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남자 가방, 촌티 벗었네

[개과천선]

남자 가방, 촌티 벗었네

디자인·색상 밝고 다양 액세서리 역할 톡톡
MP3·휴대폰 넣기 편한 다기능 패션가방 강세

[조선일보 안상미 기자]
남성용 가방이 달라졌다.

전에는 주로 소지품을 넣는 기능 위주였다면 이제는 옷에 맞춰 입는 액세서리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남성용 가방은 사각 서류가방과 어깨에 둘러매는 크로스백. 최근에는 어깨끈을 손잡이처럼 들고 다니는 스타일도 유행이다. 메트로섹슈얼(Metrosexual·패션이나 외모 가꾸기에 관심이 많은 남성을 뜻하는 말)의 영향으로 남·녀 가방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유행을 앞서가는 남성들은 손으로 들거나 한쪽 어깨로 메는 가방을 택하고 있다.

특히 ‘다기능 가방’이 강세다. 노트북과 MP3플레이어·PDA·휴대폰 등 소지품이 많아진 것도 남성들이 다기능 가방을 찾는 이유다. 패션성을 강조한 노트북 배낭, MP3플레이어나 휴대폰을 간편하게 넣을 수 있는 소형 크로스백의 출시가 늘고 있다.

가방 전문 브랜드 만다리나덕은 노트북 케이스가 내장된 배낭, 손잡이로 들거나 어깨에 멜 수 있는 배낭 등 다기능 가방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검정·갈색·감색 등 어두운 색상보다는 밝은 파란색·카키·버간디(와인색) 등 밝고 경쾌한 색상의 판매율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LG패션 닥스의 가죽 소재 미니크로스백은 가방 앞쪽에 주머니가 있어 소형 가전제품이나 작은 책을 넣기에 적합하다. 크기가 큰 서류가방보다 좀 더 캐주얼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루이까또즈는 지난해 남성용 가방 매출이 전년보다 40% 늘어났다. 남성 고객들의 가방 문의가 늘어나면서 매장에서 판매하는 남성용 가방의 종류 수도 늘어났다고 한다. 루이까또즈 크로스백은 29만원대, 맨스백(손에 들고 다니는 책 크기의 사각형 가방)은 2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MCM의 경우, 지난해 남성용 가방의 상품 비중이 전년보다 2.5배 늘어났다. 특히 크로스백 서류가방이 잘 팔린다고 한다.

인터메조·솔리드 옴므·빈폴·폴로·CK진 등 의류 브랜드들도 가방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더 이상 구색 맞추기가 아니라, 옷에 어울리는 가방 디자인을 개발해 토털 코디를 제안하는 것이다. 남성 캐주얼 브랜드 인터메조의 곽동규 팀장은 “남성용 가방도 여성용 못지 않게 디자인과 색상이 다양해 패션 아이템으로 인기가 높다”며 “패브릭(직물) 소재의 가방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LG패션 헤지스의 자카드(원단 자체에 무늬가 찍혀 있는 직물) 소재 크로스백은 가방 앞쪽에 징 장식을 달아 복고풍을 더했다. 크로스백은 정장과 캐주얼 의상에 모두 잘 어울리고, 비교적 물건을 많이 넣을 수 있어 남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디자인이다. 좀 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연출하고 싶다면 가죽 소재 크로스백도 좋다.

폴스미스는 지난해보다 크로스백 디자인을 2배 정도 늘렸다. 특히 원색 줄무늬의 헝겊 크로스백은 화사한 색감 때문에 여성들도 많이 찾는다고 한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폴스미스의 이승현 매니저는 “특히 남성용 줄무늬 크로스백은 여성용 핸드백보다 크기가 커서, 큰 가방을 좋아하는 젊은 여성들이 많이 찾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안상미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ima7708.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