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는 울진에 있는 쇠치지맥 다녀왔다.
대대로 대장님은 업무관련 교육이 있어 청명과 둘이서 간다.
선답자 후기에 가시잡목 구간이 좀 있고 산불로 인해 숲이 없다 외엔 별다는 언급이 없어 쉽게 봤는데 역시 쉬운 지맥은 없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만드는 지맥산행이었다.
8월30일 금요일 퇴근 후 울진터미널에 도착해 편의점에서 청명은 도시락으로 나는 컵라면으로 요기하고 택시타고 들머리로 향한다.
기사님께 금강송수련관이라 했는데 금강송 군락지에 내려줘 왕복 0.8km back해 들머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등산화 신고는 건너기 어려운 계곡이 있어 등산화를 벗는다.
8개월 신은 내구성 좋은 캠프라인 등산화가 벌써 가죽이 갈라지고 옆면 고무가 떨어져 수년은 신은 듯 하다.
2km정도 계곡을 따라 오른다.
공사한지 얼마 안되어 보이는 임도길을 만난다.
2년전 큰 불로 인해 늦게나마 소방차 진입도로를 만드는 듯 하다.
4.7km 오르막을 오른 후에야 쇠치지맥 분기점에 도달한다.
산행을 방해하는 불에 타 쓰러진 고목을 산행중 자주 만난다.
불길에 쪼그라 들거나 타버린 시그널도 산행중 많이 만난다.
날씨는 선선하고 지맥길 치고는 양호한 편이라 이때까지만 해도 산행 수월하겠다 생각했다.
여명이 밝아오고 날씨가 맑아 멋진 일출을 볼 수 있겠다 생각했지만 산이 가려 다 떠오른 후에야 보게된다.
산불로 나무들이 죽어 햇볕에 그대로 노출된다.
잡목지대를 만났지만 선답자 후기에 고생했다는 언급은 없어 걱정 안했는데 잘못된 생각이었다.
아마도 다녀간 계절의 차이 때문인 듯 하다.
첩첩산중에 초록이 아닌 부분은 불에 탄 부분이다.
17.7km지점 주봉 쇠치봉이다.
태양이 떠오르자 온도가 오르기 시작한다.
잡목지대로 들어섯는데 앞서 가던 청명이 뚫고가기 어려워 멈춘다.
선답자 트랙도 이곳을 뚫지 못했는지 좌측으로 우회했지만 우측이 지름길이기에 우측으로 가자 하고 내가 앞장선다.
헌데 잡목은 점점 심해지고 바닥은 경사졌는데 덩쿨 속이라 보이지도 않고 죽은 잔나무 가지들이 쌓여 있어 한발짝 전진하기도 어렵게 되자 괜히 우측으로 가자 했나보다 후회했지만 이미 어느정도 왔기에 늦었고 가시덩쿨에 긁히고 가시에 찔리며 방향만 보고 전진해 간산히 빠져 나온다.
급경사를 내려간 후 바로 치고 오른다.
잡목에 업다운에 땡볕 더위에 점점 지쳐가고 충분할 줄 알았던 시간은 계속 지체되자 마음이 급해진다.
끝이겠지 하면 잡목은 또 나타나고 끝이겠지 하면 또 나타나 교대로 뚫고 가보지만 시간이 지체되고 힘은 빠져간다.
하절기엔 무거워도 정글도를 늘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일대 이런 가시나무 잡목들이 많다.
21.7km지점 저 멀리 바다가 보이지만 방향은 내륙따라 이어져 아직 반도 오지 못했다.
지겨운 잡목과 땡볕 더위는 계속 이어진다.
14시20분 34.5km지점 임도를 만났는데 잔여거리 10km남았고 버스 막차 예매시간은 17시15분이라 물리적으로 완주는 어려워졌다.
어차피 땜방해야 하는데 지져분한 잡목길 더는 가기 싫어져 청명에게 난 여기서 종료하고 길 따라 터미널로 갈테니 거기서 보자하니
청명도 좀 더 가야 별 의미가 없으니 끝내는 것에 동의하고 택시 불러 터미널로 이동한다.
