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법으로 선거일을 정하고 투표를 해서 새 사람을 뽑는 이유는 한마디로 말해서 다 같이 발전하기 위해서다. 크게는 부정부패를 저지르고 법을 경시하는 권력자를 갈아치우고 훌륭한 정치인을 뽑아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안보를 튼튼히 하여 좀 더 나은 삶의 질을 찾고자 함이고 작게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새로운 법안을 제정하거나 지역을 위한 청렴한 행정가를 뽑아 내가 사는 고장을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함이다. 지나간 정부가 저지른 구악을 답습하고 구태를 재연한다면 굳이 복잡한 절차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가며 선거를 할 필요가 없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엊그제 있었던 나경원 의원의 발언을 생각하면 한나라당에 표를 몰아준 국민은 완전 등신이다. 나경원 의원은 어제 평화방송 (열린 세상, 오늘)에 출연하여 국방부의 4대강 사업을 위한 청강부대 동원 논란과 관련, “다른 행정청에서 행정요원을 요청하거나 직무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주지 않으면 거부할 이유가 없다.”면서 “군 병력 동원은 전 정권하에서도 왕왕 있었고 헌법적 문제나 법률적 문제는 없다. 다만 기간이 길어 오해의 소지는 있다.” 고 말했다. 참으로 잡견의 변 같은 소리다. 어느 OOO의 나라가 국가사업에 군 병력 동원이 가능한지 아닌지를 헌법에까지 명시한단 말인가?
바꾸어 말해 군대란 어차피 국가에서 주는 밥 먹고 복무기간을 채우게 되어 있으니 적당히 부려 먹으면 되고 목적에 부합하지 않은 곳에 투입해도 기간만 길지 않으면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소리다. 아무리 여자 의원이지만 군의 존재 이유조차 모르는 한심한 발언이다. 군대는 언제 있을지도 모르는 전쟁으로부터 국가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 비록 전쟁이 코앞에 닥치지 않았다 하더라도 언젠가 있을지도 모르는 침략 행위에 대비하여 양성하는 것이지 권력자 마음대로 국민적 합의도 못 끌어낸 사업에 전용하라고 존재하는 것이 결코 아니고 세금 낸 목적에 부합되는 일도 아니다. 그런 신성한 군의 존재 이유를 망각하고 마음대로 전용한 권력자를 위해 헌법까지 들먹이며 두둔하는 나경원 의원의 작태야말로 한심하기 그지없다.
더군다나 전 정권에서도 왕왕 그런 일이 있었으니 현 정부가 답습해도 문제가 없다고 한 발언은 궤변일 뿐, 아니라 자신들이 속해 잇는 현 정권의 존재 가치마저 부정하는 등신짓이다. 국민이 이명박 정권에 표를 준 이유는 바로 안보를 무시하고 북의 김정일에게 굴욕적인 외교를 한 좌파정권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고 우리 국군 장병들의 목숨을 가벼이 여긴 김대중 정권과 그런 김대중 정권의 폐단을 개선하지 않고 여전히 친북 정책을 고수한 노무현 정권이 싫어서였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이 그런 국민의 마음을 알지 못하고 김대중 정권이 그래 왔다는 단순한 이유로 군을 원래 목적이 아닌 곳에 전용하고 있다면 이명박 정권은 존재가치도 없다.
그런 궤변을 서슴지 않는 나경원의 목적을 꽃과 나비는 한 철이고 연못의 고기는 사시사철이라는 노래 가사에 비추어 보면 여합부절이고 그 끝이 보인다. 나경원 의원이 이명박 정권의 성공과 한나라당의 지속적인 정권창출을 진심으로 바란다면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4대강 사업에 군 병력 투입은 분명히 잘 못 된 일이다. 군대는 항상 전투태세에 만전을 기해야 하고 항상 언제 있을지도 모르는 전투를 위해 훈련과 교육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되는 존재다. 헌법에 위배되지 않기에 문제가 없고 단지 기간이 길어 오해의 소지가 있다? 감히 정권을 꼬집지는 못했어도 최소한 헌법까지 끌어들이지는 말았어야 했다. 여당 최고의원의 사고수준이 저 정도니 도지사 부인이 도청 직원을 사택으로 불러다 하인 부리듯 하다가 지탄을 받은 것도 무리가 아니다.
나경원 의원의 실태를 보며 문득 어디선가 읽은 본처와 측실의 차이점을 생각한다. 예로부터 본처는 남편의 건강과 체면, 등을 고려해서 항상 쓴 소리를 마다 않는다. 그러나 측실은 남자가 자주 찾아주기만 고대해서 절대 비위에 거슬리는 소리를 하지 않는다. 남자의 체면이나 건강은 아랑곳없다. 그저 자주 와서 즐기기만 하면 되고 그 대가로 돈이나 듬뿍 주면 그게 상팔자라고 생각한다. 지금 헌법까지 동원해서 이명박 정권을 두둔하고 기간이 길어져 오해를 받을 까 노심초사나 하는 나경원 의원의 모습을 보며 과연 그 어느 쪽에 해당하는 여인일까 생각한다. 정권 출범 이래 쓴 소리 한 번 입 밖에 내 본 적 없이 오직 권력자 두둔의 궤변만 쏟아낸 나경원 의원 자신이야 국민의 생각을 모르겠지만 말이다.
자신의 은인인 이회창을 향해 자유선진당을 창당했다는 이유로 감히 쓰레기라는 극한적인 용어까지 써가며 비난하고 “나” 라는 주어가 빠졌다는 궤변으로 명백한 증거였던 BBK 동영상을 사장 시킨 나경원이다. 또한 그런 지저분한 공로로 권력자의 측근 중의 측근으로 부상했지만 친박 지지자들로부터는 XX 소리까지 들은 나경원이다. 아녀자를 비난하는 일이 썩 내키지 않는 일이긴 하지만 이명박을 두둔한 공로로 최고위원의 지위를 누리며 오늘도 궤변을 서슴지 않는 나경원, 저러니까 여자로서는 차마 못 들을 소리까지 듣고 고소고발 소동이나 벌이지 하는 생각과 함께 차기엔 좀 나은 사람으로 대체되었으면 하는 염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