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방송인터뷰

[피티파티]

[경인방송-질문지] 고현종 노년유니온 사무처장님_170427(목)_시사토픽.hwp

경인방송 www.ifm.kr                             오전 7시~9시 방송(매주 월~금)

경인방송 FM 90.7MHz
장우식의 <시사토픽>
PD: 김우정 PD , 김성민 기자
취재작가: 이희환 방송위원 /

이메일: itvfm@hanmail.net
▶방송일시 : 2017. 04. 27(목) 오전 7시 40분~7시 50분 전화연결
▶출 연 자 : 고현종 노년유니온 사무처장
▶연 락 처 :  ptparty21@gmail.com
▶방송주제 : 노인들의 열정페이, 그 실태와 해결방안은?
▶방송내용 : 방송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아   래  ----
※사전 질문 내용은 방송 흐름과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오프닝

청년들의 열정페이는 사회적으로 뜨거운 관심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열정페이’는 비단 청년들의 문제만이 아닌데요. 노인들도 극심한 열정페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 못하고 있는데요. 노인들의 일자리, 그 실태에 대해서 고현종 노년유니온 사무처장과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질문내용

1. 우리나라도 어느새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는데요. 먼저, 노년유니온에서는 어떤 일을 하는지 소개해주시겠어요?

답 : 크게 네 가지 방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첫째 자주적인 노인상을 정립하기 위해서 노인일자리를 만들고 노인복지확대를 위한 캠페인 기자회견 토론회를 통해 통해 복지의 수혜자에서 공동생산자로 거듭 나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둘째, 세대통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청년이 맞이하고 있는 여러 어려움을 노인세대가 함께 헤쳐나가고 있습니다. 예를들면 대학등록금 최저임금, 비정규직, 알바, 주거 문제에 청년들과 연대하고 있습니다.

셋째, 보편적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제도와 문화개선을 위한 인식개선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넷째. 노인들끼리 서로 돌볼 수 있는 품앗이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2. 노년유니온에서는 대선 정책과제를 제출하셨습니까? 어떤 것들이 있나요?

답 : 전체 노인에게 기초연금 30만원.  노인일자리 9개월에서 ~ 12개월로 확대,
노인일자리급여 40만원. 년 간 1인당 노인 의료비 100만원 상한제. ‘줬다뺏는 기초연금 해결’을 제출했습니다. 이 가운데 기초연금과 노인일자리 수당이 부분적으로 대선후보들이 수용했습니다.

3. 청년들의 취업률은 쉽게 볼 수 있는 반면, 노인 취업률은 찾기가 힘드네요. 우리나라 노인 취업률은 어떻게 되나요?

4. 취업도 문제지만 노인 ‘열정페이’라는 것도 있다고 들었는데요. 노인 열정페이는 무엇인가요?

답 :
어려운 취업현실을 가리키는 신조어로, 열정을 빌미로 한 저임금 노동을 말합니다.
청년들 사이에서
(국제기구, 국가기관 등 쉽게 직무경험을 하기 어려운 곳이나 사회적 기업, 인권단체 등에서)
무급 또는 차비와 같은 최소한의 경비만을 지급하는 인턴을 모집하는 곳에서 많이 이뤄졌습니다. 이 열정페이가 노인에게도 강요되고 있는 것입니다.

노인일자리 사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공익활동의 보수는 2004년 사업을 시작했을 때부터 2016년까지  월 20만원이다. 12년간 임금이 동결된 것을 두고 이른 말이 노인 열정페이하고 합니다.

물가와 최저임금은 계속 상승하는데 보수는 그대로라 노인들에게 실질적인 소득을 보전해주는 효과는 계속 떨어지게 된 것을 빗댄 것이지요.

2017년에 들어서서야 노인 열정페이라는 말이 돌자 겨우 월 2만원 올랐습니다.

5. 공공기관에서도 노인 열정페이가 나타난다고 들었습니다. 사실인가요?