안일지맥때 왔었던 한식부페에서 막걸리 한잔하며 뒤풀이 한다.
그나저나 10km땡방하려 울진을 다시 올 생각하니 시간과 교통비가 아까울 듯 하다.
첫댓글 거침없이 내딛는 지맥길이군요.
여름엔 쉬운 지맥은 없는 것 같아요.
멀리가셔서 차편 때문에 남겨두고온 끝구간이 아쉬울듯 싶네요.
수고많았습니다.
좋은 계절엔 계획한 산행 거의 완주 했었는데 올 여름은 체력 고갈로 또는 시간이 지체되어 교통 문제로 계속 중탈하게 되네요.
그래도 일반적인 지맥진행 속도 보다는 빠른 편이라 위안 삼습니다^^
산행후기를 보면서 계속 느끼는건데
차라리 귀성표를 끊지 않고
산행을 시작하는게 어떨까요?
아니면 엄청 여유있는 시간에 예약을 하시던지.
산행끝나고 맛있는거 먹고
시간 나면 사우나에가서 쉬었다 가도되고
그도 아니면 커피숍에서 차한잔 마시면서
여유을 즐겨보는것도 생각해봐야 할것 같네요.
또 다시 땜방하러 오는것보단 나을것 같은데....
산행하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귀경 기차는 토,일 모두 예매를 안하면 표가 없고 버스는 일요일 오후는 귀경객 많아서 미리 예매해야하고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은 좌석여유가 있는 편입니다.
보통 여유있게 예매 하는데 그래도 변수가 생겨 늦어질 경우 뒷시간 버스가 있으면 연장을 하기도 합니다.
이번 경우는 막차라 시간 연장은 불가했고 완주 후 다음날 이른 귀가를 선택할 수는 있는데 잠깐 그 생각을 했지만 빨리 집에 가고 싶다는 마음 뿐이었습니다 ㅎ
사실 매주 일하고 바로 출발해 밤새워 산행하는 것이라 피곤하고 산행 끝나면 택시 안에서도 졸고 뒤풀이 식사 나오는 잠깐 사이에도 졸고 밥 먹다가도 졸아서 여유시간 있어도 어디 기대어 잠자기 바쁩니다.
관심 주시고 조언도 주셔서 감사합니다.
두분이 거의 끝나가니 저 혼자 가게되면 어차피 밤산행은 못하니 밤엔 잠자면서 여유가지고 근처 관광도 하면서 즐기는 지맥산행 해보겠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지맥길은 정상길이 없어 개척하는게 더 힘든것 같습니다. 경험은 없지만 글과 사진만 봐도 짐작이 어느정도 됩니다.ㅠㅠ
참아 다음 후기를 기대한다고 말씀을 못 드리겠습니다.ㅠㅠ
길이 흐릿하거나 아예 없는 곳이 많아 선답자 트랙보며 방향만 잡아 치고 나가는 경우가 많긴 합니다.
지맥은 산행 능력도 중요하지만 오랜기간 꾸준한 인내가 필요한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에궁 10k 낭중에 그나마도 가까운길 가실때에 마무리 하시지요..
제가 진도지맥 12k 남겨놓고 급체대문에 결국은 홀로 중탈하고 나중에 마무리하는데
경비가 30만원정도....ㅎㅎ
고생들 많으셨습니다...
진도땜방이면 비용이 많이 들긴 할 듯 합니다.
땜방도 청명과 같이 가서 택시비라도 1/n해야 그나마 절감될 듯 합니다.
땜방할 곳이 여기저기 많습니다.
늘 관심 주셔서 감사합니다^^
계곡물도 신발벗고 건너가기도 하며 가시잡목류에 화재난구간 땡볕을 직접받으면서 산행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다음 지맥산행시 뵙도록 하겠습니다
선답자 후기에는 등산화 벗고 계곡 건넜다는 글은 없었는데 그런 곳이 있더라구요.
아쉽게 10km남겨두고 중탈해 다음에 땜방해야 합니다.
요즘 날씨도 그렇고 이런저런 이유로 땜방을 많이 남기게 됩니다.^^