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미 의회연설 84만달러”
▶ 2011~15년 한국 정부, 대미 로비내역
분석
한미 FTA 타결 직후 미국을 국빈 방문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연방 상하원
합동연설을 성사시키기 위해 주미 한국 대사관이 미 대형 로비업체들에게 80만달러가 넘는 로비 자금을 지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연방 법무부가 연방 의회에 제출한 세계
각국 정부기관들의 대미 로비자금 지출내역을 집계한 1,200페이지 분량의 방대한 보고서를 본보가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연방 법무부는 ‘외국
에이전트 등록법’(FARA)에 따라 세계 각국 정부기관들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체결한 미 로비업체들과 로비 계약과 지출내역을 연방 의회에
보고하고 있다.
본보가 지난 2011년부터 2015년 상반기까지
4년 6개월 간의 한국 정부 대미 로비 내역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주미 한국대사관은 2011년 10월 이 전 대통령의 연방 상하원 합동연설
성사를 위해 미 대형 로비업체들과 로비계약을 체결했으며 여기에 84만8,708달러에 달하는 비용이 지급된
나타났다.
한미 FTA 협정이 타결된 후 지난 2011년 10월
미국을 국빈 방문한 이명박 전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다섯 번째로 연방 상·하원 연석회의에서 연설을
했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한미 FTA가 한미 양국이
상호 윈윈하는 역사적 성과라며 한미 양국의 전통적인 동맹관계를 강조해 상하원 의원들의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한국 정부의 맹렬한 로비가 작용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연방 법무부가 밝힌 한국 정부의 대미 로비 내역
중 주미 한국 대사관이 미 로비업체들에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기간 연방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이라는 구체적인 로비 임무를 명시한 로비
계약이 84만8,708달러였다.
주미 한국 대사관이 당시 이 전
대통령의 연설 로비에 동원한 로비스트들은 미 유수의 대형 로비업체들로, 채드윅(Chadwick, Kirsten), 피어스(Fierce,
Isakowits, & Blalock), 글로버팍 그룹(Glover Park) 등이 주로 활동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당시 이 전 대통령의 연방 의회 연설문 초안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웨스트 윙 라이터스’에 지급됐던 4만5,000달러는 포함되지 않은 것이어서 2011년 이 전 대통령이 연방 상하원에서 합동연설을
하기까지는 90만달러에 가까운 로비자금이 미 로비업체들에 지급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