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폐허가 돼 버린 옛 오페라극장 안에서 행해지는 경매 현장을 흑백 영상으로 보여준다. 오페라극장 물품을 경매하는데, 노쇠한 샤니 백작과 나이 든 쥐리 부인이 페르시안 원숭이 조각을 놓고 입찰 경쟁을 벌인다. 여자는 30프랑을 부른 노 백작에게 양보한다. 다음 경매 물품은 옛 오페라하우스의 샹들리에다. 복원된 샹들리에가 공개될 때 샹들리에에서 화려한 불빛이 나오면서 영화는 흑백 영상에서 컬러 영상으로 바뀌고 1870년대 화려했던 파리 오페라하우스로 넘어간다.
오페라의 유령
오페라극장의 단원들은 활기 넘치고 분주하게 연습을 한다. 이때 경영주는 새로운 경영주 앙드레와 피르맹, 그리고 새로운 후원자인 라울 드 샤니 백작을 단원들에게 소개한다. 라울 백작은 젊은 귀족으로서 극장 단원인 크리스틴의 옛 소꿉친구였다. 크리스틴은 라울을 기억하지만 라울은 크리스틴을 알아보지 못한다. 새로운 경영주들에게 프리마돈나 카를로타를 소개하고 카를로타는 경영주들의 성화에 못 이겨 노래를 부른다. 그런데 노래를 부르는 중에 갑자기 무대장치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한다. 사람들은 오페라의 유령이 한 짓이라고 수군대고, 화가 난 프리마돈나 카를로타는 무대를 떠나버린다. 발레단장인 마담 지리의 추천으로 크리스틴이 새로운 여주인공을 맡게 된다.
크리스틴은 처음으로 여주인공을 맡아 무대에 서는데 그녀의 공연은 대성공을 거둔다. 크리스틴의 노래를 감상한 라울 백작은 그제야 크리스틴이 자신의 소꿉친구였다는 것을 깨닫는다. 공연을 성공리에 마친 크리스틴은 축하객들을 뒤로하고 자신의 방에 홀로 있는데 친구 멕이 나타나 크리스틴의 공연을 축하한다. 크리스틴은 음악의 천사가 음악을 가르쳐주었다고 고백하는데 친구는 믿지 않는다.
대기실에 혼자 남게 된 크리스틴에게 라울이 찾아와 데이트를 신청하고 마차를 대기시키러 간다. 그때 거울 뒤에서 반쪽 얼굴을 하얀 가면에 가린 연미복 차림의 팬텀이 나타난다. 크리스틴은 자신에게 음악을 가르쳐준 존재가 음악의 천사가 아니라 오페라의 유령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팬텀은 마치 마법이라도 걸듯이 크리스틴을 이끌고 미로같이 얽힌 지하 세계로 사라진다.
팬텀은 크리스틴에게 자신의 음악을 위해 노래를 가르쳤다고 말하고 ‘밤의 음악’을 완성하기 위해 그녀를 자신의 분신이라고 생각한다. 팬텀은 크리스틴에게 그녀의 모형 인형을 보여주는데 그녀는 기절해 잠이 든다. 그리고 잠에서 깨어 팬텀에게 가까이 가서 그의 가면을 벗긴다. 팬텀은 가면에 가려졌던 자신의 괴물 같은 추악한 얼굴에 대해 환멸을 느끼며 크리스틴에게 화를 낸다. 그녀는 다시 팬텀에게 가면을 내민다. 팬텀은 크리스틴을 다시 오페라하우스에 돌려보낸다.
오페라의 유령
한편 크리스틴 덕분에 오페라하우스는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고, 경영주 앙드레와 피르맹, 라울, 프리마돈나 카를로타는 팬텀의 편지를 받게 된다. 오페라의 유령 팬텀은 카를로타의 주인공 자리를 크리스틴에게 넘기고 카를로타를 대사 한마디 없는 시종의 역할로 세우기를 요구한다. 만약 지키지 않으면 큰 재앙을 내리겠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경영주들은 팬텀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카를로타를 주인공으로 세운다.
그렇게 팬텀의 요구를 무시한 채 오페라의 공연은 열리게 된다. 화가 난 팬텀은 카를로타가 제대로 노래를 하지 못하도록 만들고 관객들은 카를로타의 목소리에 웃음바다가 된다. 당황한 경영주들은 뒤늦게 크리스틴을 주인공으로 세우려고 하지만 팬텀의 분노는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아 무대 기사를 밧줄에 목매어 죽이기까지 한다.
크리스틴은 이러한 팬텀의 광기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두려움에 빠지게 된다. 라울은 크리스틴에게 다가가 크리스틴을 지켜주겠다고 약속하고, 크리스틴과 라울은 달콤한 키스를 나누며 사랑을 약속한다.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본 팬텀은 크리스틴에게 강한 배신감을 느끼고 복수를 계획한다.
파리의 밤하늘에 휘황찬란한 폭죽들이 터지고 가면무도회가 열린다. 모두들 이 파티에 즐거워하고 행복해 한다. 누구보다 라울과 크리스틴은 행복하다. 왜냐하면 그들은 약혼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크리스틴은 부끄러운 듯 아직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기를 바라는데 라울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한다. 이렇게 즐거운 가면무도회에 갑자기 초대받지 않은 불편한 방문자 팬텀이 등장한다. 팬텀의 등장으로 사람들은 잔뜩 긴장하는데 팬텀은 새로운 오페라를 제시한다. 새로운 오페라는 ‘돈 후안의 승리’였다. 여기서 크리스틴을 주인공으로 세우라고 지시하고 연기처럼 사라진다.
