모르구, 자기짝이랑 같이 산다구 생각하는거야.
우리 눈엔 우습게 보여두, 이녀석한테 거울속 문존 사랑이구 희망이구 그런건가봐.
예린 : 슬픈 새구나.
석찬 : 거울만 치우지 않으면 이녀석, 끝까지 행복할걸. 외롭지두 않구...
예린 : (선물 주며) 나 졸려! (제방으로 가고)
석찬 : (역시 방으로, 문 열다말고) 예린아?
예린 : (열다가 멈칫하고) 어?
석찬 : 목걸이.. 오늘 목걸이한 니 모습 볼줄 알았는데..?
예린 : (당황) 아아 그거! 맡겼어, 보석상에! 귀한건데 아무줄이나 막 끼울순 없잖아! 며칠내루 찾을거야!
석찬 : (그러냐는) 잘 자라.
예린 : 오빠두!
들어가고 각각 닫히는 방문.
빈 거실엔 새장속 문조. (거울에 비친 것으로)
S#53 석찬의 방
석찬, 책상에 앉아 탁구공 상자 내려다보고 있다.
하나를 꺼내 손에 쥐어보는 석찬.
그러다가 문득 뭔가 생각나서 주머니를 뒤진다.
예린의 생일카드 나오고 펼쳐본다.
예린(E) : 석찬아! 생일 축하해. 아빠와 내가 너 얼마나 이뻐하는지 알지?
석찬 : (중얼) 이뻐하는지이? (계속 읽고)
예린 : 나.. 니가 없는 우리집, 그리구 내인생, 한번두 생각해본적 없어. 앞으루두 그럴거구.
석찬 : (미소)
예린(E) : 너 모르지? 아저씨, 아줌마 제사때마다 말이 없고 우울해하는 널보면서, 아빠랑 내가 서운해하는 거.
누가 그러더라. 사랑한다는건 가슴 한쪽을 버리는 일이라구.
그리구 나머지 한쪽두 내것이 아닌 채루 살아가는 일이라구. 비워둘게. 나두.
생일 축하해, 석찬아!
석찬 : (따뜻해지고)
S#54 예린의 방
예린, 침대에 우두커니 앉아있다. 고민에 빠진듯.
예린 : 어떻게 찾지? 낼 실기때라두 꼭 나와야 할텐데...!
예린, 몹시 걱정스럽고..
(F.O)
S#55 예린집 앞 왕풍각 (아침)
석찬, 걸어내려간다.
왕풍각 지나가는데 빼꼼히 고개 내밀고 있던 가영 자전거 끌고 나온다.
뒷짐진 손엔 선물 들고.
석찬 : (보고) 가영이구나? (미소지으며) 학교 가니?
가영 : (끄덕이고, 마음의 소리, 감탄조) 아! 저 미소!
두사람, 나란히 걸어 내려가고
석찬 : 공부하기 힘들지? 문과 이과 정했니?
가영 : 이과에요, 난. (소리) 자상함까지!
석찬 : (그러냐는)
가영 : 참, 석찬오빠!
석찬 : 응.
가영 : (선물 건내며) 오빠 생일선물!
석찬 : 어? 고맙다!
가영 : 오빠한테 꼬옥 필요한거면 좋겠어요!
석찬 : (미소로 보고) 가영아! 쌀쌀한데 우리 좀 달려볼까?
가영 : (끄덕이며, 소리) 우리? (소리, 행복한) 그래 우리!
가영, 자전거에 오르고 석찬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
가영, 보폭 맞추느라 애쓰면서 연신 석찬의 옆 모습
S#56 미대 실기실
학생들 몇사람 없다.
그나마 나머지 사람들도 시계를 보고 짜증부리며 나간다.
은영 : 하긴 그 난리를 쳤는데 또 나타나겠냐?
예린 : (기다리는)
은영 : 철수하자 우리도! (주섬주섬 챙기는)
예린 : ...
은영 : 어쩐지- 간만에 물건 하나 건졌다 싶었다 내가!
예린 : (시계를 본다)
은영 : (나서며) 안가? 쫑났다니까!
예린 : 좀만 더 기다려보구.
은영 : 안 온다구! 걔 하는 짓 보구두 몰라?
예린 : 너 먼저 가.
은영 : 별일이네? 야! 한예린! 너, 걔한테 혹시 맘 있니?
예린 : (쏘아보는) 좋은 말루할 때 그냥 사라지셔?
은영 : 왜? 희귀동물만 수집하는 애들두 있다! 특히 너처럼 남자 경험이 전무한 기집애들이
의외루 걔같은 타입에 뻑이가는 거거든! 솔직히 말해! 끌리지? 땡기지?
예린 : 찾던 이미지야! 여자 모델 하구두 분위기가 맞구! 됐니?
은영 : 과연 그러까? 니속을 누가 알겠니? 내가 알겠니? 며느리가 알겠니? 이몸만 퇴청하시련다! (가고)
예린, 혼자 남겨지고 기조의 누드화 윤곽선을 그린다.
