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가 윌리암-아돌프 부게루의 1881년 회화 작품 <천사의 노래 Song of the Ang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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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神)의 뜻을 전달하는 사자(使者)인 제 8계급 아켄젤즈(Archangels)는 신과 인간을 중개하는 막중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 대천사가 악마를 제압하고 있는 17세기 화가 구이도 르(Guido Re)의 <대천사 마이클 The Archangel
Michael> © 매일종교신문 |
▲ 스위스 가톨릭성당 입구에서 쉽게 발견되고 있는 ‘천사 모로니 동상 statue of the Angel
Moroni'의 모습. © 매일종교신문 |
▲ 천사와 인간의 교류를 소재로 해서 호기심을 얻은 빔 벤더스 감독의 <베를린 천사의 시 Der Himmel
uber Berlin>(1987)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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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天使, 라틴어: Angelus)는 하느님을 보좌하도록 불(火)에서 만들어낸 영적인 존재’를 뜻한다.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등에서는 모두 천사가 실존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천사’는 히브리어로 ‘전달자’ 혹은 ‘심부름꾼’을 의미한다. 종교마다
천사의 의미와 역할은 다소 차이점을 갖고 있다.『마태복음』 18장 10절에는 ‘천사들은 인간을 보호하고 그들이 행한 기도를 하느님에게 전달하여
의로운 사람들의 영혼을 천국으로 인도’하는 것을 가장 큰 역할로 기록하고 있다. 『마태복음』 22장 30절에서는 ‘예수는 부활한 인간의 운명을
언급하면서 선민들은 하느님의 천사가 되어 아내나 남편을 취하지도 않고 죽지도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구약』에서는 천사들에 대해
하느님을 보호하고 있는 천상 군대이며 ‘하느님의 아들’ ‘거룩한 종’ 등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슬람교에서 ‘천사’는
무하마드에게 신의 말씀을 전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존재로 묘사된다. 천사는 영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육체를 갖지 못한다. 남녀의
성적 구분이나 나이도 가름할 수 없다. 단지 하느님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지상으로 내려올 때는 인간과 가장 가까운 모습을 취한다.
오리엔트 문명 이후 ‘천사는 날개가 달린 사람의 모습’으로 묘사되기 시작한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천국의 성가대를 이루고 있는 천사들은
꽃미남의 모습이며 대천사 가브리엘은 당당한 남성의 모습을 취하고 있다. 여기에 악과 싸우는 사명을 갖고 있는 대천사 미카엘은 갑옷과 검을 든
무사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구약』에서는 천사들의 다양한 역할과 공적을 언급하고 있다. 제
1계급 세라핌(Seraphim)은 ‘사랑, 불, 빛의 천사’, 치천사로 알려졌다. 얼굴, 발을 가리는 각각 2개씩과 날기 위해 사용되는 2개 등
총 6개의 날개를 갖고 있다. 제 2계급 체루빔(Cherubim)은 ‘중재자’ ‘지식’을 의미. ‘지천사’이다. 4개의 얼굴과
날개를 갖고 있다. 신의 옥좌(玉座)나 신의 전차를 끄는 역할을 하고 있다. 날카로운 칼을 휘두르며 추방된 아담과 이브가 생명의 나무에 근접하지
못하도록 지키고 있는 존재로 묘사되고 있다. 예언서 『에제키엘』10장에서는 ‘체루빔은 야훼를 위해 전차를 만들어 주는 것’으로 언급된다.
제 3계급 트론즈(Thrones)는 ‘차륜(車輪)’ ‘많은 눈을 가진 자’라는 뜻. 좌천사이다. 하나님의 정의를 인간에게
전파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제 4계급 도미니온즈(Dominions)는 천사의 임무를 통제, 조절해서 하나님의 위엄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주천사이다. 제 5계급 바츄즈(Virtues)는 예수 그리스도가 승천할 때 하늘까지 보좌했다. 역천사이다.
제 6계급 파워즈(Powers)는 세계를 지배하려고 시도하는 악마에게 가장 적극적인 저항을 하는 존재이다. 능천사이다.
제 7계급 프린시펄리티즈(Principalities)는 영토를 넓히고 신앙을 옹호하기 때문에 다소 완고한 성향을 갖고 있다.