답: 네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하는 노인일자리사업이 대표적입니다.  2004년 3만5천개로 시작 지난 2013년 '노인 일자리 확대'가 국정 과제로 채택된 이후 2015년까지 연평균 4만6천개의 일자리가 늘어났지만 보수는 변동이 없었습니다.

특히 법정최저임금이 인상됨에 따라 노인일자리사업도 2010년부터 최저임금제가 적용됐지만 보수를 올리지 않은 채 공익활동의 일자리 참여시간만 줄였습니다.

결국 2009년 월 48시간이던 공익활동 참여시간은 2015년 월 30시간까지 줄어들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복지부는 2016년부터 노인일자리 사업의 공익활동을 '근로'가 아닌 '자원봉사'로 사업 지침에 명시해 최저임금을 준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근거를 마련했고 2016년부터 공익활동 참여시간을 종전 '30시간'에서 '30시간 이상'으로 규정하면서 최저임금 미만의 보수를 지급하게 될 가능성은 더욱 커진 상태입니다.

노인 일자리 공익활동에 참여하는 노인의 87.4%가 '경제적 도움'을 위해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답한 것을 고려하면 사업 진행 내용과 참가자의 참여 동기가 부합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사업이 비슷한 활동을 수행하는 다른 부처의 노인 대상 일자리 사업보다 보수도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65세 이상 노인이 참여하는 비율이 90%에 달하는 경찰청의 아동안전지킴이 사업의 월평균 보수는 36만원입니다.

65세 이상 노인 참여비율이 48%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전통스토리 계승 및 활용'의 월평균 보수는 38만원으로, 노인일자리 사업 항목 중 하나인 '경륜전수'의 약 2배다입니다.

6. 공공기관 외에 논란이 된 열정페이 사례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답: 학교 야간당직기사는 최저임금 이하의 임금을 받고 연간 6000시간 이상 초과 근무를 합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학교 당직기사의 권익보호를 위한 개선방안'에 따르면,)
전국에 약 8000명이 근무하고 있는 학교 야간당직기사는 과거 교사가 맡았던 야간 숙직업무와 휴일 업무를 대체하는 인력으로 도입돼 7123개교가 간접고용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야간당직기사 중 5817명(73.5%)이 66세 이상이고, 76세 이상의 노인도 530명(6.7%)이나 근무하고 있어 대표적인 고령근로자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근무 시간은 평일 16시간입니다. 임금은 16시간 아니라 7시간 6시간만 최저임금을 적용하고 나머지 9시간 10시간은 휴계 시간으로 근로계약을 맺습니다. 그렇다고 휴계시간 동안 쉴 쉬 있느냐 하면 그렇지 못하거든요 주변 청소라든가 정리를 하게 되거든요. 보수는 월 100만원 내외로 최저임금에도 미치도 못할 뿐만 아니라 휴일 조차 무급무일인 경우가 많습니다.

7. 노인들에게 나타나는 열정페이와 같은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답 : 질 좋은 노인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우리사회는 나이 든 사람 써 주는 것만 해도, 나이 들어서 일 할 수 있는 것 만 해도 행복한 줄 알아라 그러거든요. 그러니 이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노인들이 장시간 저임금 노동을 감수하는 것입니다.

8. 그렇다면, 노인 열정페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답 : 노인일자리를 현행 43만개에서 100만개까지는 늘려야 합니다. 양뿐만 아니라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노인일자리 수당도 물가에 연동해 점진적으로 인상하여 최저생계비 수준까지 올려야 해결 될 수 있습니다.

9. 앞으로 노인 열정페이와 같이 노인 착취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청취자 여러분께 말씀 전해주시고 맺도록 하겠습니다.