시간경과 됨에 따라 달라지는
기다리는 예린의 모습들...
S#57 과사무실이 있는 미대 복도
과사무실에서 나오는 예린.
긴 복도를 생각에 잠겨 걸어가는 예린의 모습 위로
조교(E) : 개인 연락천 없구, 아르바이트하는 카페 전화번혼 알아. 왜? 개인모델 쓰려구!
S#58 미대 작업실 (4학년)
예린 망설이다가 메모지에 적힌대로 번호 누른다. (핸드폰)
예린 : (긴장되고) 여보세요?
진섭(F) : 000니다.
예린 : 죄송합닌다만 서.. 기조씨를.. 찾는데요?
진섭(F) : 지금 없는데, 누구십니까?
예린 : 네? (할말없고) 그냥 좀.. 몇시에 나오나요?
진섭(F) : 8시면 나와요.
예린 : 네에. 잘 알았습니다. (끊으며 뭔가 생각하고)
S#59 인써트
석찬 : (역시 방으로 문 열다 말고) 예린아?
예린 : (열다가 멈칫하고) 어?
석찬 : 목걸이.. 오늘 목걸이한 니 모습 볼 줄 알았는데...?
예린 : (당황) 아아 그거! 맡겼어, 보석상에! 귀한 건데 아무 줄이나 막 끼울순 없잖아! 며칠내루 찾을거야!
석찬 : (그러냐는) 잘 자라.
S#60 미대작업실 (밤)
미완성(여자누드는 완성)인 밑그림 앞에 골똘한 생각에 빠진 예린.
주위 둘러보면 미 4년생들, 졸업전 막바지 작업에 여념이 없고 거의 완성단계이다.
과자봉지 들고 연신 집어먹는 은영, 어느 그림 앞에 서서 참견한다.
은영 : 너무 어둡지 않니? 암만 봐도 칙칙하다! (다른 각도에서 보며) 이상하다?
꼭 어디서 본거 같단 말야? (바싹 가까이 가서 소근대며) 어디서 빼겼니?
미대생 : 가! 가서 니꺼나 잘해!
은영 : (삐죽이며 중얼) 할게 있어야 하지! (과자 먹으며 다른 그림 쪽으로)
예린, 자신의 그림 보고 짜증이 이는지 머리를 박박 긁어댄다.
그러다가 시계를 보는 예린, 8시가 가까운 시간이다. 갈등하고...
S#61 의대인턴방
공부에 여념이 없는 석찬,
가까이 가면 연신 탁구공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인턴, 축 늘어진 모습으로 들어오며 동료들 향해,
인턴 : 3주가 왜 이렇게 기냐? 죽겠다 죽겠어! (공부하고 있는 석찬 보고 헛웃음) 허!
(가까이 가며) 봄날이 따루 없구나 봄날이!
석찬 : 힘들지? 외과?
인턴 : 말두 마라! 입에서 단내, 몸에선 땀내, 눈에선 눈물이 다 난다.
소아과 부인과 돌때가 천국이었지! 천국! 너두 외과 뛰어봐라!
이렇게 책 붙들고 여유 부릴 시간이 있나?
상철 : (들어오며) 평생 외과의루 짱박히는게 소원인 인간이 그 인간이다! (다가와 인턴 어깨를 치며) 임마!
석찬이 이놈, 인턴 첫날부터 외과 3주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거 몰라?
(E) 소아과 돌면서 수술실 묶는 연습하구 다니는 놈 아니냐? 이 인간?
석찬 : (미소)
S#62 피아노바
저멀리 주위 간판 훑으며 예린의 차가 이쪽으로 오고 있다.
예린차 발견하고 멈춰선다.
내리는 예린, 간판 보는데 다시 갈등이 일고.
S#63 락까페 안
기조,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다.
예린, 들어오고 종업원 잡고서 묻는다.
예린 : 저.. 서기조씰 만나러...
종업원 : (가리키는)
예린 : (보고)
기조, 몰두한 모습이고,
예린, 기조의 모습이 놀랍고 새롭다.
예린 : (응시하며 저도 모르게 빠져드는)
기조, 연주 끝나고, 실내엔 다시 댄스음악과 조명 터진다.
기조, 테이블로 간다.
예린, 결심하고 용기를 내어 다가간다.
예린 : 저...
기조 : (뜻밖인)
예린 : (떨리는)...
기조 : (잠시 기다려주다 아는체 하지 않고 고개 돌리는)
예린 : (무안하고, 비어있는 앞자리에 앉고 본다)
기조 : (보는)
예린 : 잠깐만 앉을게요..
기조 : (끌리고)
예린 : 모, 목걸이알.. (다부지게) 그쪽이 갖구간 내 목걸이알 돌려받으러 왔어요, 나!
그때 난희, 섹시한 차림으로 테이블로 온다.
기조 : 그만 일어나줘야겠는데! (난희 보라는)
예린 : (난희 올려다보고)
난희 : (예린을 내려다보고)
예린 : (일어난다) 돌려주세요! 그쪽한텐 아무 필요없는 거지만 나한텐 소중한 거예요!