권천사이다. 제 8계급 아켄젤즈(Archangels)는 신의 뜻을 전달하는 사자(使者)이기 때문에 신과 인간을 중개하는 막중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 대천사이다. 제 9계급 엔젤(Angel)은 인간과 가장 친근한 천사이며 신과 인간, 영원과 시간, 우주
사이를 중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초대 가톨릭교회의 교부이자 교회학자로 활동한 종교인이
암브로시우스(Ambrosius, 340-397). 니케아 정통파의 입장에서 교회의 권위와 자유를 수호하는데 헌신해서 신앙과 전례(典禮) 활동의
근간을 만들었던 그는 『성직의 의무에 대하여 De officiis ministrorum』 『6일 동안의 천지창조론 Hexemeron』등의 명저를
저술했다. 찬미가인 ‘암브로시오 성가’를 작곡해 그리스도교에서는 ‘찬미가의 아버지’라는 애칭도 듣고 있다. 천사를 9계급으로 구분한 최초의
인물이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신학대전』을 통해 ‘신의 영광을 위해 창조된 천사들은 필요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인간의
육체로도 변장할 수 있는 순수한 영혼’으로 정의 내리고 있다. 아퀴나스는 계급에 따라 천사들은 각자의 임무를 완수했는데 세라핌은 사랑, 체루빔은
지식 혹은 지력(智力), 좌천사는 ‘후원’, 주천사는 ‘지도력’, 역천사는 ‘명령의 집행’, 능천사는 ‘판단’, 권천사는 ‘민족의 수호’,
대천사는 ‘지도자 보호’, 천사는 ‘다른 사람들의 수호’를 맡았다고 풀이해 주었다. 231-232년경 알렉산드리아 학파의
수장이자 교회학교 교장을 역임한 종교인이 바로 디오니시오스(Dionysios, 200-265). 그는 성 암브로시우스의 ‘천사 9계급설’과
바울로 전수 받은 천사들에 대한 지식을 집대성 시켜 그리스어로 『천상의 계급제에 대하여』를 저술한다. 이 저작물은 단테가 『신곡』의
‘천국’편에서 천사들의 3단(團), 9계급설, 9천설을 주장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사’를 영화
소재로 다뤄 대중적인 관심을 얻은 작품은 부지기수다. 독일 빔 벤더스 감독의 <베를린 천사의 시 Der Himmel
uber Berlin/ Wings Of Desire>(1987)는 어느 겨울날. 베를린을 찾아온 두 명의 천사 다미엘(브루노 간츠)과
카시엘(오토 샌더)이 인간 세상을 유람한다. 여기에 2차 대전 직후인 1945년 독일 출신 미국인이 피터 포크를 형사를 사설탐정으로 기용해서
행방이 묘연한 동생의 자식을 찾으러 보낸다는 두 가지 스토리가 용해되어 진행되고 있다. 어느 날 천사 다니엘은 서커스단 여자 공중곡예사
마리온(셀베이그 도마르틴)이 겪는 삶의 고통에 동조해서 천사의 직분을 버리고 인간을 선언한다. 카시엘은 천사의 직분을 다하고 승천하지만 다니엘은
한 여인의 남자로 남게 된다. 이어 인류의 이야기꾼이자 노래꾼인 호메로스는 인간들이 자신을 다시 찾아줄 날을 기대하며 지상을
떠난다는 다소 난해한 메시지를 담아주고 있다. 1987년 제40회 칸 영화제 감독상, 제 10회 몬트리올영화제 작품상을 수여 받았다.
이 소재는 할리우드에서 환자가 사망하자 충격에 빠진 심장 전문의사인 매기가 검은 옷을 즐겨 입는 천사 세스와 정신적인 교감을 나누게
된다는 브래드 실버링 감독, 니콜라스 케이지, 멕 라이언 주연의 <시티 오브 엔젤 City Of Angel>(1998)로 각색됐다.
<다빈치 코드>의 속편으로 공개된 론 하워드 감독의 <천사와 악마 Angels &
Demons>(2009)에서는 세계 최대의 과학연구소 CERN(유럽 원자핵 공동연구소)에서 빅뱅 실험을 통해 강력한 에너지원인 반물질
개발에 성공하지만 반물질이 사라진다. 이때 하버드대 종교기호학 교수 로버트 랭던(톰 행크스)이 교황청으로부터 의문의 사건과 관련된 암호 해독을
의뢰 받는다. ‘지구가 돈다’고 주장해 종교재판을 받았던 갈릴레오, 코페르니쿠스 등 18세기 과학의 위상을 높이고자 했던 과학자들이 모여 결성한
일루미나티는 가톨릭교회의 탄압에 의해 사라졌지만 500년 만에 부활해서 4명의 교황 후보를 한 시간에 한 명씩 살해하고 마지막에는 CERN에서
탈취한 반물질로 바티칸을 폭파시킬 것이라고 선언한다. 반물질이 폭발하기까지 남은 5시간 동안 랭던이 일루미나티의 공격으로부터
로마 바티칸을 구하기 위한 분투를 담은 이 작품에서는 ‘천사와 악마는 두 개가 아니라 하나일지도 모른다’는 것과 ‘종교와 과학은 화합할 수 없는
갈등을 하면서도 같이 동행할 수밖에 없다’는 설정을 보여주어 미스테리 종교 스릴러의 진수를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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