새벽 미명에 크리스틴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죽은 아버지의 묘를 찾아간다. 팬텀은 마부를 기절시키고 마부 대신 마차를 끌며 그녀를 묘지로 인도한다.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묘지의 신비한 기운이 그녀를 이끄는데 라울이 나타나 크리스틴을 막는다. 그들 앞에 신비한 기운을 내뿜었던 팬텀이 나타나 라울과 한바탕 대결을 벌이다가 팬텀은 라울의 칼에 죽을 상황에 놓인다. 크리스틴이 라울을 말린 덕분에 팬텀은 목숨을 건지지만 그의 질투는 더욱더 불타오른다. 팬텀은 크리스틴과 라울을 끝장내려고 계획한다.
라울과 극장 경영주들은 팬텀을 잡기 위해 일부러 팬텀이 요구한 오페라 ‘돈 후안의 승리’를 공연하고 극장에 경찰을 배치한다. 그리고 오페라가 시작되는데, 팬텀은 돈 후안 역을 맡은 배우를 기절시키고 직접 공연장에서 돈 후안의 역을 맡아 등장한다. 크리스틴과 팬텀이 연기를 하는데 크리스틴이 팬텀의 가면을 벗긴다. 모든 사람들이 가면을 벗은 팬텀의 징그러운 얼굴에 놀라고, 팬텀은 샹들리에를 고정시켰던 밧줄을 잘라 극장을 불바다로 만든다. 혼란한 틈을 타서 팬텀은 크리스틴을 납치해 사라진다.
라울은 크리스틴을 찾기 위해 팬텀의 비밀 장소를 향해 가다 팬텀에게 잡혀 죽을 위기에 빠지게 된다. 라울이 함정에 빠져 위험에 처하자 크리스틴은 사랑하는 라울을 구하려고 ‘오페라의 유령’에게 키스를 한다. 이에 충격을 받은 팬텀은 그들을 풀어주고 자신의 거울을 깨며 어디론가 사라진다. 경찰이 팬텀의 비밀 장소를 덮쳤을 때 ‘오페라의 유령’의 흰 가면만이 그들을 맞이한다.
제작 배경
영화 〈오페라의 유령〉은 영국의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가 뮤지컬로 만든 작품이다. 1986년 10월 9일 런던 웨스트엔드 허 머제스티스 극장에서 공식 데뷔한 이 작품은 오늘날까지 수백만 명의 관객을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최고의 뮤지컬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오페라의 유령〉은 올리비에상, 토니상을 포함한 50여 개의 상을 수상했다.
1988년 뉴욕 브로드웨이에 〈오페라의 유령〉을 상륙시키면서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이 작품의 영화화를 염두에 두기 시작했다. 이 당시 조엘 슈마허 감독의 〈로스트 보이〉가 개봉되고 있었다. 이 영화를 관람한 웨버는 감독의 탁월한 시각적, 음악적 센스에 감명 받아 슈마허에게 만남을 요청했고, 그 자리에서 〈오페라의 유령〉 연출을 약속받았다. 당시 웨버는 팬텀 역으로 마이클 크로퍼드(Michael Crawford)를, 크리스틴 역으로 자신의 두 번째 부인이자 〈오페라의 유령〉의 원조 히로인인 사라 브라이트만(Sarah Brightman)을 꼽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2년 뒤 웨버의 그림자가 부담스러웠던 브라이트만은 웨버와 결별을 선언했고 영화 제작은 오리무중에 빠지고 말았다. 그동안 슈마허는 〈배트맨 포에버〉, 〈타임 투 킬〉, 〈8미리〉, 〈폰 부스〉와 같은 영화로, 웨버는 〈스타라이트 익스프레스〉, 〈선 셋 대로〉로 각자의 영역에 매진했다.
2002년, 런던에서 만난 두 사람은 마침내 14년 전의 약속을 실현시키기로 의기투합하기에 이르렀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 본인이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작품이라고 밝힐 만큼 제작기간 내내 심혈을 기울인 영화 〈오페라의 유령〉은 거대한 판타지로 다시 태어났다. 1870년대의 파리 오페라하우스를 완벽하게 재현해 낸 거대한 세트와 그 안에서 펼쳐지는 성대한 오페라 공연 장면, 그리고 팬텀과 크리스틴의 비극적인 로맨스가 펼쳐지는 팬텀의 지하 은신처 등은 좁은 무대에서 꿈꿀 수 없는 화려함을 보여준다.
감상 포인트
〈오페라의 유령〉은 프랑스의 추리 작가 가스통 르루(Gaston Leroux)가 1910년에 발표한 소설을 원작으로 해서 만든 영화다. 1925년 처음 영화로 제작되어 1943년, 1962년, 1974년까지 영화로 리메이크되었다. 1986년 뮤지컬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에 의해 뮤지컬로 공연되어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 이후 1989년, 1998년에 공포 영화로 제작되었으며, 2004년 앤드류 로이드 웨버에 의해 뮤지컬 영화로 다시 태어났다.
영화는 원작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통해 시공간 제약으로 무대에서는 표현할 수 없었던 팬텀의 과거, 라울의 회상 장면 등 등장인물들의 사이드 스토리를 첨가함으로써 처음 〈오페라의 유령〉을 접하는 관객들은 물론 이미 원작을 관람한 이들에게도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또한 완벽한 레퍼토리를 자랑하는 주요 삽입곡 전체를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새롭게 단장했고, 영화에서만 만날 수 있는 15분 분량의 신곡까지 삽입해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음악을 기대하는 관객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오페라의 유령〉은 소설에서 영화로, 영화에서 뮤지컬로, 뮤지컬에서 뮤지컬 영화로 제작되면서 원 소스 멀티유스(one source multi-use)의 전형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