기조 : 소중한거면 관술 잘했어야지! 뭘 흘리구 다니는게 특기인 모양이지?
난희 : (기조 반응 의아하고)
예린 : 그쪽한테 그런 말들을 이유, 없는거 같은데요? 어서 내 물건이나 돌려주시죠!
기조 : (픽 웃으며) 빙빙돌리지 말구 바루 얘기해! 목걸이야 나야?
내 뒷조사까지 하구 여기까지 널 불러들인게? 나야?
예린 : (기막혀 노려보며) 목걸이알 때문이야! 그러니까 돌려줘!
기조 : 그래? 나로선 다행인데? 너같은 기집애들이 줄을 섰거든!
(일어나 눈을 응시하며) 지들끼리 몸이 달아 야단이지!
예린 : (안간힘으로 버티며 날이선) 가진건 오만불손하구 시간 뿐인 줄 알았더니 꽤 바쁘다 너!
아침엔 몸팔구 저녁엔 음악팔구, 짬짬이 골빈 기집애들 상대두 하구?
기조 : 골빈 기집애들 중에 가장 곤란한 스타일이 바루 너같은 애야. 대책이 없거든!
아무데서나 어리광을 피운단 말야! 알겠어? (하는데)
예린 : (자신도 모르게 뺨을 철썩 때린다)
기조 : ...(맞받아 친다)
난희 : (놀라고)
예린 : (쏘아보다가 다시 때리고)
기조 : (바로 받아 친다)
예린 : (눈물 나고, 서럽고)
기조 : 야, 좀 더 크면 와라! 그럼 상대해주지!
예린 : (뛰쳐나간다)
S#64 피아노바 밖
예린, 기가막히고 분을 삭히지 못해 운다.
S#65 인턴방
책상 위를 왔다갔다 구르는 탁구공.
갑자기 울리는 전화벨.
석찬, 시선은 책에 손만 뻗쳐 더듬어 수화기를 드는.
석찬 : 인턴 윤석찬입니다!
예린(F) : (서럽게 우는)
석찬 : 여보세. (하다가) 예린아?
예린(F) : 석찬아!... 어떤 강패같은 자식이.. 날.. 팼어! 날 팼단말이야.
석찬 : 뭐어? 거기 어디야? 거기 어디니 예린아?
예린 : (엉엉 우는)
석찬 : 예린아, 거기 어디야? 어디냐니까?
S#66 락까페 안
쥐죽은 듯 조용한 까페 안.
사람들 시선 일제히 한 곳으로.
서로들 노려보며 마주선 기조와 석찬.
석찬 : ...
기조 : ...
석찬 : 내 동생한테 손댄게 너야?
기조 : (비웃는 투로 예린 일견하고 석찬 쏘아보며) 그런데? (하는데)
석찬 : 이 자식이. (하며 선세 펀치 날린다)
기조 : (재빨리 피하면)
석찬 : (헛방 치고 넘어진다)
예린 : (조마조마)
석찬 : (다시 공격)
기조 : (역시 피한다)
석찬 : (죽기 아니면 까무라치기로 덤비며) 니가 우리예린이한테 손댔지? 어?
기조 : (짜증난. 명확하고 강한 한방의 펀치 날린다)
석찬 : (나가떨어진다)
예린(E) : 석찬아!
기조 : (돌아서는데)
석찬 : (어느새 다시 일어나 공격하려면)
기조 : (재빨리 돌아서서 석찬의 팔을 휘어잡는다)
석찬 : (뿌리치려면)
기조 : (석찬을 뚫어지게 보다가 겁먹은 예린 한번 보고) 너, 친오빠 맞아?
석찬 : (움찔)
기조 : (야릇한 눈빛, 석찬을 보며 빈정) 쟤, 니 여자지?
S#67 피아노바 밖
예린, 뛰어나오면
기조, 난희를 태우고 출발한다.
예린, 울면서 기조 차 노려보며 섰다.
S#68 피아노바 안
손님들, 다시 놀이에 빠지고
석찬, 참담하게 서있다가 서둘러 나가는 모습 디졸브 되며.
홀 안으로 뛰어 들어와서 석찬을 찾는 예린의 모습.
S#69 거리
흥청대고 북적대는 밤거리.
그 길을 석찬, 걷는다. 어깨 떨구고, 처참한 심정으로.
S#70 지하철 역내 (신촌역)
벤치에 앉아 전철을 기다리는 석찬. 몸도 마음도 상처를 입은..
전철 여러번 도착하고 출발한다.
전철 떠나면 벤치에 여전히 앉아있는 석찬 보인다.
S#71 도로,달리는 기조 차 안 (경인로)
말없이 운전만 하는 기조를
조용히 돌아보는 난희.
S#72 달리는 전철 안 (1호선)
석찬, 출입문에 기대서서 창밖 야경을 본다.
S#73 도로,예린의 차 안
예린, 연신 손등으로 눈물 닦으며 운전.
S#74 평행선으로 달리는 석찬의 전철과 예린의 차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