답 : 노인이라고 해서 근로기준법, 노동법에 적용 예외를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인게 휴일근로수당을 안주고 65세 넘어서 취업을 했다 실직을 할 경우에도 실업수당을 받을 수 없는 차별이 존재합니다. 이것을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에 고령자라는 이유로 정당화 하고 있습니다 일을 하면 청년이든 노인이든 근로기준법과 노동법을 똑 같이 적용받아야 합니다. 노인은 과거의 청년이고 청년은 미래의 노인입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입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돈을 받고 일하는 고령층 노동자의 비율은 고령층의 범위로 잡은 연령대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략 10명 중 3명이나 된다. 고령층 노동자의 범위를 55~79세로 잡은 연구에서는 28.9%가 최저임금 이하의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60세 이상을 고령층으로 잡았을 땐 37.1%로 나타났다. 전체 노동자 가운데 임금수준이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비율이 11.6%인 점을 보면 노인들은 최저임금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착취의 한가운데 놓인 만큼 이들 고령층 노동자의 임금수준이나 고용형태는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이 12월에 펴낸 ‘2016년 고령층 노동시장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층 노동자 중 비정규직 비중은 53.8%로 절반이 넘었다. 전체 노동자 중 비정규직 비중이 30%대 초반인 점과 비교하면 훨씬 높은 수치다. 또 임금 수준이 중위임금의 3분의 2에도 못 미치는 저임금 노동자 비중도 42.2%로 전체 평균의 두 배에 달했다.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지만 일하는 시간이 짧기 때문은 아니었다. 서울연구원이 고령층 노동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노동시간은 하루 평균 12.9시간에 달해 다른 연령대 노동자와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시급을 받는 착취 상황이 노인들을 빈곤으로 몰고 가는 양상이었다. 그 결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의 노인 빈곤율로 나타났다. 고령층 1인 가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67.1%, 2인 이하 가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47.6%를 기록했다. 전 연령대 빈곤율인 14%와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높다.

노인 착취는 착취를 가능하게 하는 구조적 상황 탓에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생계비를 벌기 위해 일하는 노인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고령층 노동자의 취업률은 52.4%로 2005년(46.7%)에 비해 5.7%포인트 올랐다. 경제활동인구(15~64세) 중 50대 이상 취업자는 1000만명을 돌파해 전체 취업자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0%에 육박했다. 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되지 않는 65세 이상 노인 취업자 200만명을 더하면 50대 이상 고령층 취업자는 1200만명을 넘어 전체 노동인구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그 결과 75세 이상의 고용률도 19.2%에 달할 정도로 착취의 현장에서 벗어나는 것은 늦춰진다. 한국의 고령층 노동자가 이전 직장에서 퇴직한 뒤 노동시장에서 완전히 퇴장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11년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길다. 노후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퇴직하기 때문에 퇴직 후에도 계속해서 일을 그만둘 수 없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의 대책 부재도 문제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16년부터 노인일자리 사업의 공익활동을 ‘근로’가 아닌 ‘자원봉사’로 사업 지침에 명시했다. 임금을 받는 일이 아니라 봉사이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준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게다가 공익활동 참여시간도 종전의 30시간에서 30시간 이상으로 변경하면서 시간당 보수는 최저임금보다 더 아래로 떨어질 수 있게 여지를 만들었다. 노인일자리 공익활동에 참여하는 노인의 87.4%가 ‘경제적 도움’을 얻기 위해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응답한 점을 고려하면 취지와 정반대로 정부가 앞장서서 고령층 저임금 일자리 확산에 나선 셈이다.

결국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맞물린 퇴직인구의 증가, 기존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의 부족에 더해 정부의 무책임이 겹쳐 노후를 착취의 굴레 속에서 보내고 마는 게 현실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의 김복순 전문위원은 “고령층 일자리 대부분이 청소·경비·간병인 등으로 이들이 노동 시장에서 쌓았던 숙련을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나타났다”며 “고령층이 한 번 빈곤상태로 진입하면 이를 탈출하기 힘들기 때문에 노후소득 확충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