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역 5개 국립대학은 열린우리당에서 추진하고 있는 권역별 국립대 통합안에 난색을 표했다.
19일 오후 대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권역별 국립대 구조개혁 정책간담회'에서 경북대와 대구교대, 안동대, 상주대, 금오공대 등 5개 국립대 관계자들은 권역별 국립대 통합을 법으로 강제하는 법안을 추진 중인 열린우리당의 안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열린우리당 제6정조위원장인 지병문(池秉文)의원 주관으로 열린 이날 간담회는 경상대학교 정치행정학부 백종국 교수의 주제발표와 자유토론의 순으로 진행됐다.
백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전국 48개 국립대학 중 특성화된 전문대학을 제외한 43개 종합대학, 산업대학, 교육대학들을 1개 권역에 1개 통합거점대학으로 묶는 작업이 필요하다"면서 '1도 1국립대 통합안'을 제시했다.
백 교수는 또 "이들 통합거점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현재 서울대 수준의 지원을 할 필요가 있으며 이 안이 시행될 경우 한국은 2015년 정도까지 적어도 3-4개 국립대를 세계 100위권 안으로 진입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행된 자유토론에서 경북대 교수회 주보돈 의장은 "국립대가 이대로 가서는 안된다는데는 인식을 같이하지만 현재 법인화가 진행중인데도 갑작스럽게 지각변동을 일으킬 만한 안들이 쏟아져 나오면 국립대들이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말해 사실상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상주대학교 이광우 기획처장은 "대구.경북 5개 국립대 연합체인 TKNU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결성돼 잘 가고 있던 중 지난해 경북대와의 통합 논의가 진행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현실적으로 학과 통합조차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의 상황으로는 TKNU체제를 잘 유지하다보면 통합 논의도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또 금오공대 장성호 기획처장도 "통합거점대학을 만들고 서울대 수준으로 지원을 늘린 뒤 학생 수준이 따라오지 못하면 국가의 부담만 오히려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정부 여당의 신중한 정책 결정을 요청했다.
대구교대 임청환 기획단장은 "강원대와 삼척대 등 이미 통합이 된 대학들이 우리가 기대한 경쟁력 향상 효과가 발생하는지를 지켜본 뒤에 추진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동대학교 박동진 기획처장은 "구조개혁이나 통합에는 누구나 원칙적으로 동의하면서도 각론에 들어가면 지역 주민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통합 과정에 풀어야할 과제가 너무 많다"며 난색을 표했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홍철 대구.경북연구원장도 "권역별 국립대 통합안은 강제로라도 하겠다는 것인데 일이 어려울수록 과정과 절차가 더욱 중요하다"고 밝힌 뒤 " 국립대의 법인화가 이뤄지면 예산의 30%이상은 절감할 수 있을 것이고 대학에 자율권이 주어지면 통합은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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